장한가 불야성 시리즈 3
하세 세이슈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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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가>는 하세 세이슈 불야성 시리즈의 <불야성>, <진혼곡>에 이어지는 마지막 편이다.  국내 출간 당시 거칠고 남성적인 하드보일드 물로 화제가 되어 '불야성'을 읽어본 것 같은데 리뷰를 안 남긴 거 보면 기억이 맞나 싶다.
신주쿠 가부키초를 배경으로 중국인, 대만인, 그리고 일본 혼혈 조폭들의 살아남기 위한 욕망과 배신과 여자 그런 것들을 끈끈하게 그려낸다. 홍콩 느와르 영화나 최근 윤계상이 인상적 연기를 펼친 '범죄도시' 같은 간지에 센티멘털한 감정 과잉을 덧칠한 느낌.
확실한 남자들만의 세계를 그리고 있어서 여성을 대상화하는 묘사가 약간은 거북하다. 하지만 흔하지 않은 나름의 매력이 있는 시리즈여서 연이어 <진혼곡>을 읽고 있다.

 

 

"맛없는 걸 피워봐야 비로소 진정 맛있는 시가의 맛을 알게 된다는 건가?"
"시가라는 건 그 자체만으로 맛이 결정되지 않아. 그러니까 결국 달랑 한 대 피운 걸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거지. 열 대를 피워도, 백 대를 피워도, 천 대를 피워도 결국 몰라. 시가에 한번 빠진 인간은 결국 완전히 빠져버리게 돼."
144p

왜 도망치지 않는가. 그러지 못하는 건, 그러려고 하지 않는 건 너무 지쳐서다. 새로운 장소에서 제로에서부터 인간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현실이 나는 지치고 두렵다.
29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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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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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한국 장르소설에서 인지도 있는 서미애 작가 신작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은 죽은 딸의 진범을 찾아가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청소년 범죄 문제와 금수저 갑질 이슈를 버무렸는데 쉽게 대중적으로 잘 읽힌다.
청소년 또래의 캐릭터 묘사는 생동감 있다. 아쉬운 점은 지나치게 감상적인, 감정 묘사의 군더더기가 많은 문장들. 그리고 초반에 주인공 부인은 왜 굳이 자살을 택했는지 등 플롯에도 성긴 부분이 있다. 다시 찾아 읽기에는 취향이 아니었던 걸로.

도쿄 여행길에 읽어 완독이 가능했을지도. 여행길에 가져간 책은 마음에 들면 가져오고, 아니면 숙소에 두고 오는 버릇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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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33
신원섭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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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 밀리언셀러클럽 시리즈. 신원섭 작가의 <짐승>은 자신의 방에 있는 영문 모를 시체를 처리해야 하는 프리터 장근덕과, 좋아하는 여자로부터 시체를 처리해달라는 전화를 받은 오동구의 사건이 교차하면서 흥미로워진다. 한편 전직 형사인 이진수는 동창으로부터 사건 하나를 의뢰받는데...
이 모든 이야기들을 속도감 있게 풀어나가는 솜씨가 괜찮았다. 도진기 작가 스타일을 연상시킨다.

 

몇 년이 흐르자 도미옥은 영영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말았다. 이제 와서 울산에서의 생활을 다시 시작하라면, 그녀는 솔직히 되돌아갈 자신이 없었다. 겉으로는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결국엔 돈 쓰는 자가 갑이다. 도미애는 매월 그녀가 쓰는 만큼만 돈을 부쳐줬다. 도미애는 종종 그런 식으로 그녀를 길들였다.
178p

"뭐가 똑같아? 너 같은 인생 패배자랑 내가?"
"그래. 너야말로 패배자잖아. 이 인간 쓰레기야."
살면서 이런 날이 오리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었던가? 대놓고 무시해도 백치처럼 실실 웃던 게 오동구다. 그게 오동구의 역할이었고, 최준이 그와 어울리는 유일한 이유였다.
262p

사실 그는 오동구가 아주 싫지만은 않았다. 병신 같은 놈이었지만 녀석과 함께 있으면 안도감이 들었다. 재수를 시작했을 때도, 연애에 실패했을 때도, 그리고 한참 취업 준비를 할 때도 뒤를 돌아보면 늘 오동구가 있었다. 낙오자는 그가 아니라 언제나 오동구였으니까.
2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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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희와 나 - 2017 제1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이기호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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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수상작품집들을 읽노라면 꾸준히 후보에 드는, 눈에 들어오는 작가들이 있다. 기준영, 최은영, 권여선, 김애란 같은 작가의 최신 단편이 있어서 자주 찾아 읽게 된다.
이번 제17회 황순원문학상은 이기호의  <한정희와 나>다. 발랄하고 속도감 있는 이기호 특유의 문체로 데려다 키운 아이의 돌발 행동과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지식인 남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여기 실려있는 10편 모두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다양하게 담고 있는데, 과거처럼 자신 속으로 침잠하거나 단순히 사람 사이 관계를 다뤄서는 요즘 트렌드가 아닌가 보다.

 

 

수상작 한정희와 나
자선작 권순찬과 착한 사람들

수상후보작
구병모 한 아이에게 온 마을이 : 아이를 임신한 부부가 남편의 전근으로 시골에 내려가고 적응하려 애쓴다. 하지만 부인은 시골 어른들의 친절하고 무지한 폭력성에 둘러싸인다.
권여선 손톱 : 직장을 다니는 20대 여자아이는 갚을 대출금이 있고 사는 게 너무 빡빡하다.
기준영 마켓 : 신혼부부 사이의 덜컥거림, 유산 문제를 이겨내고 잘 살아갈 수 있을까.
김경욱 고양이를 위한 만찬 : 아이를 앞세운 부부가 미국에 건너가 살아보려 애쓴다. 이날의 식사 준비는 잘 끝날 수 있을까.
김애란 가리는 손 :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일에 대해. 그 속을 전혀 모르겠는 것에 대해.
박민정 바비의 분위기 : 대학원 논문을 쓰느라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그리고  오덕스러운 사촌오빠에 대한 단상.
최은영 601, 602 : 옆집에 사는 친구가 아버지와 오빠의 상습적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남성중심 사회를 되돌아보는 이야기.
편혜영 개의 밤 : 회사에서 나쁜 문제를 해결하는 전담인 주인공을 삶의 피로를 많이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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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북플에서 제공하는 분야별/작가별 마니아 지수. 좀더 분발해야겠다. 2등은 있는데 1등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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