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0
서유미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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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미 소설 <틈>. 짧은 분량의 경장편을 내는 은행나무 노벨라 시리즈다.
결혼한 여자의 마음의 허기를 다루는 소설은 유사 이래  많았다. 틈의 주인공도 그러한 허기를 빵이나 아이스크림 같은 간식으로 달래며 비슷비슷한 일상을 보낸다. 그러다 마음에 맞는 여자들을 만나서 위안을 얻는다.
공감 가는 부분도 있고 재미있게 읽긴 했는데 약간 평이한 느낌. 문장이 좀 설명적이기도 하고.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건, 그가 언젠가부터 자신의 행선지와 동행인을 속였고 마음을 숨기거나 다른 마음을 품은 채 살아왔다는 뜻이다. 이전의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 집에 들어와 인사하고 식탁의 맞은편에 앉아 한 그릇 안의 찌개를 떠먹은 뒤 여자의.옆에 누워 잠들었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45p

"아 빨리 늙어버렸으면 좋겠어. 난 애들 대학 가면 무조건 이혼할 거예요."
"우리가 이상한 남자를 만날 걸까. 결혼을 잘 못한 걸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지? 이 나이 먹도록 그걸 모르겠어."(중략)
"남자 다 거기서 거기예요. 아주 괜찮은 놈, 천하의 나쁜 놈만 빼면 그놈이 그놈이야. 다들 치명적인 흠 하나씩은 있다고요. 여자도 그렇지만. 그게 내가 견딜 수 있는 거냐, 없는 거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10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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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아무도 아닌 : 2012~2015년 발표 단편들을 모은 황정은 단편집. 단편집으로는 <파씨의 입문> 이후 4년만인데, 작가의 뾰족함은 여전하다.

최정화, 없는 사람 : 주목받는 젊은 작가 중 한 명인 최정화 장편소설. 재미있게도 황정은 책과 제목이 주는 뉘앙스가 비슷하다. 지금 우리 시대는 뭔가 비어있는 것일까.

정이현, 상냥한 폭력의 시대 : 정이현 작가의 단편집. 몇 편 읽어보니 둥글고 보드라워진 느낌이어서 좀 아쉽다.

황인숙,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한 시인 황인숙, 꾸준히 책을 내주는 것이 반갑다.

아리스가와 아리스, 여왕국의 성 1,2 : 대학 추리소설연구회 학생들이 주인공인 아리스 시리즈. 신흥종교를 파헤치는 모험물이라 가볍게 읽힐 듯.

미야베 미유키, 불문율 : 예전에 나온 소설집 <지하도의 비>의 개정판이다. 유려한 단편집인데, 책 제목을 굳이 바꾸어서 낸 것은 좀.

안유진 외, 요리그림책 유년편 : 7명의 일러스트레이터가 어릴 적 먹었던 요리를 떠올리며 그린 만화 모음집. 형식이 독특해서 관심.

미스테리아 10호 : 추리소설 전문잡지 미스테리아 최신호. 사라지지 말고 계속해서 남아 주시길. 이번 호 표지는 밤하늘을 연상시킨다.

겨울밤,

책 읽기 좋은 긴 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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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의 모든 것 - 2017년 제62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김금희 외 지음 / 현대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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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선 작가 단편이 실려 있어서 구입했으나, 작품들이 좋아서 여러 편 읽게 되었다.
제 26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2017).
수상작은 김금희 작가 '체스의 모든 것'인데 무척 재미있었다.
대학 시절, 여자 둘과 남자 하나. 애매한 사이의 간격과 밀도를 발랄하게 잘 풀어냈다.
 
수상후보작 중에서는 다음 단편들을 읽었다.
권여선 '재' - 정말 좋아하는 작가지만, 이번 단편은 무난했다.
김애란 '건너편' - 무척이나 애달픈 로맨스. 도화와 이수의 이야기인데 현실적이면서도 작가 특유의 세밀한 시선이 살아있다.
이기호 '최미진은 어디로' - 소설가가 자기 책이 중고로 팔리는 것을 못견뎌하는 에피소드를 담은 경쾌한 소품. 이기호 특유의 입담과 구성력.  
최정화 '푸른 코트를 입은 남자' - 부부 사이의 의심과 긴장감을 드라마틱하게 잘 풀어낸 인상적인 작품. 연하의 애인을 두는 것이 유행인가.

역대 수상작가 최근작 중에서는
윤대녕 '경옥의 노래' - 아 낡았다는 느낌. 과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작가의 무난한 소품. 아픈 사랑 이야기인데 별로 와닿지 않음.
정이현 '서랍 속의 집' - 전셋집 이사 전쟁, 맞벌이 스토리. 뻔한 이야기인데 그래도 평타는 되는. 정이현 작가의 단편은 점점 무난해지는 경향이.

어떤 작가의 단편들은 앞의 몇 줄에서 막히고 잘 안 읽힌다. 
그건 취향이 고정되어 버린 내 탓이려니.

 

 

 

 

국화가 입을 열 때마다 선배는 힙하고 쿨한 우울한 청춘에서 어딘가 속물적이고 이기적인 흔한 20대로 달라졌다. 그만하면 화낼 만도 한데 노아 선배는 이상하게 분노에 휩싸이지도 속을 끓이지도 않았다. 선배는 국화를 참아냈고 그렇게 선배가 참는다고 느껴질 때마다 나는 마음이 서늘했다. 그 모든 것을 참아내는 곳이란 안 그러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절박함에서야 가능한데 그렇다면 그 감정은 사랑이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김금희 <체스의 모든 것>

나는 선배가 국화와 재회했을 때가 아니라 그 재회를 계속 이어가지 못했을 때 우리의 관계도 완전이 끝이 났다고 생각했다. 관계의 끝이란 그렇게 당사자 사이의 어떤 문제 때문이 아니라 당사자들과 제삼자 사이에도 오는 것이었다. -김금희 <체스의 모든 것>

이수가 공부를 그만둔 가장 큰 계기는 ‘도화‘였다. 이수는 도화가 ‘어디 가자‘ 할 때 죄책감 없이 나서고 싶었고, 친구들이 ‘놀자‘ 할 때 돈 걱정 없이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이수를 가장 힘들게 한 건 도화가 혼자 어른이 돼가는 과정을 멀찍이서 지켜보는 거였다. 도화의 말투와 표정, 화제가 변해가는 걸, 도화의 세계가 점점 커져가는 걸, 그 확장의 힘이 자신을 밀어내는 걸 감내하는 거였다. 도화는 국가가 인증한 시민, 국가가 보증해주는 시민이었다. 반면 자신은 학생도, 직장인도 아닌 애매한 국민이었다. -김애란 ‘건너편‘




방금 전 노량진이라는 낱말을 발음한 순간 도화는 목울대에 묵직한 것이 올라오는 걸 알았다. 단어 하나에 여러 기억이 쏟아지는 걸 느꼈다.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안에서 여러 번의 봄과 겨울을 난, 한번도 제철을 만끽하지 못한 채 시들어간 연인의 얼굴이 떠올랐다. (중략) 그때서야 도화는 어제 저녁, 주인아주머니를 만난 뒤 자신이 느낀 게 배신감이 아니라 안도감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마치 오래전부터 이수 쪽에서 먼저 큰 잘못을 저질러주길 바라왔던 것처럼. 이수는 이제 어디로 갈까? 도화가 목울대에 걸린 지난 시절을 간신히 누르며 마른침을 삼켰다. -김애란 ‘건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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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니스
기리노 나쓰오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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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노 나쓰오의 신작, <해피니스>는 결혼한 여성의 허세와 허상을 그린다.

작가 특유의 어둡고 하드한 작품은 아니고, 상당히 노멀한 소설이다.

그런 계열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

도쿄의 고층아파트에 사는 아리사는 남편이 갑자기 미국으로 떠나버리고, 6살 된 딸을 혼자 키운다.

아파트에서 같은 또래 자녀를 가진 엄마들과 사이좋게 지내지만,

그들만의 질투와 시기와 허세는 덮을 수가 없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전업주부라면 더 공감할 만한 스토리다.

서지 정보를 보니 일본 30대 기혼여성 대상의 잡지 'Very'에 연재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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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Days of Danboard (單行本)
Azuma Kiyohiko / KADOKAWA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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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Days of Danboard>.
도쿄 서점에 갔다가 만화 "요츠바랑!"의 단보 사진집 발견.
일본 카도카와사 발간. 2016년 11월에 나온 따끈한 책.
보고 있으면 흐뭇해지는. 그냥 좋은.

 

표지 이미지가 좀 다른데, 출판사와 출간월이 같아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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