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 칸타빌레 1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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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체만 보면 손이 안 갈 수도 있는 작품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순정만화 치고는 수수하고 거친(그리다 만 듯한) 뎃생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재미있다. 무엇보다 여주인공 캐릭터가 진짜 웃긴다. <그린>도 읽었지만 그보다 한술 더 뜬다. 못생기고 요리도 못하고 지저분하게 해놓고 사는 그녀. 하지만, 피아노를 칠 때는 쬐끔 이뻐 보인다.

여기에 얽혀드는 멋진 남자. 집안, 외모, 음악 실력, 게다가 요리까지 잘 하는 이 남자는 번번히 노다메에게 당하면서도 요리를 해다 바치고, 그녀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설정은 <넌 킹카? 난>에서도 나오는 거다. 완벽한 남자와 어수룩한 여자. 현실에서는 기대하기 힘들지만 말이다.)

가장 웃겼던 씬은 일본의 전통적인 상(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데, 천이 사방으로 길게 내려와서 따뜻한)을 갖고 남자 집으로 쳐들어온 노다메. 음음.. 그 이후 벌어지는 소동은 진짜 웃긴다. 심심할 때 한번쯤 읽어봐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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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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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은 공포소설 작가로 유명한 사람이다. 영화로도 많이 만들어졌고.. 그의 소설의 광팬인 나로서는 사보지 않을 수 없는 책이었다. 창작론은 따분하기 쉬운 소재인데, 이 책은 무척 재미있게 읽혔다. 기억에 남는 건, 소설이란 흙 속에 묻힌 뼈를 발굴해 내는 것과 같아서 조심조심 파다 보면 그 골격이 드러난다는 그의 말이다.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에 아니라, 있는 것을 발굴해 낸다? 내 친구는 스티븐 킹 소설을 한번 읽더니 '접신의 경지'라고 표현했는데, 그 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다.

또 하나, 소설을 쓸 때는 절대 고치지 말고 써내려간 다음에 3주 이상 지난 다음에 꺼내 보라는 것. 말이 쉽지 참 지키기 힘든 조항이다. 쓰면서도 마음에 안 들어 계속 고치다가 결국 완성도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또 하나, 연장통 이론. 문장이나 단어.. 등등을 연장통에 잘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써라. 눈에 보이지 않는 걸 눈에 보이는 연장통으로 표현한 게 재미있다. 스티븐 킹의 팬이 아니라면, 글쎄.. 꼭 권하고 싶지는 않은 책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대중소설을 쓰고 싶다면 한번 읽어 봐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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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필립 K. 딕의 SF걸작선 1
필립 K. 딕 외 지음, 이지선 옮김 / 집사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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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필립 K 딕의 소설로 처음 접한 책은 <높은 성의 사나이>였다. 부끄럽게도 그 책을 끝까지 다 읽지는 못했다. 언젠가 인내심을 갖고 다시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이번에 영화로도 나온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포함한 이 중단편집은 첫 작품 '스위블'부터가 너무 재미있었다. 시간의 틈으로 잘못 빠져나온 미래의 스위블 수리공. '도대체 스위블이 뭐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그것을 알면 큰 돈이 될 거라는 기대 아래 모여든 회사 동료들. 그 떠들썩한 난장판 속에 스위블의 정체가 수위공과의 인터뷰로 밝혀지는데.. 그것은 썩 유쾌하지 않은 것이었다. 일종의 사람들을 바보로 만드는, 감시장치 같은 것.. 그것이 미래의 가정에서는 필수품이 되어 있다니, 모두들 실망하고 자리를 떠난다.

또, '우리라구요'는 화성인지, 아뭏든 은하계로 갔다가 폭발사고로 죽은 사람들이 자꾸만 돌아온다. 그들은 잔뜩 환영받을 기대를 품고 돌아오지만, 정작 그들이 복제인간임을 아는 지구 사람들은 그들을 보고 도망간다. 매번 폭탄에 죽고 마는 그들이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는 모습이 페이소스를 느끼게 한다.

'퍼키 펫의 전성시대'도 재미있다. 지구가 전쟁으로 황폐해진 어느 미래, 사람들은 지하에 작은 구역을 이루어 살아간다. 어른들의 낙은 퍼키 펫을 갖고 하는 인형놀이뿐. 아이들은 그런 어른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땅 위로 올라가 사냥 놀이를 즐긴다. 이 어른들은 인형이 사는 마을을 정교하게 꾸미는 데 모든 정력과 돈을 투자하는데.. 한 부부는 이웃 마을의 인형이 대단하다는 소문을 듣고 인형놀이 대결을 하러 떠난다. 지금, 자기들에게는 없는 것을 모두 소유한 인형의 세계, 전쟁 후 상처를 그것으로 달래는 퇴행적인 모습에서 인간 심리의 단면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이너리티 리포트'. 영화를 먼저 보고, 영화와 비교해 가며 소설을 읽었다. 흠, 한마디로 말하며 핵심 아이디어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른 이야기로 보인다. 공통점은 딱 세 가지. 세 명의 예지자가 미래를 예언한다. 미래의 범인을 잡는 형사가 직업인 주인공은 자신이 살인을 저지른다는 예언을 얻는다. 세 예지자 중 한 명은 다른 둘과 다른 예언을 하기도 하는데, 그것을 마이너리티 리포트라고 부른다. 이 세 가지를 제외하고는, 거의 공통점 없는 이야기를 영화 각본가는 잘도 재미있고 근사하게도 만들어냈다. 영화나 소설이나, 나름대로 매력적인 작품이다. 아직 두어 편이 남아 있어서, 행복하다. 그걸 맛볼 시간이 남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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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동물사전 판타지 라이브러리 18
구사노 다쿠미 지음, 송현아 옮김 / 들녘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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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각 나라의 이상한 동물들을 다루고 있다. 요괴, 귀신, 반수반인 등.. 특히 작가인 일본의 요괴들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흥미롭다.

서양의 환상동물들이 규모가 크고 진지한 데 비해, 일본의 그것들은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들이 많다. 부엌신이나, 우산귀신 등. 그건 우리 나라도 비슷할 것 같다. 우리 나라에 대한 내용은 거의 다뤄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한 페이지당 세 개 정도가 배치되어 있는데, 모든 환상동물마다 작은 삽화가 그려져 있어 이해를 돕는다.

판타지나, 롤플레잉 게임 등 그런 류를 좋아한다면 꼭 한번 읽어 볼만하며, 판타지 라이브러리 시리즈 중에서 가장 추천할 만하다. 아마도 읽고 나면 사랑하는 요괴 하나쯤은 생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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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의 혈족 1
게이코 타케미야 지음 / 세주문화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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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나무의 시>라는 유명한 만화의 작가 작품이라는 것을 몰랐다면, 결코 손에 집어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현대물에 비해서 역사물에는 손이 잘 안 가는 편이기 때문에.. 게다가 1권을 보면 다소 촌스러운 그림체에 엉성해 보이는 스토리가 쉽게 빠져들지 못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3,4권으로 갈수록 다양한 캐릭터들이 주는 재미가 생각보다 쏠쏠했고 스토리 구성도 탄탄하여 점점 빠져들게 만들었다. 주인공인 아르토진은 다소 순정만화 주인공과 거리가 있는 씩씩하고 미성숙한 여자아이에서, 자신이 천마임을 자각하게 되는 후반부로 갈수록 당당하고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해 간다.

그녀를 둘러싼 세 명의 남자 이야기도 흥미롭거니와, 인어의 후손으로 기괴한 행동을 일삼는 황제를 둘러싼 악한 캐릭터들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특이하게 몽고를 배경으로 하는 이 만화는 초원/도시의 대비를 통해 문명에 대해서도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김혜린류의 역사물을 좋아한다면, 한번 읽어볼 만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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