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검심 19
NOBUHIRO WATSUKI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8년 4월
평점 :
절판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다. 하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어떤 친구가 하도 추천해서 읽게 되었는데, 이름값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 엄청나게 잘나가는 무사였던 켄신은 사람을 더이상 베지 않겠다는, 무사로서는 역설적인 맹세를 하고 날이 거꾸로 된 검(역날검)을 들고 다닌다. 켄신은 다소 순정만화 주인공틱하게 이뿌게 생긴 캐릭터다. 어떨 때는 여주인공 카오루보다 더 이쁘게 나오기도..
그를 중심으로 모여드는 갖가지 사연의 인물들.. 또 그들이 만나게 되는 적들의 다양한 캐릭터가 아기자기한 재미를 준다. 카오루와의 사랑 이야기도 그렇고..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적당한 눈높이로 독자들을 흡입하는 힘이 있다.

역날검을 들고 다닐 바에 검을 꺾어라, 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혼란한 시대 상황을 나름대로 뚫고 가는 하나의 방법이었겠지. 역날검은 하나의 패널티 같은 것 아니었을까. 켄신 스스로가 자신에게 내리는.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도 절대 지려고도 하지 않는 무사, 그가 바로 켄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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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14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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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만화에서 강함을 추구하는 남자의 이야기는 실로 많다. 드래곤볼조차도 사실은 그런 이야기 축을 가지고 있다. 대결을 통한 무(힘/검/실력)의 성장.

베가본드의 주인공 다케조(미야모토 무사시) 역시 최고의 강함을 얻기 위해 떠돌아 다니는 무사이다. 처음에는 우연히 시작된 이 강함에 대한 추구가 점차 확실한 모양을 드러내고 있다.

사실적인 그림체는, 슬램덩크의 작가 맞나 싶을 정도인데.. 사실 슬램덩크도 뒤로 갈수록 농구 장면에서 땀방울 하나까지 들여다보이는 극사실적인 그림체를 사용하고 있긴 하다. 아뭏든 훨씬 더 발전된 그림체는 쾌감을 준다.

이야기들이 사실적인 점도 빠져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남자들 간의 궁극의 대결들을 그려내고 있는데, 뻔한 설정은 찾아볼 수 없다. 선악의 구도도 확실하지 않다. 다케조의 무능한 친구는 끝까지 바보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지만, 결코 악인은 아니다. 심지어 생사를 놓고 가르는 순간까지도 적이 악인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그리고 재미있다. 제2의 슬램덩크를 만들어내는 쉬운 길로 가지 않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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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러버스 Just Lovers 3
사쿠라자와 에리카 지음 / 세주문화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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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 형식으로 된 이 단편집은 젊은 연인들의 다양한 연애 상황을 가벼운 터치로 묘사하고 있다. 자 이런 상황이다, 어떡할래? 하는 느낌이랄까. 오락실에서 알게 된 5살 연하의 고교생이 사랑한다고 따라다닌다. 게임잡지 기자인 여자는 갈등한다. 자신의 이상형은 그런 게 아닌데.. 하지만 소년도 나이가 들면 성장하는 법. 여자에 어울리는 남자가 되겠다는 소년의 결심을 보여주며, 해피엔드를 암시하듯 만화는 끝난다. 이런 식의 자잘한 에피소드들이 음, 그렇지 하는 공감을 이끌어낸다. 그림체도 단순하여 내용과 잘 어울린다. 음.. 사서 볼 필요까지는 있을까? 별로 권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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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생 - 상
신일숙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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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음.. 서평을 훑어보니 칭찬보다 비판이 더 많다. 가슴이 찌릿 아픈 걸 보면 난 이 만화를 어지간히 좋아하나 보다. 신일숙님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을 최고로 치지만, 소품으로는 이 작품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순정만화로는 보기 드문 SF이기도 하고..

주인공은 초능력자로 특별 발탁되어, 남자 대원들만을 대리고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녀 앞에 나타난 멋진 교관은 그녀가 너무 싫어하는 타입인데, 자꾸만 그녀에게 접근해 온다. 그리고, 그녀는 점차 마음이 흔들린다. 싫어하는 남자와 오히려 사랑하게 된다는 스토리라인은 새로울 것이 없지만, 그 묘사가 리얼해서 빠져들게 만든다.

또 '외계여인의 복수'라고 이름을 바꾸어도 될 정도로 이 책의 반전은 허를 찌른다. 게다가 그 복수의 방법이 감탄을 자아낸다. 아빠 같은 남자에 대해 컴플렉스가 있는 여주인공의 심리를 이용한 연애 심리 게임. 오래된 만화 가운데서는 꼭 챙겨볼 만한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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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2 - 완결
박은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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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아의 <다정다감>이나 <스위티젬>을 읽어 보았다면, <불면증>은 전작들과 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는 걸 알 수 있다. 다정다감이 일반적인 학원물이고, 스위티젬이 환타지풍의 소녀모험물이라면, 불면증은 어느 날 의붓남매가 된 사춘기 소년,소녀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스토리이다. 주독자가 10대에서 20대 초반까지 커버할 수 있게 성장한 느낌이랄까.

아뭏든, 어느날 갑자기 한 지붕 아래 살게 된다는 이 설정은, 특히 일본 소녀만화에서 흔하게 나오는 설정이다. 현실 세계에서 많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대부분의 만화들에서 이 설정이 단지 연애 상황을 재미있게 이끌기 위한 설정에 그치는 반면, 불면증은 그 상황 자체를 문제적 상황으로 설정하고 출발한다. 마음의 미묘한 끌림을 힘들어하는 두 아이. 그 감정이 옥상이라는 공간과 여름밤이라는 시간을 통해 세심하게 표출된다. 그래서.. 불면증을 보고 나서 난 박은아를 하나의 작가로 인정하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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