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1. 보온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오리진 시리즈 1
윤태호 지음, 이정모 교양 글, 김진화 교양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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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생>의 윤태호작가가 <오리진>이라는 교양만화 시리즈에 도전했다.
원래 100권 시리즈가 목표라고 하는데, 1권 '보온'은 인류의 보온사와 인체가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항상성'을 이야기한다. 
교양만화라고는 하지만 Why 같은 학습만화와는 달리 내러티브에 충실하다. 
근미래의 서울, '봉투'라는 로봇이 미래에서 오게 되고 4명의 박사들에게 발견된다. 
어찌어찌하여 봉투는 인간 가족들과 함께 살게 되고, 한지붕 세가족 같은 빌라에서 여러가지 사건들이 일어난다.
<오리진> 웹툰은 지금 저스툰이라는 플랫폼에서 연재 중이고 2편은 '에티켓'이다. 

만화와는 별개로, 책 뒤쪽에 이정모박사가 쓴 보온에 대한 깊이있는 지식이 수록되어 있다. 
온가족이 읽을 수 있는 교양만화라고 하는데 초등학생보다는 중학생 이상-이 적당할 것 같다. 
이제 시작이라 여러 권이 나와봐야 오리진이 지향하는 지점, 윤태호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알 것 같다.  
이번주 tvN  '어쩌다어른'에 유발 하라리와 윤태호작가가 출연한다고. <호모 사피엔스>의 유발 하라리와 같은 급으로 나온다니, 만화가로서는 대단하다. 

책을 구입하면 봉투 종이로봇을 조립할 수 있는 키트를 증정한다.
아직 만들어보지는 못했는데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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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색연필 스케치 - 깊이와 감동이 있는 순수 컬러링의 재미 5분 스케치 시리즈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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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원의 5분 스케치 시리즈는 작은 판형에, 왼쪽에는 완성된 견본 그림이 있고 오른쪽에는 따라 그릴 수 있도록 구성된 컬러링 북이다.  
주말에 <5분 색연필 스케치>에 나오는 그림들을 아이들과 같이 따라 그려봤는데, 오랜만에 그림을 그리니 손맛이 되살아난다. 아무 생각 없이 시간 보내기에도 좋고.  파버카스텔 색연필 24색으로 그렸다.
<5분 색연필 스케치>, <5분 강아지 스케치>를 구입했는데 전자는 색연필로 다양한 소재를 컬러링해볼 수 있고, 후자는 단색 스케치로 강아지들을 그려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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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보다 중요한 100가지 요리 비결
쿠아야마 케이토 그림, 김혜선 옮김, 도요미츠 미오코 감수 / 숨쉬는책공장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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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단순한 요리책이 좋다. <레시피보다 중요한 100가지 요리 비결>은 요리를 위한 팁들을 모아놓은 책인데 간단한 일러스트가 곁들여진다. 
원제목이 '料理のコツ 解剖圖鑑', '요리 비법 해부도감'인데, 지금 제목보다 그쪽이 좀더 팔릴 만한 컨셉이라는 생각은 든다. 
오랫동안 요리를 하다보면, 경험에 의해 깨달아지는 사실들이 있다. 감자는 뜨거울 때 으깨야 한다든지, 조림을 할 때 설탕을 먼저 넣고 간장을 넣어야 한다든지, 중국식 볶음밥은 파 기름에 계란을 먼저 볶고 밥을 볶아야 고슬고슬하게 된다든지 하는, 그런 사소한 비결들. 가끔은 지금도 새롭게 배우는 게 있으니 말이다.
아무튼 그런 소소하지만 알아두면 좋은 팁들을 모아 쉽게 전달하는 책이다. 
이 책의 타깃은 요리를 좋아하고 조금 해본 사람이 맞는 듯. 말하자면 가장 의욕이 넘치는 신혼 때라든지. 
일러스트는 도감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교과서 같은 그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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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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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다 챙겨 읽는 편인데, 이 책은 2016년 6월에 나왔고 나는 그걸 이제 알았다. 그러면서 읽을 책이 하나 더 생긴 것을 럭키-라고 생각했다.

제목이 참 멋없다고 생각했는데, 내용은 이와 달리 슬프고 먹먹하고 꽉 차 있다.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세 자매의 이야기인데, 첫째 아사코는 전업주부, 둘째 하루코는 워킹걸, 셋째 이쿠코는 프리터족에 가깝게 묘사된다. 평화로와 보이는 일상과 달리 남편과의 문제를 껴안고있기도 하고, 남자친구와의 동거와 갈등, 나이 많은 아저씨들과의 지나치게 자유로운 교류와 그를 넘어서는 성장 등이 그려진다. 가정폭력 문제를 다루고 있기도 한데 당사자가 그 문제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을 너무나 잘 그려, 숨이 잘 안 쉬어지기도 한다. 모든 주인공이 관계에서 상처를 입지만, 그들에게는 자매들이 서로에게 줄 수 있는 위안이 있다. 술 한잔 나누면서 쉬어갈 지점이 있다.  

음식과 술을 묘사할 때 에쿠니 가오리는 진정 그것을 즐겨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섬세하고 여성적인 관점이 살아있게 장면을 잘 그려낸다. 

이 책은 무척 사랑스럽고, 또 문제적인 책이다. 보석상자에 고이 넣어두고 잠가놓고 싶을 만큼, 반짝인다.  

 

여행을 좋아하고 월급도 꽤 세지만, 유럽이나 미국을 희희낙락 돌아다니는 것은, 또는 인도나 중국으로 떠나는 것은 왠지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술집 카운터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았을 때, 하루코는 구마키를 착해 보이는 남자라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착한 남자인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확인해보고 싶다.
하루코의 연애는 늘 그렇게 시작된다.
10p

구마키는 낭만주의자다, 하고 하루코는 생각한다. 남녀 관계도 이 사람이 문제 삼으면 무척 낭만적인 것이 된다. 옆구리에 서류를 끼고 한 손에는 소주 칵테일 잔, 다른 손에는 전자계산기를 들고 하루코는 부엌으로 물러난다. 구마키가 들어와 같이 살면서 부엌이 하루코의 작업실이 됐다.
낭만주의자니까 삼십 대 후반의 나이에 수입이 없어도 견딜 수 있는 것이고, 낭만주의자라서 결혼하자는 말도 할 수 있는 것이다.
40p

하루코는 조그맣게 한숨을 내쉰다. 그러다가, 하지만, 하고 생각하면서 씩 미소짓는다. 하지만, 적어도 내게는 할 일이 있고, 살라미 껍질을 벗겨주는 남자도 있다.
42p

아사코는 남편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것은 모두 부엌에 둔다.
모든 것이 멀게 느껴졌다. 이쿠코도, 다달이 생일을 축하하는 자기 가족의 기묘한 습관도, 축하받은 자신조차도.
55p

세 자매가 모두 모인 날은 1월 2일뿐이었지만, 그날은 밤늦게까지 먹고 마시면서 수다를 떨었다. 아사코를 제외한 여자 셋이서 끝없이 마셨다. 아침부터 정종을 마셨다. 엄마가 좋아해서 일부러 주문한 향로라는 술인데 깔끔하고 시원한 맛에 그만 과하게 마셨다. 그래서 목이 마르다면서 이번에는 또 맥주를 마셔댔다. 저녁때에는 고기를 구워 와인을 마셨고, 밤늦게는 역시 엄마의 비장의 술 그라파를 예쁜 잔에 따라 몇 잔이나 마셨다.
90p

"나, 빵을 너무 많이 산 것 같아. 형부는 밥을 좋아하는데, 빵은 안 먹거든."
하루코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소리야, 언니가 먹으면 되잖아."
게다가, 하고 아사코는 마음속으로 말을 이었다.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는 행위도 구니카즈는 싫어할 게 뻔하다고.
"그만 가봐야겠어."
아사코가 말하자 하루코는 입을 쩍 벌렸다.
"농담이지?"
결국 하루코와 쇼핑을 한 것은 그날이 마지막이 되었다. 지하철 입구에서 헤어지면서 "즐거웠어" 하고 말했을 때, 결정적으로 무언가가 변했다.
옷이며 화장품을 사는 것이 뭐가 그리 즐거웠는지 아사코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이제 곧 구니카즈가 돌아온다.
중요한 것은 그 사실뿐이었다.
99p

아사코는 자신이 무슨 일이든 빈틈없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했다. 언제 누가 봐도 아무 문제없을 정도로, 가 아니라 언제 누가 봐도 좋을 만큼 자랑스럽고 안심할 수 있게. 실제로는 아무도 보고 있지 않지만.
1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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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시간 -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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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곧장 가기 싫은 날. 사람에게는 그런 날이 있지 않나요. 
집이 싫은 게 아니라, 주사위 놀이에 비유하자면 '1회 쉬기' 같은 말을 갖고 싶은 날."
여자의 심리를 절묘하게 파고드는 문장이다. 
마스다 미리의 <차의 시간>은 차 마시는 상황에서 여자라면 느끼는 작은 사치의 즐거움과 미묘한 감정들을 그리는 만화다.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도 한 듯, 편집자와 만나는 장면도 있고 스타벅스에서 만나는 젊은 여자아이들에 대한 소묘도 있다. 
40대 중반을 막 넘어선 작가는 뉴오티니 호텔에서 봄 한정 딸기 쇼트케이크를 주문하며 "하루하루 늙어가니까, 가장 젊은 오늘 먹는 것이 베스트일지도."라고도 하고,
시세이도팔러의 과일 디저트를 고민하며 "명작이라고 부르는 책은 많지만, 다카노 푸르트 팔러 신주쿠본점 메뉴판만큼 흥분되는 건 없지 않을까?"라고도 생각한다. 
실제 도쿄의 카페나 디저트들을 만나는 기쁨은 덤. 
마스다 미리의 대충 그린 듯한 그림이 쉬워 보이고, 이야기도 술술 읽히니까 쉽게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은 한끗이 다르다는 생각.
여자 일상만화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마스다 미리 표 만화의 오리지널함은 높이 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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