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인데 어두운 방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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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어른여자의 연애를 가볍고 투명하게 써내려간, 놀라운 에쿠니가오리의 필력! 주인공이 잘못하고 있는데 잘못하고 있지 않게 느껴지게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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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의 목적
다나베 세이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단숨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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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코 3부작이 재미있었던 건 잘 창조된 `노리코` 캐릭터 덕분이었는데, 이 책의 주인공 이야기는 왠지 덜 와 닿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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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를 으깨며 노리코 3부작
다나베 세이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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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베 세이코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원작자로 유명하다.

무려 1928년생-이지만

소설만 읽어서는 나이를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박력있고 멋진 여자작가!

<딸기를 으깨며>는 으하하 통쾌하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여자들을 위한 이야기'다.

"딸기를 으깨면서, 나는 생각에 잠겨 있다.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이혼한 30대 중반의 노리코가 살아가는 이야기로, 1인칭 시점으로 되어 있다.

엄청난 부자인 전남편 고와의 관계나 독신인 친구들과의 일상 등을

담담히 쓰고 있는데, 재미를 주는 건 바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노리코의 어투에 있다.

뭔가 휙휙 던지는 듯한 어투로 '남자 따윈 필요없어'라며 '우유에 딸기를 으깨며 혼자 사는 즐거운 인생'을 쭉쭉 그려가고 있으니-

(작가를 대변하는) 주인공 특유의 신랄, 발랄한 시각이 살아있어 읽는 내내 즐거웠다.

다나베 세이코의 오랜만에 재미있는 작품이어서 반가웠다.

책 겉표지는 무난하지만, 벗기면 나오는 단아한 빨간 속표지는 쏙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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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보통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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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가 연애나 결혼이 아닌 '가족'을 다룬 소설이라 이채로운 '소란한 보통날'의 원제는 '流しのしたの骨(수채 밑의 뼈)'다. 작품에서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어릴 때 들려줬던 무서운 이야기에 등장하는 '수채 밑의 뼈'. 아이들은 자라서도 그 이미지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사실 이 제목을 그대로 번역했으면 추리소설로 오해받았을 수도 있겠다. 별다른 사건 없이 잔잔하게 전개되는 이 소설과 한국 제목 '소란한 보통날'은 참 잘 어울린다. 

소요, 시마코, 고토코, 리쓰. 네 명의 자녀를 둔 평범한 가족. 그들의 일상이 잔잔히 흘러간다. 큰 사건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혼 같은 사건도 그냥 슥슥 스케치하듯 무심하게 흘러간다. 바로 에쿠니 가오리만의 장기인 쿨한 문장으로 채워진다. 이를 흉내내는 작가들은 많지만 에쿠리 가오리만이 원석이라는 느낌이 든다. (최근 읽은 <초초난난>도 그랬고. 비슷하게 따라하지만 가짜라는 느낌.) 

가족들에게는 그 가족만이 주고받는 신호와 룰이 존재한다. 가령 이 가족에게는 엄마의 '주워온 나뭇잎이나 돌 같은 걸로 식탁 꾸미기', '집안일을 하면서 자녀에게 책읽기나 집안일 돕기 중에 선택하게 하는 일' 등이 있다. 그런 것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또 화자인 고토코는 성년이 되면서 남자친구를 사귀는데 소설 내내 '후카마치 나오토'라는 이름과 성 전부를 호칭한다. 남자친구의 이름을 친근하게 부르지 않음으로써 두 사람이 데이트하는 장면에는 풋풋한 첫사랑의 분위기와 긴장감이 감돈다. 이러한 디테일이 에쿠니 가오리답다고 할 만하다.  

가족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다같이 장을 보러 가서는 한가득 사오는 장면에서 '카스 워터 크래커'가 목록에 등장한다. 치즈와 와인과 곁들여 먹으면 맛있는 크래커, 반갑다. 뭐 이런 취향의 공통점. 

너무 밋밋하고 심심한 소설이어서 처음 에쿠니 가오리를 읽는 독자라면 다른 작품부터 먼저 찾아 읽을 것을 권한다. 

   
 

"쿠폰하고 책, 어느 쪽이 좋니?" 

엄마의 물음에 나는 "책."이라고 대답하고 따끈따끈한 브리오슈를 한입 가득 오물거렸다. 가게에서 받은 쿠폰은 쿠폰칩에 일일이 풀로 붙여야 한다. 쿠폰첩 한 권에 500엔이 할인된다. 엄마는 거실 테이블에 쿠폰첩을 펼쳐놓고서 깡통 뚜껑을 열고 손에 풀을 든다.  

"그럼 이 책 좀 읽어줄래. 또박또박. 책갈피 껴 있는 데부터." 

-161p 

 
   
   
 

타인의 집 안을 들여다보면 재미납니다. 

그 독자성, 그 폐쇄성. 

가령 바로 옆집이라도 타인의 집은 외국보다 멉니다. 다른 공기가 흐릅니다. 계단의 삐걱거림도 다릅니다. 비상약상자에 담긴 약의 종류나, 곧잘 입에 담는 농담, 금기 사항이나 추억도. 

그것만으로도 저는 흥분하고 만답니다.  

그 사람들 사이에서만 통하는 룰, 그 사람들만의 진실, 소설의 소재로 '가족'이란 복잡기괴한 숲만큼이나 매력적입니다. 

-작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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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아이들
양석일 지음, 김응교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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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작가인 양석일의 이 책은 동남아의 아동 성매매, 장기매매 같은 충격적인 소재를 다룬다. 예전에 <피와 뼈>라는 양석일 원작 영화를 본 적 있다. 남성적이고 거친 분위기의 이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도 거침없다. 표현의 수위에서 왜 '19세 미만 구독불가'인지 이해가 된다. 성적인 표현들이 걸러지지 않은 채 튀어나오는 중반부까지, 보통의 독자들은 당황하게 된다. 

이야기는 크게 2가지 축으로 전개된다. 태국에서 아동을 밀매하는 조직이 운영하는 프티가토('작은 과자'라는 뜻의 프랑스어) 호텔을 배경으로 한 아동 성매매 실태, 그리고 NGO 조직에서 일하는 일본인 오가와 게이코와 태국인 봉사자들의 아동 보호를 위한 노력- 이렇게 반대편 라인에 서 있는 두 그룹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흘러간다. 이 중에서 소설 묘사로서 박진감 넘치는 쪽은 전자이며,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긴 쪽은 후자이다.   

일본에서 태어난 어떤 아이는 생명 연장을 위해 몇 억을 투자하는 수술을 받고, 태국에서 태어난 어떤 아이는 8살에 팔려나가 성매매를 강요당하다가 산 채로 장기들을 적출당한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그런 문제에 관심을 가져본 적은 없다.

소설로서 이 작품의 완성도는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거칠게 할말을 해나갈 뿐이다. 하지만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는 100% 공감한다. 작가는 할 말을 다 했다. 

책 디자인은 단정한 문학동네 분위기가 아니다. 좀 거칠고 대충 만든 것 같은, 양석일과 어울리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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