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 여신의 영원
시바타 요시키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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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바타 요시키의 <리코, 영원의 여신>을 읽었다. 신주쿠의 여형사 리코는 잔인한 살해 장면이 묘사된 비디오테이프를 입수한다. 그녀를 둘러싼 남자 형사들과의 강렬한(?!) 연애와 사건 해결 과정이 펼쳐진다. 나름 재미있었고 데뷔작으로서의 매력은 있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를 놓고 보면 글쎄다. 여주인공을 수동적으로 묘사하고 대상화하는 점이, 같은 하드보일드라도 훨씬 주체적이고 강렬하게 묘사되는 기리노 나쓰오 작가의 무라노 미로 시리즈와 비교된다.  
작가의 <성스러운 검은 밤>, <고양이 탐정 쇼타로> 등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하드보일드 풍의 데뷔작이 어떨지 궁금했다. 국내에서는 2014년 발간되었는데, 원래 1995년 작품이라서 20년 이상의 간극이 있다. 거기서 오는 약간 멜랑꼴리한 정서의 느낌, 오버하는 분위기도 좀 아쉬웠다. 재정가로 5천원에 구입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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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증명
도진기 지음 / 비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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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판사 출신 추리소설가로 유명한 도진기의 작품은 크게 두 가지 계열로 갈린다. 메마른 감정의 백수 탐정 진구, 그리고 어둠의 변호사 고진 시리즈.
<악마의 증명>에 나오는 단편은 진구나 고진이 나오지 않는, 데뷔작, 미발표작들로 구성된다. 그래서 흥미롭기는 했는데 지난 단편선인 <순서의 문제>가 너무 뛰어나서 빛이 좀 바랜 느낌. 단편 중에서는 '악마의 증명', '선택', '킬러퀸의 킬러'가 재미있었다. 수록작은 다음과 같다.
악마의 증명: 법대생 박철의 범죄를 호연정검사는 증명할 수 있을까
정글의 꿈: 병원에서 시한부 인생을 사는 남자의 조각품에는 비밀이..
선택: 호연정검사는 변호사 개업을 하고 자동차 사고로 딸과 같이 죽은 엄마 사건을 맡게 된다. 
외딴집에서: 살인마를 추적하던 탐정이 그 집에 들어가는데.. 추리와 호러의 경계에 선 작품
구석의 노인: 법정에서 미소를 띄고 앉아있는 할머니의 정체는?
시간의 뫼비우스: 기차 안에서 옆 승객에게 여러 번의 인생을 산다고 고백하는 남자. 자전적 성격이 짙다고 하는데 재미는 떨어짐.
킬러퀸의 킬러: 어떤 신문기자가 피살당하는데 피터최는 누구인가.
죽음이 갈라놓을 때: 소심한 남자와 상남자 같은 친구. 그 둘 사이에 매력적인 여성이 끼어든다. 

긴 인생이었으나 즐거운 때가 없지는 않았다. 눈을 떠보니 76세였다. 왜 지금이 16세도 아니고, 26세도 아니고 76세인지, 한스럽지만 엄연히 바꿀 수 없는 현실이었다. 자신이 해온 것은 생활이 아니라 생존이었다. 어제 살았기 때문에 오늘도 살았다. 습관이었다. 시시한 청춘이고, 인생이었다.
-<악마의 증명>, ‘정글의 꿈‘, 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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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진구 시리즈 3
도진기 지음 / 시공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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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진기 작가의 책 두 권을 몰아 읽었다. 2017년에 비채에서 나온 단편집 <악마의 증명>, 그리고 2015년에 시공사에 나온 장편 <가족의 탄생>. 발표 작품만 10권 정도가 될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는 도진기작가는, 작품에 집중하기 위해 얼마 전 판사에서 변호사로 전직했다고 한다.
<가족의 탄생>은 작가의 두 가지 다른 시리즈의 주인공, 탐정 진구와 고진 변호사가 같은 사건을 두고 본격적으로 조우한다는 점에서 기대되었다. 한 가족의 유산 상속 문제를 치밀하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증명과 반전의 연속이랄까. 작품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았다. 좀 가족 막장 드라마 풍이랄까. 하지만 액자식 구성으로 앞뒤를 장식하는 진구와 이탁오박사의 에피소드는 흥미롭다. <유다의 별> 같은 작품을 또 한번 기대해본다.

 

후훗, 진구가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운명에 맡겨보는 것도 재미있겠는데. 나라면 알리지 않겠지만 이건 해미의 판단대로 해. 누구의 판단에 따라 어떤 결과가 생기고 어떻게 결론이 달라질지 재밌을 것 같아."
"오빤 사람 사는 걸 홀짝 게임으로 생각하는 거야?"
해미가 진구를 흘겼다.
"남 일이잖아?"
진구는 휘파람을 휘이 불었다.
-<가족의 탄생> 16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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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장 행복한 탐정 시리즈 4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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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스기무라 탐정 시리즈, <이름 없는 독>, <누군가>,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에 이어지는 신작 <희망장>은 
평범한 남편이자 편집자였던 스기무라가, 탐정사무소를 차리게 되는 전환점이 나오고 그 이후에 맡게 된 사건들을 다룬 단편집이다. 
특별한 사건이 없을 것 같은 주변의 평범한 이웃들의 사건을 다루면서 그 안에서 사람의 인간성, 심리, 관계에 대한 통찰이 들어 있다.
악인이 없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는 심리를 잘 그려내서, 꼭 주변에 이런 일들이 있을 것만 같은.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과연 '플롯의 여왕'이라 할 만하다. 본격 탐정이 된 스기무라의 행보가 기대된다. 

성역 : 탐정사무소를 차린 스기무라가 처음 맡은 사건. 갑자기 부자가 된 할머니와 중년의 딸, 그 사연은 무엇인가. 
희망장 : 요양원의 할아버지는 무슨 사건을 저질렀을까. 죽으면서 남겨진 의혹. 
모래 남자 : 메밀국숫집을 운영하는 부부. 갑작스러운 살인사건은 왜 일어났을까 
도플갱어 : 한 남자가 사라진다. 동일본 대지진 사태와 관계가 있을까.  

 

 

"간지 씨는 이제 없어. 그러니까 너는 앞으로 육십 년쯤 걸려서 간지 씨 같은 할아버지가 되면 돼."
미키오는 입을 시옷자로 구부렸다. 꽤 오랫동안 그러고 있더니, "무리예요"라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 한 분뿐이에요."
이 말은 착실하게 평생을 일해 온 서민에게 바치는, 최고의 묘비명일 것이다.
-희망장. 208p

"그는 자기를 잘못 평가하고 있었어요. 제대로 된 인간이었던 거예요. 제대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견딜 수 없었던 거죠."
‘이오리‘의 주인이었던 남자, 맛있는 메밀국수를 만들고, 아내를 사랑하고, 산속을 걸어 다니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온화하고 다정했던 남자.
-모래 남자. 362p

"나는 아무것도 못 들은 걸로 할게요, 도련님" 하고 나카무라 점장은 말했다. "그러니까 와인보다 센 술 좀 내놔 봐요."
본래는 와인 잔으로 마시는 술이 아닌 그라파(포도 찌꺼기를 발효한 뒤 증류해서 만든 이탈리아 브랜디)를 벌컥벌컥 마셨고 새벽에는 술에 취해 소파에서 잠들고 말았다.
-모래 남자. 364p

"명함에는 ‘스기무라 탐정 사무소‘라고 박아요."
이것은 아사미의 어드바이스가 아니라 명령이었다.
"‘조사 사무소‘라니, 결심이 안 선 거 같아서 멋없어요. 삼촌은 사립탐정이 되는 거니까 탐정이라고 하세요."
그래서 나는 그렇게 했다.
-모래 남자. 3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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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오브 왓치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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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맞춰 나온 건가요. 넘나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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