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와 유쾌한 친구들 1
코노하라 나리세 지음, 라가와 마리모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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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끈 만화 중에 <아기와 나>를 빼놓을 수 없다. <아기와 나>를 그린 라가와 마리모의 신작이 나왔으니 그 제목은 <흡혈귀와 유쾌한 친구들>. 코노하라 나리세의 소설 <흡혈귀와 유쾌한 친구들>을 만화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일본의 한 정육 공장에서 웬 미국인 남성이 알몸인 채로 발견된다. 남성의 이름은 알베르트 어빙(이하 알). 알은 자신이 스물한 살 때 흡혈귀 여자와 춤을 추다가 잘못 물리는 바람에 낮에는 박쥐로, 밤에는 인간으로 생활하는 흡혈귀가 되었고, 피 냄새를 쫓아 (미국의) 정육 공장에 갔다가 박쥐인 상태로 냉동되어 일본에 흘러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알의 언어는 영어인 관계로 공장 사람들 및 그를 잡으러 온 경찰들은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경찰은 일단 알을 유치장에 가뒀다가 날이 밝으면 본격적인 조사를 하기로 하는데, 다음 날 유치장에 가보니 미국인 남성은 온데간데없고 웬 박쥐 한 마리만 유치장 안에 있다(이 박쥐의 진짜 정체는 알이다). 때마침 경찰서에 출근한 누카리야는 아는 사람에게 주겠다며 박쥐를 한 남자에게 데려간다. 남자의 이름은 아키라. 박쥐 상태인 알은 멀쩡하게 생긴 남자한테 피 냄새가 짙게 풍기는 것을 수상하게 여기지만, 박쥐인 상태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절망한다. 


불로불사인 존재가 등장하는 만화나 소설을 볼 때마다 주민등록은 어떻게 하고 돈은 어떻게 벌며 세금은 어떻게 내는지 궁금한 적이 많았는데, 이 만화가 바로 그 지점을 건드린다. 한때는 평범한 인간이었지만 흡혈귀 여자에게 물리는 바람에 죽으려고 해도 죽을 수 없는 존재가 된 알은 주민등록도 못하고 직업도 구할 수 없어 의지할 가족이나 마음 나눌 친구도 없이 더러운 곳에서 최하층 빈민으로 살았다. 


냉동 박쥐 신세가 되어 일본에 오고, 일본에 와서 아키라와 누카리야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킨 다음에도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낮에는 박쥐요, 밤에는 말 안 통하는 미국인 남성인 알은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없을뿐더러 사기나 안 당하면 다행일 정도다. 그런 알과 아키라가 생활을 같이 하며 서로의 처지를 이해받고 이해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알이 인간일 때와 박쥐일 때의 차이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인간일 때의 알은 한때 배우 지망생이었던 만큼 멋진 외모를 자랑하고 태도도 당당하고 늠름하다. 반면 박쥐일 때의 알은 자기보다 힘이 센 인간에게 어리광을 부리기도 하고, 동물의 본능에 충실한 면을 보이기도 한다(피 냄새가 난다, 피를 줘...!). 


박쥐가 이렇게 귀여운 동물인지 이 만화를 읽고 처음 알았다. 알과 함께 생활하게 되는 아키라의 캐릭터도 흥미롭다. 피 냄새를 짙게 풍기는 이 남자의 직업은 엠바머(embalmer). 시신을 위생적으로 처리하고 복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항상 피에 굶주려 있는 알은 아키라와 함께 일하기를 소망하지만, 아키라는 알의 부탁을 좀처럼 들어주지 않는다. 1권 마지막에서 위험에 처한 알에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키라는 알의 위험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어서 2권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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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토요일 봄.여름
야마모토 소이치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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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토요일>은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에 나오는 특급 조연 트리오 미나, 사나에, 유카리의 이야기를 따로 엮은 일종의 외전이다.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7권을 읽고 나서 연이어 읽었는데, 나로서는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보다 <내일은 토요일>이 훨씬 더 재미있었다. 


<내일은 토요일>은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의 외전이지만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을 읽은 적이 없어도, 주인공 세 사람의 캐릭터를 전혀 몰라도 이 만화를 보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셋 중에 키가 제일 크고 반에서 반장을 맡고 있는 유카리, 5 대 5 가르마가 인상적인 마이페이스 사나에, 아무렇게나 묶은 머리 모양이 인상적인 덜렁이 미나. 세 사람 모두 학창 시절에 한 반에 한 명 이상 꼭 있었던 캐릭터이기도 하다. 


세 사람의 고민도 그 나이 또래 여학생들이 할 법한 평범한 고민들이다. 핸드폰을 가지고 싶은데 부모님이 안 사주신다든지(내가 그랬다), 동하복은 같은 날 다 같이 바꿔 입고 오자고 약속한다든지(내가 그랬다), 다이어트는 해야겠는데 먹는 양을 줄일 생각은 없다든지(내가 그랬다) ㅋㅋㅋ 세 사람의 캐릭터가 분명하고, 세 사람 모두 유쾌하고 사랑스러우며, 세 사람이 함께 보내는 일상이 잔잔하면서도 쾌활해 읽는 내내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 책의 정확한 제목이 <내일은 토요일 : 봄, 여름> 편이라는 사실은 조만간 <내일은 토요일 : 가을, 겨울> 편이 나온다는 뜻이겠지?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 현재 <내일은 토요일 : 봄, 여름>을 구입하면 세 사람의 귀여운 모습이 그려져 있는 한정 일러스트 카드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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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7
야마모토 소이치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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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분기 애니메이션 화제작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의 원작 만화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7권을 읽었다.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은 제목 그대로 '장난을 잘 치는' 여중생 타카기 양과 그녀의 옆자리에 앉는 니시카타 군이 거의 매일 사소한 대결을 벌이며 썸 비슷한 감정을 나누는 과정을 그린다. 


7권에는 아홉 편의 에피소드가 실려 있다. '입학식'은 중학교 입학 첫날부터 니시카타가 지각을 한 이유를 소개한다. 등굣길에 분실물을 줍는 바람에 교무실에 들렀다 오느라 지각을 하게 된 니시카타는, 처음 보는 옆자리 여자애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대체 이 여자애는 왜 나의 사소한 일까지 다 알고 있는 걸까. 


이어지는 '체력 검사'는 타카기 양과 니시카타 군이 체력 검사를 두고 누가 누가 더 높은 점수를 받나 내기를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선물'은 타카기를 골려주기 위한 선물을 준비한 니시카타가 역으로 타카기의 꾀에 넘어가는 에피소드다. '찹쌀떡'은 니시카타가 쉬는 시간에 몰래 먹으려고 가져온 찹쌀떡을 타카기가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니시카타 귀엽다 ㅎㅎㅎ). 


어떤 에피소드이든지 공통점은 타카기와 니시카타가 내기를 하고 결과는 언제나 타카기의 승리로 끝난다는 것. 이길 걸 알면서도 매번 내기를 제안하는 타카기와, 질 게 뻔한데도 매번 내기에 응하는 니시카타의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면서 은근히 달달하다(얘들은 서로 좋아한다는 사실을 서로만 모르는 듯 ㅎㅎㅎ). 


어른스럽고 적극적인 여자애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고 어리숙한 남자애를 약 올리고 골리는 내용이라서 그런지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떠올랐다. <엽기적인 그녀>에서도 견우가 '그녀'에게 매번 당하다가 헤어질 때 되어서야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었음을 깨닫는데, 과연 니시카타는 자신의 감정을 언제쯤 어떻게 확인할까. 


현재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7권 초판을 구입하면 타카기 양의 귀여운 모습이 그려져 있는 한정 일러스트 카드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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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즈미 군, 분위기 파악하나요? 3
모스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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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최고의 인기녀 사쿠라 에리카가 같은 반의 평범남 쿠즈미 군을 짝사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만화 <쿠즈미 군, 분위기 파악하나요?> 3권이 국내에 정식 발행되었다. 1권부터 재미있게 보고 있는 만화인데, 이번 3권은 사쿠라의 잠재적 라이벌이 등장해서 더욱 재미있다. 


에리카 앞에 출연한 사랑의 라이벌은 착해도 너무 착한 천사표 '와카'. 친구들이 귀찮은 일을 떠맡겨도 싫다는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웃는 얼굴로 해주는 와카는, 에리카의 얼굴을 보자마자 걱정거리가 있어 보인다며 나라도 괜찮다면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안 그래도 그동안 쿠즈미 군을 짝사랑한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았던 에리카는 와카에게만 자신의 비밀을 알려주고 싶은 욕망에 휩싸이는데, 바로 그때 창밖 너머로 나무 타기를 하는 쿠즈미 군의 모습이 보이고, 그런 쿠즈미 군의 모습이 사랑스러운 나머지 아무에게도 쿠즈미 군의 매력을 알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정신을 차린다). 


하지만 이때 에리카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떨어뜨리는 사고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스마트폰에 담겨 있던 에리카의 비밀이 와카에게도 알려지고 만다. 와카는 아무 내색하지 않았지만, 에리카의 육감은 와카 역시 쿠즈미 군을 좋아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알린다. 하필 이때 사랑을 고백할 절호의 기회인 밸런타인데이가 찾아오고, 에리카는 용기를 내서 쿠즈미 군에게 초콜릿을 선물해 자신의 마음을 넌지시 알려볼 마음을 먹는다. 


에리카는 와카를 경계하지만, 놀랍게도 와카는 에리카의 사랑을 응원하겠다며 에리카와 함께 초콜릿을 만들고 싶다고 하는데...! 이 만화의 감초 같은 캐릭터인 치바의 활약상도 대단하다. 겉모습만 보면 덩치도 크고 인상도 험악해서 쿠즈미를 괴롭힐 것만 같은 치바. 하지만 알고 보면 누구보다 순수하고 마음이 여려서 쿠즈미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쿠즈미를 보호하는 아주 좋은 친구다(<명탐정 코난>의 핫토리 헤이지 같은 캐릭터랄까 ㅋㅋ). 


이번 3권에서는 치바가 에리카를 짝사랑하는 미사키와 얽히는 장면이 재미있었다. 미사키는 에리카가 짝사랑하는 쿠즈미를 적대시하지만, 쿠즈미와 '맞짱'을 뜨려고 할 때마다 번번이 치바에게 방해를 받는다. 점심시간에 뒤뜰에서 보자고 했더니 피크닉을 준비하지 않나, 밥 다 먹고 본격적으로 싸우려고 했더니 카드놀이를 제안하지 않나 ㅋㅋㅋ 


에리카가 와카를 경계하면서도 와카의 넓은 인품에 매료되는 모습도 귀엽고, 와카의 친구들과 이들의 고등학교 입학 직전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어서 4권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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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토리 봇치의 00생활 2
카츠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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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을 심하게 가리는 소녀 '히토리 봇치(일본어로 외톨이라는 뜻)'가 중학교에 입학해 친구를 사귀는 과정을 그린 코믹 만화 <히토리 봇치의 00생활> 2권이 국내에 정식 발행되었다. 


초등학교 시절 내내 친구라고는 단 한 명뿐이었던 히토리 봇치는 중학교에 입학함과 동시에 그 친구마저 다른 친구들을 사귀겠다고 떠나가는 바람에 혼자 등교하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조별 활동하고 혼자 집에 돌아가야 하는 끔찍한 위기에 몰렸다. 낯가림이 심해도 너무 심한 히토리 봇치는 과연 이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까. 


지난 1권에서 히토리 봇치는 야와라 카이, 스나오 나코, 혼쇼 아루 같은 친구를 사귀기는 했으나, 이제 겨우 서로 이름을 알고 얼굴을 익힌 정도라서 진정한 의미의 '친구'라고 부를 수는 없는 상태다. 낯가림이 심하다 보니 발표라도 하는 날엔 아침부터 세상 살기가 싫어 눈물이 나고, 학교 가기가 싫은 나머지 없는 병을 일부러 만든다(트위터 움짤로 쓰면 좋을 것 같은 그림 대방출 ㅋㅋㅋ). 






1권을 읽을 때만 해도 낯을 많이 가리는 데다가 소심하기까지 한 봇치가 답답했는데, 2권을 읽을 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친구 사귀기를 멈추지 않는 봇치한테 대견함마저 느꼈다. 친구들과 수영장에 놀러 가기도 하고, 조리 실습을 하기도 하고, 교외 실습을 하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좋은 추억을 만드는 봇치가 부럽기도 했다(어른이 되니 친구를 사귀고 싶어도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적네요...). 


졸업할 때까지 반 아이들 모두와 친구가 되는 게 목표인 봇치와 달리, 친구를 사귀지 않는 것이 목표인 소녀 '쿠라이 카코(일본어로 어두운 과거라는 뜻)'도 재미있다.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되고 싶은 카코가 봇치의 출현으로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도 귀엽다(봇치처럼 착하고 귀여운 아이와 어떻게 친구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새 학교, 새 학년, 새 학기를 앞두고 새 친구를 어떻게 사귈까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이 만화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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