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지음 / 사계절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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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영은 1급 지체장애인이자 변호사다. 이런 이력을 가진 저자라면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였던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오체불만족>처럼 장애를 극복하고 성공하는 이야기를 쓸 법도 한데, 저자는 그런 식으로 장애를 극복의 대상 또는 서사의 도구로서 활용하기를 거부한다. 그보다는 한 사람의 존재 자체를 보지 않고 극히 일부에 불과한 장애만을 확대해서 보는 사회, 조금이라도 '정상성'에서 벗어나면 곧바로 '실격당한 자'라는 낙인을 찍고 배제와 차별의 근거로 삼는 사회를 고발한다.


이 책을 읽으니 얼마 전에 본 영국 드라마 <이어즈 앤 이어즈>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드라마의 주축이 되는 사 남매의 막내 로지는 선천적으로 장애가 있는 미혼모다. 로지는 임신한 친구로부터 태아에게 장애 유전자가 있어서 수술로 치료했다는 말을 듣고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친구가 장애인인 건 괜찮지만 자식이 장애인이기를 바라지 않는 마음은 장애(혹은 장애인)를 혐오하는 마음과 얼마나 다를까. 그렇다고 장애 유전자가 있다는 걸 태아 단계에서 알았고 치료할 수도 있는데 치료를 거부하고 그대로 출산하는 게 맞는 걸까. 이 밖에도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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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치유하는 뇌 - 신경가소성 임상연구를 통해 밝혀낸 놀라운 발견과 회복 이야기
노먼 도이지 지음, 장호연 옮김 / 동아시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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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책을 읽고 재미를 느끼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이 책은 재미있어서 며칠 만에 읽었다. 이 책을 쓴 노먼 도이지는 뇌의 신경가소성에 관해 연구하는 의사이자 학자다. 신경가소성이란 뇌가 경험이나 훈련에 따라 변화하는 성질 또는 능력을 일컫는 말로, 신경가소성을 활용하면 외부 감각에 의해 뇌세포 간의 신경을 재배선하여 질병이나 질환을 치료하거나 신체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게 된다.


책에는 신경가소성을 활용해 실제 환자의 질병이나 질환을 치료한 사례가 다수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파킨슨병 환자인 존 페퍼의 사례다. 파킨슨병은 퇴행성 신경계 질환으로, 이제까지는 통증제 없이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이 없다고 여겨져 왔다. 그런데 존 페퍼는 통증제를 복용하지 않고 걷기 운동을 열심히 해서 결과적으로 파킨슨병의 증상이 크게 완화되는 효과를 봤다. 저자는 걷기 운동과 같은 신체 활동이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신경계의 운동을 활발히 하고, 뇌 회로의 소통을 향상시켜서 파킨슨병 같은 뇌신경 질환을 완화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 밖에도 뇌의 신경가소성을 이용해 청력 상실, 기억 장애, 인지 장애, 난독증, 다발성 경화증 등의 질병 또는 질환을 치료한 사례가 나온다. 물론 모든 질병이나 질환을 환자의 노력만으로 치료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그동안 불치병 또는 난치병이라고 여겨졌던 질병이나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아울러 뇌가 기뻐할 만한 행동 - 걷기와 같은 운동, 명상, 휴식, 음악 감상 등 - 을 많이 하라는 조언도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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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눈의 고양이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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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시대물을 좋아하고, 특히 미시마야 시리즈를 좋아한다. 미시마야 시리즈는 원래는 여관 집 딸인 오치카가 어떤 사정으로 인해 에도에서 '미시마야'라는 주머니 가게를 운영하는 숙부의 집에서 지내며 항간에 떠도는 괴담을 수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치카가 평생 그렇게 미시마야에서 괴담을 수집하며 지낼 줄 알았는데, <금빛 눈의 고양이>의 후반부에 나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서 깜짝 놀랐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비밀이다(ㅎㅎ).


<금빛 눈의 고양이>에는 대가만 치르면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는 귀신 이야기, 재앙을 부르는 목소리를 지닌 소녀가 꼬마 귀신을 만난 이야기, 화를 부르는 세상의 악을 봉해둔 저택 이야기, 읽는 사람의 운명을 알려주는 기이한 책 이야기, 금빛 눈을 가진 하얀 고양이의 정체를 둘러싼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전에는 에피소드마다 완성도의 편차가 없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다섯 편의 이야기가 하나같이 훌륭하고 재미있다(어쩜 이래...ㅎㅎ).


다음 권부터는 흑백의 방주인이 오치카에서 오치카의 사촌 오빠인 도미지로로 바뀐다. 여태껏 조역에 불과했던 도미지로가 주역이 된다니. 그야말로 '대발탁'이다. 오치카가 미시마야를 떠나는 건 아쉽지만, 도미지로가 흑백의 방의 새로운 주인으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도미지로는 오치카에 비해 살짝 가벼운 면도 있고 과거의 상처도 아직 정리되지 않아서 앞으로 흥미진진한 일이 많이 벌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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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귀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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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를 좋아한다. 미야베 미유키의 대단한 점은 1987년 데뷔 후 33년 동안 한 번도 길게 텀을 두지 않고 꾸준히 작품을 발표했다는 점, 그리고 <화차>, <모방범>, <솔로몬의 위증> 같은 현대물도 잘 쓰지만 시대물도 잘 쓴다는 점이다. 흔히 미야베 미유키를 같은 미스터리 소설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와 비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미야베 미유키가 장르의 스펙트럼도 훨씬 넓고 작품 퀄리티의 편차도 크지 않아서 더 좋아한다.


<삼귀>는 미야베 미유키가 2008년에 발표한 <흑백> 이후 현재까지 절찬리에 발표하고 있는 '미시마야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흑백>, <안주>, <피리술사>, <삼귀>, <금빛 눈의 고양이> 순이다). 미시마야 시리즈는 원래는 여관집 딸인 오치카가 어떤 사정 때문에 에도에서 '미시마야'라는 이름의 주머니 가게를 운영하는 숙부의 집에서 지내면서 항간에 떠도는 괴담을 수집하는 이야기이다. 미야베 미유키 버전의 '항설백물어(항간에 떠도는 100가지 이야기)'라고 이해하면 쉽다.


<삼귀>에는 도시락 가게 주인에게 들러붙은 귀신에 얽힌 이야기, 죽은 가족을 그리워하던 화가가 불러낸 기이한 귀신 이야기, 고립된 산간 마을에서 사람들을 도와주던 귀신에 얽힌 이야기, 향료 가게에 살면서 대대로 가족들을 보살핀 귀신 이야기 등이 나온다. 귀신이 나오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물이 대체로 그렇듯이 무섭고 끔찍한 분위기라기보다는 따뜻하고 정 넘치는 분위기이다. 읽고 나면 다음 편인 <금빛 눈의 고양이>를 읽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 것이다(적어도 나는 그랬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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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아웃 11
최은영 지음, 손은경 그림 / 미메시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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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오랫동안 읽게 되고 결국 잊을 수 없게 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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