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스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0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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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범죄 소설을 즐겨 읽었는데 이제는 좋아하는 시리즈 몇 개만 읽는다. 그중 하나가 노르웨이 작가 요 네스뵈의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다. 한국에 해리 홀레 시리즈를 알린 <스노우맨>을 읽은 게 2013년이다. 그 때로부터 지금까지 무려 7년 동안 10권에 이르는 시리즈를 모두 읽었더니, 이제는 범죄 동기나 범인의 트릭보다도 주인공 해리 홀레가 그동안의 수고를 보상받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는지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된다.


<폴리스>는 해리 홀레 시리즈 10권에 해당한다. 9권 <팬텀>에서 오랜 연인인 라켈의 아들 올레그를 마약 범죄로부터 구해낸 해리 홀레는 경찰을 그만두고 경찰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라켈과 함께 올레그를 돌보면서 모처럼 편안한 삶을 살고 있던 해리 홀레에게 예전 동료들이 연락을 해온다. 경찰을 표적으로 한 연쇄 살인범이 나타났으니 도와달라는 요청이다. 해리 홀레는 더 이상 라켈과 올레그를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은 마음과 옛정이 있는 동료들을 구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다 마침내 선택을 내린다.


과거에는 속수무책으로 가해자에게 당했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서로 지혜와 힘을 합쳐 가해자에게 응징한다는 점에서 결말이 해리 홀레 시리즈답지 않게 밝고 희망찬데, 다음 이야기 예고를 보면 그런 생각이 싹 가신다. 더 이상 나이 어린 여성을 범죄의 표적으로 삼는 이야기는 그만 보고 싶은데(참고로 <폴리스>는 나이 든 남성이 범죄의 표적인 경우가 대다수다) 11권이 그런 이야기일 것 같아서 불안하다. 그래도 11권이 나오면 제일 먼저 구입하겠지. 해리 홀레 시리즈는 재미있으니까. 이게 요즘 내가 범죄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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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 내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취향수집 에세이
신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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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는 큰 가방을 선호하는 사람이었다. 커다란 백팩에 무거운 물병과 책 여러 권, 노트, 다이어리 등등을 욱여넣고 다니면서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요즘은 가벼운 크로스백 하나만 매고 다니거나 그조차도 잘 안 매고 다닌다. 주머니에 스마트폰과 카드지갑만 넣으면 어디로든 갈 수 있다. 물은 목마를 때 사서 마시고, 책이나 노트, 다이어리는 스마트폰 안에 다 있으니 휴대할 필요 없다. 이런 삶을 모르고 그동안 고생시킨 내 어깨와 허리에 미안하다.


네이버 인기 블로그 <우아한 탐구생활>의 운영자 신미경의 새 책 <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에는 과거 남부럽지않은(?) 맥시멀리스트였던 저자가 미니멀리스트로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게 된 계기와 그 과정 및 방법이 자세히 나온다. <우아한 탐구생활>의 오랜 구독자이자 신미경 작가의 책을 모두 읽은 충성스러운(!) 독자로서 신미경 작가가 그동안 어떤 시행착오 끝에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에 이르렀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예전에 저자는 몸에 불편한 옷차림도 패션이라는 미명 아래 참을 수 있었던 사람이었다. 킬힐을 신어야 힘든 하루를 견딜 수 있는 힘이 난다고 믿었고, 골드나 선명한 빨간색 같은 과감한 컬러를 사용해야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다 건강을 잃고 보니 내 몸보다 소중한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옷도 내 몸이 불편하면 소용없다. 나에게 잘 어울리는 색채나 디자인을 무시한 채 유행을 좇고 남들 눈을 의식하는 것은 진정한 패셔니스트의 자세가 아니다.


요즘에 저자는 자신의 외모를 돋보이게 할 옷차림이 아니라 자신이 추구하는 이미지를 좇는 옷차림을 많이 한다. 차분하고 단정한 이미지를 원하므로, 옷차림 또한 블랙이나 네이비 등 어두운 색조를 많이 사용하고 그날 기분에 따라 화려한 색깔의 스카프를 목에 둘러서 포인트를 준다. 이제는 계절마다 옷장 안에 있는 옷을 대대적으로 정리할 필요도 없고, 옷을 사는 데 많은 돈을 쓰지도 않는다. 예전 같으면 쇼핑하는 데 할애했을 시간에, 이제는 좋아하는 취미를 하거나 휴식을 취한다.


저자의 '최소 취향'은 옷이나 잡화, 가구 같은 생활용품에 한정되지 않는다. 일, 취미, 여행, 독서, 공부 같은 영역에서도 마음이 끌리는 것에 더 집중하고 마음에 부담을 주는 것은 피하거나 덜어낸다. 독서의 경우, 남들이 좋다는 책을 억지로 읽는 데 시간을 들이는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나 관심이 가는 분야의 책을 읽는다. 이름난 작가이지만 집에는 미술이나 역사책, 요리책 그리고 자신의 책 몇 권밖에 없다. 다른 책들은 전부 전자책으로 읽고, 그조차도 소장하는 데 집착하지 않는다. 책은 결국 읽을 때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많이 덜어낸 저자는, 최근 새로운 습관을 들이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그중 하나가 '하루에 하나씩 사소한 친절 저금하기'이다. 동네나 직장에서 마주친 사람에게 가볍게 인사하기,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문잡아주기 같은 작은 배려와 친절은 남도 즐겁게 하지만 나 자신도 즐겁게 만든다. 이 밖에도 닮고 싶은 습관, 배우고 싶은 생각들이 많이 담겨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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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임이랑 지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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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랑의 책을 읽은 건 이 책이 처음인데, 문장이 단정하고 깨끗해서 앞으로 그의 책을 계속 찾아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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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임이랑 지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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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디어클라우드'의 멤버 임이랑은 식물을 좋아하고 잘 키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나 역시 임이랑을 뮤지션이 아니라 <아무튼, 식물>을 쓴 작가로, EBS 라디오 <임이랑의 식물 수다>의 진행자로 먼저 알았다. 임이랑의 책을 읽은 건 이 책이 처음인데, 문장이 단정하고 깨끗해서 앞으로 그의 책을 계속 찾아 읽을 것 같다.


책에는 저자가 식물을 키우면서 경험한 일들, 생각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지금은 이름난 식물 애호가인 저자도 한때는 키우는 식물마다 죽이는 '식물 킬러'였다. 그랬던 저자가 식물 키우기의 고수가 된 건, 식물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하고부터다. 예전에 저자는 어느 식물이나 일주일에 두 번씩 물 주고 햇볕을 쬐어주면 사는 줄 알았다. 그렇게 해서 식물이 죽으면 내가 식물 킬러라서 그렇다고 자책하고, 나와 식물은 안 맞는 것 같다고 좌절했다.


식물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그런 일이 거의 없다. 공부라고 해봤자 인터넷 검색창에서 식물 이름을 검색하는 정도다. 검색만 해봐도 내가 키우는 식물이 어느 계절에 잘 자라는 식물인지, 햇볕을 좋아하는지 그늘을 좋아하는지, 물을 많이 줘야 하는지 조금 줘도 되는지 알 수 있다.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것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는 노력을 수반한다. 배우고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좋아하는 것은 대상화와 다르지 않다.


책에는 저자가 국내외의 여러 식물원에 다녀온 이야기도 실려 있다. 영국과 일본, 이탈리아의 식물원에 다녀온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서울 마곡동에 새로 생긴 서울 식물원이 가장 궁금하다. 2019년 5월 정식 오픈한 서울 식물원에는 국내외 식물 관련 서적을 7천 권 이상 보유한 식물 전문 도서관을 비롯해 씨앗 도서관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고. 코로나19로 인해 현재는 임시 폐장한 상태이니 나중에 재개장하면 꼭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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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작품이 되다 - 밥장의 실크로드 예술 기행
밥장 지음 / 시루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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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의 책을 좋아한다. 밥장 특유의 아날로그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림체를 좋아하고, 솔직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글도 좋아한다. <여행, 작품이 되다>는 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이 2019년 9월에 방영된 KBS 다큐멘터리 <매혹의 실크로드> 촬영을 위해 2018년 10월부터 중국, 이란, 인도를 2주씩 여행한 기록을 담은 책이다. 밥장이 직접 그린 그림과 직접 찍은 사진, 에세이가 어우러져 있는 구성이라서 마치 작가의 여행 수첩을 엿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 경험도 풍부하지만 중국의 서쪽 지역이나 이란에는 가본 적이 없었다. 인도는 여행지의 깔끔함, 쾌적함을 따지는 취향 때문에 평생 가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막상 가보니 중국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소수민족을 통제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 때문에 자유로운 여행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취재를 할 때는 물론이고 카메라가 꺼졌을 때도 취재진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중국 공무원들 때문에 답답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란은 저자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좋았다. 거리는 깨끗했고 사람들은 친절했다. 무역제재 때문에 물가는 저렴하고 품질도 훌륭했다(여행 내내 '호갱'이 안 되려고 정신 바짝 차렸던 저자가 시라즈에서 진짜 페르시안 카펫을 대면하고 '지름신'을 만나는 대목이 이 책의 백미다). 다만 이란은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라서 가벼운 와인조차 마실 수 없다. 여자라면 외국인도 예외 없이 히잡을 쓰고 다녀야 한다. 이런 점들만 해결되면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다.


인도는 저자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별로였다. 숙소는 더럽고 길거리는 소똥과 쓰레기가 넘쳐났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많은지, 또 왜 그렇게 안 씻는지, 어딜 가나 사람들의 열기로 후끈하고 땀 냄새가 났다. 인도에서도 분명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추억들을 만들었지만, 불쾌한 기억이 쾌한 기억을 압도해 다시 인도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의문이다. 가식이나 포장 없이 있는 그대로, 좋은 건 좋다고, 싫은 건 싫다고 말하는 솔직함이 좋았다. 이래서 밥장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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