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방차 마르틴 베크 시리즈 5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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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범죄 소설의 고전이자 레전드로 평가받는 '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열심히 읽고 있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스웨덴의 작가 커플 마이 셰발, 페트 발뢰의 공동 저작이다. 두 사람은 1965년에 발표한 <로재나>를 시작으로 10년에 걸쳐 한 편씩 작품을 발표해 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완성했다. 발뢰는 시리즈의 마지막 권 <테러리스트>가 출간된 해인 1975년에 암으로 사망했다. 셰발은 발뢰가 죽은 후에도 계속 범죄소설을 발표했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가 지금까지도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기존의 범죄 소설과 다르게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부정부패와 불의에 대한 날카로운 고발과 기발한 풍자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시리즈의 제5권에 해당하는 <사라진 소방차>는 사건 너머로 당시 스웨덴 사회를 들끓게 만들었던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 인종차별주의 정책 반대 시위 등을 보여줌으로써 당대의 사회상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평화롭고 안정적인 복지 국가로 알려진 스웨덴에도 적지 않은 차별과 비리 등이 존재하며, 이로 인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폭력과 마약 같은 범죄에 빠져들고 있음을 고발한다.


<사라진 소방차>는 스톡홀름 경찰이 거대 마약 조직을 잡을 실마리로 생각하던 차량 절도범의 집이 돌연 폭발하면서 시작된다. 차량 절도범의 집을 감시하고 있던 경찰은 곧바로 화재 신고를 하지만 끝내 소방차는 나타나지 않고, 결국 주택이 전소하고 절도범은 사망한다. 그런데 차량 절도범을 부검해 보니, 폭발이 일어나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밝혀진다. 현장에 온 마르틴 베크는 경찰이 화재 신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방차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부터 알아내려 애쓴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장점은 인물들의 개인사 같은 지엽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고 사건의 본질에 좀 더 집중한다는 점이다. <사라진 소방차>에서도 마르틴 베크를 비롯한 주요 등장인물들의 개인적인 일상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 비중이 아주 적고, 그 대신 복잡하게 얽힌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자세히 보여준다. 여러 장소에서 이상한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에서, 사건 초기에 경찰이 화재 신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방차가 오지 않은 사실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 끝내 사건을 해결한 것이 대단하다. 이러한 간결함, 집요함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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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혼잣말 7 - 카니발 플러스
휴우가 나츠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김예진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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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과 독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궁녀 마오마오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 <약사의 혼잣말> 7권을 읽었다. 이제까지 후궁에서 궁녀로 일했던 마오마오는, 진시로부터 '반강제적인' 제안을 받아 관녀 시험을 보고 당당히 합격해 의관 보조 관녀가 된다. 의관의 양녀로, 어려서부터 약과 독을 철저히 교육받은 마오마오로서는 후궁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상황이 된 건데, 일을 시작한 첫날부터 다른 관녀들의 견제를 받아 기분이 찜찜하다. 아무래도 다른 관녀들이 마오마오가 특혜를 받았다고 오해하는 듯하다.


7권에선 이국에서 온 새로운 비 '아이린'과 같은 나라에서 온 무녀로 인해 사건이 벌어지고, 마오마오와 진시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아이린 비가 온 '샤오'라는 나라는 왕과 무녀가 권력을 양분하는데, 이 무녀는 오로지 백피증을 가진 아이들만 될 수 있고, 월경을 하면 자격을 잃는다. 이러한 제한 때문에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지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마오마오의 일터가 바뀌어서 그런지 진시의 분량이 크게 줄었고, 마오마오와 진시가 함께 나오는 장면도 적다. 다만 마지막에 '강한 한 방'이 있으니 끝까지 읽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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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면 놓쳐서는 안 될 유대인 교육법 - 평범한 아이도 미래 인재로 키우는 유대인 자녀교육 6가지 키워드
임지은 지음 / 미디어숲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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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들은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서 공부하지 않고 남들과 토론하면서 공부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둘씩 짝을 이루어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논쟁하는 토론식 공부법, 이른바 '하브루타' 공부법이다. 이 밖에도 유대인의 공부법 또는 교육법 중에는 특이하면서도 배울 것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읽어본 책이 임지은의 <부모라면 놓쳐서는 안 될 유대인 교육법>이다.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아이에게 꼭 필요한 최적의 교육법을 찾던 저자는 유대인의 교육법에서 힌트를 찾았다. 책에는 유대인들이 창의적이고 개성적인 아이를 길러내기 위해 오랫동안 실행해 온 창의, 개성 교육을 비롯해 인성 교육, 소통 교육, 역경 교육, 경제 교육 등이 자세히 나온다.


대표적인 유대인 교육법인 하브루타 교육법은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데 아주 유용하다. 다른 사람과 토론하고 논쟁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점검하고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는 훈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거라고 말한다. 영단어를 외우고 수학 공식을 암기하는 공부는, 인공지능이 보편화되고 로봇이 인공의 노동력을 대체할 4차 산업혁명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 그보다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다.


책에는 집에서 할 수 있는 하브루타 교육법이 자세히 나온다. 하브루타 교육법을 실행하는 데 있어 가장 유용한 도구는 책이다. 아이와 엄마 아빠가 함께 책을 읽고, 책을 읽은 다음에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단, 책을 고를 때는 엄마 아빠가 책을 고르기보다 아이가 직접 책을 고르는 것이 좋다. 아이가 흥미를 느껴야 책도 더 즐겁게 읽고 열심히 읽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에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상상해보는 것도 좋다.


유대인 교육법은 일상에서도 실천할 수 있다. 저자는 '밥상머리 교육'을 추천한다. 식사 시간에는 가족 전원이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함께 먹고, 함께 정리한다. 식사 중에는 TV를 끄고, 스마트폰도 사용하지 않는다. 하루 일과를 서로 나누면서 가벼운 대화를 한다. 단, 부정적인 말이나 잔소리는 하지 않고, 서로 공감하고 칭찬하는 말을 많이 한다. 이러한 밥상머리 교육은 매일 하면 가장 좋지만, 여건이 안 된다면 주중에 한 번 또는 주말에 한 번이라도 해볼 것을 권한다.


유대인들은 자녀가 실수하거나 실패했을 때 크게 야단치지 않는다. 그 대신 실수나 실패로부터 배울 점은 무엇인지 찾도록 이끈다. 유대인들은 자녀들에게 역사 공부를 철저히 시킨다. 조상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를 배우면 아이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삶에 감사함을 느끼고, 힘든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깨닫는다. 유대인들은 자녀들에게 외국어 공부도 열심히 시킨다. 입시나 공인 점수 취득이 목표가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밖에도 좋은 이야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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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 차별화된 기획을 위한 편집자들의 책 관찰법
박보영.김효선 지음 / 예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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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편집자들은 무엇을, 어떻게 책으로 만들까. 궁금하다면 현직 편집자 박보영, 김효선이 공저한 책 <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를 읽어보길 권한다.


이 책은 크게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에선 차별화된 기획을 하기 위해 편집자들이 책을 보는 방법을 설명한다. 편집자들은 책을 볼 때 제목에 쓰인 단어 하나도 무심히 넘기지 않는다. 요즘 베스트셀러인 책들을 보면 구어체인 제목이 많다. 딱딱하고 틀에 박힌 표현보다는, 누구나 즐겨 쓰는 입말로 된 표현을 선호하는 것이다. 편집자들은 책을 볼 때 저자의 이력도 꼼꼼히 살펴본다. 유명인이 쓴 책도 좋지만, 유명하지 않은 사람이 특별한 경험을 했을 때 더욱 눈길이 간다. 간호사나 청소부 같은, 우리가 평소에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사랑을 받기도 한다.


제2장에선 저자 또는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 팁을 설명한다. 예전에는 신춘문예를 거쳐 등단을 해야 작가가 될 수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자비출판 또는 독립출판 등을 통해 스스로 작가가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작가 되기가 쉬워진 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서, 나만 보여줄 수 있는 참신한 콘텐츠, 차별화된 콘셉트를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졌다. 남들과 구별되는 나만의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결국 나 자신을 연구해야 한다. 나를 알기 위해서는 나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고, 써봐야 한다. 다른 작가들의 책을 많이 읽으면서 나의 글, 나의 생각과 비교해보는 것도 좋다.


이 장에는 출판사 컨택하기, 기획안 쓰기, 인세 상의하기 등 책 출판을 꿈꾸는 예비 저자에게 필요한 실질적인 조언도 담겨 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작가로 발돋움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SNS에 글이나 그림, 사진 등을 연재하면서 자기 자신을 홍보하고, 예비 구매자인 팬들을 확보하고, 출판을 염두에 두고 미리 자신의 콘텐츠를 점검할 수 있다. 예전에는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통해 인기를 얻어 작가로 데뷔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요즘은 트위터, 인스타그램, 브런치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제3장에선 편집자이기 전에 열정적인 독자로서의 조언 또는 팁이 담겨 있다. 책을 꾸준히 읽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하루에 한 페이지씩이라도 지속적으로 읽는 것이 좋다. 어린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아이가 책을 읽을 때 엄마 아빠가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 성인이라면 책을 읽는 모습이나 다 읽은 책 사진 등을 SNS에 올려서 공유하는 것도 좋겠다. 나도 대학 시절부터 블로그에 꾸준히 책 리뷰를 올리다 보니 벌써 10년 넘게 지속적으로 책을 읽는 습관이 들었다. 이 밖에도 유용한 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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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환 시대의 한국 외교 - 포스트 팍스 아메리카나와 우리의 미래
이백순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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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 시절 국제정치학을 배울 때만 해도 미국 주도의 국제 정세가 한동안 지속될 거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당시에도 중국이 눈부신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었지만, 중국이 아무리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을 하고 하드파워를 키워도 외교, 안보 상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우위를 차지하며 문화, 예술 분야의 소프트파워를 이길 수 없다는 분석이 대다수였다. 이백순 대사의 책 <대변환 시대의 한국 외교>를 읽으니 그동안 국제 정치의 흐름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상대적 퇴조가 두드러지며, 이로 인해 국제 역학 관계가 크게 바뀌었으니 한국의 외교, 안보 전략도 수정, 보완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한국은 미국, 중국과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큰 관련을 맺고 있는 나라이므로 그 어떤 문제보다 이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책에서 '팍스 아메리카나'의 퇴조를 설명한다. 팍스 아메리카나란 과거 로마 제국이 전 세계를 호령하던 '팍스 로마나' 시대처럼, 현재 미국이 전 세계의 군사 안보 및 경제 질서까지 좌우하고 있음을 일컫는 국제정치 용어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미국과 소련이 세계 패권을 양분했고, 소련 붕괴 이후에는 미국이 유일한 패권 국가로서 세계 질서를 주도해 왔다. 현재는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상대적 약화로 인해 미국과 중국이 또다시 세계 질서를 양분하는 체제로 접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의 부상은 그렇다 쳐도, 미국의 상대적 약화는 어떻게 해서 일어난 현상일까. 국제정치학에서는 패권국이 패권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그동안 미국은 패권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우방국에 군대를 파견하고 재정 적자를 감수하는 등 적지 않은 비용을 치러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이후 미국은 전 세계에 파견한 미군의 규모를 축소하고 무역 적자를 줄이는 등 패권국이라는 지위에 어울리지 않은 행보를 보였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미국이 패권을 잃고 다른 국가가 패권을 차지할 것이 뻔한데, 현재로서는 유럽의 재부상을 기대하기 힘드니 중국이 가장 강력한 후임자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위기일수록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원칙이란 기존의 동맹인 미국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전략적 판단과 우리 자체의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일컫는다. 국제정치에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 국가의 생존이라는 외교 및 군사의 일차 목표를 사수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국가의 군사 안보 능력을 키우고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또한 한국의 외교, 안보 역량의 대부분이 북한에서 오는 도전에 대응하는 데 소모되는 바람에 그 외의 분야에는 역량을 쏟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국제정치학 전공자로서 저자의 지적에 크게 공감한다. 한국에도 우수한 외교, 안보 인재가 많은데 대부분이 특정 분야의 전문가, 연구자로 육성되지 못하고 공직이나 언론 등의 분야로 유출된다. 이 밖에도 깊이 새겨들을 만한 현직 외교관의 귀한 조언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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