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 17
나가오 마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만화라면 국적과 장르와 소재를 가리지 않고 두루두루 읽지만,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고전이랄까 옛날이야기다. 책도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물을 즐겨 읽고 가장 좋아하듯이, 만화도 요시나가 후미의 <오오쿠>처럼 옛날이 배경이고 옛날 사람들이 나오는 이야기가 좋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것보다 고풍스럽고 고즈넉한 것이 좋다. 





나가오 마루의 <고양이 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는 언젠가 알게 되어 1권부터 읽고 있는 만화다. 종이책은 1권부터 6권까지는 절판인 상태라서 전자책으로 구입해 읽었다. 화가는 화가인데 사람은 못 그리고 고양이 그리는 재주밖에 없는 화가 주베. 신기하게도 주베가 그린 고양이 그림을 집안에 붙이면 쥐가 사라질 뿐만 아니라 소원도 이뤄지고 행복도 찾아온다. 주베의 곁에는 신기한 능력을 가진 말하는 고양이 니타가 있다.






17권을 여는 첫 이야기는 겐노스케와 에츠지로가 한 여인을 만나게 되면서 시작된다. 의사가 되기 위한 수련을 받고 있는 겐노스케와 에츠지로는 고양이를 따라 걷다가 병든 여인을 만나게 된다. 여인은 병이 옮을지도 모른다며 가까이 오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여인의 미모에 반한 겐노스케와 에츠지로는 어떻게든 여인을 돕기로 한다. 폐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 까마귀 고양이 여러 마리를 여인에게 보내 외로움을 달래도록 한다. 





추위가 달아나기가 무섭게 고양이들이 다 함께 에도 근방의 개펄로 조개잡이를 떠나는 이야기도 나온다. 고양이가 개펄에서 조개잡이를 한다는 이야기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지만, 사람이 개펄에서 조개잡이를 하는 일은 에도 시대에도 있었을 터. 에도 시대 사람들도 썰물 때에 맞춰 바닷가로 나가면 겉으로 드러난 개펄에서 조개를 캐 바지락 전골, 바지락 무술찜, 조개 간장조림, 대합 스키야키, 바지락 초무침 같은 맛있는 조개 요리를 만들어 먹었겠지? 아 맛있겠다 ^^ 





이 밖에도 '깃발 고양이', '그리워하는 고양이', '요모기 고양이', '고양이 지장보살', '수집하는 고양이' 등 다양한 고양이 이야기가 나온다. 옛날이 배경인 만큼 예부터 전해내려오는 고양이 관련 전설이나 민담이 자주 등장한다. 작가 후기를 보니 작가님께서 평소에도 에도 시대와 고양이 관련 전설이나 민담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신다고. 하나같이 일본의 전설이나 민담을 잘 모르는 한국인에겐 낯설고 신기할 법한 이야기다. 하나같이 고양이가 너무 귀엽다 ^^ 


'수집하는 고양이'는 고양이 화가 주베의 어린 시절을 그린 이야기다. 고양이 화가는 에도 시대에 실제로 존재했던 직업으로, 주베의 스승인 주겐은 어엿한 모델까지 있다. 바로 우키요에 화가 우타가와 쿠니요시다. 고양이를 너무 좋아해 집에 항상 고양이들이 있었다고. 우타가와 쿠니요시가 그린 고양이 그림도 걸작이라고 하니 언제 기회가 되면 꼭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걷기의 인문학 - 가장 철학적이고 예술적이고 혁명적인 인간의 행위에 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김정아 옮김 / 반비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은 책이라고 추천을 많이 받았는데 드디어 개정판으로 만나보네요.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스 노트 완전 수록판 - 단권
오바 츠구미 지음, 오바타 다케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이 노트에 이름이 적힌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 


심리 스릴러의 명작 <데스노트> 시리즈를 단 한 권에 수록한 <데스노트 완전수록판>이 출간되었다. '완전수록판'답게 시리즈 전 12권을 책 한 권에 수록해 총 페이지 수만 무려 2400페이지. 책등이 갈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량을 일본 현지에서 특수 기술로 제작한 초특급 한정판이다. 


여기에 <데스노트> 원작 영화 <L change the World> (한국 개봉명 <데스노트 - L : 새로운 시작>) 공개기념 특별판까지 추가 수록되어 있어 <데스노트>의 스릴과 감동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


예약 판매가 풀리자마자 <데스노트> 완전수록판을 받아 포장을 풀어보았다. 완전수록판답게 은색의 멋진 케이스까지 제공된다(택배 상자를 옮기다가 떨어뜨리는 바람에 케이스 모서리가 구겨져서 마음이 아프다 ㅠㅠ). 케이스 표지에 그려진 라이토와 L 일러스트가 멋있어서 포스터로 제공되어도 좋을 듯. 케이스 옆면과 뒷면에는 류크 일러스트가 있다. 붉은색 글씨도 멋스럽다.






<데스노트> 완전수록판 사이즈가 얼마나 대단한지 한 번 비교해봤다. 정면은 일반 만화 단행본과 별 차이 없다. 같거나 약간 작은 정도. 하지만 측면은 일반 만화 단행본의 약 4,5배. 웬만한 사전 못지않다. 두께도 상당하지만 무게도 상당해서 이걸로 사람 잘못 치면 '데스(death)'에 이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그래서 '데스노트'?). 


생각해보면 만화책 12권을 합친 책의 두께가 4,5권을 합친 책의 두께 정도밖에 안 된다면 두께를 많이 줄인 셈이다. 책의 두께가 줄면 공간이 절약된다. 책장을 보다 넓게 쓸 수 있다. 미니멀리즘 트렌드에 딱이다(나 같은 덕후는 책장 비면 책장 비었다고 또 다른 만화책 사겠지만 ㅋㅋ).


책 두께가 혁신적으로 줄어든 건 종이가 바뀌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일반 만화 단행본에 쓰이는 갱지 비슷한 종이 대신(무식해서 죄송합니다 ㅠㅠ) 보다 얇고 매끈한 데다가 흰색에 가깝지만 눈부심은 적은 종이를 사용해 책의 전체 두께가 크게 줄고 작화도 보다 깔끔하게 보인다.





나는 <데스노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지 않고 초반에 보다가 중간부터는 띄엄띄엄 봤다. 언제 한 번 끝까지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나온 <데스노트 완전수록판> 덕분에 <데스노트>의 시작부터 완결까지 한 번에 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단행본으로 만화를 보면 단행본 한 권 끝날 때 중간에 이야기가 뚝 끊겨서 답답한데, 완전수록판은 중간에 이야기가 끊기지 않고 챕터 1부터 챕터 100까지 계속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작은 사이즈의 드라마 시리즈물이 아니라 거대한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을 본 기분이랄까. 새로운 체험이었다.





혹시라도 <데스노트> 줄거리를 모르는 독자를 위해 간략하게 설명해 볼까. 고등학교 3학년 '야가미 라이토'는 어느 날 우연히 '데스노트'를 줍게 된다. 사신계에서 떨어진 데스노트에 이름이 적힌 사람은 죽음을 맞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라이토는 범죄가 없는 사회를 구현하겠다며 텔레비전에 나온 범죄자들의 이름을 데스노트에 적는다. 


한편, 범죄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현상에 의문을 느낀 인터폴은 명탐정 'L'을 고용한다. 뛰어난 두뇌를 지닌 L은 범죄자들이 소재지가 일본 관동 지방에 몰려 있는 것에 착안해 데스노트를 이용한 살인지, 일명 '키라'의 소재지 역시 일본 관동 지방일 것으로 짐작하고 집중 수사를 시작한다.





L은 꽤 이른 단계에서 키라의 소재지를 파악하고 키라가 경찰 관계자 또는 가족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까지 추리한다. 마침내 L은 경찰국장 야가미 소이치로의 장남 야가미 라이토가 키라일 것으로 짐작하고 라이토를 추궁하지만, 라이토는 강하게 부인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위와 L 못지않게 뛰어난 두뇌를 이용해 L의 추리를 훼방놓는다. 


<데스노트>는 처음엔 데스노트라는 설정이 재미있어서 보기 시작했는데, 점점 라이토와 L의 두뇌 대결에 흥미를 느꼈고, 두 사람의 두뇌 대결이 선과 악, 정의와 불의에 대한 논쟁으로 번지며 심오한 주제로 넘어가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으니 마음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결말에 이르러서는 마음이 벅차고 애잔하기도 했다(라이토의 결말은 볼 때마다 마음이 꿀렁꿀렁하다). 애니메이션은 못 봤는데 보고 싶고(라이토 성우가 미야노 마모루라지...), 영화도 전부 보진 못했는데 이참에 다 보고 싶고. 


덕질은 끝이 없다, 네버...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9-14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14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전이 있는 동아시아사 - 색안경을 벗고 보는 일본, 중국, 타이완, 홍콩 이야기 반전이 있는 역사 시리즈
권재원 지음 / 다른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 중국, 타이완, 홍콩에 대한 오해를 풀고 새로운 지식을 알려주는 책. 어른과 아이 모두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전이 있는 동아시아사 - 색안경을 벗고 보는 일본, 중국, 타이완, 홍콩 이야기 반전이 있는 역사 시리즈
권재원 지음 / 다른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반전이 있는 동아시아사>는 중학교 사회 교사인 저자가 한국과 가까운 동아시아 국가들 - 일본, 중국, 타이완, 홍콩 -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들 국가의 역사와 문화를 간략하게 설명하는 책이다. 일본인은 비좁은 섬나라에 살아서 편협하다, 중국에는 중국어가 없다, 타이완은 일제강점기에 일제에 순응했다, 홍콩은 짝퉁의 천국이다 등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들어봤을 편견 섞인 주장에 대해 쉽게 해명한다. 


몇 가지만 소개해볼까. 일본 하면 비좁은 섬나라라는 인식이 있는데, 일본 혼슈 넓이가 한반도 넓이와 비슷하고 홋카이도 넓이가 남한 넓이와 맞먹는다. 중국인 하면 '만만디'라는 말이 있듯이 성격이 느긋하고 여유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사람마다 성격 다르고 지방마다 또 다르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이 있는 화베이 지방 사람들은 대체로 씩씩하고 자존심이 세다. 상하이가 있는 화둥 지방 사람들은 깍듯하고 신중하다. 홍콩이 있는 중난 지방 사람들은 씀씀이가 크고 과감하다. 


타이완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 식민지 시절을 거친 경험이 있다. 당시 타이완 사람들은 조선 사람들과 달리 강력하게 저항하지 않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타이완 사람들 역시 일제에 완강하게 저항했고, 일제가 타이완을 무력으로 완전히 제압하는 데는 무려 2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심지어 일제는 영국의 식민 통치 기술을 모방해 한족과 원주민을 차별하는 정책을 펼쳤다. 한족에게는 적극적인 동화정책, 유화정책을 실시하고 원주민에게는 가혹한 통치를 하며 분열을 꾀했다. 


홍콩 하면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제작된 홍콩 느와르 영화의 영향으로 유흥과 환락의 도시, 범죄와 폭력의 도시라는 인상이 있는데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현재는 일본, 한국보다 강력범죄 발생 건수가 낮은 치안 강국이며, 한때 폭력배의 소굴이었던 지역에는 수풀이 울창한 공원이 들어서 있다. 홍콩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등산이라는 사실도 새롭다. 홍콩 하면 섬 이미지가 강한데, 실제로는 도시의 70퍼센트가 녹지대이며 강원도 못지않은 등산 코스가 많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