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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를 넘는 마케팅이 온다 - 급변하는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는 마케팅 10
박기완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올해는 망했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안 그래도 전부터 경기가 안 좋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까지 덮치는 바람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매출은 떨어지고 고용은 점점 더 불안해지는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잘나가는 브랜드는 여전히 잘 나간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기업들이 그렇고, 경기와 상관없이 소비자들이 충성하는 브랜드들이 그렇다. 어떻게 하면 그런 기업, 그런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까.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박기완의 책 <트렌드를 넘는 마케팅이 온다>에 그 답이 나온다.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는 지난 10년 동안 대학에서 연구하고 강의하면서 마케팅을 분석하는 데 필요한 세 가지 툴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수평성, 비정형성, 불안정성이다. 수평성이란 말 그대로 수평한 연결과 소통을 의미한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모바일 같은 신기술의 등장으로 기업과 소비자들은 전보다 수평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비정형성은 산업 간 경계의 붕괴를 뜻한다. 불안정성은 불확실성, 불안, 공포, 걱정 등을 의미한다.
책에는 수평성, 비정형성, 불안정성의 대표적인 사례가 실려 있다. 수평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무신사를 들 수 있다. 무신사는 2001년 다음 프리챌에서 스니커즈 마니아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출발해 2020년 현재 국내 최대 온라인 편집숍이자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소위 '옷 좀 입는다'라는 사람들이 모이면서 세력이 점점 커졌고, 현재는 패션뿐만 아니라 트렌드, 문화, 최신 뉴스 등이 전파되는 통로로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비정형성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마켓컬리를 들 수 있다. 온라인 식품 시장의 후발주자인 마켓컬리가 업계를 선도하는 지위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새벽배송(샛별배송) 덕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마켓컬리가 새벽배송을 실시하기 전에는 국내 대부분의 택배사가 익일 주간배송을 하고 있었다. 마켓컬리는 제품을 차별화하는 것만으로는 기존 업체들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 유통 과정에서 차별화를 시도했고 큰 성공을 거뒀다. 평범한 사고방식으로는 절대 떠올릴 수 없었을 아이디어다.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사례로는 탐스를 들 수 있다. 탐스는 소비자가 신발을 한 켤레 구매할 때마다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소비자들은 탐스에서 신발을 구매할 때마다 자신이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신발을 기부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개념 있는 소비자로 여기게 된다. 이러한 '착한 기업', '착한 마케팅'은 현재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반대로 '나쁜 기업', '나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면 기업의 이미지가 악화되는 것은 물론, 매출이 떨어지고 심하게는 기업의 문까지 닫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이케아, 파타고니아, 구찌, 포르쉐 등 널리 알려져 있는 기업들의 최신 마케팅, 브랜딩 사례가 잘 정리되어 있다. 마케팅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물론, 현직 마케터와 마케팅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