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존중
버트 헬링거 지음, 박이호 옮김 / 고요아침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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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세우기 치료. 여기에 관심이 많다. 가족 세우기 치료라는 제목으로 검색을 해보면 책이 몇 권이 나온다.  아직 다 읽어보지 못했으나, 가족 세우기 치료에 대해서 두세 권의 책을 읽고 있는 중.

 

감탄을 하면서도 과연 그럴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동양에서 말하는 영혼, 기와 같은 것이 서양의 학자들에게도 받아들여지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내 가족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기도 하고, 여기에 나오는 것처럼, 내 가족의 문제에 있어서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해서 인정하는 연습을 하기도 하고...

 

하여 가족 세우기를 처음으로 실시한 사람, 버트 헬링거의 책이 나와 있음을 보고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도대체 그는 가족 세우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효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등등에 대해서 가장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이 책은 가족 세우기에 관해서 의구심을 갖고 있던 사람이 헬링거와 이야기하면서 또 가족 세우기 치료과정을 보면서 자신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음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더더욱 가족 세우기의 핵심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현대와 같이 핵가족화가 급속도로 진행되어 이제는 대가족을 찾기 힘든 시대에서도 가족 세우기 는 효과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가족세우기가 꼭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한다고 하지는 않으니, 가족 세우기에서 공간은 중요하지 않다.

 

가족 세우기에서 정말로 중요한 공간은 바로 가족이라는 영혼의 공간이다. 그 영혼의 장에 자신들 가족을 제대로 위치시킨다면 어느 정도 가족 세우기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영혼의 장... 보이지 않는 장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는.

 

마치 우리가 운명이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이 책에서 그는 운명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운명은 물의 흐름과 같아서 우리가 막거나 길들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 우리는 그것을 단지 바라보고, 그 흐름에 우리를 맡길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런 운명의 흐름 속에서 가족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가족 구성원 중에 문제가 생기면 그것이 당대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후대를 통하여 반드시 나타난다고 하니, 과학적으로 하면 '후생유전학'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영혼의 장에서는 그 흐름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고 한다.

 

영혼의 장이 존재하고, 그 영혼의 장에서 가족은 구성원들끼리 몇 세대에 걸쳐 강한 관계로 맺어져 있기에 그런 관계의 끈을 부정한다고 해서 끈이 없다고 부정한다고 해서 벗어나지는 못한다고 한다.

 

벗어나지 못함. 운명이라는 끈으로 엮여있는 가족은 그래서 그 관계를, 그 존재를 인정해야만 한다고 한다. 하여 이 책의 제목이 "존재의 존중"이다. 아무리 하찮은 사람이라도, 아무리 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도, 아무리 내게 피해를 준 사람이라도, 특히 근친상간이나 강간과 같이 내게 상처를 준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존재를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죄와 존재의 인정은 별개의 문제라고 해서, 그 죄를 용서해서는 안되지만 존재를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존재를 인정하고, 그 존재의 자리를 제대로 잡아준다면 그 곳에서 치유는 시작된다고 한다.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한다. 그러한 방법론에 대해서 원론적으로 자신의 가족치료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하지만 가족 세우기는 병을 완치시키는 기술이 아니라고 한다. 가족 세우기는 그 사람에게 자신의 현실을 똑바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그 바라봄을 통하여 자신에게 얽혀 있는 관계를 풀 수 있는 기회를 주며, 가족 세우기를 통하여 자신의 영혼이 더욱 힘있게 변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러니 가족 세우기 치료에서 가족 세우기를, 즉 가족의 존재를 제대로 인정하고 제 자리를 잡아주기만 한다면 우선 우리의 영혼은 짐을 벗어던지고, 더 강해진 영혼으로 거듭날 수 있으며, 가족끼리도  좀더 마음 편한 상태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모든 가족이 이렇게 제대로 가족 세우기를 한다면 사회문제는 자연스레 방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동양에서 말하는 제 직분에 충실한 삶. 제 존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얘기하고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에서도 자신이 자리잡아야 할 정당한 위치가 있다는 말은, 어떻게 보면 가부장적으로, 보수적으로 들릴 수가 있는데, 사실 진보든, 보수든, 그에 걸맞은 자리는 있고, 그에 합당한 역할이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니, 자신의 자리는 곧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을 떠나 정당한 자기 자리라는 생각, 정당한 자신의 역할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굳이 이데올로기적으로 판단을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 특별한 존재라면 우리의 영혼 역시 특별한 존재이기에, 그러한 영혼이 어떤 관계맺음을 하고 있는지, 영혼의 장에서 내 자리는 어디인지, 우리들의 자리가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 혹 잘못 자리 지워지지는 않았는지, 배제된 사람은 없는지 생각을 하다보면 자신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고, 또 가족이 비록 한 공간에서 살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말한다. 좋음의 기준에 대해서.

 

좋음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편안함과 기쁨을 주거나 고통을 완화해주는 것입니다. 저는 제가 자제할 때 즉,  다른 사람에게 간섭하지 않을 때 다른 사람이 더 좋아지는 것을 봅니다. 좋은 행위뿐만 아니라 좋은 행위를 하지 않음도 같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239쪽.

 

가치 판단을 보류하고 우선 존재에 대한 인정 그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 존재에 대해서 무시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오롯이 받아들이는 연습. 그것이 가족 세우기 치료에서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가족 세우기가 제대로 된 다음에 사회로 확장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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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아이들, 조금 다른 이야기 - 십대 여성들의 성매매 경험과 치유에 관한 기록
김고연주 지음 / 이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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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여성들의 성매매 경험과 치유에 관한 기록'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한때 '원조교제'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은 용돈을 벌고, 어른들은 어린이의 성을 사는 그런 관계, 일본에서 유행하던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에 들어 사회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원조교제란 말은 쏙 들어갔는데, 이 말이 들어갔다고 해서 그런 현상이 사라졌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오히려 더 활발해지고 조직화되었다고 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십대들의 성에 대해서 우리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물론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 법률이 제정이 되어 십대들이 성을 보호하려는 법적인 움직임도 있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이 법은 공허한 글자에 불과하다.

 

실제로 처벌받는 어른들이 별로 없거니와(거의 70%가 넘는 청소년성매매구매자 어른들이 겨우 벌금형을 받았다고 한다. 게다가 더 심한 경우는 달랑 하루의 교육으로 처벌을 끝낸 경우도 많다고 하니...), 십대들이 성매매 충동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회적 장치도 별로 없다고 한다.

 

이 책은 석사와 박사 논문을 청소년들의 성매매를 주제로 쓴 김고연주가 그들과 만나고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사실 밖으로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으나 소문으로는 잘 알려진 청소년성매매에 관해서 책을 내기는 좀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모르던 사람에게 이런 방법이 있었구나 할 수도 있고, 또 청소년 성매매가 이렇게 광범위하고 또 이렇게 심각했어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청소년성매매에 관해서 눈을 감고 있을 수는 없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청소년 성매매로 인해 정작 상처받는 사람은 청소년 당사자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서도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이 책은 문제의 핵심에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직접 성매매 활동을 했던 청소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책에서는 이런 청소녀들이 자신들의 좋지 않은 환경 때문에 성매매에 빠져든다는 단선적인 해석은 거부한다. 청소녀들이 성매매에 빠져드는 원인을 한 가지로 정리할 수 없다고 한다.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합쳐서 청소녀들은 거리로 나오고 있으며, 거리로 나와서는 자신들의 생계를 위해서 또는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 성매매로 빠지게 된다고 한다.

 

하여 청소녀들이 성매매를 하는 것을 그들의 자발적인 일탈행위로만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이들이 거리로 나왔더라도 성매매를 하지 않을 여러 조건들이 있다면 굳이 자신의 몸을 상품으로 이용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는 것이다.

 

즉 불우한 환경만이 이들을 성매매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안전망이 확보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과 청소년들이 일할 수 없는 사회환경, 그리고 거리의 청소년들을 이탈자 취급하는 사회적 시선 등이 이들을 성매매에 빠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쉽게 일탈행위를 하는 청소년들을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들이 그러한 일탈행동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에 대해서는 고민을 덜 하고 있다. 그냥 개인의 의지박약이라든지, 가정환경으로만 책임을 전가하는 경향이 많다.

 

그것은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 개인의 의지로 이런 문제를 취급해서는 안되면, 또한 모든 문제를 가정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도 안된다.

 

오히려 가정이 문제가 있을 때 그것을 사회가 막아줄 수 있어야 하며, 개인의 의지가 약하다면 관계를 통해서 행동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사회적 동물이라고 자처하는 우리 인간들이 해야할 일인 것이다. 그것이 사회의 책무이고, 국가의 의무인 것이다. 그것을 소홀히 한 상태에서 개인에게, 가정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자세는 민주주의국가에서 해서는 안될 일이다.

 

이 책에는 그런 점이 너무도 잘 나와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청소녀들이 성매매를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이들은 자신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어도 그것이 쉽지 않다는 점... 그럼에도 이들 역시 자신들의 처지에서 벗어나 남들과 비슷한 생활, 즉 일탈에서 일상으로 돌아오고 싶어한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안전망을 통하여 또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하여 청소녀들의 성매매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청소년성매매 구매자인 어른들을 엄격하게 처벌하는 법 정비가 동반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고.

 

십대 포주까지 등장하면서 이들은 이제 용어를 '번개'니 '조건'이니 라는 말을 쓰면서 자신들의 생계를 위해서 몸을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많이 조직화된 모습도 보인다고 하는데...

 

거리로 나온 아이들... 어떤 아이들은 거리가 학교라고 거리에서 자신의 인생을 배웠다고 언론에서 띄우기도 하는데... 이 아이들, 적어도 이 책에 나온 아이들 대부분은 언론에서 자랑스레 이야기한 거리를 학교라고 한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삶을 거리를 통해서 온몸으로 겪어온 아이들이다.

 

너무도 많은 것을 경험하고 깨우친 아이들이다. 이들은 잘못된 길을(법적으로) 갔다고 하더라도 그 잘못이 자신의 인생을 좀더 풍요롭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어른과 사회가 할 몫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지금 청소년들이 만약 아무 대책없이 거리로 나왔다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부터 우리들이 해야 한다.

 

적어도 이들이 살 수 있는 방법이 여럿 있다는 것을 알아야 진정 '거리'가 '성매매'로만 빠지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배움터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거기에 대해서 고민해 보라고 청소녀들의 성매매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그들이 잘 살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하고 있는지도 잘 보여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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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명, 어느 날
스티븐 에모트 지음, 박영록 옮김 / 시공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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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인구가 100억이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책이다. 당연히 지금의 인구 추세대로라면 지구의 인구는 곧 100억 명에 도달하게 된다.

 

지금 인구가 약 70억 정도라고 하는데... 100억이 된다면 우리 지구가 인간을 위해서 감당해야 할 몫이 어떻게 될까?

 

지구가 버틸 수 있을까? 지구가 인구를 감당할 수 있는 상태를 네 가지로 분류하여 제시하고 있는데...

 

대기권(우리가 숨쉬는 공기), 수권(지구의 물), 빙권(빙원과 빙하), 생물권(지구의 식물과 동물) 36쪽

 

지금도 이 네가지 조건은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는데... 대기권은 우선 이산화탄소의 과다 방출로 악화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서 지구는 온난화가 심해지고 이상 기후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후협약을 맺었으나 이산화탄소 방출량은 줄지 않고 있으며, 오존층의 파괴는 점점 심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여기에 대량의 메탄가스들이 방출되고 있는 현실에서 '소방귀에 세금을' 매기자는 말도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수권은 물부족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지하수가 고갈되어 가고 있는 현실이다. 게다가 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엄청난 물들이 소비되고 있어서 음용수로 사용될 물이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물을 사서 먹는 경우가 많으며, 아프리카와 같은 대륙에서는 물부족으로 인해서 심각한 위협을 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빙권은 이미 심각해지고 있다. 빙하가 녹고 있어서 낮은 해안지대는 침수가 되고 있으며, 투발루를 비롯한 몇몇 나라들은 이미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빙권의 약화는 이것만이 아니다. 빙하가 녹으면서 빙하 속에 갇혀 있던 메탄가스들이 대기로 방출되기 시작하여 대기권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빙하가 녹아 새로운 땅이 생기고 자연자원을 채굴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장점을 대기권의 오염이 상쇄하고도 남는다. 하여 빙하가 녹는 것은 지구에게 좋은 점보다는 안 좋은 점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생물권에 대해서는 이 책에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생물종 다양성 보호에 앞장서는 단체인 국제자연보호연맹은 2012년 현재 양서류 전체의 41퍼센트, 조초산호류 전체의 33퍼센트, 포유류 전체의 25퍼센트, 조류 전체의 13퍼센트가 곧 멸종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55쪽.

 

지구가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다양성이 중요한데, 그러한 다양성이 인구 증가에 따른 개발로 인해 파괴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렇게 생물 다양성이 파괴된다면 인간의 생존에도 많은 문제점이 도출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인구가 100억이 될 때 우리 지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조금 더 심화된 모습으로, 더 심각한 상태로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대책이 있을까?

 

이 책에서는 두 가지를 제시한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혁신적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둘째는 인류의 활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155쪽

 

기술혁신으로는 다섯 가지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녹색에너지, 원자력, 담수화, 지구공학, 제2의 녹색혁명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산화탄소를 줄이는데 실패하고 또 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은 방법은 단 한 가지 뿐이다. 그것은 우리의 활동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우리의 생활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꾸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그 대가를 치르지 않더라도 우리의 후손들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이 책의 마지막에 나와 있는 것처럼 섬뜩한 해결책밖에는 제시하지 못할 것이다.

 

인구 100억 명. 한 때 인구가 국력인 적이 있었는데, 또 우리나라는 인구감소를 무슨 국가적인 문제로 여기고 인구증가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인구 증가에 따른 범지구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는 점...

 

이 책은 그러한 점을 100억 지구라는 가상을 통해서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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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시들이다.

 

그런데 마음이 애잔해 진다.

 

슬프다. 농업은 사람을 살리는 일인데, 정작 그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다.

 

자신의 희생으로 우리들을 살리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너무도 예의를 지키지 않고 있지 않은지.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해 농업개방도 거의 이루어졌고, 이제는 쌀 마저도 개방되어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이 아주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도시는 개발이 되어 빌딩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점점 솟아오르고 있는데, 농토는 빈 들이 되어 가고 있는 현실.

 

농촌에 가면 놀고 있는 땅 (하긴 어떤 때는 농사를 짓지 않으면 아주 잘했다고 보조금을 지급하던 때도 있었는데...)도 많고, 곳곳에는 폐가가 남아 있는데...

 

여기에 농촌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이라서 50대면 청년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는데...

 

그렇게 우리나라 농촌은 점점 황폐해져 가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농업에 대해서 제대로 된 투자를 하지 않는다.

 

아니 농업은 투자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그래야 한다.

 

이 시집은 오래 전에 나왔다. 내가 헌책방에서 구입해 갖고 있는 시집이 1990년에 나온 것이었으니.  90년이 되기 전에도 우리나라 농촌은 이리도 힘들었는데... 그것이 지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으니.

 

농업.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우리가 우리의 목숨이라고 생각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일이다.

 

"농민에게 월급을!"이라는 주장... 공허한 주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고진하의 시집 중에 한 폭의 수채화같은, 그러나 너무 슬프고 애잔한 수채화 같은 그런 시. '폐가'

 

폐가

 

휘영청 밝은 달빛 쏟아지는

솔고개 마루터

폐가 한 채

반쯤 내려앉은 썩은새 지붕 위엔

올망졸망

쫓겨난 흥부네 새끼들 같은

탐스런 조롱박들이 뒹굴고 있었다

 

고진하, 지금 남은 자들의 골짜기엔. 민음사. 1990년. 13쪽

 

중국 주석인 시진핑이 방한 한 지금. 중국에게 농산물까지 완전히 개방해서 우리 농촌이 더 힘들어진다면 정말로 우리나라 농토엔 무엇이 남을까... 우리는 그 빈들에 집들만 지을까? 공장만 지을까?

 

빈들이 식물들도, 곡물들로, 우리들의 삶으로 차게 해야 할텐데... 이렇게 '폐가'가 늘어나는 농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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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그들 역사의 이방인들 - 섞임과 넘나듦 그 공존의 민족사 너머의 역사책 1
이희근 지음 / 너머북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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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2007년 8월 18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한국 사회의 다민족적 성격을 인정하고 '단일 민족 국가'라는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5쪽

 

다음에는 이런 말이 이어진다.

 

  이와 같이 중국인,, 일보인, 그리고 북방 유목민족 등 한반도의 주변 여러종족 및 민족만이 아니라, 멀리 무슬림 세계의 아랍인까지도 오늘날 한민족으로 지칭되는 구성원의 일원을 이루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현재 한국인의 관념 속에 자리하고 있는, '한민족은 단일민족'이란 신화는 만들어진 역사 즉, 허구에 불과한 것이다. 8쪽

 

어떤 책에서는 이런 말도 있었다. 중국인들이 세계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잘 살고 있지만, 유일하게 중국인이 자신들의 공동체 만들기에 실패한 나라는 한국이다. 한국은 단일민족이라 배타적이다.

 

그런데... 이게 자랑일까? 그리고 우리가 진짜 단일민족일까? 단군신화만 보아도 우리 민족은 단일민족이 될 수 없지 않았을까? 곰족과 호랑이족. 그리고 천계족과 지상족. 이렇게만 보아도 이미 고대사회부터 우리 사회는 다문화 사회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단일민족'이라는 신화에 갇혀 독일의 아리안 순수혈통을 주장한 히틀러의 광신을 비판하면서도 우리 자신이 그러한 틀에 갇혀 있음을 인식하고 있지는 못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그러한 신화가 허구임을, 우리는 애초부터 다문화 사회였음을, 우리가 단일민족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얼토당토하지 않음을 역사적 사례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고조선 시대에 위만부터 시작하여 삼한시대 특히 가야 전에 마한, 변한, 진한 때에도 역시 중국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많았으며, 왜라는 이름을 지닌 사람들은 지금의 일본과 똑같은 사람들은 아니겠지만 우리와는 다른 민족의 사람들이 한반도 남쪽에 자리잡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 통일신라 때에는 아랍인들까지 들어왔음을 역사적 근거들을 들어 보여주고 있으며(이 책에서는 나오지 않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김수로왕의 부인인 허황옥도 외국에서 건너온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려 때에는 국제무역항은 벽란도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종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함께 살아갔다고 한다.

 

여기에 거란과 여진에서 넘어온 사람들, 몽고에서 넘어온 사람들, 그리고 다시 명나라 유민들, 또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 정착한 일본인들 등등 하여 이미 예전부터 우리는 다문화 사회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많은 민족들이 우리나라에 정착하긴 했지만, 그들에 대한 차별이 지금처럼 이루어졌음을 보여주고도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백정이다.

 

'백정'은 유목민족이 우리나라에 정착한 결과로 보여지는데, 유목생활을 강제로 정착생활로 돌리려는 정책으로 인해 그들은 우리 사회에서 이방인으로 취급받았으며, 제대로 된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였다고 한다.

 

'백정'을 단지 천민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들의 유래가 바로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넘어온 다른 민족 구성원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차별이 어쩌면 지금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의 연원이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들었고.

 

책에 "섞임과 넘나듦 그 공존의 민족사"라는 말이 있다. 다문화 사회는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공존하는 사회다. 그런 사회가 강한 사회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단일종은 멸종되기 쉽다. 마찬가지로 단일성을 강조하는 사회는 지속되기 어렵다.

 

우리 사회도 이제는 엄연한 다민족 사회다. 그걸 인정하기에 다문화 교육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다문화 교육이 어떤 때는 우리 민족 문화를 다른 민족에게 강요하는 것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것이 아니라, 모든 문화는 평등한데 다만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쪽으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민족은 아주 오래 전부터 다른 민족구성원들과 함께 어울려 살았다. 하지만 그들을 우리 문화에 동화되는 쪽으로 정책을 펴왔는데... 그런 결과로 다민족 문화가 아직 우리나라에 제대로 살아남아 전승되지 못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아니다. 역사에서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우리는 다문화 사회가 이미 되었다. 그렇다면 다양한 문화가 함께 어울리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사회를 만드는데 이 책은 우리의 다문화 역사를 살펴보게 함으로써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 민족의 다문화 역사가 이리도 오래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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