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의 교육을 말하다 - 관계 본질 변화
김용 외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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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교육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 이후 인공지능이 우리들 삶에 깊숙히 들어와 우리들 삶 자체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코로나로 인해서 우리들 삶이 엄청나게 바뀌었음을 체감하게 된다.


인공지능이라는 인간 문명의 발달로 인간의 삶이 바뀌는 일이야 그렇다쳐도 감염병으로 인해 인간 삶이 바뀔 수 있음은 그다지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현대 의학과 과학이 발달한 지금에서는 더더욱이. 


하지만 이 둘이 연결되어 코로나 이후 우리 교육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금처럼 교육이 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대세를 이루고, 그럼에도 코로나는 우리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던져주었다고 말하고 있으니...


코로나로 인해서 우리 교육에는 인공지능까지는 아니어도 온갖 매체들이 들어오게 되었다. 그것들을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었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이 대세를 이루게 되었다. 결국 과학기술과 감염병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우리 교육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 이후에 교육이 온라인으로만 갈 수 있을까? 이제 학교라는 공간은 필요없고, 교사라는 직업보다는 누구나 교사가 될 수 있는 그런 시대로 변하게 되는가? 그런 질문을 한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교육을 말하는 이 책은 앞으로 우리 교육은 전면적인 온라인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온라인을 거부할 수는 없겠지만, 학교라는 공간에서 친구들과 교사들과 직접 대면하면서 하는 수업이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왜냐? 교육은 관계이기 때문이고, 이 관계는 온라인에서도 가능하지만 직접 대면했을 때 온라인보다 더 질적으로 다양한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본디 교육은 관계적 성격의 일이며,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교육과정을 매개로 다층적으로 대화하는 일과 같습니다. ... '관계 맺기 없이 교육은 성립할 수 없다'는 깨달음은 코로나가 우리에게 전해 준 큰 선물입니다. (6쪽)


왜 그러냐 하면 성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제는 스스로 자기 공부를 찾아해야 하는 대학생들도 온라인 수업을 통해서 지식은 습득했을지 몰라도 무언가 미진한 점이 있었다고 한다.


성인인 대학생들과의 수업에서조차도 교육은 정보처리의 효율만으로 판단될 수는 없었다. (43쪽)


학교는 지식을 얻어 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관계를 만들어가는 곳이다. (48쪽)


이렇게 관계를 만들어가는 일은 온라인과 더불어 직접 만나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된 2년 동안 지속적으로 대면 수업 요구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함께 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서로에게 자극을 받고 도움을 받는 과정을 통해서 배우는 일. 또 갈등하고 타협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일 등등이 교육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한 공간에서 함께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비록 쉬운 일이 아닐지라도.


온라인 상에서 학습하고 발표하는 일을 더 편하게 여기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그들은 이런 관계가 직접 만나서 관계를 맺는 일을 피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지내면 인간이라는 말이 성립하기 힘들다. 인간은 함께 지낼 때 인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모프가 쓴 소설 '로봇과 제국'이나 '파운데이션'에서 보면 서로 대면하지 않고 홀로그램으로만 소통하는 솔라리아인들이 나온다. 


그들은 고도로 발전된 기술을 사용하고, 홀로그램을 통해 서로 소통하기는 하지만, 직접 대면은 하지 않는다. 그런 사회가 과연 바람직할까? 오래 전에 아시모프는 그런 사회가 바람직하지 않음을 이미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그러니 코로나로 인해 원격수업만 한 학생들에게는 솔라리아인과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 원격과 더불어 함께 만나 관계를 맺을 기회를 주어야 한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은 언젠가 하나의 '가능성'으로서 예측할 수 없는 것에, 그리고 가능한 것의 영역을 넘어서는 것에 자리를 마련해야 하는 동시에, 앞선 세대에 의해 만들어지고 끊임없이 형성되고 있는 세계에 새 세대가 주인으로서 거주할 수 있도록 초청하는 것이다. 이 초청에서 아이들은 인식 그 자체가 아니라 인식과 이중의 관계를 맺어야 한다. 즉 인식을 '통해'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서' 이 세계와 관계 맺도록 하여 이 세계를 더욱 새롭게 갱신해 나갈 수 잇는 그 세대만의 가능성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개별적인 주체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127-128쪽)


교육은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유주의적 자유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바라는 것'과 '바람직한 것' 간의 차이를 규명할 줄 아는 해방적 자유를 향해야 한다. (131쪽)

 

그래서 이 책의 저자들은 아이들의 학습에도 주안점을 주지만 교사의 교육에도 주안점을 둔다. 교사는 교육을 해야 한다. 아이들을 자극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이 교육에, 즉 배움의 장에 나오도록 초청해야 한다.


이 초청을 아이들이 곧바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교사는 초청해야 한다고 한다. 언젠가 이 초청의 의미를 깨닫고 받아들일 수 있으므로.


하여 코로나 이후의 교육은 지금과 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학교의 중요성을 드러냈고, 원격과 대면이 융합되는 교육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원격을 통해 학생들이 지식을 습득하더라도 대면을 통해 그 지식들을 활용하여 토론하고 심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어쩌면 이미 오래 전부터 해오던 거꾸로 학습법 같은 방법, 또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 방법은 이래야 한다고 딱 하나로 또는 몇 가지로 정리되어 전달해서는 안 된다고... 학생과 교사, 또 지역에 맞게 다양한 교육 방법이 실행되어야 한다고... 그런 교육 다양성을 살리는 일이 코로나 이후의 우리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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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이 바뀐다 교육이 바뀐다 함께 걷는 교육
교육의봄 외 17인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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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채용이 상당히 멀리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 학생들이 공부하는 이유가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으니, 기업에서 채용하는 방식이 교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지금까지는 학벌 사회라고 해서 좋은 대학을 나오면 취업에 유리하고, 그렇기 때문에 좋은 대학에 가려고 아등바등 대는 경우가 많았는데, 학벌에 대한 중요도가 떨어지면 대학입시로 대변되는 교육이 바뀔 수가 있다.

 

아니, 바뀌어야 한다. 우리나라 거의 대부분 학생이 초, 중, 고를 입시를 위해서 공부를 한다는 사실은 학생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도 낭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은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교육이 쉽게 바뀌나? 교육 분야만큼 보수적인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교육은 변화에 느리다. 사회가 다 변한 다음에 그것이 겨우 교육에 반영된다고 할 수 있는데.

 

노동자를 채용하는 기준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아직 체감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이미 IT기업에서는 학벌을 보지 않게 된 기간이 오래 되었으며, 외국인 기업들에게는 우리나라 대학 서열이 그리 의미가 없다는 사실, 공기업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으로 인해 블라인드 채용이 대세가 되고 있고, 금융권에서도 블라인드 채용이 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대기업에서도 아직까지는 학벌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블라인드 채용과 비슷하게, 학벌보다는 능력을 중심으로 뽑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지금 채용이 되기 위해서는 학벌보다는 능력이, 직무 능력이 우선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사실을 여러 통계 자료와 그 기업에서 채용을 담당했던 사람들, 또 채용과 관련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토론 내용을 담고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 사회의 채용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것을 교육이 어떻게 반영해야 학생들이 추세를 따라갈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의 뒷부분에서 이러한 채용의 변화를 잘 정리해주고 있어서, 그 부분을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미래 사회 핵심 역량 중 첫 번째는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 즉 자립심이고 두 번째는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세 번째는 이질적인 집단에서 소통하는 능력입니다. 그런데 이 세 역량을 길러내는 데 있어 한국 교육과 가정이 매우 인색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스펙은 화려하지만 학원과 부모에게 의존하는 사람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지식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창의적인 존재보다는 주어진 질문에 대한 정답을 찾기 위해 암기하는 교육에 열중하고 있고, 성적이 비슷하고 집안 경제 수준도 비슷한 동질 집단에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러다보니 이질적인 집단 속에서 길러지는 소통 능력을 키울 기회가 없습니다. (359-360쪽)

 

자, 이런 추세에서 지금 교육대로 계속 나아간다면, 우리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에서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적응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니 교육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교육은 과거의 지식을 배우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교육은 현재에서 과거와 미래를 잇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누가? 이 책의 정리 부분에서 하는 이 말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미래를 살아가도록 해야 할 부모와 교사들이 어쩌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이들에게 역량을 교육하는 실천과 입시제도를 도입하고 주장하고 외쳐야 할 사람은 누구입니까? 아이들을 지켜야 할 부모이고 교사입니다. 입시제도를 고치는 힘은 정부와 정치인에게 있는 것 같지만 그들도 유권자들이 움직인 만큼만 움직입니다. (372쪽)

 

자, 입시제도를 정부에서 고쳐주기만 바라고 손을 놓고 있는 부모와 교사들은 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부모가, 교사가 먼저 주장해야 한다. 지금 이대로 교육제도를 유지하면 아이들에게 미래는 없다고. 반드시 지금, 고쳐야 한다고. 직장에서 채용하는 방법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고.

 

그럼에도 지금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을 안 하면 학원에 등원하지 못하게 한다고 난리다. 학원이 무엇인가? 입시에 최적화된 학습기관 아닌가. 부모들은 자녀들이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 불안해 한다. 너도 나도 학원에 보낸다. 이런 부모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학원에 갈 수 없다고 하면, 백신 접종은 부모들에게 의무가 된다. 꼭 해야만 하는.

 

그러니 개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학원에 보내려면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부글부글한다. 국민청원도 한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서도 입시제도에 의해 아이들이 시들어가는 일에는 눈감고 있다. 모르쇠로 일관한다. 이 책을 쓴 사람들, 단체, '교육의 봄'에서 시도하고 있는 일에 귀 기울여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 이미 변해 있는 사회를 이들이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을 이렇게 바꿔 이해해야 한다. '채용이 바뀐다 교육이 바뀐다'에서 '교육이 바뀌어야 채용이 된다'고. 학생들이 청년들이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 교육을 바꾸어야 한다고.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학생들, 청년들도 자신들의 교육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부모와 교사들이 나서야 한다.

 

덧글

 

출판사 책 응모에 당첨되어 책을 받아 쓰게 된 글. 채용이 이렇게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교육이 정말로 많이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책.

 

#채용이 바뀐다 교육이 바뀐다

#우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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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시선
김태현 지음 / 교육과실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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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우리나라에서는 교사만큼 애증의 대상이 되는 직업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에 관해서는 전국민이 전문가를 자처한다고도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교육에 종사하는 교사는 누구에게도 욕을 먹을 수 있는 집단이고, 또 누구에게도 칭찬을 들을 수 있는 집단이다. 최근에는 칭찬보다는 욕을 많이 먹고 있기는 하지만.


교사들에게 많은 비난이 쏟아지는데 그 중 많은 비난은 터무니없는 것들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터무니없는 비난이라도 비난을 받는 당사자에게는 커다란 상처가 된다.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교사들이 큰 상처를 받고 힘들어한다면, 그 여파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갈 수밖에 없다. 사방에서 비난을 당하는 교사들이 어떻게 자존감을 갖고 자신만의 교육을 행할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정말 자기 자식을 생각한다면 교사에 대한 비난은 삼가해야 한다. 물론 비난은 삼가해야 하지만 비판까지 삼가해서는 안된다. 


도식적으로 이야기하면 비난은 상대를 깎아내릴 목적으로 하는 말이고, 비판은 상대가 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말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말 속에 들어있는 감정을 느끼는 존재이기 때문에, 교사들을 비판한다고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것은 서로가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이런 비판은 서로의 관계를 더욱 좋은 쪽으로 만들어가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서 교사들에게 가해지는 말들을 비판으로 봐야 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교사들은 놀면서도 돈을 받는 신이 내린 직업이라는 소리도 들었다. 또 원격 수업 대충하고 시간만 때우는 직업이라는 소리도 들었다. 그리고 교육에 관한 정책들을 교육부나 교육청을 통해서 알게 되지 않고,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교사들보다 다른 사람들이 학교 운영이 어떻게 될지를 먼저 알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저자가 말한 대로 학교에서 교사들은 먼저 움직이려 하지 않으려 하겠다. 어떻게 될지 예측을 할 수 없는데 어떻게 계획을 짜고 준비를 하겠는가.


그럼에도 이상하게 교사들은 교육부에서, 또 교육청에서 시키는 대로 잘해낸다. 잘해냈다. 우리나라가 짧은 시간에 전국의 학교들이 원격 수업을 하는데도 멈춤 없이 운영이 된 데에는 교사들의 능력이 한몫했다고 할 수 있다.


분명 이렇게 능력있는 교사들인데, 자기들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히려 위축된 생활을 한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관리자들과 학생들에게 치이고, 밖에서는 학부모들과 교육관료들에게 치이는 상황.


그냥 시키는 일만 하겠다는 교사들, 너무 앞서 나가지 않겠다는 교사들. 내 할 일만 하고 나머지는 안 하겠다는 교사들에게 저자는 아니라고, 교사는 가능성이 있다고, 잠재력이 있다고, 충분히 우수한 능력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섞어 가면서, 그림과 시를 곁들이면서 이렇게 교사들을 다독이고,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교사들이 주체적인 교육자로 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사들에게 의미 있는 책이다.  


여섯 개의 낱말로 글을 이끌어간다. 시선(보기), 심미안(느끼기), 메시지(생각하기), 커뮤니티(관계맺기), 콘텐츠(표현하기), 디자인(상상하기)가 그 낱말들이다.


그러면서 교사들이 교육의 전문가로 대우받아야 하며, 교육정책도 관료들과 대학교수들만이 좌지우지하지 않고 교사들이 함께 참여해야 제대로 된 교육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이 여섯 단어들에서 제시한 그런 활동들을 하면 된다.


아니, 이 책에 제시된 활동들을 해도 좋지만, 자신에게 맞는 활동들을 찾아 하라고 권한다. 교사들 개개인이 모두 하나의 학교이기 때문에 자부심을 지니고 자신의 교육활동을 주체적으로 하라고, 그리고 함께 하자고 하고 있다.


많은 실천들을 그냥 묵히지 말고 공개하고, 그때그때로만 여기지 말고 모으고 정리하고 공유하는 활동들을 하고, 그런 활동들을 여럿이 함께 하면 힘도 덜 들고 좋은 성과도 거둘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교직 생활을 하다보면 비난보다는 비판이 많아질 테고, 비판은 교육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테니, 그런 비판으로 교사들이 위축되어 움츠러드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글을 읽으면서 이 글이 꼭 교사들에게 해당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교사들이 읽으면 좋다. 마음을 다독거리면서 더 나은 교육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테니까. 그런데 여기서 교사라는 말을 빼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넣어도 된다.


그렇게 자기 일에서 이 여섯 낱말을 명심하고 나아간다면 훨씬 좋은 성과를 얻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러니 책 표지에 있는 '교사의 눈으로 나 자신과 교육과 세상을 깊이 들여다보기'라는 글이 있지 싶다.


적어도 이 책은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교사들은 왜 교사인지를 생각하게 해주고 있으니, 법조인의 눈, 자본가의 눈, 경찰의 눈, 정치가의 눈이 아닌 교사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면 우리가 왜 살아가는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그 다음 그런 질문이 실현되는 과정으로서의 사회를 만들어가려 노력해야 하니, 교사의 눈은 코로나19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지금, 우리가 지녀야 할 눈(시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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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9-29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태현선생님 신간이군요! 읽어보겠습니다!^^

kinye91 2021-09-29 11:20   좋아요 1 | URL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이더라고요.
 
능력주의와 불평등 - 능력에 따른 차별은 공정하다는 믿음에 대하여
홍세화 외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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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평등해 보인다. 능력주의란 말. 능력에 따라 대우받는다는 말. 그래 자신이 한 만큼 대우를 받는다는데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능력만큼이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무엇이 능력일까?


능력은 철저하게 개인적인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능력은 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그 개인을 둘러싼 환경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음을 이 책 여러 곳에서 지적하고 있다.


내가 가진 능력이 오로지 나로서만 얻어진 것인가 하면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때 유행했던 아이큐 검사를 요즘은 신뢰하지 않는다. 아이큐 검사가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결과도 특정 집단에 유리하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다. 능력도 어떤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즉, 능력의 출발선이 달라지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그것을 가족간 릴레이 경주라고 한다. 이미 한참 앞서 달린 가족에게서 이어받아 달리는 사람과 한참 뒤쳐진 가족에게서 이어받아 달리는 사람은 이미 출발선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그들이 발휘하는 능력은 이미 차이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능력주의가 평등하다고? 이 책은 능력주의가 또다른 불평등을 낳고 있음을 여러 사례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능력주의가 어떻게 공고하게 유지되는지를 보여주는데, 그 능력주의를 내면화하는 것이 바로 학교다. 학교는 시험을 통해서, 서열을 정함으로써 능력주의를 스스로 받아들이게 한다.


철저하게 서열화되어 있는 학교를 12년간 다니다보면 능력에 따라 대우를 받는다는 것에 반대하는 생각을 할 수조차 없게 된다. 그렇게 대학까지 16년을 다니고 사회 생활을 하게 되면 능력주의는 우리 사회를 견고하게 지탱해주는 이념이 된다.


그래서 능력주의는 공정을 외치게 된다. 결과의 공정이 아니라 기회의 공정이다. 기회가 균등하지 않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면 능력에 따른 결과를 오로지 개인에게 묻는 것은 문제가 있다. 나만의 능력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환경들의 총합이 능력으로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출발선이 잘못된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회가 평등하지 않음을, 능력은 결코 평등하게 주어지지 않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결과를 능력에 따라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배분할 수가 있어야 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한다. 필요에 따른 결과의 배분은 기회의 불평등을 보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문제는 이것이다. 문제를 제기하는 데까지는 성공했는데, 해결책은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공립대학의 평준화 이야기도 나오고, 학교에서 서열화하는 시험을 폐기하는 방안도 나오고, 기본소득을 지급하여 최소한의 생계 걱정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도록 하자는 방안도 나오지만, 여전히 해결책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다.


그래서 문제를 제기하는 이 책은 소중하다. 능력주의가 평등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또다른 불평등을 낳는다는 인식을 사람들이 공유한다면, 그 다음에는 능력주의로 인한 불평등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딱 한 가지만 기억하기로 했다. 능력에 따른 차별은 공정하다는 믿음은 착각이라고. 능력에 따른 차별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고. 진정한 공정이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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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 페미니즘의 관점
김동진 외 지음, 김동진 기획 / 학이시습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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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에 우리나라를 흔들었던 사건 가운데 하나가 바로 N번방 사건이었다. 우리가 흔히 너무나 많아서 숫자를 붙이기 힘들 때 알파벳 N을 쓴다. 가령 몇 사람이 동등하게 나눌 때 사람 숫자가 정해져 있지 않더라도 '1/N'하자라고 이야기 한다. 이 N이라는 말이 나오면 그래서 많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어느 누구라고 꼭 정하지 않더라도 흔하게 하는 일에 참가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라고 생각하게 된다.


N번방, 마찬가지다. 1번방, 2번방이 아니라 N번방이다. 그만큼 방이 많아졌다는 뜻이겠다. 방이 많아졌다를 다른 말로 하면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단속되지 않도록 방을 바꾸면서 범죄를 저질렀다는 뜻이다. 범죄인 줄 알면서도 안 걸린다고 방을 만들면서 큰소리를 친 사람이 있었고, 그 큰소리를 믿고, 안 걸릴 줄 알고 참여한 사람도 있고, 그것이 범죄라고 생각하지도 않은 사람도 있다.


하지만 언론에 보도가 된 이후에 N번방을 만들거나 적극 참여한 사람들이 체포되고, 입건이 되면서 그것이 범죄라는 사실을, 적어도 그 사실만은 깨닫게 되었다. 나는 범죄에 가담하지 않았다가 아니라, 자신도 그 범죄에 가담한 사람임을 자각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사실 N번방이라는 말보다는 성착취범죄방이라고 하는 편이 사람들에게 더 조심하게 하는 역할을 할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지 않게, 그것이 범죄임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표현을 언론이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단지 언론에서만 그렇게 하면 되나? 아니다. 끊이지 않고 나오는 성폭력 사건들을 보라. 그것도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에서도 일어나고 있으니, 이것은 특정한 못된 범죄자들만이 저지르는 일이 아니다. 또 이렇게 이야기하면 선량한 사람들을, 특히 남자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한다고 비비판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N번방 사건과 같은 일이 특정한 못된 흉악한 범죄자만이 저지르는 일이 아니라는 말은 그러한 문화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여성의 성을 착취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았으며, 그것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지니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예전 소설에서 남자들이 군대에 가기 전에 무슨 통과의례처럼 사창가에 가는 일들이 너무도 흔하게 나타났다. 또 여자들을 동등하게 대하지 않는 행동들도 무척 많이 나타났고. 그런 모습들이 소설에 많이 나타났다는 것은 여성들의 성을 착취하는 행위가 일종의 관습처럼, 남자들 세계로 전해 내려왔다는 것이다.


가령 우리가 잘 아는 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보라. 여기에 선녀의 인권은, 자기결정권은 어디에 있는가? 자, 나는 나무꾼이 아니라고? 그렇담 생각해 보자. 나무꾼이 당당하게 선녀와 살 수 있었던 것은 그 마을에서도 그런 행동이 용인되었다는 얘기다. 그러니 나무꾼이 아니라고 나는 선녀의 그 일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는가? 


우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지 말라고 하기 전에, 우리 사회에 어떤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지를... 어쩌면 너무도 익숙해서 문제의식을 지니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를. 그래서 우리는 불편해져야 한다. 자신을 돌아봐야 하니까. 자신의 행동을 생각해 봐야 하니까. 그리고 어떤 말, 어떤 행동을 할지 고민해야 하니까. 적어도 이 지점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 N번방이 우리에게 지닌 의미를.


그래서 이 책은 유치원부터, 초-중-고-대, 그리고 성인까지를 아우르면서 성평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계기는 N번방이지만 우리 사회가 여성을 보는 관점과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N번방은 그야말로 또 다른 방을 불러오는 N번방일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한다.


교육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것이 매우 힘든 일임을 각 분야에서 페미니즘을 실천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페미니즘을 실천하는 사람, 그들 말대로 하면 '한 줌밖에 안 되는 사람'들의 행동으로 사회는 조금씩 변해간다.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자신과 관계 있는 분야의 대담, 글을 읽어도 좋지만, 처음부터 주욱 읽어가는 것도 좋다. 왜냐하면 '유-초-중-고-대-사회'에서 노력하는 모습, 어떻게 해왔는가, 무엇이 문제인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분야가 있지만, 거기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내가 살아온 날들도 있고, 나와 관련 있는 사람들이 살아온 또는 살아갈 날들도 있고, 여러 사람이 관계되는 장소, 공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느 한 분야에서만 바뀌어서는 안 된다. 여러 분야에서 이런 사람들의 노력이 함께 결실을 맺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상대방에 대한 존중, 그 상대방의 연령, 학력, 성별, 경제적 상황, 신체 등등에 따라서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같은 사람, 그러나 나와는 다른 사람, 그래서 더 존중해야 할 사람으로 대해야 한다.


존중은 다름에서 나온다. 나에게 속한 사람이 아니라 나와 다른, 독립된 존재임을, 나와 마찬가지로 존중받아야 할 사람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부터 한다면 상대를 짓누르는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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