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인도 수업 - 다섯 가지 키워드로 읽는 인도라는 세계, 2025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이옥순 지음 / 삼인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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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하면 정신의 나라라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 물질보다는 정신, 영혼을 더 중시하는 나라. 힌두교의 나라. 왜? 불교의 나라가 아니고... 하지만 인도는 힌두교의 나라라고, 아직도 카스트라는 계급제도가 있는 나라라고. 무질서와 혼돈이 넘치는 나라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


참, 인도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인도에 대해서 여러 사실들을 들어 알려주고 있다. 강연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 그런지 어렵지 않게, 흥미를 돋우는 내용들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총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인도를 알려주고 있는데, 사람, 신화, 문화, 역사 그리고 다양성이다. 이런 다섯 부분에서 해당되는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는데, 알고 있는 내용도 있지만 처음 알게 되는 내용도 많이 있다.


인도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름이 '간디, 타고르' 아닌가. 네루까지도 기억할 수 있겠다. 중고등학교에서 이 세 사람에 대해서는 가르치는 경우가 많으니까.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런 인물들도 다루지만 자식 대신 나무를 심어 키운 사람 '팀마카'의 이야기도 있다. 황폐한 곳에서 좌절하지 않고 나무를 심어 환경을 살리게 되는 사람. 인도인다운 특성이라고 해야 하나 서두르지 않고 빠른 결과를 바라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들.


팀마카처럼 나무를 심은 사람도 있지만 바위를 뚫고 길을 '만지히'라는 사람 이야기도 있다. 자신의 아내가 절벽에 떨어졌을 때 길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해 결국 죽었다고... 마을 사람들도 이런 일을 겪으면 안 된다고 22년에 걸쳐 바위를 뚫고 길을 낸 사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길을 낸 사람. 그야말로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저력이 인도를 지탱하는 힘이 되지 않았을까? 힌두교나 불교는 윤회를 주장하고 있으니, 현세의 삶이 전부가 아니라 전생의 삶, 내생의 삶도 생각해야 하는 사람들. 그러니 이번 삶만을 생각하지 않고 돌고도는 삶 전체를 보기에 짧은 시간이 아닌 긴 시간을 생각하는 사람들.


이들은 이렇게 긴 시간을 살아가기에 조급해하지 않는다고... 무슬림과 영국의 지배를 받은 것이 몇 백 년이지만 이 긴 시간도 견뎌내고 독립했으니, 그런 지배를 겪고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 저력. 그것이 신화, 문화, 역사에서 잘 드러난다고..


하지만 이 지배의 역사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것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면서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인도가 분리된 것은 비극이다. 함께 살던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살아야 하는, 국경이 설치되고 교류가 끊기게 되는 비극. 이것은 영국의 식민지배가 낳은 비극인데... 


인도의 신화, 역사, 문화를 이야기하면서 인도가 지닌 특성을 이야기해주고 있으니 인도를 단순하게 혼란의 나라, 가난한 나라, 또는 물질문명을 거부하는 나라라고만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알게 해준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잘 알고 있지만 인도의 신화인 '마하 바라타'나 '라마 야나'는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신화는 인도 사람들의 마음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 간디가 암송했다는 '바가바드 기타'가 '마하 바라타'의 한 부분이었다는 것. 이러한 인도 신화를 알면 인도의 문화, 역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저자는 이야기를 통해서 알려주고 있으니, 이 책을 읽으면 인도 신화에 관한 이 책들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인도는 과학기술이 발달한 나라고, 세계에서 0의 존재를 발견하고 실생활에 사용한 나라이며, 세계 각국의 난민들을 받아들인 나라. 다양한 종교를 포용하고 있는 나라라고 한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나라. 이러한 다양성이 인도를 무시할 수 없는 나라로 만들고 있단 생각이 드는데...


이 책에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인도가 세계 최초로 무상 급식을 실시한 나라라고 하니, 참 인도라는 나라 문화와 역사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단 생각이 든다.


게다가 자신들의 음식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 도시락 배달을 하는 직업이 있다고도 하니, 우주로 로켓을 보내는 나라에서 예전 전통도 지키는 문화의 다양성이 공존하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기에 편하지만, 내용이 다양하기 때문에 인도라는 나라의 다양한 면을 만나고, 그것들을 통해 인도를 재구성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을 읽으면서 인도라는 깊고 거대한 세계에 빠져드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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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6-04-02 0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기하네요. 우연이겠지만, 이 책을 오늘 아니 어제 밤 늦게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봤어요. 시간 때문에 자세히 읽지는 못했지만, 그리 충실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어쩌면 너무 짧은 시간에 이 책의 진가를 깨닫지 못했을 수도 있고, 제가 이미 인도에 대해 가진 이미지가 있어서 그다지 와닿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kinye91 2026-04-02 08:31   좋아요 0 | URL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인도‘에 대한 첫 만남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에요. ‘인도‘에 대한 깊은 이해는 이 책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더 자세히 알려주는 책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루이즈 미셸 회고록 - 우리가 기억해야 할 단 한 명의 프랑스 여성
루이즈 미셸 지음, 김영신 옮김 / 불란서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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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미셸. '역사가 지우려 했던 이름'이라는 문구를 보면서, 그러면 안 되지, 기억할 만한 사람이겠거니 하면서 읽게 된 책.


파리 코뮨에 참여한 사람이라고, 그 전에는 교육을 통해서 여성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했고, 파리 코뮨에 이어 사람들의 평등과 자유를 위해 투쟁을 한 사람이다.


자신의 행동에 후회를 하지 않고 끝까지 당당했던 사람. 오히려 재판정에서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게 펼치던 사람. 그렇다. 자신이 옳다고 한 일이니, 그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감옥에 가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라 당당한 일이라고 주장했던 사람.


그가 감옥에서 쓴 이 회고록에 의하면 혁명에 참여한 여성들이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알 수가 있고, 프랑스 대혁명부터 파리 코뮨까지 프랑스에서 혁명이 계속되지만 성공하지는 못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혁명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루이즈 미셸은 죽을 때까지 자신의 주장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렸으며, 그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 회고록을 보면 당시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혁명에 참여한 사람들을 어떤 식으로 비방했는지를 알 수 있고, 여성으로서 겪어야 했던 많은 일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된다.


혁명을 위해서 강연을 하고 강연비를 받은 것을 무슨 귀족적인 생활을 하는 양 왜곡한다든지, 강연료를 횡령한 듯이 모함을 한다든지 하는 일들, 지금도 정의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겪는 일 아닌가.


여기에 증인을 매수해 진실을 가리는 행위도 빈번한데, 루이즈 미셸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 회고록 뒤에 실린 재판 기록을 보면 그 점이 상세하게 나타나는데... 혁명을 왜곡하기 위한 권력자들의 모습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음을 잘 보여준다.


많은 왜곡들에도 불구하고 루이즈 미셸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한 강연도 멈추지 않는다. 이는 권력자에 대한 미움만큼 약한 자에 대한 사랑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단지 사람에 대한 사랑만이 아니라 동물들에 대한 사랑도 회고록 곳곳에서 나타나는데, 생명에 대한 사랑이 바로 약한 사람들을 억압하는 권력자들에 대한 증오와 분노로 나타나는 것이다.


회고록 곳곳에 있는 시를 통해서 루이즈 미셸이 지닌 시적 감수성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러한 감수성을 지닌 사람이기에 혁명에 투신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혁명가 하면 단호하고 메마른 사람을 연상하기 쉬운데, 회고록에서도 루이즈 미셸을 무슨 마녀처럼 묘사하는 권력자들의 모습이 보이는데, 오히려 혁명가는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생명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사람임을 이 회고록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회고록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바로 [레 미제라블]을 쓴 빅토르 위고다. 빅토르 위고에 대한 루이즈 미셸의 애정, 존경이 잘 드러나고 있고, 자신이 쓴 시를 위고에게 보내기도 했다고 하는데, 그만큼 루이즈 미셸은 시인으로서도 재능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하여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런 상황에 굴복하기 보다는 그 상황을 극적인 장면으로 인식하곤 했다고 하니 이런 시적 감수성을 지닌 사람을 권력이 굴복시킬 수는 없었으리라.


회고록을 읽으면 루이즈 미셸이 겪은 일이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에도 진행되는 일임을 생각하게 되는데, 권력이 어떻게 자신들에 반대하는 사상을 지니고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탄압하는지 루이즈 미셸을 통해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파리 코뮨을 거치면서 민중들의 평등과 자유를 설파했던 루이즈 미셸, 그의 이야기를 이 회고록을 통해서 만나보는 것도 현재를 인식하는 데 의미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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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카티트
카렐 차페크 지음, 김규진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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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문구에 현혹되었다. '핵전쟁과 원자로 문제를 예견한 최초의 SF'라는 말에. 차페크 하면 로봇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작품에 쓴 사람 아닌가. 우리가 로봇이라는 말을 쓰게 한 사람이고, 로봇에 의한 디스토피아를 이야기한 사람이기도 하니, 이 소설도 그런가 하는 생각.


[절대제조공장](압솔루트노공장이라고도 번역이 되었다)을 읽어봐도 기계문명의 위험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도룡뇽과의 전쟁]도 그렇고. 하여 이 소설도 기대를 했다. 차페크라면 핵무기와 비슷한 위력을 지닌 무기를 어떤 식으로 표현할까 하는 호기심.


그런데 읽다보니 압도적인 무기는 나오지만 그것을 둘러싼 과정이 더 자세하게 전개된다. 여기에 사랑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 있는데, 주인공인 프로코프가 만나는 여인이 4명이다. 프로코프가 먼 길을 떠나게 하는 소포를 맡긴 여인, 소포를 들고 찾아간 집에서 만난 여인, 다시 그 집에서 나와 만난 공주,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난 소녀. 


이런 사랑을 찾는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여기에 압도적인 무기인 '크라카티트'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무기를 차지하기 위한 사람들의 몸부림. 그것의 폭발력.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피해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무기를 가지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잘 펼쳐지고 있다.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무시무시한 무기를 확보하려는 사람들. 그런 무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도 하는 사람들.


그러나 프로코프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길 원하지 않는다. 그 무기의 해악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넘기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이 만든 무기가 무엇이었는지, 또 만드는 법을 잊어버리는 결말에서는 그런 무기는 이 세상에 존재하면 안 된다는 차페크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 지구를 위한다는, 평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무기를 만든다고 하는데, 이는 무기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소설을 보라. 이 무기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터진다. 사람들이 통제할 수가 없다. 


통제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무기. 이 무기를 확보하려는 사람들. 한때 전세계는 서로 핵개발을 하려 했다. 핵억지력이라는 이름으로. 그러다 몇몇 강대국들이 자신들끼리 협정을 맺어 이제 다른 나라들이 핵개발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자신들은 수많은 핵무기를 지니고 있으면서. 이런 전력 비대칭. 이것이 몇몇 강대국들이 다른 나라를 침공할 수 있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공멸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알아 사용을 하지 않지만, 그에 준하는 무기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압도적인 물리력으로 다른 나라를 공습하는 현재 인류의 모습 아닌가.


그 무기로 누가 죽어나가는가? 이 소설에서 죽어나가는 사람들, 영문도 모르고 죽는 사람들이 나온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전쟁을 결코 바라지 않았던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몇몇 야욕에 찬 사람들로 인해 이러한 무기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 소설에서 나온 폭발력 강한 무기만이 아니라 이제는 인공지능과 결합한 무기들이 실제 전쟁에서 쓰이고 있으니, 차페크가 쓴 이 소설을 보면 이것은 인류를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의 길로 이끌게 될 수도 있다. 차페크는 이 점을 우려했을 것이고... 그가 원자폭탄의 개발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떴지만, 그가 소설에서 쓴 크라카티트는 원자폭탄만큼의 위력이 있는 폭탄이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폭탄은 결코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소설을 통해서 보여준다. 아주 오래 전에 소설을 통해서 이러한 무기의 위험성을 경고했는데 그동안 우리 인류는 얼마나 평화를 위해 나아왔는지... 


반성해야 한다. 이것은 공멸로 가는 길이다. 이러한 무기를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하고, 인류의 공존을 위해 또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쪽으로 과학기술의 방향을 잡도록 해야 한다.


사랑이야기라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해 그간 읽어온 차페크의 소설과 다른 느낌을 주고, 전개가 조금 느리다는 느낌을 주지만, 그런 사랑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는 인간들도 있음을 생각해야 하고, 사랑이 - 이성 간의 사랑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 이는 프로코프가 자신을 감시하는 인물인 홀츠를 생각하는 장면에서 잘 나타난다. 프로코프는 '홀츠는 다섯 명의 아이들과 장애인 누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의 인생은 ... 나나 당신의 인생보다 열배나 더 중요해요.'(412쪽)라는 말에서 잘 나타나 있다 - 인류를 파멸로 이끌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차페크의 생각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면 무시무시한 무기를 둘러싼 이 소설의 내용을 현재의 우리가 참조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이러한 무기를 확보한 사람들의 정의 여부를 떠나 무기 자체가 지닌 위험성을 우리가 인지하고, 그러한 무기들이 개발되지 않도록, 또 점차적으로 폐기되도록 해야 한다. 적어도 핵폭탄의 피해를 이미 경험한 인류 아니던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그 점에서 이 소설은 참조할 만한 점이 있다.


덧글


읽으면서 눈에 들어오는 오탈자들이, 또 주체가 누구인지 분명히 알 수 없는 문장들이 있었는데, 그 점은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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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미셸 회고록 - 우리가 기억해야 할 단 한 명의 프랑스 여성
루이즈 미셸 지음, 김영신 옮김 / 불란서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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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삶과 자유를 누리는 삶을 살기를 바라며 투쟁했던 시적 감수성을 지닌 사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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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5 0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튼, 야구 - 화가 난다는 건,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무튼 시리즈 79
김영글 지음 / 위고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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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천만 관중을 끌어들이는 운동 경기. 우리나라에서 야구만큼 많은 관중을 모으는 운동 경기가 있을까? 축구도, 농구도, 배구도 인기가 있는 운동이지만 절대적인 관중수에서는 야구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물론 야구가 경기 수가 가장 많기도 하지만, 경기장에 수용할 수 있는 관중도 야구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역동적인 응원도 할 수 있고, 공수가 바뀌는 시점에 경기를 놓칠 걱정 없이 잠깐 쉴 수도 있고, 또 간식거리부터 맥주까지 먹고 마시면서 경기를 즐길 수가 있다. 또 경기 시간은 어떤가. 다른 어떤 운동 경기보다 길다. 테니스에서 메이저 대회를 보면 5시간 이상 걸리는 경기도 있지만, 야구는 3시간이 기본이다.


이동 시간을 보충하고도 남는 시간을 경기장에서 보낼 수가 있다. 그러니 야구를 좋아할 동기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 [퍼펙트 게임]도 있다. 최동원과 선동열의 팽팽했던 투수전. 끝까지 경기 결과를 알 수 없는 두 투수의 대결. 그런 긴장감을 주는 야구 경기. 


조금 일찍 야구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 대회에서 일어났던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와 한대화의 역전 홈런을 기억할 것이고, 이보다 더 일찍 야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프로야구가 생기기 전 고교야구대회 경기를 기억할 것이다.


선린상고, 경북고, 군산상고, 부산고, 광주진흥고 등등, 야구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기억하고 있는 학교들. 많은 야구 팬들을 경기장에 또는 텔레비전 앞으로 불러들였던 경기들.


이 책의 저자는 공을 두려워하던 사람에서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해가는 과정과 자신이 야구를 어떻게 즐기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 야구 규칙에 대해서 완전히 알 필요는 없다. 어느 정도 알기만 해도 야구를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저자가 표현하듯이 야구란 운동은 집에서 출발해 집으로 돌아오는 경기 아니던가. 집에 많이 돌아올수록 점수가 올라가는, 결국 집에 돌아온 사람의 수가 많은 팀이 이기는 경기.


하, 또 저자는 신화에 비유를 하기도 한다. 집에서 집으로, 이는 오딧세우스의 모험과 연결이 되고, 베이스를 향해 전력질주하는 주자의 모습에서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지상으로 올라오는 오르페우스를, 파울이 계속되면 결말이 날 때까지 쳐야 하는 시시포스를, 타자를 현혹시켜야 하는 투수에게서는 세이렌을 연상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글을 읽으니 와, 야구와 신화를 이렇게 비교할 수도 있구나 하는 감탄을 하기도 하고.


그럼 더 나아가서 경기를 하는 두 팀을 응원하는 관중들은 그리스와 트로이로 각자 나눠 응원하던 신들과 비슷하다고 해도 되겠지 하는 생각도 하고. 


이렇게 새삼 야구에 대해서 다른 각도에서 생각도 하게 되고, 내가 봤던 경기나 또 내가 아는 선수들 이름이 나오면 반갑기도 하고... '아무튼, 야구' 이야기는 내 흥미를 자극하니까.


  이 책을 읽고 야구에 흥미가 생겼다면 김은식이 쓴 [야구의 추억]을 읽으면 좋을 텐데, 이런 검색해 보니 절판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 프로야구 초창기에 활약했던 선수들이 나오는데, 그들에 관한 이야기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데... 혹 도서관에 있다면 읽어보시길.


  아무튼, 야구니까, 저자가 야구에 흥미를 느끼고 내향적인 사람이 경기장에 가서도 즐길 수 있었다는 얘기, 또 왜 야구에는 여자가 잘 나오지 않을까 하다가 - 치어리더나 시구를 하는 사람 빼고 -, 여자 야구대회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직접 찾아가서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고... 여자 야구는 프로야구가 아니지만 거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즐겁게 그리고 열심히 야구를 하고 있다고.


또 야구장에만 있는 일로 경기 시작 전에 애국가를 틀어주는 국민의례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는 나도 의문이었다. 프로경기를 하는데 웬 애국가? 국가 간 대항 경기도 아닌데...


이건 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 아니, 프로야구 경기 전에 애국가를 틀지 않았다고 애국심이 없어지나? 그건 아니지 않나. 오히려 애국가를 트는 국민의례를 하는 것이 국민의 피를 딛고 정권을 잡은 전두환과 그 세력들이 자신들의 불의를 감추려는 의도로 3S정책을(스크린, 스포츠, 섹스) 실시했던 것이 지속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니 이제는 그러한 국민의례는 폐지해야 한다.


영화관에서 영화 시작 전에 했던 애국가 틀기나 대한뉴스라는 정부 홍보 영상도 다 폐지되었는데, 이 무슨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행사인지... 천만 관중이 들어서는 야구장에서 말이다.


이렇게 이 책을 읽으며 야구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들을 떠올렸는데, 무엇보다 어린 시절에 보던 만화책을 많이 떠올렸다. 스포츠를 다룬 만화책에 야구 만화도 참 많았는데... 그러고 보니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공포의 외인구단]이 있었네... 이상무 만화가의 주인공인 독고 탁도 있었고... 귀여운 얼굴의 독고 탁이 마구마구 마구를 던지는 장면도 기억이 나는데...


야구에 관한 이야기와 관련되어 저자는 [머니 볼] 이야기도 한다. 미국 야구의 틀을 바꾸어버린 이야기. 통계와 확률. 야구는 과학인가? 미신인가? 하면서 수학과 과학을 이용해 야구를 발전시키기도 하지만, 그러한 합리성을 넘어 야구에는 징크스와 같은 미신도 작용을 한다고...


또한 예측하지 못했던 결과가 나타나 그것이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야구를 좋아하게 한다는 것. 예전에 누군가 그랬는데... 투수가 선동열인지 최동원인지 또 타자가 누구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공이 하도 빨라 그냥 눈 감고 방망이를 휘둘렀는데 그것이 홈런이 되었다는 그런 우연. 이 우연이 경기를 바꿔버리는 일도 있는 경기. 야구.


[아무튼, 야구]는 야구에 대해서 어렵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쉽게, 또 다가가기 편하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래서 야구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고, 읽으면서 야구라는 운동이 이런 매력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곧 야구 경기가 개막된다. 한 번쯤 야구 경기를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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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31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