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공약 사항이었는데, 공약을 실천하지 않으면 오히려 정치권에서 부끄러워 하고, 책임을 져야 할텐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게다가 학생들이 견딜 수 없다고, 등록금을 반값으로 내리라고 의사표현을 하는데, 불법이란다. 

세상에 집회 결사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나라에서, 우리나라 집회는 신고제가 아니라, 허가제인지, 원, 함께 모여 의사표현이라도 할 양이면 불법, 불법이라고 하니... 

대학생들이 여러 단체와 연계해서 6.10민주화 투쟁을 벌였던 오늘 대대적인 반값 등록금 투쟁을 하기로 했단다. 

서양에서는, 아니 교육이 제대로 된 나라에서는 학비라는 개념이 없다시피 한데, 돈이 없어서 공부를 하지 못한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데, 우리는 전액도 아니고, 반값으로 내리자고 하는데도 하지 않으려 하니... 

학문을 하는 공간이 대학이 아니라, 돈벌이 수단이 대학이 된 지가 오래되었다고 해도, 이건 너무하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된 지 꽤 오래되었지만,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고, 부모들도 들고 일어나는데, 최소한 반값등록금은 보편적으로 실시되어야 하지 않나. 

그게 복지국가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는 우리나라에서 지녀야 할 태도 아닐까. 

언제까지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순간, 부모들이 빚더미를 떠안는 악순환을 벗어날 것인가. 

반값 등록금이 아니라, 전액 학비 무료를 위해 모여야 하지 않나. 

그 정도는 되어야 대학생이 대학생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가끔 허황된 꿈을 꾼다.  

만약에 전국에 있는 모든 대학생이 이런 대학, 나는 다닐 수 없다고 거부하고 모두 대학에서 나온다면... 하는...  

그리고 나는 꼴찌도 대학 가는 세상이 아니라, 일등도 대학 가지 않는 세상을 꿈꾼다.

김예슬의 대자보, 아니 책이 생각나는 날이다. 

김예슬 선언-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느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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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묘에서
- 고 노무현 대통령을 보내며

당신은 편안한 얼굴로 누워 있었다. / 창백한 얼굴과 하얀 옷이
더 이상 가까이 하지 못하게 했다. /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건,
당신을 지키는 경비병들의 무기가 아니라, / 당신과 내가 서 있는 자리였다.
삶과 죽음은 엄연히 다른 세상이기에.
당신의 조국은 / 총칼 앞에 산산히 부서지고 있었지만,
당신네 사람들은, / 당신을 버릴 수 없어 / 당신의 몸만이라도 가까이 하고 싶어,
당신의 정신만은 놓치고 싶지 않아 / 당신을 이 땅에 머무르게 했다.
가장 높은 자리에 있었으면서도  / 가장 낮은 곳에 있으려 한 당신이기에,
당신네 사람들은 / 당신을, / 대통령이 아닌, 각하가 아닌, / 그저 아저씨라고,
호아저씨라고 불렀다.
난, / 당신의 묘에서 / 당신을 가졌던 당신네 사람들을 / 부러워했다.
우리도 당신과 같은 사람을 맞고 싶다고. / 당신은 통일을 보지 못하고 떠났지만,
당신네 사람들은 모두가 / 바로 당신이었다. / 통일 베트남. / 그건 바로 당신, 당신네들의 정신이었다.
분단조국, / 여기서 스스로 생(生)을 마감한 / 한 전직 대통령이 있다.
2009년 5월 23일. / 통일도 못 보고, / 지역 통합도 못 보고, /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아니, 어쩜 세상이, 권력이, / 그를, / 이 땅에서 떠나게 했는지도 모른다.
우린 그를 바보라고 불렀다. / 그 역시 낮은 곳으로 가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는 내 이웃의, 언제나, / 만나 얘기할 수 있는, / 아저씨가 아니었다.
그는 ‘바보’였다. / 바보와 아저씨의 거리. / 그것이 당신과 노무현의 차이였으리라.
외눈 세상에 두 눈이 바보가 되는 / 우리네 세상은, / 당신네와 달랐다.
그리고 우린 그를 이렇게 보내고 말았다. / 바보 같이, / 바보 노무현을.
보내고 나서야 그가 아저씨임을, / 우리와 함께 숨 쉬었던 / 당신과 같은 아저씨임을,
바보는 오래도록 / 우리 마음에 남아 있음을 / 바보 같이 / 이제서야
그의 묘에서 당신을 / 보고 있다.

 

유시민이 대신 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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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광주민주화운동이 우리에게 원죄로 다가왔다고 한다. 

이미 우리는 시작부터 광주에 빚을 지고 있다고 의식하고, 이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무려 31년이 지난 지금 빚을 다 갚고 있는가. 

아직은 아니다. 그들이 꿈꾸었던 세상이 아직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형식적, 절차적 민주주의가 아니라, 실질적인 민주주의, 선거 때만 주권이 있는양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국민이 참여하여 나라를 만들어 가는, 나라에 대해 권리와 책임을 지는 사회를 우린 아직 만들지 못했다.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기도 하지만. 광주민주화운동이 원죄로 끝나지 않고, 우리들이 더 민주화된 사회를 만든 시초가 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광주를 잊지 말고, 우리 삶에 그들의 정신을 실현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나도...하여 광주를 내 삶을 다독거리게 하는 가장 기본으로 삼으려 한다. 

광주민주화운동하면 생각나는 것들. 

1. 몇 년 전에 개봉된 영화 화려한 휴가 

이 영화로 광주에 대해 모르던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되었고, 거의 사실적인 묘사로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는 이 영화가 처음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 꽃잎이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이 영화와 광주민주화운동과 연결시키기에는 많은 장치들을 읽어내는 힘이 있어야 했다. 반면에 화려한 휴가는 그냥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알게 해주는 그런 영화였다. 이만큼 광주는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왔다는 얘긴데, 잘못하면 그냥 그 땐 그랬지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위험소지도 있다. 지금은 이렇게 광주를 사실적인 영화로 다루어도 되는 좋은 시대야 하는 현실 안주에 머무르는 사고를 경계해야 한다. 

2. 영화 꽃잎의 원작이었던 최윤의 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거의 정신을 잃은 한 소녀의 이야기. 사실적이라기 보다는 많이 에둘러서 이야기를 한 소설이고, 또 단편소설이라 광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 이런 작품을 읽으면서 광주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비극으로 다가왔는지를 생각하게 해준 소설이다. 

3. 황석영이 기록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가히 이 책은 충격 자체였다. 대학 시절 5월이 되면 광주사진전을 열었었는데, 이 사진전을 보고 받은 충격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어쩌면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 가장 체계적으로, 사실적으로 그리고 충격적으로 전해준 책이 이 책이 아닐까 한다. 아직도 광주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도 보수라고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읽고도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는지. 

4. 임철우의 봄날1-5 

드디어 장편소설이 나왔다. 나온 지는 좀 되지만. 장편소설의 장점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형상화해냄을써 사회의 문제를 잘 드러낸다는 데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 형제간의 비극적인 만남을 통해, 그리고 다른 많은 인물들을 통해 과연 광주민주화운동 때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생생하게 익힐 수가 있다. 굳이 역사적인 사실을 배우지 않아도 소설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재미와 감동, 그리고 삶의 방향성을 확랍해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5. 그 밖에 김남주의 시들, 그리고 많은 5.18항쟁기념시집들 

짧은 분량에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남겨두고 있는 문학 종류가 시다. 시를 읽으며 광주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대표적인 시는 김남주의 시들이고, 너무도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너무도 짧은 시는 황지우의 '묵념, 5분 27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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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우리 곁을 떠나 영원히 우리에게 남아, 우릴 비춰주는 별이 되다. 2007.5.17


밑으로 밑으로 이름도 없이 명예도 없이 오직 밑으로만 내려가 생명이 되었다. 자신이 사라져 새 생명을 만들고, 밑으로 밑으로 내려가 별이 되었다. 우리의 가슴에서 은은히 빛나는 별은 ‘강아지똥’에서 ‘몽실언니’에게서, ‘똘배가 보고 온 달나라’에서 왔다. 위로, 위를 추구하는 삶이 아닌 낮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뎅, 뎅~, 댕~~ 울리며 온누리로 퍼지는 종소리, 우리 곁에서,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우릴 안내하는 종소리, 그건 복음이었다. ‘우리들의 하느님’이었다. 우리의 강아지똥, 몽실언니, 똘배……, 빛이었다, 별이었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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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엔 날들이 많다. 우리나라 현대사에 커다란 사건으로 기록되는 날들. 

4.19혁명의 열기에 군인들이 찬물을 끼얹은 날. 

처음에는 기대도 있었다지만, 확실한 건 이렇게 군대에 의해 쿠테타가 일어나는 역사는 정상적인역사가 아니라는 것. 

이 중심에 박정희가 있다. 

그 이후 18년 동안 우리나라를 통치하게 되는 사람. 

과유불급이라고, 적당한 때에 정치에서 물러났다면 지금과 같이 논란의 중심에 서지는 않았을테고,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지도 않았을텐데... 

그에 대한 평가는 엄정하게 해야 한다. 공과를 확실히 따져야 한다. 하여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되, 거부할 것은 거부해야 한다.  

우리 현대사에 부정적인 역향을 주었다고 판단하지만, 내가 하는 이 판단과는 다르게 우리나라 발전을 이룬 사람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많아, 기념관을 짓자고 하는 사람도 많으니... 

아직도 박정희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21세기 우리는 박정희를 완전히 극복해내야지만... 공화국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다음, 국가를 말하다에서 이야기하는 공화국은 박정희의 유산을 떨쳐내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위해서는 박정희를 알아야 한다.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우리는 왜 아직도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벗어나는지... 절실하게 고민해야 한다. 

최상천이 쓴 "알몸 박정희" 

꼭 읽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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