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양피지 - 캅베드
헤르메스 김 지음 / 살림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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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기적을 믿지 않는다.
  
   
  기적을 믿지 않는다.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라는 제목을 보고 이 책이 내 품안에 오진 않을거라 생각했다. 양피지 하나로 인생을 바꾼다는 이야기, 그런 기적은 믿지 않기 때문이다. 제목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기로 결심한 건, 지인의 추천과 함께 신학과 철학을 전공한 저자의 이력 때문이다. 보통 철학은 일상 사람들의 삶과 괴리되어 있는 사변적인 부분을 다룬다고 생각하는 경향인데, 철학자가 쓴 자기계발서라, 철학을 오래 공부한 저자가 생각한 인생 성공의 비밀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실제 현실에서 유명한 부자들이 등장인물로 등장하게 되면, 그가 비밀에 대해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기적의 양피지라는 말은, 신비의 유대교의 경전인 카발라의 연구결과와 선박왕 오나니스의 실제 생애를 겹치도록 해, 신빙성을 높였다.
  
  
# 오나니스의 성공과 좌절의 궤적을 통해 살펴본 양피지의 힘.
  
  
  이야기는 간단한다. 성지순례중에 화자는 한 노인을 만나 그를 도와주게 되었고, 그는 답례로 자신의 성공의 비밀이 담긴 양피지 캅베드와 자신의 인생여정을 이야기한다. 터키에서 태어난 그리스인인 노인이 어렸을 때 겪었던 에피소드부터 성공을 위해 꿈꾸는 과정, 그리고 그 꿈을 달성하고, 실패하는 과정을 지배하는 키워드는 솔로몬의 지혜를 얻은 비밀인 공경이었다.
  
  오나니스의 인생여정과 함께, 캅베드에 기록된 공경의 원리를 저자가 어떻게 사용하였는지와 양피지의 내용이 교차형식으로 소개된다. 20세기의 한 획을 그은 유명인사들과 오나니스의 여정이 얽히면서 그가 실천했던 과정을 더듬다보면 마지막에는 신학적 원리에 맞는 메세지로 이야기가 귀결된다. 노인이 건네준 화자의 전체가 드러나는 마지막 반전이 인상적이었다.

   
  실제 역사속 인물의 여정을 따라가기 때문에 리얼다큐나, 인물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에게는 흡입력있게 다가올 내용이라 생각한다. 양피지의 내용과 그 내용을 어떻게 실천을 햇는지의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꿈꾸는 힘을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어떤 역경이 있더라도, 현실에 지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믿고 그것에 맞게 바른 원리로 살아가는 힘이라고 할까. 냉정히 말하는 종교의 계율을 지키는 신실함이 있다면, 바른 원리로 그것을 실행한다면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백만장자로 들어서는 과정이 너무 짧기에, 돈 만원에도 벌벌 떠는 현대인이 부자가 되고픈 욕망을 기대하고 책을 읽는다면, 만족하지 못할 부분이 많은 책이다. 부자를 꿈꾸는 이에게 주는 부의 비결이라기 보다, 부자가 되었더라도 바르게 그 힘을 사용하지 않고 교만해지면, 소중한 관계를 잃고 만다는 교훈을 전해주는 책이다. 읽고 나면, 뻔한 이야기인데, 읽고 있을 때는 그것을 모르고 흡입력에 빠져 읽고 만다. 누구나 성공의 비결은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현실을 에둘러 말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경제는 어렵고, 사회는 점점 각박해지고 희망이 사라져가는 시기, 저자는 소망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철학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삶을 선택하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학문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한다.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 지, 꿈꾸는 것조차 잊어가면서 살고있는 이들이 많다. 작은 소망을 꿈꾸기에도 많은 고뇌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각박한 사회, 그럴수록 자신이 꾸준히 원하는 바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원칙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저자는 그 원칙을 공경이라고 알려주었다. 그것을 따를것인지, 다른 것을 찾을것인지, 외면할지는 독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자기계발서인데 매우 독특한 형식의 자기계발서라고 할까. 믿는만큼 행복해진다는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서도, 저자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다를 수 있다. 독특한 자기계발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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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 정조의 꿈이 담긴 조선 최초의 신도시 신나는 교과연계 체험학습 50
김준혁 지음, 양은정.이종호 그림 / 스쿨김영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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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수원 화성에 관한 책을 찾다 발견한 책.
   
   
  축하할 일이 있어, 수원에 들를 기회가 있었다. 볼 일을 마친 후, 그냥 내려오기보다, 수원 화성을 좀 더 많이 살펴보고 싶어, 수원화성에 들리기로 결정했다. 깊이 있는 전문서적이 아닌, 편하게 읽고 휴대하기에 간편한 책을 찾다보니, 초등학생 현장학습을 위한 책 두 권으로 좁혀졌다. '요새 교과서는 다양한 자료와 잘 만들어져 있네'라는 놀라움과 함께, 소개된 정보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기본으로 알아야 하는 내용인데, 모르는 게 많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비슷한 목적으로 기획된 최근 책을 읽었다. 차별점에 무게를 두고 읽었다.
 
 
# 디테일이 살아있는 수원 화성 이야기.
 
 
  이전에 읽은 책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여유를 안겨주었다면, 이 책에서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 부분을 배려한 흔적이 느껴진다. 북수문 아래 특이한 모양을 한 오각형 주춧돌이 있다는 사실과, 주춧돌을 보기 위해 몸을 너무 기울이면 위험하다는 정보는 처음 알게된 사실이다. 저자가 수원에서 태어나고 자라, 지금도 수원에서 생활하는 수원시 학예연구사이기 때문일까. 이전의 책이 교과서에 있는 필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면, 이번 책은 수원화성을 다각도로 바라보고, 자랑하면서 이야기하기 좋게 구성되어 있다. 역사와 답사를 한 페이지에 위 아래로 나누어 구성한 점이 독특하다. 동, 서, 남, 북, 중앙은 화성행궁, 총 5부로 나누어 테마를 잡아 역사이야기와 함께 답사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이 잘 소개되어 있다. 무엇보다 실제 답사를 했을 때, 자신이 가는 구역을 정해서 책과 함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진을 잘 활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한쪽 방향에서 본 건축물 사진을 놓는 것이 보통의 책들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앞과 뒤, 때론 좌우까지 다양한 방향에서, 야경이 아름다운 곳은 야경의 사진까지 함께 수록한 부분에서 수원을 많이 보고 연구한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화성을 지키는 장용영을 소개하면서, 무예 24기 시연 공연 사진도 함께 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현장에서 보았던 생동감있던 장면이, 사진을 보니 다시 살아난다. 화성행궁의 정문 신풍루 바깥쪽 느티나무 부근에서 무예 시연 공연을 보았는데, 책을 통해 느티나무에는 어진 정치를 하겠다는 마음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의 의미를 책을 통해 다시 느낀다.
 
 
# 저학년보다는 고학년이 보면 더 좋은 책.
  
  
  초등학교 고학년이 보면 좋은 책이라고 할까. 군데군데 퀴즈와 스스로 생각하고 채울 수 있는 부분이, 아이들이 답을 채워가며 아는 즐거움을 느끼는 계기가 된다. 「나는 수원화성 박사」와 「견학 안내지 잘 만들기」 코너를 통해, 학습한 내용을 복습하고, 스스로 체험한 곳을 소개하는 부분이 좋았다. 자신의 발로 딛고, 손으로 만져보고 눈으로 바라본, 수원 화성의 공기를 느꼈던 부분을 글로 남기는 일은 추억을 오래 기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세계에서 최초로 상공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도시를 만들었던, 백성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신기술을 활용해서 빠르게 건축을 완성하였으면서도 완성도도 뛰어난, 환경과의 교류가 잘 이루어진 소중한 문화유산이 한국에 존재한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지금의 시각으로 옛날의 시대를 단정짓는 건 위험한 일이다. 기득권에 지지 않고, 신분의 덫에 힘겨워하는 계층을 지원하며변화를 꿈꾸었던 정조의 도전과 꿈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후, 세도정치로 몰락해버린 조선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지도자의 위치에서 누가, 얼마만큼 꾸준하게 노력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개혁이 얼마나 힘든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예전에는 군주만 잘하면 되었지만, 이제는 지도자도 한시적, 제한적 권력을 가지고 있기에, 시민 스스로, 똑똑해지고 강해져아 한다. 지도자에게 의지하고 기대하고 실망하고 원망하는 마음은 이제 버려야 한다. 시대의 변화를 가장 먼저 파악하고, 꾸준히 변화를 실천하고, 현실의 한계에 지치지 않고 도전했던 지혜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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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신기술과 개혁 정신이 빚은 위대한 유산 수원 화성 - 역사가 보이는 답사 시리즈 2
조소현 지음, 김주리 그림, 최연창 사진 / 열린박물관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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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조의 마지막 꿈이 담겨있던 그곳! 화성에 가다.
 
 
  얼마전 지인의 결혼식이 수원에서 열렸다. 결혼식을 마치고 난 후, 화성에 들릴 생각에 수원 화성에 관한 책을 찾았다. 일반인을 위한 책은 없고, 정조의 화성행궁 행차와 관련된 이야기가 소설화 된 『원행』과 아이들의 체험학습, 현장학습을 위한 두 권의 책이 있었다. 정약용이 설계를 했고, 체제공과 당대의 최신 과학기술과 기술자들의 노력으로 10년의 공사가 2년 9개월로 단축된, 의궤로 공사의 내용이 정리되어 있어 복원이 가능했다는 이야기, 매일 오전 11시에 화성행궁 앞에서 무예24기 시연이 열리고, 사도세자의 능이 있다는 정도가 전부이다. 똑같은 풍경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기에, 조금이라도 정보를 더 얻고 싶었다. 그냥 성이 있구나가 아닌, 어떤 역사적 배경으로 만들어졌고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가늠할 정보가 필요했다. 아이들을 위한 교재임에도 불구하고, 얻을 정보가 있는지 읽어보기로 결정했다.
 
 
# 역사와 답사를 나누어 정리한 수원 화성 이야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친절한 설명과 정조의 아버지부터 시작해서, 정약용, 수원화성에 관한 역사적 이야기가 담긴 1부와 현지 답사를 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수록된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의 신기술과 개혁정신이 빚은 위대한 유산이라는 부제가 어울리게, 화성을 만든 목적, 최초의 계획도시로서의 특징, 설계도를 만든 정약용, 화성을 만드는 데 사용된 과학기술, 사도세자를 둘러싼 이야기까지, 역사와 과학기술에 비중을 둔 설명이 이뤄졌다. 깊이 있는 설명이라기 보다, 역사적 맥락에서 알아두면 좋을 특정적인 내용들이 어렵지 않게, 다양한 삽화를 통해 시각적 효과를 강조하며 만들어졌다.
 
  답사에서는 창룡문부터 시작해서 북동적대까지를 1코스, 장안문에서 봉돈까지를 2코스로 나누어서 걸어가는 동선을 따라, 세워진 건축물 하나하나를 간략하게 설명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대화체 형식과 교과서에 소개되지 않은 에피소드를 담았다는 황색 배경의 이야기 상자에는 외국과의 비교, 각 건축물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잘 소개되어 있다. 포인트만 잘 정리되었다고 할까.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특색있는 부분이 보이듯이, 많은 정보보다는 가볍게 주변을 둘러보며 알아두면 좋을 부분이 잘 정리되어 있다.
 
 
#  아이들과 함께 수원화성에 들를 때 챙겨두면 좋은 책.
 
 
   아이들이나 조카들과 함께 수원화성에 들릴 기회가 생긴다면, 미리 읽어두고 설명해주기 좋은 책이라고 할까. 실제 장소 앞에 나온 소개글을 보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과 대화를 하며, 궁금증을 해소해 나간다면, 아이들의 교육효과도 높아지고, 우리 역사의 몰랐던 부분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 왕권 강화를 목표로 하였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숨을 거둔 정조의 꿈이 서려있는 수원. 돌아가신 아버지의 묘소 근처에 나무를 갉아먹는 송충이가 많이 생기자, 슬퍼하면서 송충이를 입에 씹었던 일화와 폭풍우 치던 밤에, 사도세자의 묘를 지키던 능참봉이 꿈에서 아버지를 만나 목숨을 구한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과거의 효와, 현재의 효에 대해, 그리고 효에 관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이와 함께 부모님이 설명해 줄 내용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다. 현장학습 교재이기에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게 만들어졌을거라 생각하지만, 동행하는 어른이 함께 참여해서 완성할 수 있게 한다면, 함께 하는 추억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아이와 함께 현장학습을 동행한  적극적인 부모가 아이와 자연스럽게 함께 할 일이 생긴다면 더욱 좋다고 할까. 개인적 욕심으로 2프로가 아쉽게 느껴지는 책이다.
 
  추억은 같은 공간을 같은 시간동안 함께 나눈 기억으로 만들어진다. 학교에서의 성적을 위함이 아닌, 아이와 함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책을 본다면 더욱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성인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현장학습 교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들에게는 학습을 목적으로 한 책보다는,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의 인쇄매체와 영상매체의 스토리텔링이 가장 큰 힘이 될거라 생각한다. <7급 공무원>에서 화성문화축제의 한 장면이 나온다고 하던데, 어떤 모습이 나올지 궁금하다. 신문기사를 보니, 동북공심돈과 연무대의 장면이 나온다고 한다. 사극의 무대를 넘어, 화성 전체를 배경으로 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등장하기를 바란다. 역사의 잃어버린 꿈과 지금 미래를 꿈꾸는 열망이 만나는 그런 소설이나 이야기들이 많아지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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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가 존재할 수 없는 수학적 이유
권은아 지음 / 펜하우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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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 형식으로 최신 연구결과를 전달하는 독특한 형식의 책.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뉴스와 신문 기사들을 챙겨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대의 흐름에 뒤쳐지지 싫은 마음과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대화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최소한의 화술과 대인관계술을 익혀야 한다. 유머와 재미난 이야기, 화제거리의 이야기들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좋은 윤활유가 된다. 무언가를 아는 것과 그것을 전달하는 능력은 별개라 생각한다. 기사를 통해 최신의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그 정보를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친분들 높여가는 대화의 시간으로 만드는 일은 다른 노력을 필요로 한다.
 
  대화에서 존재감을 확! 살려주는 시크한 그녀들의 지식쇼핑이라는 부제가 인상적이다. 대화와 지식쇼핑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책을 설명할 수 있다. 모든 이야기는 최신의 연구결과를 이야기하고, 상식과 고정관념과 다른 연구결과를 대화형식으로 자연스럽게 풀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쉽게 말해, 실제 둘이서 최신정보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글이 채워져 있다.
  
  
#  지식을 받아들이는 새로운 형식에 점수를 준다.
 
 
  화제의 연구결과 등의 기사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지만 딱딱한 면이 많다. 책에서 전달하는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연구결과를 전달하는 방식은, 스토리 텔링, 이야기의 형식을 갖추고 있어 독자가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기사보다 편하게 느껴진다. '새로운 사실'에 주목하기 보다, '새로운 스타일'이 인상적인 책이라 할까. 인터넷, UCC, 포스트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정보와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다매체 정보화시대에 정보를 전달하는 새로운 형식에 점수를 주고 싶은 책이다.
 
  연구 결과는 한정된 시간동안, 한정된 변수를 두고 연구한 결과라는 점을 유념한다면, 독특한 정보를 대화에 활용할 수도 있고, 상식에 틀에 갇히지 않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식사시간에, 담소를 나누는 도중에 독특한 정보를 통해, 대화에 주도자로 나서는 자신감을 가질 수도 있다. 지식을 '지혜'로 과장하기 쉬운 마음과 뽐내려는 마음을 억제한다는 전제조건을 지킨다면 말이다.
 
  새로운 지식에 호기심이 있고, 대화를 주도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이가 참고로 하면 나쁘지 않은 책이다. 이 책이 대화의 비밀을 가르쳐 준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라면 더 많은 걸 챙겨갈 수 있을 것이다. 시나리오와 다양한 책을 쓴 작가의 경력이 글에 스며, 읽지 시작하면 끝까지 한 호흡에 읽을 수 있는 리듬감이 있다. 큰 기대없이, 화장실이나 편한 곳에 두고, 짬짬이 읽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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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을 리뷰해주세요.
눈의 여왕 - 안데르센 동화집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5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김양미 옮김, 규하 그림 / 인디고(글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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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이야기의 매력.
 
 
  학교 교과서에서 동화의 내용을 읽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동화책을 직접 찾아서 읽었던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 여자 아이들을 위한 깜찍하고 예쁜 동화책 표지가 어린 마음에 마음에 들지 않았나보다. 동화책을 읽는 일이 즐거움이 될 수 있었던 때에 역사책을 읽고, 동화책의 풍경보다 현실의 어두운 풍경이 더 눈에 잘 보이는 때, 『옛 이야기의 매력』과 『아가씨, 대중문화의 숲에서 희망을 보다』의 두 권의 책을 통해 동화를 다시 찾아 읽게 되었다. 성인이 되어서 동화책을 읽는 일은 타인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는 일이니까. 도서관과 서점에서 어린이 코너를 들릴 때, 미적미적하던 마음을 누르고, 찾아본 동화책들은 매력이 넘치는 책들이 많았다.
 
  책표지에서부터 눈길을 끄는 책이 있는가하면, 고전동화가 아닌 새로운 감각으로 현대 동화작가들이 펴낸 책들도 많았다. 그림형제의 섬찍한 동화책보다는, 가난한 삶과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한 얼굴을 가졌지만, 동화속 세계를 아름답게 피워냈던 안데르센에 마음이 끌렸다. 몇 해 전 드라마에서 방영된 <눈의 여왕>의 원작을 다시 읽고, 드라마를 보고 싶은 마음에, 안데르센 동화집을 찾기 시작했다. 인디고 출판사는 일러스트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저작권이 풀린, 다양한 안데르센 동화집에서 독특한 인상이 남아있어 고른 책, 여자 꼬마아이들이 좋아하겠구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 익숙한 이름의 동화를 다시 만나는 일. 어색함보다 즐거움이 가득하다.
 
 
   <인어공주>, <눈의 여왕>, <나이팅게일>, <백조왕자>, <장난감 병정>, <성냥팔이 소녀>까지 6편의 동화가 눈길을 끄는 일러스트와 함께 실려있다. 동화 속 상상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안데르센의 동화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중요한 믿음과, 시련의 극복, 사랑 등의 다양한 메시지가 책에 담겨 있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둡고 두려운 마음들이 하나씩 녹아들어간다고 할까. 슬픈 결말로 끝나는 <장난감 병정>과 <성냥팔이 소녀>를 읽으면서도 마음 한 편이 시리기보다 괜찮다는 마음이 따스하게 남아있는 걸 보면, 200년 전에 태어났던 작가의 글이 아직도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동화는 꿈과 같은 상상속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주인공들이 부딪치는 이야기들은 현실 속 아이들과 어른이 경험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해와 소통의 불가, 미움과 불신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신념을 지키기도 하고, 그 과정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일, 나 혼자만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가 아니라, 동화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도 함께 고민하고 두렵고, 무서워한다는 사실들은 어린 마음들을 따스하게 감싸준다고 할까. 너 혼자가 아니라는 따스한 위안을, 부모나 친구보다 한 편의 이야기속에서 느낄 수 있다는 건 매력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삶이 팍팍하고 현실이 괴로울수록, 이야기속에서 드라마속에서 한국인들은 힘을 얻는 경향이 많다 생각한다. 도박이나 오락과 같은 유희에 빠지는 일도 현실의 고통을 피하는 방법이지만, 동화의 매력 속에 빠져 현실의 힘겨움을 이겨내는 일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동화가 주는 희망의 힘, 그리고 이야기 속의 숨겨진 메시지를 현대의 감각으로 읽어낸다면, 직장을 다니는 성인에게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어린 아이였을 때, 부모님이 잠들기 전에 동화책을 들려주는 소리를 들은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화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기보다, 아이의 곁에서 내가 널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느낄 수 있음이 전해진다는 건, 아이의 성장과 안정감에 큰 도움이 될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보기 걸맞게 한 손에 들어오는 사이즈와 일러스트에 공을 들인 점은, 판매타깃을 잘 맞춘 느낌이다. 키덜트인 어른들에게도 서가에 꽂아놓기에 괜찮은 책이라고 할까. 

   다양한 번역본을 소장하는 걸 즐기는, 번역의 질을 따지는 독자였다면 번역본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을텐데, 이 책이 처음 만나는 안데르센 동화라서 비교 하기가 힘들다. 문체와 분위기상 교육적 목적을 가지고, 풀어 쓴 흔적은 느낄 수 있었다. 안데르센의 원본을 읽지 않았기에, 안데르센의 문체를 알 수 없는 점이 조금 아쉽다.  문체의 디테일함은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구조와 생명력은 지금의 아이와 성인에게도 충분히 어필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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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일러스트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책이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인디고의 세계 고전 동화 시리즈..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어린 자녀를 둔 부모와 아이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하지만 지난 밤, 소녀가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을 보았는지 그리고 할머니와 함께 얼마나 기쁘게 새해를 맞으며 떠났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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