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풀 컴퍼니 - 경영을 디자인하다!
마티 뉴마이어 지음, 박선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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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경영에도 디자인 마인드가 중요하다.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 디자인의 힘을 처음 느꼈던 때는 MP3 CD가 한창이던 아이리버에서 디자인을 의뢰해서 제품을 출시했을 때, 제품의 인기가 좋았던 때가 생각난다. 제품도 기능도 중요하지만, 디자인이 사람들의 결정을 미치는데, 영향을 미치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었다. 핸드폰, MP3 등 제품에도 디자인 마인드가 들어갈 뿐 아니라, 디자인에 맞춰 기능을 재조정하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고객에게 사랑받아야 살아남는, 무한경쟁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감성의 시대, 보여지는 면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경영에도 산업시대에 벗어나, 혁신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제품의 기능 향상을 넘어서, 경영자들이 디자인 마인드를 갖는 일이 중요하다고 외치는 저자들이 있다.
 
 
#  16가지의 지렛대를 이용하라.
 
 
  인상적인 저자의 이야기는 디자인의 새로운 정의였다. 기존 상황을 원하는 상황으로 바꾸기 위한 목적으로 사람들의 행동 양식을 고안하는 행동은 모두 디자인이라는 사이몬의 이야기를 압축해서 디자인은 변화라고 정의 내리는 점이 독특했다. 더 나아지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고, 그 변화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도구가 디자인이라는 사실을 압축적으로 잘 설명한다고 느껴졋다. 저자는 미학을 사용해서, 자연에서는 최대한 효율적 기능을 위한 노력이 결국 아름다움으로 귀결된다며, 미학과 윤리학이 결합되었을 때, 좋은 디자인이라 말한다. 전문적인 미학 용어가 사용되지 않고, 쉬운 언어를 통해서, 디자인이 왜 중요한지 인식할 수 있는 점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경영마인드로 16가지 지렛대를 제시한다. 애써 보았자 해결이 되지 않고, 더 나아지거나 나빠질 뿐인 고약한 문제에 접근하라는 이야기부터 메타팀의 구성, 재능을 인정하라 등 독특한 아이디어가 많았다. 가장 인상적인 아이디어는 파워포인트를 금지하라는 이야기였다. 많은 글로 그려진 슬라이드식이 아닌, 짧고 압축적인 문구와 그림을 활용하라는 점은 실제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경영자가 아니더라도, 기업에서 확실한 목표와 더 나은 꿈을 꾸게 만드는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책을 통해 깨닫는다.
 
  더 나아지기 위해 변화해야 하는 점은, 시대의 요구라 생각한다. 시대에 따라가기 위해, 디자인의 개념을 잘 활용한다면, 고객의 마음도 사로잡고, 나날이 발전하는 기업이 될거란 생각을 했다. 긴 내용이 담긴 책은 아니지만, 독창적인 일러스트와 간단명료한 정의에서 시작된 설명으로 개념이 확실하게 전달되는 책이다. 변화가 필요하고, 디자인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이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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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는 한마디 - 시장이 거부할 수 없는 컨셉 카피의 8가지 원리
탁정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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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끌리는 한 마디의 제목에 끌려, 책을 구매하다.
 
 
『일하면서 책쓰기』라는 책이 출간된 적이 있다. 책의 내용을 보지 않고, 단지 제목이 끌리는 이유로 책을 구매했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이에게, 책을 낼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자기계발서였다. 저자는 그 책의 공저자이기도 하다. 

  짧은 글 한마디가 가슴과 머리에 남아, 마음을 움직이고, 결정의 행동에 자극을 준다. 잘 지은 간판 이름 하나가, 훌륭한 연설 한 마디가, 광고의 카피 한 마디가 비즈니스 세계에서 큰 매출을 올리는 변수가 된다.
 
  광고업계에서 25년을 일한 베테랑인 저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죽이는 한 마디를 쓰는 방법을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누구나 꾸준히 연습한다면, 언어의 달인이 될 수 있는 비법이 책에 잔뜩 담겨있다. 통화보다 문자메세지를 더 많이 주고받는 시대, 메일과 덧글 등의 글을 남기는 일이 일상화된 현대사회이다.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 발표와 발표자료 준비 등에서도 죽이는 한마디가 활용될 수 있는 영역은 매우 넓다.
 
 
# 간단한 형식과 예시의 과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다.
 
 
  카피라이터 실무과정을 10년간 가르친 강사답게, 책의 구성이 간단하면서도 풍부한 예시가 많아 좋았다. 실제 사례를 들어, 원리를 이해시키고, 근거를 설명한 후, 관련된 지식을 설명하고, 따라해보는 5가지 단계를 거치다보면, 죽이는 한 마디의 8가지의 원리인 단정, 치환, 충돌, 인접, 반전, 부정, 의미부여, 영어짜맞춤의 원리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왜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변화시키는지 이해하게 된다. 지식과 경험이 풍부해질수록, 자신을 거들먹거리거나, 잘난체하기 십상이다. 쉽고, 적확한 사례를 통해, 필요한 정보만 제공하는 글들을 보며, 겸손한 저자의 성품도 엿볼 수 있었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카피를 보면, 글에는 힘이 실려있다는 생각이 든다. 말은 그냥 말이 아니라 진동하면서 주변의 역시 진동하는 모든 것들에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존재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기획을 하면서, 내면을 찾다는 일에만 몰두하다가, 그것을 담아내는 말과 글을 놓치곤 하는 샐러리맨에게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백신같은 책이다.  

  당장, 서평의 제목을 지을 때, 죽이는 한마디의 원리를 이용하면, 다른 이들이 쉽게 글의 의도를 전달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글도 무작정 쓰다보면, 두서가 없어지고, 정리와 다시쓰기의 과정을 필요로 한다.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이야기의 컨셉을 잡고, 8가지의 다양한 도구들을 활용하여, 적절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면, 읽는 이를 설득할 수 있는 글이 될거라 믿는다.  

  지름길을 안다고 해도 걷지 않으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다. 꾸준한 연습을 기꺼이 해내는 강건한 독자들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마케팅과 ’글’과 ’말’로 상대를 설득해야 하는 이가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의사소통을 잘 하고 싶은 이가 이 원리들을 잘 활용한다면, 언어의 마술사가 될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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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법이라고? - 10년을 거꾸로 돌리는 MB악법 바로보기
강풀 외 지음 / 이매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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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것을 보게 될 것이다.
 
 
  MB 정부 들어서면서, 상상 이상의 것을 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합법적이라는 이름으로, 말할 자유를 잃고 있고, 희망이 아닌, 절망의 그림자를 멍하게 바라보고 있다. 사기에 나온 고사가 생각난다. 북쪽으로 가야 하는데, 남쪽으로 방향을 튼 사람이, 열심히 말에 채찍을 가하며 달려간다. 그가 가는 방향을 알던 사람이, 반대쪽으로 가고 있다고, 방향을 돌려야 한다 말하지만, 그는 열심히 채찍질을 하고 있으니, 곧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가 나올 것이라 말한다. 2008년 이후, 언론과 발언의 자유에서, 급속도로 뒤걸음치고 있다. MB정부를 지지하던지, 반대하던지간에, 언론의 자유가 위축되었다는 사실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누군가에 대한 극단적인 증오의 감정 없이, 왜 이렇게 일을 추진하면 안된다고 말할 순 없는 것일까?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은 쉽지만,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쉽지 않다. 생각해보니, 정치를 싫어하면서도, 대안을 생각하기 보다는 누군가를 미워하고 욕하면서 그냥 스트레스를 풀어왔다는 생각을 했다. 정부의 정책과 대응을 살피기에는 나의 지식이 일천하고, 주변에서 알려주는 사람도 적다. 그리고 반대하는 사람의 의견이, 자신의 정치적 야망과 이해관계가 결합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설명이 필요했다. 왜 그가 그렇게 하면 안되는지, 증오의 마음 없이, 합리적인 이야기로 왜 안되는지 말해주는 이야기가 필요했다.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적인 선에서 왜 법안이 통과되면 안 되는지, 정권 이후에 다시 고치면 왜 안되는지 설명해 주는 사람이 필요했다. 주변에 희망적인 기대와 증오의 발언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법안의 내용을 깊이 들여다보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적었다. 적과 나, 아군과 적군으로 나뉘어서 한 쪽을 따르라는 분위기만 느껴진다.
 
  글은 생각의 정립하기에는 좋지만, 오래 읽기에는 힘들다. 특히, 법안들은 깊이 이해하기 전에 사람들에게 거리감을 두게 한다. 도대체 이걸 한다고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거지? 직감적으로 이건 아닌데, 라고 인식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타인에게 말해주려면 설명이 필요하다. 일반 사람들도 쉽게 다가서게 만드는 친근감, 이미지와 글로 사람에게 다가서는 만화만큼 좋은 수단은 없다. 만화가와 MB악법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연합해서 릴레이 시리즈로 MB 악법에 대해 인터넷에 만화를 연재했다. 4대강 살리기, 병입수돗물 판매, 비정규직 보호, 최저임금법, 인권위원회 축소, 방송법, 언론법, 사이버 모욕죄 등등 시간이 지날수록 그 위험성을 인지하게 되는 법안이 왜 위험한지 설명하고 있다.
 
 
# MB를 지지하던지, 거부하던지 꼭 읽어봐야 할 내용들.
 
 
  정치적 견해에 따라 누군가를 지지하고 거부할 권리는 있다 생각한다. 민주주의 사회는 자신의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도, 함께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문제를 풀어가는 사회라 생각한다. 경제살리기도 좋다. 부자들이 더 잘사게 만드는 상황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지금의 법안들은 부자들도 잘사는 법안들이 아니라, '부자'들만, 부자들만 시민의 자격이 주어지는 듯한 사회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는 법안들이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 생각한다.
 
  만화의 많은 내용들은 법안이 통과되었을 때, 악용될 수 있는 최대한의 상상력을 이야기하고 있다. 합리적인 대의민주주의가 존재하는 사회라면, 우파의 방향으로 간다 하더라도, 독소조항은 최대한 없애면서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 생각한다. 전쟁처럼, 승자가 모든 걸 갖고, 패자는 노예처럼 사는 사회처럼 지금, 국회에서도 행정부의 많은 부분에서도 밀어부치기가 횡횡하고 있다. 사실, 국민들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내가 찍지 않았어도, 누군가가 MB를 찍고, 누군가를 투표를 하지 않았기에 MB가 당선이 되었고, 그 결과는 치뤄야 한다 생각한다.
 
  극단적 공포로 인한 불안으로 인한 지지가 아닌,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고 의견을 종합할 수는 없는걸까. 대통령 선거의 제도 및 행정구역 개편 등 많은 사항들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막연한 그림만 그릴 뿐, 세부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왼쪽과 오른쪽,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고, 논리라는 무기를 가지고, 우리 사회의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싸우는 대결의 장을 꿈꾼다. 가장 힘없고 약한 사람들이, 능력이 없기 때문에 그래도 싸다는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 가난함이 불편할 수 있지만, 부끄럽고, 자신의 삶을 비관하지 않게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우파는 국가가 그들을 보호해준다는 논리로, 좌파는 당연히 그들의 권리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계층과 최약계층을 지원해야 하는데, 그에 합당한 그림이 느껴지지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건, 조금 더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사회에 기대하는 정치적 상상력이 커지고, 그에 대한 기대가 표와 실천으로 나타날 때, 권위와 경찰력과 벌금과 자의적인 법의 해석으로 시민의 행동을 제한하는 일은 없어질거라 생각한다. MB정부를 통해, 잃어버린 10년동안, 무엇이 사라졌는지 깨닫고 있다. 살아숨쉬는 공기처럼, 있을 때 잘 몰랐지만, 사라지고 난 후, 숨이 켁켁 막히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소중한 민주주의와 인권, 언론과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 현실은 힘들지만, 어떻게든 다들 잘 살아남아, 더 나은 상상력을 실천할 수 있는 꿈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꿈은 혼자 꾸는 것도 좋지만, 함께 꿈꿀 때 더 현실에 가까워진다 생각한다. 대화와 토론을 통해, 기꺼이 반대의견을 지닌 사람들과, 결코 서로 설득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치열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회를 꿈꾼다. 이 책에 나오는 악법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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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 - 구혜선 일러스트 픽션
구혜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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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의미에 대해, 고민해 보다.
 
 
  '책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설까?', 책의 저자가 인기 드라마의 주인공이자, 출간 시기가 가장 주목받는 시기라서, 책을 읽기로 결정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유명세를 이용해서 내는 책이 아닐까 하는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는, 저자가 유명인이 아니었다면, 읽으려는 고민조차 하지 않았을 책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네 가지 종류의 책이 있다는 고병권씨의 글이 생각난다. 숲에서 생활하는 나무를 베어내서 만다는 책 중, 세계를 낭비하는 무의미한 책도 존재하고, 세계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는 책이 있다. 세계의 모습의 순간의 의미를 밝혀내는 세계를 해석하는 책도 있고, 책을 읽고나면, 세상이 달라보이고, 세상을 다르게 만드는, 세계를 변혁하고 창조하는 책이 있다고 한다. 인문학 서적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탱고』를 이야기한다면, 세계를 낭비하는 책 또는 세계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는 책에 가깝다 생각한다.
 
  사람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 있어도, 현실은 마케팅과 여러가지 제한조건으로 만부를 넘기기 힘들다. 『탱고』는 출간 한 주만에 3만부가 팔렸고, 적어도 18쇄가 넘게 발행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책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자기계발서와 재테크 관련 책, 유명인이 낸 책들을 가능하면 읽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책에 대한 특권의식 때문에, 책을 가리는 느낌이 들어, 그 편견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주목하는 책의 존재 의미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이 하고 싶었다.
 
 
# 이별하고, 사랑하고, 다시 혼자가 되는 과정의 감정을 담다.
 
 
  이별의 상처를 경험한 여성이, 순수함과 편안함을 주는 남성을 만나 다시 사랑에 빠지지만, 그와 이별해야 하는 아픔을 인정하는 과정을 통해, 좀 더 성숙해지는 과정을 담은 픽션이다. 헤어짐과 만남, 상실의 내용보다는, 어린시절에 가지고 있었지만, 현실에 발을 디디며, 잊고 살았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은 20대 여성이 등장한다. 사랑에 대한 로망과, 설레임, 이별이 전하는 상처와 상실로 인한 슬픔의 흔적이 채워져 있다. 현실의 비정한 사실을 머리로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늘 로망과 기대를 품고 사는 여성의 내면이 보인다. 솔직하게 감정을 담아내는 글이 인상적이다.
 
  20대 여성의 내면의 마음을 엿보고 싶은 마음이 책을 꺼내는 하나의 이유였는데, 20대 후반의 남성인 내겐,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20대 여성의 사랑에 대한 생각보다는 '저자'의 사랑에 관한 독백이 전해지는 책이다. 개인의 노력으로 사랑이 유지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자신의 내면을 말하지 않고도, 통하게 되는 편안한, '환상'과 '순수'의 로망을 잃지 않는 여성을 만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는, 사랑에 빠지는 순간에는 상대를 위해 많은 걸 포기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신의 기대를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현실과 타협하는 배려의 노력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모든 걸 이해하는, '불가능한 기대'를 꿈꾸는 캔디같은 저자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순진'한 마음을 간직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삐삐 롱스타킹'과 '피터팬'의 감성을 지니고 사는 여성에게 어울리는 책이라 생각한다. 자기계발서와 재테크 책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는 이유는, 읽는 행위만으로 자신의 삶을 더 나은 쪽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독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대중과 호흡하지 못하는 책은 살아남을 수 없다. 자신의 내면의 감정을 만족시키는 책이 있다면, 기꺼이 돈을 지불해서 책을 구매할 독자가 있다는 출판계의 현실과 마주하게 하는 책이다. 설사, 마케팅의 힘과 스타의 영향력으로 책이 팔리더라도 말이다.
 
  짧은 시간, 돈을 벌기 위해 낸 조잡한 책이 아니다. 오랜시간 나름대로 공을 들인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많은 이의 삶을 변화시키는 폭발력을 가진 책도 아니다. 작가가 되고 싶은 문학의 꿈을 지닌 이에게는, 이런 책도 책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과 이런 책이 많이 팔리다니 하는 상실감을 전하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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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웨이 - 세계는 지금 새로운 리더를 요구한다
달라이 라마, 라우렌드 판 덴 마위젠베르흐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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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 경영자에게 말을 걸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더 이상 국가와 기업이 개인의 안정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스스로 현명하게 무엇을 해야할지, 방향을 정하지 못한다면, 이리저리 휩쓸리다 결국 무기력해진다. 경제학은 '선택'과 '기회비용'이라는 개념으로 세상을 설명한다. 즉,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말한다. 어떤 선택을 하던지, 그 선택으로 인한 이점이 있다면, 결국 그 선택으로 인한 대가도 함께 치러야 한다. 호황의 긴 터널을 지나온만큼, 이제 불황의 고속도로를 어찌하던지, 다음 터널을 만날때까지, 견디며 달려야 한다.
 
  현대, 삼성, 대기업의 총수가 한국인이라고 해서, 그 기업이 한국기업이 아닌 시대에 살고 있다. 기업은 국경을 너머, 다국적기업으로 되어가고, 자본은 스스로 몸을 증식시켜, 부자들은 더 큰 부자가 될 기회를, 가난한 사람들은 더 올라설 수 없는 넘을 수 없는 유리벽이 견고해지고 있다. 세상은 더욱 좁아지고, 기업들도 살아남기 위해 혁신의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흐름을 잘 읽어야 한다.
 
  언제 변화해야 하는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기업의 CEO가 아니더라도, 일상을 사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불교에서는 만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전일론을 주장한다. 원인이 있기에, 원인으로 말미암은 과정을 통해, 지금의 결과가 나오게 되었고,'나'라는 주체보다, 서로 연결되어 있는 관계를 깊이 있게, 통찰함으로써, '무명'의 어리석음을 벗어나, 바른 눈으로 바른 일을 하려 노력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끊임없이 대중과 호흡하며,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점을 기술개발과 마케팅을 통해 꾸준히 변화하려 노력해야 하는 경영자에게, 언제 변해야 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어쩌면, 불교의 지도자가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통해 전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불교를 모르는 문외한을 위해 불교용어대신, 사회에서 많이 사용하는 긍정적인 감정, 부정적인 감정이라는 표현 등으로 독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이 담긴 책이다.
 
  티베트 불교와 비즈니스의 만남이라, 어색하다. 인간의 더 나아지고 싶은, 더 이익을 내고 싶은 욕망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주체인 기업과 욕망을 다스림을 중요시하는 불교의 만남이라니, 냉면과 삼계탐을 함께 먹는 느낌이다. 실제로, 공산주의와 불교의 접점을 찾던 달라이 라마에게 자유시장경제와의 접점을 찾는 일이 더 나을것이라는 경영컨설턴트 라우렌스의 충고가 담긴 편지를 시작으로 그들은 서로 교류를 나누게 되었고, 불교와 자본주의의 접점을 찾는 7년의 노력을 통해 책은 완성되었다.
 
 
# 마음 수련을 통해, 바른 눈으로 통찰력을 발휘해서, 바른 일을 한다.
 
 
  책은 자신의 주인이 되기, 조직을 이끌기, 연결된 세계의 리더라는 3부로 이루어진다. 1부에서는 자신의 주인이 되기 위해, 마음을 다스리는 법과 바른 눈을 얻기 위해 알아야 하는 모든 것은 변화하고, 서로 연결되어 있고, 원인없는 결과는 없다는 불교의 기초지식을 이야기한다. 100년 이상 지속한 기업도 한 순간의 위기로,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마는 빠른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의 시기에 바른 눈과 바른 일을 한다는 관점은 가장 기초적이지만, 불교의 핵심적인 내용으로 리더의 바른 결정을 돕는 방법을 제시한다.
 
  욱하는 마음과 타인에게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마음 수련하기를 추천한 저자는, 리더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감정의 원인과 그 과정을 깊이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 맑은 정신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영자의 사소한 결정이 조직의 전체 구성원 뿐만 아니라, 경제와 세계경제에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연기'의 원리를 이해하는 경영자라면,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닌, 행복을 창조하는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점을 이해한 각국의 경영자, 리더들이 세계가 서로 연결되었음을 인식한다면, 빈곤과 인구문제, 환경문제 등의 문제들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될거라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서양에서는 공동체에 관한 인식보다 자아를 중요시하고, 유교문화권에서는 자아보다 공동체를 강조한다고 한다. 서양의 독자들에게는 '자아'보다 더욱 넓은 공동체를 인식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유교문화권인 한국의 독자에게는 혈연, 지연, 가족 등의 작은 공동체에서, 더 넓은 공동체, 세계의 일부인 자신을 인식하는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인간은 혼자서 많은 걸 해낼 수 없고, 지금까지 인류가 이뤄낸 성과는 보이지 않는 연대의 힘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고 생각한다. 작은 의사결정 하나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더들이, 바른 판단과 바른 방향성으로 기업을 이끌고, 서로 연대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세상은 더욱 건강하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방향으로 진행될거라는 저자들의 소망과 외침이 마음에 닿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람들과의 부딪침을 통해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기분이 상하기도 한다. '아! 그때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다면, 쓸데없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았을텐데'라는 후회를 하루에도 몇 번씩 한다. 개인의 마음의 변화가, 행동을 바뀌게 하고, 개인의 행동은, 그가 속한 조직의 다른 일원에게 영향을 미친다. 미세하고 촘촘하게 얽혀진 인간그물망에 사는 느낌이다. 의사 결정 하나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경영자와 사회의 리더들에게도, 매 순간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살아야 하는 개인에게도, 모두 필요한 책이라 생각한다. 어렵지 않은 내용이지만, 새롭게 인식한 내용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변화하기 위한 많은 도전의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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