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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순이 나면서부터 시작된다. 
얼마나 컷는지, 무슨 색으로 변하는지, 아침이슬을 이는지, 비 무게는 견딜 수 있는지, 바람이 불때는 얼마만큼 고개를 숙이는지 혹여 가뭄에 목은 마르지는 않는지ᆢ.

꽃봉우리가 맺히고 나서부터는 키만 키우고 부실해 보이는 꽃대가, 무게를 더하며 자꾸만 부풀어 가는 꽃붕우리가, 벌어지는 꽃봉우리에서 어떤 색깔이 나올지, 꽃은 또 몇개나 피울지ᆢ.

다ᆢ감당할만큼씩만 스스로 키을 키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 맺는다늗 것을 알지만 매번 잊고서 의심스런 눈길이 머문다.

곧 꽃봉우리 열어 속내를 보여줄 아침 저녁으로 눈맞춤하는 내 뜰의 '일월비비추'다.

그대도 나도 이 꽃보는 마음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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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달이 서둘러 산을 넘고 난 밤은 길다.

풀벌레 소리 아직은 서툴고 개구리 울음소리마져 그쳤다.

봄과 여름 틈에 낀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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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 묻혀가는 틈, 깃든 고요함이 깊어진다.

물이 담는 그림자도 본질에서 그리 많이 벗어나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보는 그 모든 것이 어쩌면 물에 담긴 그림자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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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을 걷다 저절로 멈추는 발걸음이다.
나를 불러세워 나누고 싶은 무언가 있어 부르는 것이다.

눈맞춤하는 순간 가슴에 온기가 스며든다.
이 귀한 경험으로 긴ᆢ하루를 위안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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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향한 크기로만 본다면 새 것과 묵은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우쭐해 하는 새 것에게 지나가는 바람이 슬쩍 건들어보며 한마디 건낸다.

"넌 나를 감당하려면 더 익어야되ᆢ알지?"

비람에 맞서 허리가 부러질듯 휘어지는 고비를 몇번이고 겪어야만 알 일이다. 새 것이 감당해야할 시간의 무게를 짐작하며 슬그머니 묵은 것에 기대어 본다.

여름을 맞이하는 마음 단장이 버거운가 보다. 
잔뜩 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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