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립민속국악원 무용단 하반기 정기공연


판소리 춤극 "심청이 울었다"


2015.10.30~31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바람 부는 바다, 인당수
북소리는 두리둥 둥둥둥 갈 길 재촉하는데
정화수 떠 놓고 나를 위한 마지막 인사
눈을 감고 치맛자락 무릅쓰고
뱃전으로 우루루ᆢ풍덩!


"심청은 왜 인당수에 자신을 던져 스스로 죽었을까?
심봉사가 뜬 눈이 육신의 눈일까?
뺑덕이네는 또 어떤 사연이 있어서 심봉사의 등을 쳐 먹고 살까?
갖가지 사연을 가진 수많은 봉사들이 맹인잔치에 참석한다.
이 모든 사연을 끌어 안고 심청은 운다."
-지기학 예술감독


"더 이상 메마른 세상이 되지 않기 위해선 울어야 한다. 나를 위해서든 타인을 위해서든 아니면 당신을 위해서든 말이다. 울지 않는 것은 스스로의 나약함과 거짓된 생에서 비롯되는 피상적 일상에 대한 허위를 감추기 위해서 일 뿐이기에."
-무용연출가 이재환


*춤극이다. 대사는 몸짓과 의상, 무대장치에 판소리가 어울어진다. 심청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춤꾼들의 몸짓으로 살아난다.


언어로 전달되는 감정 표현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몸의 언어는 익숙치 않다. 극의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만만치 않다는 말이다. 집중된 이미지의 표현에 주목하여 전달되는 극의 효과를 전달받기에 버거웠다. 춤극이기에 몸짓으로 표현되는 감정전달에 집중되는 것은 이해되나 소리 언어인 판소리도 더 많이 활용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화려하고 현란한 몸짓에 스토리가 묻혀 감동을 이끌어 내는데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심청이 울었다'는 것은 곧 '울음'에 주목한다는 것인데 울음으로 대치되는 감정의 변화나 심정의 전환이 무엇을 통해 가능할까? 심청이 울어서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울음'은 질적변화를 담보한 감정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매개다. 심청의 울음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슴 한켠 쌓인 무게가 해소되는 계기로 작용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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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제100회 정기연주회


Autumn Breege


2015.10.29 19:30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


보름을 갖지난 달빛이 그윽한 정취를 자아내는 가을밤 국악관현악의 선율과 함께한다. 형식에 치우치지 않은 조그마한 소극장의 공간이기에 연주자와 관객의 긴밀한 호흡에서 오는 공감의 기회다.


Program
*관현악 : Sinfonietta No. 1 - 작곡 신동일
*25현 가약금협주곡 : 새산조 - 작곡 박범훈, 가야금 김한아
*해금협주곡 : 메나리 - 작곡 박경훈, 해금 김민희
*창작판소리 : 노총각 거시기가 - 작사 김은경, 편곡 김만석, 소리 남상일
*창과 관현악 : 장타령 - 편곡 김만석, 소리 남상일
*Odyssey-긴 여행 - 작곡 민영치, 편곡 이고운, 장구 민영치


창작 판소리가 들어가긴 했지만 오롯하게 관현악 중심의 연주회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역에서 초연되는 세 곡의 관현악과 25현 가야금과 해금 협주곡은 새로운 곡이 주는 신선함에 한층 무르익은 연주자들의 노력이 더해져 가을밤의 정취를 더 깊게 느끼게 해준다.


특히, 해금협주곡의 메나리 연주자 김민희의 구음이 주는 울림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또한, 민영치 작곡의 'Odyssey-긴 여행'은 작곡자의 연주회에 직접 참여로 작곡가의 곡에 대한 자신의 연주 참여가 가져다 주는 기대감이 있더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공연안내**

*제101회 정기연주회
2015.11.26(목) 오후 7시30분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

*제102회 정기연주회
2015.12.215(화) 오후 7시30분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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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o Inbu
Memory of the Wind

2015.10.12-10.24 gallery 숨(전주)


창문이 덜컹거리는 소리, 전선을 가르는 소리, 나뭇가지의 흔들림, 깃발이 펄떡이는 요란함, 처마 밑 풍경의 딸랑거림, 귀밑을 스치며 내는 소리ᆢ등 이것은 삶에서 일상적으로 체험하는 바람의 편린이다. 또한 청량하다, 웅장하다, 꿈틀거린다, 상쾌하다, 포근하다, 편안하다, 외롭다, 쓸쓸하다, 서글프다, 두렵다, 서럽다ᆢ등 인간 내면의 감성을 통해서 바람은 묘사되고 인식되기도 한다.


어릴적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당황스러움과 슬픔, 유년시절의 우울함과 서러움, 십대시절의 좌절의 모습, 그리고 청년시절의 분노와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모습, 낯선 나라에서의 희망을 꿈꾸는 모습ᆢ등 처음 구체적인 형상이었던 내 기억들은 시간의 흐름속에서 흐릿한 잔상으로 남아서 하나의 색채로만 인식되고 존재한다. 그 색채는 내 감성의 기억 속에서 일어나는 바람이며, 바람은 내 삶의 사유와 반추를 이끌어 낸다.


화면위에 찢어서 세워 붙이거나 둘둘 말아서 묶는 수백, 수천 장의 한지 조각들은 바람의 결과 화면의 율동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며, 그리고 한지의 유연함과 가벼움의 특징들은 바람을 묘사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 2015 표인부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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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ᆢ
아빠는 외로운 것이 아니란다.

검푸른 가을밤 무릎에 올린 거문고의 술대에 감기는 현에 유난히 무게가 실리는 것이 느껴지지 않느냐? 가을이 주는 행복을 누리는 것으로 그 무게를 온전히 현의 울림으로 담아내는 것만한 것도 없으리라고 본다.

아빠는 이른아침 발길에 차이는 이슬이 무게를 더해가는 것을 느끼고, 해질녘 붉은 노을이 저 혼자 붉은게 아님을 알듯이 오늘 이 시간을 살아가는 나를 돌아보며 스스로 위안삼는 것으로 이 가을을 누리고자 한다. 너에게 있어 거문고 연주처럼 이 아빠도 가을이 주는 그 행복을 마음껏 누리려는 것뿐이다. 

딸아ᆢ
너도 이제, 행복은 아득히 먼 곳에 있는 것만이 아님을 어림짐작으로나마 알 것이라고 믿는다. 아빠가 누리는 그 행복의 중심에 딸, 네가 있어 너의 안부가 궁금하고 네 무릎위에 놓인 거문고 현을 울리는 술대에 힘을 실리길 바라는 것이다. 그것이 너에게 아빠가 가을타는 외로움으로 비쳤을지도 모르겠으나 그렇게나마 아빠의 심사를 짐작해보려는 너의 마음이 가상하다.

가을은 외롭고 쓸쓸함만을 주는 시간이 아니란다. 풍성한 열매도 있고 따스한 햇볕도 있다. 아스라이 하루를 밝히는 안개도 있고, 풍덩 빠지고 싶은 푸르디 푸른 하늘도 있으며 눈시울 붉히는 붉디붉은 노을도 있다. 

바쁘다는 이유로 이 가을을 외면하지 말거라. 그것이 눈부신 햇살로 만물을 영글게하고, 다가올 추위를 대비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좁혀주는 이 가을에게 덜 미안한 일이다.

딸아ᆢ시간이 지나서 다시 이 가을이 올 무렵에는 내 피리 소리에 너의 거문고 음을 얹어볼 날이 오길 바란다. 곡으로 '수연장지곡'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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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가을빛에 물들다'

'국립민속국악원'과 '전주시립국악단' 교류공연
2015.10.3 pm 4.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국악을 연주하는 단체간 교류가 새로움을 만들어 낸다. 안방에 손님을 모시고 서로 간의 마음을 보텐다. 관객을 위한 공연 앞에서 주인과 손님이 다르지 않다. 감정과 의지가 소통을 통해 공감을 불러오면 당연히 따르는 것은 감동일 것이다.


처음이라고 했다. 혼자의 준비가 아닌 교류이기에 다소 어설픈 진행이 아쉽기도 하지만 공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좋다. 처음 접하는 단체의 연주가 궁금했다. 200회 공연을 앞둔 단체인 만큼 쌓인 내공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늘 드는 아쉬움이다. 빈 관람석 자리는 언제쯤 채워질까? 국악연주단체 뿐 아니라 국악관련 종사자, 관련단체, 정부부처 및 정책, 관람객 모두 마음 모아 공감을 통한 감동의 자리가 된다면 곧 채워지리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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