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 지나고까지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10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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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죽음을 경험하고, 이전과는 다른 삶에 대한 태도로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된다. 주인공 게이타로는 화자들로부터 이야기를 듣는다. “그의 역할은 수화기를 귀에 대고 세상을 듣는 일종의 탐방에 지나지 않았다”(344p) 이제 대학을 졸업한 게이타로가 세상을 처음으로 경험하는 방식이다. 청취자의 역할로 그들의 인생을 관조하고 있다.

 

모리모토, 다구치, 마쓰모토, 지요코, 스나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모리모토로 시작해서 마쓰모토로 끝나는 긴 이야기의 중심에 스나가가 있고, 그의 태생과 내향적 성품, 외로움이 자리 잡고 있다. 사실상 주인공은 스나가라고 할 수 있다. 게이타로는 타인의 이야기를 대충대충 듣고 다녔을 뿐이고 그는 단지 일자리를 얻으려고 했을 뿐이었다. 청취자로서 그들의 이야기를 옮긴 것은 에크리튀르(Écriture)의 영도(零度)’, 욕망과 감정의 영향을 받지 않은 순수한 글쓰기에 가깝다.

 

작가는 자신의 자아를 여러 인물들에 투영시키고, 그 인물들의 삶에 자신의 경험을 넣어 번뇌와 마음의 갈등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면서 자아를 탐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아에 대한 순수한 에크리튀르를 시도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글의 곳곳에서 묻어나는 쓸쓸함의 정서는 바르트가 추구했지만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 게이타로는 거의 성공했으나 나쓰메 소세키는 실패했다. 이 작품에서 본 역설이다.

 

일자리를 얻으려고 친구 스나가의 소개로 그의 이모부 다구치를 찾아가고, 일을 얻는다. 그 일 이란 다른 사람의 뒤를 밟는 것, 그 사람은 다구치의 매제 마쓰모토이다. 이 다구치의 장난과 같은 지시를 통해 고등유민마쓰모토를 알게 된다. 그의 조카 다구치의 딸 지요코에게서는 마쓰모토의 아픔을 듣게 된다. 부유하고, 여행을 하고 즐기며 사는 학식이 풍부한 사람 뒤에 고통스런 기억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쾌감을 느낀다. 인간적인 모습을 보고 느낀 카타르시스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지요코와 스나가의 관계를 흥미롭게 보던 게이타로는 두 사람이 어렸을 적, 부모들에 의해 정혼한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된다. 스나가로부터 지요코에게 소극적인 이유를 듣게 된다. 정해진 관계라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이모의 딸일 뿐 전혀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그 앞에 나타난 다카기로 인해 질투를 느끼고 묘한 감정을 드러낸다. 외부로부터 자극받은 욕망이다. 그는 이 삼각관계 밖으로 도망친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들여다보고 의아해 한다.

 

질투심만 있고 경쟁심을 갖지 못한 내게도 그에 상응하는 자만심은 이따금 음침하고 어두운 가슴 어딘가에서 어른어른 피어올랐던 것이다.”(279p)

 

그는 자신의 모순을 충분히 연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요코에 대한 자만심이라니……. 거침없고 자유로운 지요코에게 우월감을 가지고 있는 그가 자신의 마음을 지키려고 경쟁을 피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녀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던 것은 정말 그녀에게 끌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다카기의 등장에 질투를 느낀다. 그 질투가 다카기 때문인지 지요코를 정말 좋아해서인지 모호하다. 자신을 흔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 그 곳을 떠나 홀로 집으로 돌아온다. 그의 자만심은 가슴 어딘가에 있는 실체를 알 수 없는 외로움에 뿌리내리고 있다. 그 어딘가에 구체화시키지 못했던 질문, 불안, 외로움이 있었다.

 

이런 감정들을 호소하기 위해 찾아간 외삼촌 마쓰모토에게서 출생의 비밀을 듣는다. 스나가는 여행을 떠나고, 외삼촌에게 매일 편지를 보내온다. 불안해하는 어머니와 외삼촌을 안심시키기 위해 쓰기 시작한 편지는, 안으로만 향하는 생각을 외부의 풍경으로 돌리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거듭 생각하지 않으려 하는 노력이다. 그의 편지는 아름다운 풍경과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삶에 관한 행복한 서술로 가득 차 있다. 가볍기도 하고 우습기도 한 일상을 담기도 한다. 이것도 스나가가 시도한 에크리튀르이다. 그러나 그 뒤에는 쓸쓸한 그림자를 남긴다.

 

제가 이렇게 잡다한 일을 신기한 듯이 알리면 외삼촌은 별난 놈이라며 필시 쓴웃음을 짓겠지요. 하지만 이는 여행 덕분에 제가 나아졌다는 증거입니다. 저는 자유로운 공기와 함께 교제하는 일을 처음 배웠습니다. 이런 시시한 이야기를 일일이 쓰는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게 된 것도 결국은 생각하지 않고 보기 때문이 아닐까요? 생각하지 않고 보는 것이 지금의 제게는 가장 편한 것 같습니다. 짧은 여행으로 제 신경이나 버릇이 고쳐졌다면 그 방법이 너무 천박해서 부끄러울 지경입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보다 열 배나 천박하게 어머니가 저를 낳아주었기를 간절히 바라 마지않습니다.……” (343p)

 

얼마나 쓸쓸한가 하고 생각했다. 계속해서 보내오는 편지는 마음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이 한 줄을 읽는 순간, 모든 글은 다 사라진다. 앞글의 심상이 바뀌어 읽히게 된다. 깊은 심연 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고통과 외로움을 보게 된다.

 

마음이란 때로 가볍고 천박해보이기도 하고, 주체할 수 없이 무겁기도 하다. 상념이 가득한 마음에 돌을 던져 파문이 일면 저 깊은 심연으로 가라앉았던 존재의 불안과 두려움, 고독, 공포와 같은 것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그 돌이 타인의 말이 될지, 열등의식을 느끼게 되는 사람의 출현이 될지, 상실이 될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 거대한 괴물이 모습을 드러낼 때 우리는 놀라고,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슬픔에 압사당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전의 내가 아닌 다른 나로 여행을 떠난다. 제자리로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을.

 

그 여행지에서 편지를 보낼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가 자신 안으로 끝없이 파고 들지 않도록. 그리고 세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자신의 마음을 빼앗는 훌륭한 사람이나 아름다운 사람이나 자상한 사람을 찾아”(312p)내기를 바란다.

 

소세키가 이 작품에서 마음과 자아를 멀찌감치 떨어져 관조했다면, 행인에서는 거리가 더 가까워진다. 그 탐사는 마음에서 더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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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9-27 15: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마음에 관한 책이군요. 그런데 약간 거리를 둔 마음이라니~ 뭔가 출생의 비밀도 등장하고 어려운 느낌이 드네요 😅

그레이스 2021-09-27 21:04   좋아요 5 | URL
어렵지 않아요
제가 그렇게 써놓아서 그럴까요?
행인과 마음을 먼저 읽어서... 이 작품 읽는게 어렴지 않았어요
순서대로 하면 이 작품이 먼전데 제가 나쓰메 소세키를 행인으로 입문해서...^^ 순서가 바뀌었네요

소세키의 유년기가 불행해서 그 상처가 곳곳에 배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mini74 2021-09-27 16: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스나가의 편지가 뭔가 너무 슬픈데요 ㅠㅠ

그레이스 2021-09-27 16:15   좋아요 5 | URL
굉장히 밝고 가볍게 썼는데 여기서만큼은 ...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아요^^

scott 2021-09-27 16: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롤랑 바르트의 에크리튀르ecriture‘ 개념이 소세키 작품 분석에도 등장 하네요
랑그-스틸 그리고 에크리튀르

얼마전에 읽었던 우치다 다쓰루의 글에서 일본 문학가들이 사회적 행동 전체를 규정하는 집단 사고형식으로 계층화 시켰다는 글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의 리뷰를 통해서 소세키의 춘분 새롭게 읽혀지네요. ^ㅅ^

그레이스 2021-09-27 16:33   좋아요 5 | URL
잘은 모르지만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잘 적용했는지 모르지만..!
감사합니다
scott님 리뷰 잘 읽었어요~♡

막시무스 2021-09-27 17: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목이랑 리뷰 읽고 소세끼작가(‘소세끼가‘라고 표현이상해짐요ㅠ)가 영국인가에서 유학했다더니 바르트의 영향을 받았은 건가 생각했습니다. 근데, 마침 사무실에 <갱부>가 있어서 연표를 봤는데 <춘분지나고>고가 1912년 연재작이고, 바르트는 1915년 생이네요! 대박!ㅎ 소세끼님에 대한 기대가 점점 더 올라가고 있습니다.ㅎ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소설적 글쓰기에서는 적시하신 에크리트리의 영도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왠지 독자에게 받아 들여지기는 어려워 질 것 같은 느낌인데 이 소설이 더욱 더 궁금해 지네요!ㅎ

그레이스 2021-09-27 17:18   좋아요 4 | URL
불가능하죠
바르트 자신도 시인한걸로 알고 있구요^^
고백을 듣고 그 사실을 옮기는 게이타로가 그 시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저의 해석)

막시무스 2021-09-27 17:21   좋아요 5 | URL
그래도 문학적으로 이런 시도를 해볼수 있다는 자체가 대가인것 같아요!ㅎㅎ..관심지수가 좀 더 상승했습니다..이 형님 막 좋아지는데요.ㅎㅎ..즐건 저녁시간되십시요!ㅎ

그레이스 2021-09-27 17:22   좋아요 4 | URL
막시무스님도 즐거운 저녁시간 되시구요, 또 즐거운 독서 하시길요!

희선 2021-09-28 00: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나가와 지요코는 《마음》에 나오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마음이라는 말을 봤을 때도 《마음》을 떠올렸군요


희선

그레이스 2021-09-28 05:15   좋아요 2 | URL
🙂
 

죽음을 멀리서 보는 것과 그 경계 가까이 가본 경험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위궤양으로 피를 토하고 죽음 앞에까지 갔던 나쓰메 소세키는 침상에서

생사란 완급(緩急), 대소(大小), 한서(寒暑)와 마찬가지로 대조되는 것들의 연상(聯想)이기 때문에 일상에서 한 쌍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 생사라는 말이 같은 종류의 연상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동떨어진 두 면이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갑자기 연이어 나를 사로잡는다면, 나는 이 동떨어진 두 면을 어떻게 같은 성질의 것으로 보고 그 관계를 확인할 수 있을까.”(77p)

하고 자문한다.

 

갑작스레 죽었다가(거의 죽었다가) 갑작스레 돌아왔다는, 사람들이 전해주는 말을 듣고 그는 오싹해질 뿐, 그 마음을 어떻게 형용해야 할지 모른다.

 

힘을 겨루는 스모 선수가 서로 맞부딪힐 때, 모래판 한가운데 서 있는 그들의 모습은 의외로 고요히 안정되어 있다. 하지만 1분도 지나지 않아 그들의 뱃살은 무시무시한 파도처럼 위아래로 출렁일 것이다. 뜨거운 땀방울이 몇 줄기씩이나 등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다.”(79p)

 

탁월한 비유다뱃살이 출렁이고 땀방울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서야, 고요히 안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던 그 순간에도 스모선수들은 어마어마한 힘을 쓰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침상에 누워 있는 자를 바라보는 것, 또는 멀리 있는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스모의 처음 고요한 순간이다. 그러나 죽음 앞에서 인간은 무시무시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남아 있는 모든 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공평하지만 냉혹한 적인 죽음 앞에 선 인간은 자기 힘으로 버텨야 할 스모선수처럼 괴로운 존재다. 승부가 나야 모래판을 내려 올 테니까. 그는 이 냉혹한죽음에 대한 소름 돋는 체험을 기록하면서 오히려 따뜻한 감상을 써내려 간다.

 

죽음의 문턱까지 끌려갔다가 겨우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도스토예프스키를 기억한다. 사형장에서 총알이 가슴을 관통하기 직전 살아난 러시아 작가의 오싹한 체험, 살아난 행복을 소환한다. “죽음과 삶에 따르는 두려움과 기쁨이 마치 종이의 앞뒷면처럼 붙어 있었기에 내 상상의 끝에는 언제나 도스토옙스키가 떠올랐다”(85p)고 한다.

 

 

피를 토한 그는 모래판에 쓰러진 스모선수와 다름이 없었다. 병에 밀려 쓰러진 그를 따뜻이 감싸준 것은 오히려 그 병이었다. 아니 그를 치료하는 의사, 간병하는 간호사들, 그를 찾아오는 지인들의 호의로 둘러싸였다. 죽음 앞에서 용기를 잃고 힘겹게 숨을 쉬고 있는 그의 두려움과 차가운 마음을 감싸주었다. 손뼉을 쳐서 부르지 않으면 하녀조차 얼씬 않던 그에게, 의사가 다가오고, 회사직원이 다가오고, 아내가 다가오고, 간호사가 다가왔다그들에게서 의무가 아닌 호의를 느꼈다.

 

나는 호의가 메마른 사회에 존재하는 나 자신이 너무나 어색하게 느껴졌다.”(86p)

 

호의가 메마른 사회에서 사는 것이 어색했던 그가 병상에서 호의를 경험하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때의 그와 현재의 그 사이에 대조가 또렷해서, 퇴원 후 그의 머릿속에는 아이러니라는 말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그의 수필 <생각나는 것들>은 1910년 위궤양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질 정도로 위독했던 슈젠지의 대환을 겪고 쓴 수필이다. 이 수필은 강연, 수필, 편지글들을 함께 엮은 나쓰메 소세키-인생의 이야기에 수록되어 있다.

 

춘분 지나고까지를 연재하며 나쓰메 소세키는 머리말에 이 작품을 쓰기 2년 전 아팠던 사실을 언급한다. 그 후에도 계속 쓰는 것을 미뤄왔던 건강상태에 대해 언급한다. 오랜 만에 쓰는 작품이니 독자들에게 좋은 결과물을 내놓고 싶었다는 말과, 생각처럼 오래 쉰 기간을 벌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을 고백하고 있다.

 

죽음 앞에까지 다녀온 작가, 그가 들여다본 인간의 마음은 관조적이고, 삶에 거리를 두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춘분 지나고까지의 머리말을 보며 이 수필이 떠올라 다시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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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9-27 00: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저 이 책 끌립니다! 소세키가 이런 경험을 했었군요. 인생의 쓴 경험들, 아픈 경험만큼 사람을 (짧은 시간)에 성숙하게 하는 건 없는 듯 해요. 표지의 방 풍경 예쁘고 아늑하네요😊

그레이스 2021-09-27 00:24   좋아요 4 | URL
스모에 대한 비유는 읽고 또 읽고 했습니다^^

새파랑 2021-09-27 00: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읽어봐야 겠어요. 시와서 에서 나오는 이런 종류의 책 좋더라구요~!!

그레이스 2021-09-27 00:26   좋아요 4 | URL
시와서 처음 경험했는데 이미 알고 계셨군요
암튼 이 책 내용은 구성, 번역, 내용 다 좋았어요

mini74 2021-09-27 00: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표지가 넘 예쁘네요

그레이스 2021-09-27 00:29   좋아요 4 | URL
<서재도>이고 나쓰메 소세키의 그림이라고 하네요.
그의 작품에 보면 회화에 대한, 특별히 서양화에 대한 그의 견해를 볼수 있어요.
특별히 <풀베개>에서...

2021-09-27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7 0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1-09-27 00: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늦게까지 댓글 달아주셔서 모두 감사드려요~~♡
저는 백신 맞고 하루 몸조심하고 어제부터는 거뜬?(말조심해야 하는데...)합니다.
그래도 2주 동안은 조심하기로...!
지난번 1차때도 일주일 후에 이석증이 와서 조금 힘들었거든요~
모두 건강하시고 안녕히 주무세요

희선 2021-09-27 01: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팠다가 조금 나아지고는 좋은 걸 더 보게 됐네요 의사와 간호사 아내가 다가왔다 하니... 《춘분 지나고까지》 《행인》 《마음》을 후기 삼부작이라 하는 건 많이 아픈 뒤에 쓴 거여서일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그레이스 님 아프지 않기를 바라고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그레이스 2021-09-27 05:11   좋아요 3 | URL
희선님도 건강하세요

붕붕툐툐 2021-09-27 0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모 비유 좋네요~ 이런 경험을 한 후에 쓴 글은 확실히 그 전과 다를 거 같아요!

그레이스 2021-09-27 07:58   좋아요 1 | URL
관조하듯 청취하고, <행인>에서는 더 가까와지고, <마음>에서는 깊어지는 것 같아요.^^
 
춘분 지나고까지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10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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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로서 인간의 삶을 관조하고 마음을 탐구한 소설이다. 작가의 자아가 여러 인물들에 투영되어 있다. 인간의 자존심은 존재의 외로움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생각이다. 거듭되던 생각과 번뇌를 끝내고, 여행지에서 보이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행복한 편지는 에크리튀르, 쓸쓸한 그림자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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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1-09-26 10: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요즘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하나씩 독파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ㅎ
이 작품은 새해 첫날부터 춘분 지나고까지 쓸 작품이어서 이 제목을 붙였다고 하죠.
<문>은 니체의<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아무데나 펼쳐서 ‘문‘이란 단어가 눈에 띄어 그걸 제목으로 썼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어요.

즐거운 시간 되세요. 그레이스님.^^

그레이스 2021-09-26 13:0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제가 알기로는 제목을 지어달라는 요청에 소세키가 그냥 출판사에 맡겼다고...
그후도 문도 다 그렇게 지어졌다고 합니다.^^
원서로 읽으시는 모나리자님 부럽습니다.

막시무스 2021-09-26 1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존심이 존재의 외로움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말씀이 맘에 와 닿네요!ㅎ 제목이랑 표지가 잘 어울리구요! 즐건 휴일되십시요!ㅎ

그레이스 2021-09-26 13:32   좋아요 0 | URL
저도 그 부분에 대한 깨달음이 수확이예요.
질투심은 느끼나 경쟁심은 싫고 자만심은 갖고 있는 스나가라는 사람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니 외로움이 보였어요
자존심에 대해 생각해보았구요.

mini74 2021-09-26 12: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현암사전집은 볼때마다 예쁘고. 소장욕구를 자극하는, 거기다 그레이스님 글까지 ㅎㅎ

그레이스 2021-09-26 13:08   좋아요 2 | URL
저는 오래된 다른 출판사 책들 처분하고 이것만...! 기분좋은 전집이예요^^

모나리자 2021-09-26 1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신문사가 제목을 재촉하자 제자에게 시켜서 얼른 짓게 했다죠.ㅎ

그레이스 2021-09-26 13:31   좋아요 1 | URL
신문사! 맞아요^^
제자였군요
편집부인줄 알았는데...
 

그러고 나서는 다카기와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다. 지요코와 나 그리고 다카기가 더해진 일종의 삼각관계가 더 이상 발전하지 않고 그중의 패배자에 해당하는 내가 마치 운명의 갈림길을 예견한 듯한 태도로 도중에 그 관계 밖으로 도망친 것은 이 이야기를 듣는 사람에게는 필시 바라던 바가 아닐 것이다. 나 자신도 얼마간 불길이 잡히기도전에 서둘러 화재 현장에서 철수해버린 듯한 기분이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처음부터 이떤 의도를 갖고 일부러 가마쿠라에 간 것으로 보이겠지만 질투심만 있고 경쟁심을 갖지 못한 내게도 그에 상응하는자만심은 이따금 음침하고 어두운 가슴 어딘가에서 어른어른 피어올랐던 것이다. 나는 자신의 모순을 충분히 연구했다. 그리고 지요코에대한 자만심을 끝까지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없게 하기 위해 다른 사상이나 감정이 내 마음을 빼앗으러 어수선하게 교대로 찾아오는 번거로움에 시달렸던 것이다.
- P279

이치조는 세상과 접촉할 때마다 안으로 몸을 사리는 성격이다. 그러므로 하나의 자극을 받으면 그 자극이 차례로 회전하여 점점 깊고촘촘하게 마음속으로 파고든다. 그리고 어디까지 파고들어도 한계를모르는 똑같은 작용이 연속되어 그를 괴롭힌다. 끝내는 어떻게든 그내면의 활동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간절히 바랄 만큼 괴로워하지만 자신의 힘으로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저주처럼 끌려간다. 그리고언젠가 그 노력 때문에 쓰러질 수밖에 없다, 혼자 쓰러질 수밖에 없다는 두려움을 안게 된다. 그리하여 미치광이처럼 지쳐간다. 이것이 이치조에게는 생명의 근간에 가로놓인 일대 불행이다. 이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안으로, 안으로만 향하는 생명의 방향을 거꾸로 돌려 밖으로 몸을 사리게 하는 수밖에 없다. 바깥에 있는 사물을머리로 옮기기 위해서는 눈을 사용하는 대신 밖에 있는 사물을 머리로 바라본다는 심정으로 눈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상에 단 한사람이라도 좋으니 자신의 마음을 빼앗는 훌륭한 사람이나 아름다운사람이나 자상한 사람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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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도 안되는 그 잠깐 동안 구경했습니다^^
올려다 보길 잘 했네요
모두 명절 연휴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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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9-21 2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만 저렇게 보이는게 아니었군요 ㅎㅎ 전 카메라가 안좋아서 저렇게 예쁘게는 안찍히더라구요 😅

scott 2021-09-21 21:43   좋아요 2 | URL
제가 사는곳은 안보입니다 ㅠㅠ

그레이스 2021-09-21 21:43   좋아요 2 | URL
ㅠㅠ

서니데이 2021-09-21 21: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깐 사이에 사진 잘 찍으셨네요.
밖에 잘 보여도 사진을 찍으면 보이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나오는 것 같아요.
그레이스님, 보름달처럼 좋은 소원 이루시고,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09-21 21:51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두요~♡

막시무스 2021-09-21 22: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이런 추석보름달 사진 찍었어요! 전설의 고향 추석특집 같은 보름달! 마지막 휴일도 즐휴하시구요!

그레이스 2021-09-21 22:09   좋아요 1 | URL
^^

지유 2021-09-21 2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남은 연휴도 잘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09-21 22:27   좋아요 1 | URL
지유님도 연휴 잘 보내시구요
건강 빨리 회복하시길 바래요~♡

희선 2021-09-22 0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님이 담으신 달 사진 보고 지금 나가면 보일까 하고 나가 봤더니 하늘이 흐리네요 그저께 밤에 잠깐 보기는 했는데, 어제 새벽에는 비가 많이 왔습니다 천둥소리도 들리고... 오늘도 새벽에 비 온다고 하더군요


희선

그레이스 2021-09-22 10:32   좋아요 1 | URL
여기는 12시쯤부터 비 왔어요
잠깐 본 행운이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1-09-24 1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발빠른, 순간 포착이군요. 감사히 잘 봤습니다. 달을 못 봤거든요.

2021-09-25 1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5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