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밈-새로운 복제자

새로이 등장한 수프는 인간의 문화라는 수프다. 새로이 등장한 자기 복제자에게도 이름이 필요한데, 그 이를으로는 문화전달의 단위 또는 모방의 단위라는 개념을 담고 있는 명사가 적당할 것이다. 이에 알맞은 그리스어 어근으로부터 ‘미멤mimeme‘ 이라는 말을 만들 수 있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진gene(유전자‘ 이라는 단어와 발음이 유사한 단음절의 단어다.
그러기 위해서 위의 단어를 meme 으로 줄이고자 하는데, 이를 고전학자들이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 단어가 ‘기억 memory‘, 또는 프랑스어 ‘meme‘ 이라는 단어와 관련 있는 것으로 생각할수도 있다. 이 단어의 모음은 ‘크림cream‘ 의 모음과 같이 발음해야 한다.
밀의 예에는 곡조, 사상, 표어, 의복의 유행, 단지 만드는 법, 아치 건조법등이 있다. 유전자가 유전자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 정자나 난자를 운반자로 하여 이 몸에서 저 몸으로 뛰어다니는 것과 같이, 밈도 밈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에는 넓은 의미로 모방이라 할 수 있는 과정을 거쳐 뇌에서 뇌로건너다닌다. 어떤 과학자가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대해 듣거나 읽거나 하면그는 이를 동료나 학생에게 전달할 것이다. 그는 논문이나 강연에서도 그것을 언급할 것이다. 이 아이디어가 인기를 얻게 되면 이 뇌에서 저 뇌로져 가면서 그 수가 늘어난다고 말할 수 있다.
- P323

넓은 의미에서 모방은 밈이 자기 복제를 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자기 복제를 할 수 있는 모든 유전자가 성공적이지 않은 것처럼, 어떤 밈은 밈풀 속에서 다른 밈보다 성공적이다. 
이것은 자연 선택과 유사하다. 
- P325

문제의 밈이 과학적인 아이디어일 경우 확산은 그 아이디어가 과학자들에게 얼마나 받아들여지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 경우에는 과학 학술지에 그 아이디어가 인용되는 수를 셈하여 대략적인 생존 가치를 측정할수 있다. 유행가의 경우, 밈 풀 속에서의 확산 정도는 그 노래를 휘파람으로 불면서 지나가는 사람의 수로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숙녀화의 스타일이라면 집단 밈 학자는 구두 가게의 매출 통계를 이용할 수도 있다. 유전자의 경우와 같이 밈 중에도 급격하게 퍼져 나가 단기적으로는 성공하지만밈 풀 속에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유행가나 뾰족한 스파이크힐 등이 그에 해당된다. 한편 유대교의 율법과 같이 수천 년에 걸쳐 계속퍼져 나가는 것도 있는데 이는 보통 기록된 언어가 가지고 있는 특출한 영속성 때문이다.
- P326

그러나 만일 우리가 세계 문화에 무언가 기여할 수 있다면, 예컨대 좋은아이디어를 내거나, 음악을 작곡하거나, 점화 플러그를 발명하거나, 시를쓰거나 하면, 그것들은 우리의 유전자가 공통의 유전자 풀 속에 용해되어버린 후에도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른다. 윌리엄스의 말마따나 소크라테스의 유전자 중에서 오늘날 남아 있는 것이 과연 하나라도 있는지어떤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누가 그런 것에 관심이나 있는가. 하지만 소크라테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코페르니쿠스, 마르코니의 밈 복합체는 아직도 건재하지 않은가.
-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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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 독서, 도서관에 관련된 책을 중심으로 생각을 정리해 쓰려는데 다른 책들을 읽기 바빠서 머릿속으로 라인만 잡고 있다.
2차대전 폭격을 당한 런던의 한 서점의 풍경.
<책에 따라 살기>의 표지그림으로 쓰였었다.
미미님 어디서 본 것 같다는 댓글이 기억난다.^^
여기저기 많이 사용되는 사진인듯.
반가워서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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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1-05-23 2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폐허 속에서도 책을 탐독하는 모습이 신기하네요0_0! ‘그들은 너무도 이상하게 닥쳐온 현실을 버텨 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구절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도 글도 인상깊네요

그레이스 2021-05-23 23:25   좋아요 1 | URL
예,
제가 사랑하게 된 사진이예요^^
 

아직 보이체크만 읽었다.
희곡을 서사로 이어지게 하지 않고, 각 장면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짐작하고 상상하게 하면서,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가게 한다.


보이체크 : 네, 대위님, 덕 말입니다! 저에겐 아직 그게 부족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같이 천한 사람들에겐 덕이란게 없어요. 그러니 그저 본능대로 행동할 뿐이죠. 하지만 제가 신사라면, 모자며 시계며 예복이 있고, 고상하게 말한다면, 그땐 저도 예의 바르게 행동하겠죠. 덕이란 참 멋지지요. 하지만 전 가난혼 놈인걸요.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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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러 라쉬가 WWF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환경운동을 한다고는 들었다.
책을 어떻게 썼을까 싶었는데 아주 쉽고 설득력 있다는 생각이다.
평소에 생각하는 내용이어서 그렇다는 생각이다.
환경관련 책들은 어렵거나, 아님 생활에서 실천만 강조하는 자료가 빈약한 책이 되기 쉬운데...
데이터를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어서 가독성있고 설득력도 있다.
부분부분 반성하게 되는 지점들이 있다.

하지만 그 음식물 쓰레기가 어디에 사용되는지에는 별로관심이 없는 것 같다. 한국에서 음식물 쓰레기의 절반 정도는동물 사료로 사용된다. 세계식량기구FAO에 따르면 축산업은온실가스의 18%를 배출하는, 사실상 환경을 망치는 주범 산업이다. 퇴비화가 환경을 위한 더 나은 선택인데도 퇴비화를요구하는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 P76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것들이 국경선을 넘어 전 세계로연결되어 있다. 불 켤 때 쓰는 불빛의 연료는 94%가 해외에서들어왔고, 우리가 먹는 식자재도 글로벌 잔치이다. 그 모든 것들이 무역선에 항공기를 통해 에너지를 쓰면서 오가고, 제품을 생산하는 사람도 똑같이 주문해서 쓰고 먹으면서 경제가하나로 녹아 돌고 있다.
나는, 한국은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우리가 끓여 먹는 라면 하나에도 오랑우탄이 살던숲을 파괴하고 재배한 팜유가 들어있다.
- P81

이 책은 친환경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 인쇄하였습니다. 표지와본문에 FSC 인증 종이를 사용했습니다. FSC 인증은 산림자원 보존과 환경 보호를 위해 국제산림관리협의회(Forest Stewardship Council)에서 만든 산림 관련 친환경 국제 인증입니다. 환경, 사회, 경제적으로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보증하여 책임 있는 관리를 촉구하고 난개발을 방지합니다. FSC 인증 라벨 제품을 사용하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관리된 나무를 선택해 숲과 야생 동물을 모두 보전할 수 있습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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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20 0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제가 좋아하는 타일러가 책도 썼군요. 이분은 책 쓸줄 알았어요. 애기하는거 들어보면 똑똑하면서도 진짜 좋은 사람인것 같아서요. ^^

페크pek0501 2021-05-20 1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 번째 지구는 없다. -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서니데이 2021-05-21 2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타일러는 영어회화 책만 생각했는데, 환경문제에 대한 책도 썼다는 것을 보면 그 분야에도 관심이 많은가봐요. 쉽게 쓴 책이라고 하니 좋을 것 같아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읽은 책, 읽고 있는 책, 읽을 예정인 책들

오늘은 글쓰기보다 사진으로 올리게 되네요
미술책 읽기 시작하면서 독서 속도가 책 사는 속도를 못따라잡는 상황입니다.
책상 아래와 다른 방 책장에 더 많이 있는데
얘네들은 가까이 두고 싶은 아이들이예요.
메리 매콜리프 말로만 설명하려니 답답해서요.ㅎㅎ
소장책 소개는 여기까지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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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19 21: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미술책이 엄청 많네요. 책장이 독립서점 수준이시네요~!! 사진을 확대해서 봤는데 읽은 책이 단 한개도 없어요 ㅎㅎ ‘메리 매콜리프‘ 에 눈이 갑니다^^

그레이스 2021-05-19 21:44   좋아요 3 | URL
어쩌다 보니 미술책 수집을 하고 있네요
자중하는 중입니다^^;;

붕붕툐툐 2021-05-19 21: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역시 책장은 그 사람을 보여준다고 우아하고 전문적이며 사랑스러운 책장이네요!!

그레이스 2021-05-19 22:00   좋아요 4 | URL
헉, 전문적이지는 않구요
제가 요즘 미술사, 미학에 조금 관심을 두고 있어서요
독서취향을 돌이켜보면 역사, 과학, 철학, 고전문학, 예술 이렇게 옮겨간것 같아요.
예술 특히 미술이 그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 소견이지만...^^

demianee 2021-05-19 21: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서랍에 책들을 아무렇게나 넣어두는 저로서는 좀 배우고 싶어요ㅠㅠ😃👍🏼❤️

그레이스 2021-05-19 22:02   좋아요 4 | URL
저도 엉망이예요
책상 아래쪽은 ㅎㅎ

얄라알라 2021-05-19 23: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화초 좋아하는 저는 그레이스 님 서재의 화초님들에 눈길 먼저 간 후 책장으로 눈길이 내려왔어요.
미학 전공하셨나보다...하면서 댓글을 읽다보니, 역시나 미학 전문가이신가봐요~ 와. ˝아우르는˝ 책읽기 너무나 멋지십니다.

그레이스 2021-05-19 23:36   좋아요 3 | URL
아니아니아니요 ㅎㅎ
미술쪽은 전혀 관계없습니다.
오히려 식물쪽이예요.

바람돌이 2021-05-19 23: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일 위의 책장 보면서는 우리집 책장인듯 잠시 착각했습니다. ㅎㅎ
메리 메콜리프의 책은 저도 관심이 가는 책인데 4권의 분량이 섣불리 접근을 못하게 하고 있네요. ㅎㅎ

그레이스 2021-05-19 23:51   좋아요 2 | URL
이주헌 책이 많으신가보군요^^
반가워요~~

바람돌이 2021-05-20 00:48   좋아요 3 | URL
한동안 이주헌씨 책은 나오는 족족 다 샀던 기억이... ㅎㅎ

mini74 2021-05-20 1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제 책장과 겹치는 책이 많아요. 저도 이주헌작가님 책 많아요. 반갑고 좋아요 *^^*

그레이스 2021-05-20 12:57   좋아요 1 | URL
저도 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