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갓난아이로 세상의 무대에 나왔을 때, 인생이라는 연극은 벌써 오래전에 시작되어 있었다. 주인공, 무대 배경, 줄거리도 있었다. 인생을 처음부터 우리 손으로 시작하기에는 너무 지각했다고나 할까? 우리는 가족사, 문화사, 진화사의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전통 속으로, 갈등 속으로, 시대적인분위기 속으로 들어왔다. 독일 철학자 페터 슬로터다이크는 "막간에 문은 다시 한 번 반쯤 열린다. 우리는 숨죽이고 그 안으로 들어가 어둠 속에서 자기 자리를 찾는다"라며 "시작 부분은 나중에야 비로소 예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연극의 규칙이다"라고썼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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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mind)」은 중요한 의미에서 3원적이다, 즉 마음의 과정은 궁극적으로 3개의 부류로 나누어진다는 생각은 오랜 세월 동안 논란의 여지가 전혀없는 공리(公理)처럼 간주되어왔다. 지금도 우리는 종종 마음이나 영혼은사고, 감정 및 의지라고 하는 세 부분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좀더형식적인 어투로 말하자면, 마음이나 영혼의 기능은 더 이상 환원이 불가능한 세 가지 상이한 양태인 인지적 양태 (Cognitive mode), 정서적 양태(Emotional mode) 및 의욕적 양태 (Conative mode)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밝히고자 하는 바는 정서 (emotion)라는 단어가 적어도 서너 가지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이다 : 「경향성 (혹은 동기)」, 「기분」, 「(심적) 동요 (動搖)」, 「감정」등이 그것이다. 동요 (agitations 혹은 commotions)를 포함해 경향성 (inclinations)과 기분(moods)은 발생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공적으로건사적으로건 도대체 발생하지 않는다. 즉 이것들은 행위나 상태가 아니라 타고난 기질이다. 

이에 반해 감정은 발생사건 (occurrence)이다. 그렇지만 인간행동을 서술함에 있어 감정에 관한 언급이 차지하는 위치는 통상적인 이론들이 인간행동과 관련하여 차지하는 위치와 판이하다. 
기분 혹은 마음상태(frames of mind)는 동기 (動機)와는 달리, 그러면서도 질병이나 기후상태와유사하고 일정하게 사건들이 「결합된 일시적 상태이며, 그 자체가 발생사건 외부에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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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프루스트!

좋긴한데
얇아서... 소설 뒤에 부록으로 들어갈 양이라 ...
의아함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물건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이었습니다.(당시 영어판 번역서의 제목은 『과거의것들에 대한 기억이었습니다.) 나는 손에 들어온그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열이 떨어지지 않은 내 상태가 아마도 그 이유 중 하나였을텐데, 나는 책의 시작 부분과 콩브레 부분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나는 그 부분을 읽고또 읽었습니다.  - P27

아름다움은 차치하고라도 프루스트가 하나의 일화를 다음 일화로 이끌어 가는 방식에 전율했습니다. 사건과 장면의 순서는 일반적으로 요구되는연대순을 따르지 않았고, 직선형 구성 방식 또한따르지 않았더군요. 그 대신 서로 관계가 없어보이는 생각의 연상이나 변덕스러운 기억이 하나의 일화에서 다음의 일화로 그 글쓰기를 추동해 가는 듯했습니다. 나는 무심결에 이렇게 자문하곤 했습니다.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 두 순간이 어째서 화자의 마음속에서 나란히 자리 잡게된 것일까? 그러다가 문득 내 두 번째 장편 소설을 위한 흥미로우면서도 더 자유로운 구상 방식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오직 책 속에서만 풍부함을 만들어 내는, 그 어떤 화면으로도 포착할 수 없는 내면의 움직임을 제공하는 방식 말입니다. 화자 생각의 연상과 자유롭게 흐르는 기억에 맞추어 하나의 구절에서 다음 구절로 나아간다면, 추상 화가가 화폭에 형태와 색채를 선택해 담아 내는 것 같은 방식으로 소설을 구성할 수 있을 터였습니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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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쓰는 만년필입니다
첫번째가 요즘 즐겨쓰는 중국산 만년필, 디자인과 필기감 좋아요
두번째가 중국산 어중이 떠중이들 개중에는 마름현상이 심한 것들도 있어요. 주로 밖에 들고 나가는,애들이예요
마지막 사진 두개가 워터맨과 펠리칸 세일러들이예요
같은 펜들 눕혀놓고, 세워놓고 찍은 사진요
얘네들은 소중하니까^^
워터맨이 많네요^^

추가로 요즘 모으고 있는 나쓰메 소세키 !

그리고 ‘피네티 기가 저널‘ 그리고 트위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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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6-30 0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우아
스피치리스 입니다 ㅎㅎㅎ

서니데이 2021-06-30 01: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만년필 마니아이신가요.
잘 맞는 펜이 있는 건 좋은 일 같아요.
사진 잘 봤습니다. 좋은밤되세요.^^

그레이스 2021-06-30 09:16   좋아요 4 | URL
같이 사는 사람이 마니아구요
저는 옆에서 얻어쓰는? 사람요
그래서 잘 몰라요.
만년필 세계도 어마어마 하더라구요.

라로 2021-06-30 02: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넘 늦게 이 페이퍼를 봤나봐요!!흑흑
저도 보고싶어요, 다른 분들이 보신 사진들,,왜 깨졌나???ㅠㅠ
나쓰메 소세끼,,저는 달랑 한 권 읽어본 작가,,,뭐든 모으는 일은 참 애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님처럼 모으는 작가가 몇 있어요.^^;;

앗! 뭐죠?? 댓글 올리고 나니까 보이는 사진들은???ㅎㅎㅎㅎㅎㅎ
워터맨 카렌 하얀색으로 들이고 싶은데 완전 품절,,ㅠㅠ 그거 넘 이쁘구요
펠리칸은 필감이 어때요??? 저는 펠리칸은 주니어만 갖고 있어요. 그런데 막쓰기 좋네요.

그레이스 2021-06-30 09:13   좋아요 3 | URL
펠리칸은 필사하는데 좋아요
잉크가 많이 들어가서...
잉크 남은 양도 보이구요.
트위스비가 탱크식이죠? 컨버터가 아니라.

필기감도 좋구요
ef닙도 잘 안말라요^^

하이드 2021-06-30 05: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만년필 구경 좋아요. 전 워터맨은 한 번도 안 써봤네요. (눈독) 일본 만년필 세필이 지금까지는 저한테 제일 맞았어요. 다이어리에 끼워두고 매일 쓰는건 카웨코구요. 세일러, 플래티넘이 제일 많아요. 만년필 사진 종종 올려주세요!

그레이스 2021-06-30 09:20   좋아요 2 | URL
ㅎㅎ
주는 거 받아쓰는 처지라^^
그런 것 치고 많긴 하네요^^

얻게 되면 또 올릴께요

새파랑 2021-06-30 07: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만년필과 소세키책 모음은 너무 멋지네요~!! 역시 뭉쳐야 멋있는거 같아요 ^^

그레이스 2021-06-30 08:31   좋아요 3 | URL
^^

다락방 2021-06-30 08: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라로님 페이퍼에서는 만년필용 가죽케이스 보고 이런게 있구나 신기했는데, 그레이스님 페이퍼에서는 저렇게 또 만년필 꽂이를 보게 되네요. 아 정말이지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많은 세상입니다.

저는 소세키 작품 모으신 게 너무 좋네요. 저는 소세키를 모으지 않지만 누가 한 작가의 작품을 모으는 거 보면 그게 그렇게나 좋더라고요. 히히.

그레이스 2021-06-30 08:58   좋아요 4 | URL
다이소제품이예요^^
‘도련님‘ 중고로 샀는데 너무 헌책이라 실망했어요 ㅠ
함께 꽂아놓으니 조금 괜찮네요.

미미 2021-06-30 08: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흐앙~♡♡ 만년필 디자인에 취향이 묻어나는군요!! 멋져요👍

mini74 2021-06-30 14: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소세키 책들 모아놓으니 너무 예뻐요. 만년필, 아이가 갖고 싶어해서 몇 개 사줬는데 학교 갖고다니다 어느 순간 놔두고 가더라고요. 이유를 물었더니 ㅎㅎ 선생님이 만년필보곤 우와~~~ 하시더니 글씨보곤 헉! 하시더라고 ㅎㅎ 완전 악필이거든요. 그 덕에 만녀필 제가 쓰고 있지요. 소중하고 예쁜 만년필, 부럽습니다 ㅎㅎ

그레이스 2021-06-30 15:04   좋아요 4 | URL
^^;;
만년필로 글씨쓰려면 연습이 필요하죠.ㅋㅋ
그런데 만년필로 쓰면 늘어요^^

레삭매냐 2021-06-30 17:5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만년필보다 소세키 컬렉션에
더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문구쟁이 < 책쟁이여서
겠죠...

세월의 흐름이 묻어서 더 멋진
소세키 컬렉션이었습니다.

그레이스 2021-06-30 18:09   좋아요 3 | URL
세월의 흐름이 묻은 책!
위안이 됩니다 ^^

붕붕툐툐 2021-06-30 23: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유일하게 사고 싶은게 저 현암사 소세키 전집이에요~ 너무 예뻐서.. 한 권도 제대로 못 읽었지만.. 근데 아마 꽂을 자리 없어서 못 살 거 같아요. 대리만족 하고 갑니당~^^

scott 2021-07-01 00: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월이 흔적이 뭍어나는 만년필들!
얼마나 많은 잉크병들이 비워졌을지 그레이스님의 취향이 묻어 나네요
잉크 채우고 클린 하는게 귀찮아서 전 기냥 카트리지 끼워쓰지만
가격 이런거 떠나서
펜촉과 그립감이 뛰어난 제품이 제일 좋더군요.
비싸면 모셔 놓게 됨 ^ㅅ^
 

그녀는 일자리를 잃으면서 자유도 빼앗겼다 카멀과 로즈, 코니 조와 함께 다이아몬드 커피 독에 앉아 있을 자유, 비용 먼저 따져보지 않고 투스크린 리츠에서 저녁을 보낼 자유. 통조림공장이 폐업한 지 몇주 되지 않아 그녀는 모아둔 돈을 다 썼고, 당연히 아버지가 분명히했듯이 집으로 들어오는 실업수당은 전부 식비와 생활비로 들어갔다. 가족은, 특히 홀아비 가족은 힘을 합쳐야 했다.
- P42

그것은 아버지가 그녀에게 원하는 바였다. 아버지는 펠리시아가 매과이어 피그스에 취직하기에는 자격이 부족했다는 사실에 오히려 안도했다. 그녀가 파트타임으로 일하게 되면 실직 상태를 벗어나면서도계속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아버지와 아직 결혼하지 않은 오빠들을 위해 식사 준비를 할 수 있을 터였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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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6-29 1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유에 대한 표현이 좋네요. ^^

그레이스 2021-06-29 10:55   좋아요 1 | URL
현실적이죠. 이런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독서괭 2021-06-29 1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있는데 흥미진진해요~^^

그레이스 2021-06-29 12:39   좋아요 1 | URL
약간 긴장하면서 읽고 있어요^^

초란공 2021-06-30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궁금해집니다. 사회적인 메시지가 있을 책일지...책소개에는 뭔가 긴장감이 느껴지는 소설 같기도 하구요. ^^

그레이스 2021-06-30 12:39   좋아요 0 | URL
여러가지 생각할 지점이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