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11 - 종말의 시작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1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토록 위대했던 로마도 서서히 그 빛을 다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에서 종말의 시작이라는 부제가 있는 로마인 이야기 11권인데 그렇게까지 종말의 시작인지는 잘 모르겠다. 혼돈의 시기라고 하면 그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갈 듯 한데, 11권에 나오는 내용을 갖고 종말의 시작이라고 하기에는 아직까지 로마의 체계와 시스템은 잘 돌아가고 있어 보인다.

 

로마라는 이름으로 만든 온갖 시스템과 공공시설이 워낙 기초가 튼튼하게 사회 곳곳에 잘 뿌리 내리고 있고 부자가 망해도 삼대가 간다는 말처럼 여러가지 문제가 생긴 시점이라 말할 수 있지만 그 전에 오현제가 통치하기 전에도 혼란이 있었지만 그 이후에 로마는 다시 온현제라 불리우는 현명한 통치자들에 의해 여전히 그 빛을 발했기 때문에 11권에 나온 내용만으로 로마라는 나라가 서서히 오그라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쓰고 있는 저자와 읽고 있는 나는 그 이후의 일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종말의 시작이라 할 수 있을 듯 하다.

 

로마 역사 몇 백년 동안 많은 황제가 나타났다가 사라졌지만 여전히 로마는 그 체제안에서 주변국가들을 복속시키고 굴복시키고 동화시키면서 로마라는 나라가 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기에는 여전히 힘든 시절이였다. 마르쿠스 아울렐리우스 황제가 다스린 시기는 로마라는 수도에서만 국가를 다스렸어도 특별한 문제가 현세에는 나타나지도 않았고 오히려 태평성대를 이룬 시기였다.

 

그 후의 황제인 콤모두스부터 로마라는 시스템이 여기저기서 조금씩 그 뿌리가 흔들리게 된다. 이것을 보면 본인이 훌륭한 황제가 되더라도 그 후대를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 망가지는 것은 순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성공을 하는 것과 성공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은 또 다른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고 그보다 더 힘든 것은 자신의 영광이 그 후대까지 이어지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해 준다.

 

그 세가지 각각 다른 노력때문에 부자가 삼대를 넘어서까지 지속되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성공을 이룩한 세대와 그 성공을 지켜 보았기 때문에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는 2세대에 비해 3세대부터는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힘든 것이다. 이런 한 점 때문에 다시 한 번 교육의 중요성을 알게 해 준다. 진정으로 현명한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성공이 아니라 그 후대까지 자신의 영광이 지속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가 로마인 이야기라는 책의 내용 내내 그토록 칭송을 아끼지 않는 카이사르의 안목과 후세를 배려하는 모습은 대단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까지 내다보는 그 혜안이 바로 시대를 앞서가는 리더의 진정한 면목이 아닐까 한다. 로마인 이야기를 통해 더욱 많이 알게 된 카이사르야 말로 시오노 나나미의 편견에 전염된 생각일 수 있어도 인간이라는 한계를 갖고 극한까지 갔었던 인물이 아닐까 한다.

 

로마를 본격적으로 뿌리부터 흔들게 만들었던 콤모두스는 '글리디에이터'덕분에 더더욱 이해하기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영화의 내용에 너무 많이 할애를 한 점은 과유불급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콤모두스 이후의 황제도 막가는 인물이 아니라 로마라는 나라를 위해 노력한 점을 보면 로마라는 나라의 수명이 서서히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이였나 보다.

 

아무리 뛰어난 제도와 문화를 갖고 있어도 세월에 흐름에 따라 서서히 잊혀지고 고맙게 받아 들이는 것이 아니라 너무 당연히 받아 들이고, 쓰지 않는 기술은 점점 퇴색하는 것처럼 로마가 갖고있고 각 지역에 퍼뜨린 사회제도와 문화가 이제는 빛이 아니라 거추장스러운 짐이 되어버리면서 필연적으로 로마의 흥망성쇠에서 점점 흥에서 망으로 이전하는 시기에 나왔던 황제일 뿐이였던 사람이라고 몇 백년 몇 천년 후를 살아가고 그 시대를 바라본 내 감상이라고 하면 너무 염세적인 역사관이 되어 버리는 것일까?

 

종말의 시작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로마인 이야기는 아직도 4권이나 더 남았다. 보통 1권이 50년 이상은 이야기되고 있으니 아직도 200년 정도의 이야기는 남아 있는 듯 하니 로마라는 큰 빛을 발했던 - 서양 역사 사상 가장 큰 빛을 발하고 위대했던 국가 - 불이 서서히 꺼지는 모습을 이제부터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기 경제학 (반양장)
누리엘 루비니 & 스티븐 미흠 지음, 허익준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이번 금융위기 이후에 새롭게 유명해진 사람들도 있고 지속적으로 유명세를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고 사람들로부터 실력이없다는 눈총을 받으며 조용히 뒤로 물러난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의 저자중에 한 명인 루비니는 가장 유명세를 치룬 사람들중에 한 명이다. 여러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사람들 앞에 나서 이야기하고 인터뷰 하는 사람들 중에 루비니와 폴 크루그먼 교수가 있다. 이 두사람은 조금은 다른 지점에서 이번 사태의 해결을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를 미리 예측했다는 유명세를 통해 루비니의 책은 출시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거의 500페이지나 되는 책에 내용도 결코 쉽게 받아들기이 어려운 이 책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유행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들의 몸을 달게 만드는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솔직히 언제까지 루비니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먹힐지 궁금하다. 대중은 언제든지 조금의 빈틈에도 실망하고 돌아선다. 지금까지 루비니의 이야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경청을 하게 만들었지만 경제에 대해 예측하고 전망하고 자신의 이론을 주장하는 것이 과학과는 달리 현실세계는 이론만으로 마음대로 제단할 수 있는 메트릭스의 세계가 아니기때문이다.

 

모든 문제는 어려울 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태평성대라고 불리울 때 그 싹의 조금씩 자라나는 것이다. 모든 것이 풍요롭고 희망찬 미래만 보이기 때문에 당장의 잘못이나 고쳐야 할 것들은 무시되거나 별것아니라고 치부된다. 바로, 그러한 싹들이 그린스펀의 최저금리에서부터 시작되어 일반 상업은행이 아닌 투자은행들이 벌이는 그림자 은행 시스템을 통해 그 위기가 커지고 있었다.

 

이런 위기에 대해선 굳이 루비니가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제도권에 있는 사람들도 있고, 인터넷과 같은 곳에서 활동하는 재야고수들 사이에서도 있었다. 다만, 루비니는 그가 갖고 있는 타이틀로 인해 더욱 유명해진 것이 아닐까 한다. 내가 떠드는 것과 화려한 스펙을 갖고 있는 뉴욕대교수가 이야기하는 것은 내용이 같아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효과는 비교할 수 없을테니 말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워낙 많아 그런지 책의 분량이 길고 각각의 섹터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야기를 참 잘도 풀어내 쓰고 있다. 넓은 관점에서 보면 한 이야기를 또하고 또한다고 보일 정도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고 있다. 다만, 그 각각의 사례들이 시스템과 분야와 나라에 따라 조금씩 변용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반복되어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당시에는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길게 여러 사례를 통해 이야기하지만 위기는 결국 욕심에 의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그림자 은행 시스템이라는 것도 정상적으로 대출을 해 주고 자신의 능력 범위 안에서 투자를 했으면 이렇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지만 단지 1이라는 자산을 갖고 100이라는 레버레지를 일으켜 투자를 했다는 것이 문제고 더 큰 문제는 그렇게 큰 레버레지를 일으켜도 아무런 문제점이나 위기라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문제다.

 

자기 복제의 문제점은 반복적인 자기 복제로 인해 최초의 원본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마이클 키튼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에보면 자신의 편리성을 위해 끊임없는 자기복제를 통해 서로 자신이 진짜라고 우기는 상황이 나온다. 이처럼 처음에는 위험한 자산이였던 대출이라는 자산을 합치고 나누고 또 합치고 나누고 하다보니 이 자산자체가 대출로 인해 갚지 못할 수도 있는 위험자산이 아니라 안전자산으로 둔감을 하게 되었다. 누구도 진정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이 어떤 성격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 영화와는 달리 알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지만 안전하다고 믿어 버렸다.

 

위험 자산이라는 것을 처음 시작할 때는 알고 있었지만 조금씩 조금씩 그 위험이 실제로 발생을 하지 않다 보니 서로 안전자산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갖게 된 것이다. 사과를 배라고 부르고 인식하다보니 어느 순간 사과 자체는 변하지 않았는데 배라고 인식하고 먹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순간 사과라고 알게 된 것인데, 이건 우리가 역사를 통해 반복적으로 배웠던 것이다.

 

바로, 튤립 버블이라고 불리웠던 네덜란드에서 벌어졌던 투기 말이다. 그저 꽃에 불과한 튤립을 부의 상징이자 귀족의 표시로 받아 들이게 되어 그 본래의 가치와는 무관하게 가격에 오르다가 어느 순간 사람들이 그저 꽃이라는 것을 깨닫게 폭락하여 많은 패인을 만들었던 것처럼 이번 금융위기도 다른 형태로 나타났지만 그 속에 있는 내용은 역사의 반복인 것이다.


 

 



금융이라는 시스템이 워낙 다양해지고 내용이 일반인들이 파악하기 힘든 겉모습을 갖고 나타났지만 그 본질을 보면 전혀 필요없는 화려한 치장만 하고 사람들을 현혹시켜 폰지게임을 한 것이 아닐까 한다. 나만, 피해를 입지 않으면 뒷 사람이 피해를 보든 말든 상관없다. 이미 나는 빠져 나와 있기 때문에 말이다.

 

혹, 나도 피해를 입게 되더라도 이미 나는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존재로 커버린다면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누가 감히 나를 죽은단 말인가? 중요한 것은 내가 아니라 내 뒤에 있는 엄청나게 관련된어 있는 생활인들이 있는데 말이다. 바로 이것이 이번 금융위기 이후에 벌어진 사건들이다. 대마불사가 되어 죄 있는 애매한 놈들은 죽었지만 더 큰 죄가 있는 거대 금융회사들은 살아 남은 것이다.

 

루비니가 우리나라에 대해 브릭스를 대체해야 할 나라처럼 엄청나게 소개하지만 정작 책에는 한 페이지는 커녕 반 페이지 밖에 소개되고 있지 않다. 책을 팔기 위한 립서비스가 아닐까 한다. 겨우 그정도의 소개로 우리나라가 세계를 이끌어 갈 나라로 소개된다건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바로 인도네시아이다. 인도와 중국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인도네시아도 3억에 육박하는 인구와 수출도 아닌 내수만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읽으니 부자라면 충분히 묻어 놓고 기다리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을 보면 확실히 부자는 계속 부자가 될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당연히 본인 스스로 지식을 연마하고 부를 획득한 자에게만 해당된다만..

 

세금과 엄격한 금융 시스템을 개선하여 이번과 같은 금융위기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자고 이야기한다. 당연히 일시적인 개선만 있을 것이라 본다. (여기서 말하는 일시적이라는 건 10년이 넘을 수도 있지만 역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짧은) 이번 위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시스템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어 이를 위해 각 정부들은 움직이고 있다. 여전히 이번 위기는 끝난 것이 아니라 진행중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역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강물이 흐르듯이 이번 위기를 통해 더욱 개선된 문화, 금융 체계를 통해 인류는 발전할 것이라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마인 이야기 10 -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0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보자마자 참 기쁘고 고마웠다. 15권짜리가 되는 책에서 지금까지 10권까지 읽을때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지 매 권수마다 항상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무협지도 아니다보니 쉽게 넘길수 없는 페이지를 읽다보면 좀 지겹다고 느낄 때가 있었는데 이 책은 겨우 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고맙게도 한 50페이지 정도는 총 천연 칼라 사진으로 도배가 되어 있어 그림만 보면서 넘길 수 있어 즐거웠다. 생각지도 못한 소소한 기쁨을 맛보게 해 줬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이야기는 굳이 로마인 이야기를 읽지 않아도 알고 있는 유명한 문구인데, 책에서 말하기를 정확히는 로마가 모든 길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고 한다. 그 말이 맞는 것이 로마인들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 로마부터 시작하여 모든 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길을 만들었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아스팔트 길이 아닌 과거에 만든 길이라 얼마나 평탄하고 매끄러울까하는 의문을 가졌다. 정작, 사진을 통해 본 길들은 무척 매끄럽고 지금 시점에 보더라도 평탄하게 잘 만들어 좋을 길이였다.

 

하긴, 지금처럼 자동차가 다니는 것도 아니고 마차가 다니는 길이니 더욱 평탄해야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일일히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인도까지 그 옆에 만들었다고 하니 대단한 노력이자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사진에 나온 것과 같은 울퉁불퉁한 도로는 후세 사람들이 제대로 도로를 가꾸고 다듬지 못했기 때문에 망가진 것이라 하면서 제대로 다듬어진 도로의 사진을 보니 더 대단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 현대에는 평탄작업을 전부 기계가 하는데 인간이 직접 돌과 흙을 이용하여 평탄하게 도로를 깔았다는 것이 그렇다.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과거와 같이 하라고 하면 절대로 하지 못할 건축같은 것들이 있다고 보는데 로마가 만든 도로가 그 중에 하나 아닐까 한다. 비록, 민간인들보다는 군인들을 통해 만들었다고 해도 - 군인들이란 말도 안되는 작업도 해 내는 대단한 인종이기 때문에 - 감탄을 아니 할 수 없다.

 

도로뿐만 아니라 다리와 로마 수도를 건설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책에 나온 사진을 보면서 순간 사진에 나온 장소들을 가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그 장소들이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등 여러 곳에 걸쳐 퍼져 있어 테마여행이 되지 않을까한다. 내 살아 생전에 해 볼 수 있을련지 모르겠지만 한 번 도전을 해 봐야 하겠다. 그럴려면 돈부터 벌어야겠구나. ㅠ.ㅠ

 

로마가 만든 도로와 다리등은 만든 이후에도 유지가 되었지만 중세시대 이후로 많은 것들이 소실되어 지금은 완전히 다른 건축등이 덮여 있거나 옛 자취를 겨우 알 아 볼 수 있다고 하니 좀 아쉽다. 여전히 큰 줄기는 그대로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고 하니 중세라는 시대를 지났어도 로마의 하드 시스템은 지속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로마는 도로뿐만 아니라 법 체계와 같은 소프트 시스템도 만든 것으로 유명한데, 로마인 이야기에서 시대의 변천과 함께 책에 다뤄서 넘어갔지만 의료와 교육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워낙 의료와 교육에 뛰어난 그리스 민족이 있어 로마인들은 자신들이 직접 하기 보다는 그리스민족을 많이 이용(??)한 걸로 보이는데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도 좋지만 더 잘 하는 사람에게 넘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능이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고 어디선가는 부족한 부분이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로마 자체의 문화보다는 그리스 문화를 배우고 익혔기 때문에 그리스 민족에게 배우는 것이 더 좋았으리라 본다. 의료와 수도문제가 결부가 되는데 로마인들은 뛰어난 의술을 발휘하지는 않았지만 질병에 대한 예방에 더욱 힘을 썼기 때문에 사람들이 먹는 수로를 끊임업이 흐르게 하여 물이 썩거나 고이지 않게 하고 항상 청결을 유지 했다는 이야기를 볼 때 작은 지역도 아니고 그 넓은 로마를 커버했다는 점을 보면 로마인들의 건축술이 정말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로마인 이야기를 10권까지 읽으니 로마에 대해 다시 알 수 있게 되었고, 그들에 대한 시스템이 결국 로마를 성공으로 이끈 핵심으로 보았는데 - 추가로 타 민족에 대한 관용과 동화정책 - 그럴 수 있었던 것이 역설적으로 지금은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인기에 영합하여 장기간 플랜을 짜지 못하는 정치인들을 볼 때 긴 시간동안 황제의 통치를 받은 것이 역설적으로 도움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지 소로스,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조지 소로스 지음, 황숙혜 옮김, 이상건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얼핏봐도 책의 두께가 꽤 얇다는 것이 보인다. 책의 두께가 얇은만큼 내용도 같이 얇으면 읽기에 편하겠지만 책의 내용은 두께의 몇 배는 어렵다. 쉽게 읽으려고 덤벼들었다가는 무슨 글을 읽고 있는지 파악하지도 못하면서 페이지만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된다. 책의 두께만큼 말랑말랑한 내용의 책들이 많은데 비해 이 책은 그렇지 않다.

 

몇 년전에 조지 소르스의 자서전을 읽은 적이 있었다. 자서전 자체야 어려울 것 없이 일대기를 읽으면서 이 사람이 이렇게 살면서 이런 영향을 받아 지금의 조지 소르스가 되었구나라며 읽으면 되지만 조지 소르스는 금융 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 사람답게 그의 이론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 있어 완전히 귀신 씨나락 까 먹는 소리였다.

 

이제 겨우 한글을 읽을 정도인 사람에게 뜨금없이 영어 원서를 갖다 놓고 읽으라고 한 경우나 마찬가지라고 할 정도로 읽기는 했지만 머리속에 들어오는 내용은 극히 적은 것이 아니라 없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유일하게 재귀성 이론이라는 것만이 알게된 용어라 어디가서 조지 소르스가 만든 이론이 재귀성 이론이라는 것만 아는체 할 수 있는 정도였다.

 

금융의 연금술사가 대표적으로 재귀성 이론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지만 읽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무엇보다 조지 소르소는 내가 하고 있고 하려는 투자와는 다른 헷지펀드로 공매도와 선물과 같은 투자를 하기 때문에 굳이 몰라도 큰 상관이 없다는 점이 컸기 때문이다. 여전히 그 점은 변하지 않았지만 조지 소르스의 여타 책에 비해 이 책은 두께가 얇아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되었다. 몇 년 동안 놀지 않았으니 그래도 예전과는 달리 용어라도 좀 익숙해 지지 않았을까 하는 점도 있었고.

 

그동안 놀지 않고 책을 읽은 보람이 있었는지 최소한 이 책에 나오는 용어들이 눈에 익은 것들이라 책을 읽는데 있어 다행히 예전과 같이 영어 원서를 읽는 것과 같은 참담함은 없었다. 여전히 책에 나오는 의미와 깊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내가 알고 있는 만큼 받아들이고 보이는 만큼 볼 수 밖에 없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재귀성 이론은 인간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기존 경제학이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로 모든 판단을 합리적으로 내린다고 한다. 대표적인 철학이 바로 계몽중의 철학이다. 실제로 우리가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꼭 합리적으로만 행동하고 판단을 내리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기존 경제학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내 자신의 평소 행동이나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나 스스로도 결코 합리적으로 올바른 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성적으로 판단을 내린다고 믿고 있지만 무척이나 모순적이고 감정에 치우쳐서 주변 모든 것을 감안한 판단이 아니라 임의적으로 나 스스로 오해한 증거와 근거를 갖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결과가 아주 아주 많다.

 

재귀성 이론의 양대 축은 인지적 기능과 조작적 기능이다. 이런 단어가 몇 년 전에는 익숙하지 않아 헤맸지만 이런 단어는 이제 굳이 책을 읽지 않았어도 친숙한 단어가 되어 버렸다. 행동 경제학에서 자주 나오는 단어로 인간은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내린 최선의 판단이 알고보니 얼마나 바보같은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이다.

 

자신이 인지하고 있는 상황과 현상과 본인이 참여하여 조작하는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에 큰 인기를 끌었던 블랙스완과 같은 원리로 볼 수 있다. 해서, 블랙스완의 저자인 나심 탈렙이 처음에는 조지 소르스에 대해 우습게 보지만 (그는 금융쪽 사람들에 대해 자신보다 좀 낮게 본다) 조지 소르스를 통해 칼 포퍼를 알게 되고 칼 포퍼의 열린사회라는 개념을 알게 되어 조지 소르스를 다시 보게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재귀성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바로 '오해'라는 개념이다. 오해를 개념이라는 정의까지 내릴 필요는 없지만 본인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 분명히 진실이나 정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간들을 알지 못한다. 바로, 그 잘못된 인지를 갖게되니 오해가 생겨 엉뚱한 조작을 하게된다. 바로 이 오해가 생기는 지점을 조지 소르스는 포착하여 큰 이득을 챙기는 것이다.

 

오해가 생기는 지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과거로부터 부단히 흐름을 추적하고 관찰하여 사람들이 오해하는 접점에서 미리 들어가 기다리는 것이다. 단순히 프로그램적인 매수나 매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주체인 인간을 탐구하고 인간을 파악하기 위해 철학에서 출발하여 인간을 이해하려 하고 - 금융 투자를 위해 철학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 철학을 공부한 후에 인간세계에 적용을 한 것이다 - 인간의 근본적인 결함을 파악하여 실천한 것이다.

 

프로그램 매매라는 것이 일정한 조건을 컴퓨터에 설정한 후에 기계적으로 사고 파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지만 그 조건을 설정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인간이 그 조건을 설정한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다. 105와 98사이에서 기계적으로 매매를 하도록 설정했다면 무엇때문에 103에서 95가 아니라 105와 98사이로 설정한 것이지에 대해 고민하고 그 헛점을 파고 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단기적인 관점이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 긴 호흡을 갖고 준비한 후 자신이 들어갈 수 있는 비슷한 지점에 용기를 갖고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말로써 풀어쓰니 참 쉬워보이지만 나 자신도 이렇게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과 내 자신이 실행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스스로 그런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고 말이다. 투자라는 것은 끊임업이 투자대상과 나에 대해 부정과 의문을 갖고 과감한 실행을 하는 것이지만 이것이 또 지식과는 별개이고, 용기와는 또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책의 전반부는 재귀성 이론을 위한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후반부는 금융위기가 생긴 시점부터 이 책의 출판 시점까지의 사실과 자신의 투자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고 향후 전망에도 간단히 언급한다. 후반부보다는 전반부가 더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후반부 내용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알고 있는 사실이며, 이미 몇 년이 지나 과거의 사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어떤 분야보다도 약육강식이 지배하여 작은 실수에도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투자세계에서 30~40년 동안 놀라운 결과를 보이는 조지 소르스의 이야기라면 분명히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이제, 겨우 10년 정도의 투자 경험을 갖고 있거나 투자는 해 본적도 없으면서 그냥 리서치담당자나 에널리스트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대해 함부로 자신의 잣대를 들이대는 업자들 보다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마인 이야기 9 - 현제賢帝의 세기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9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혼돈의 시절이 지나고 다시 로마에는 평화와 번영의 시기가 도래하게 된다. 번영의 시기라는 것이 로마인 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으로만 보면 그 시대를 살던 평민들의 의지와 노력이 아니라 전적으로 로마를 다스리는 황제의 의지와 현명함과 노력에 의해 달성되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실제로 로마인 이야기 9권부터는 원로원이나 기사계급등과 같은 황제를 제외한 타 계급의 이야기는 크게 다루지 않는다. 그저 황제 이야기를 하기 위한 부속품의 하나 정도로 윤활유 역할을 위한 등장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기존에 황제와 대립하고 공존하는 반목하는 세월을 지나는 동안 드디어 본격적으로 누구나 인정하는 황제 1인 체제가 로마에 정립되어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이 점을 인정하고 황제에게 충성을 맹세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중간 중간 황제를 위협하는 인물들이 있었지만 그도 역시 황제체제를 전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한 욕망에서 나온 행동의 결과일 뿐이다.

 

로마가 지금까지 조금씩 영토를 확장하고 정복 민족들을 다스렸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국가 곳곳에 있었다. 특히, 지금과 달리 정보와 권력이 미치기 힘든 로마로부터 먼 지역에서 더더욱 로마에게 반기를 든 민족은 얼마든지 나오게 마련이고, 이에따라 로마도 정복보다는 수성에 촛점을 맞추고 국가를 다스려 왔는데 뒷 이야기에 어떤 반전이 혹시 있을 지 몰라도 트라야누스 황제시대부터 지금의 로마의 국경과 체제가 확립되고 사람들에게 인정되어 누구나 로마라는 우산으로 들어가게 된다.

 

무엇보다 더욱 대단한 것은 한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알게 모르게 타 민족을 차별하는 - 내 자신도 겉으로 아니라고 하고 노력을 하지만 나도 모르게 색깔이 다른 민족에게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 우리나라 관점에서 볼 때 대단하게 로마민족이 아닌 로마인이라는 이름으로 순수한 로마민족이 아니여도 로마의 황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로마 민족이 아닌 로마인이 황제가 되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지만 그만큼 로마라는 나라가 당시 시대에는 전 세계적인 초 일류 국가가 된 것이 아닐까 한다. 지금의 미국을 보더라도 앵글로 색슨족이 몇 백년동안 권력을 가졌지만 타 민족이 권력을 갖게 된 것처럼 말이다. 이를 보면 우리나라나 지금 한 참 초일류 국가로 가고 있다는 중국을 볼 때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이라 보여진다. 서양과 동양의 가치관과 문화관이 달라 획일적인 잣대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할지라도 지금과 같은 동시대성이 지배하는 지구라는 단일체 세상에 과연 통할지 모르겠다.

 

트라야누스황제를 뒤이은 하드리아누스 황제에 이르면 그는 황제라기 보다는 와교관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과 같은 교통체계와 시간 단축 장치가 없어 벌어지는 일이지만 몇 년동안 수도인 로마를 떠나 각 속주 지역을 돌아다니며 내치와 외치를 힘 쓴 것을 보면 황제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확실히 권력이라는 것을 탐한다는 것은 욕심도 갖고 있어야 하지만 나라의 운명과 미래를 내다보며 움직여야 하는 힘들고 어려운 자리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나라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것 같다만.

 

아무리 뛰어난 업적을 살면서 했더라도 말년에 엉뚱한 일을 벌이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평판이 나뻐지면 그 사람의 인생 자체가 부정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두 명의 황제가 전부 그런 일을 당하게 되는데 확실히 마지막에 웃는자가 진정으로 웃는 것이 아닐까 한다. 오랜 역사가 지난 후에 두 명의 황제가 전부 훌륭했다는 재평가를 받게되지만 사후 직전에 받은 평가를 보면 인간은 역시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만들어진 단순한 존재다.

 

오히려, 이 책에서 세번째로 나오는 안토니우스 피우스 황제같은 경우에는 워낙 태평성대를 이룩하여 특별한 사료가 없다고 저자가 이야기를 했지만 실제로 저자도 달랑 20페이지 정도로 소개하는 것이 전부다. 단 몇 개월 동안 로마를 다스린 황제들보다 적은 분량으로 소개하고 있다. 엄청난 태평성대를 이룩한 황제라고 하여도 그 사료자체가 거의 없다고 소개하면서 저자도 이렇게 짧게 소개하는데 그치고 있으니 당사자가 알았다면 조금은 억울하지 않았을까 한다. 차라리 이런 저런 사건이라도 터뜨릴걸 하고 말이다.

 

로마인 이야기 9에서 나온 세 명의 황제중에 가장 소개가 짧은 안토니우스 피우스 황제이지만 나와 가장 궁합이 맞는 황제가 아니였을까 한다. 이미 모든 것을 이어 받아 공세적인 전략보다는 이미 이룩한 위대한 업적들을 더이상 흔들리지 않고 유지하는데 힘쓰고 여러 속주들을 돌아다니기 보다는 부하들을 통해 믿고 맡기며 다스린 점들이 볼 때 말이다. 사실, 수성이 더 까다롭고 티도 나지 않는 일이지만.

 

이렇게 로마의 화려한 꽃은 지게 된다. 올라가는 일이 있으면 떨어지는 법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그만큼 깊을 수 밖에 없는 이치다. 키우고 가꾸는 것은 어렵지만 망치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니 말이다. 역사책이라 위대한 인물이나 권력자들에게만 집중되어 책이 서술되는 것이 좀 아쉽지만 서서히 로마의 이야기는 이제 화려함보다는 과거의 역사를 되살리려는 사람들과 한 인간의 수명처럼 수명을 다한 로마의 몸부림으로 마무리 되지 않을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