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들 보르헤스 전집 2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 민음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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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소설과 단편 소설 중 집필하는데 더 힘든 건 어떤 것일까. 둘 다 써 본적이 없어 모르겠다. 단편보다 장편이 더 힘들 듯한데 의외로 단편이 더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작가가 많다. 장편에 비해서 단편은 핵심만 정확히 이야기를 해야 하니 그런 것이 아닐듯하다. 장편은 여러 플룻이 이어지면서 다소 장황하기도 하다. 분량을 어느 정도 채워야 하니 좀 더 다양한 캐릭터를 출연시켜야 한다. 단편은 아주 단순하게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전력으로 달려가야 한다.

옆으로 보지 않고 짧은 시간 내에 달려가면서 기승전결이 다 이뤄져야 한다. 그런 면에서 단편은 더 힘들 수 있다. 대다수 성공한 작품은 장편이다. 단편이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단편으로 큰 성공을 이룬 작가다. <픽션들 : 보르헤스 전집 2>에서 작가는 시작에 앞 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방대한 양의 책을 쓴다는 것은 쓸데없이 힘만 낭비하는 정신나간 짓이다. 단 몇  분에 걸쳐 말로 완벽하게 표현해 보일 수 있는 어떤 생각을 500여 페이지에 걸쳐 길게 늘어뜨리는 것, 보다 나은 방법은 이미 그러한 생각들을 담고 있는 책들이 존재하고 있으니까 하나의 코멘트, 즉 그것들의 요약을 제시하는 척하는 것이다.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눠졌다. 2부보다는 1부가 더 인상적이고 흥미로웠다. 가장 큰 이유는 1부에 나온 단편은 전부 책에 대한 이야기였다. 어떤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또는 어떤 책에 나온 내용을 근거로 이야기를 한다. 책 하나로 이토록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 작가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위대함이 아닐까한다. 무엇보다 단편으로 대단한 작가라는 호칭을 얻는 건 쉽지 않을 듯한데 호르헤스는 얻었다. 가장 큰 이유는 작가의 유식함과 풀어내는 문학적 심미 아닐까한다.

번역하는데 어려운 단어를 썼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역시나 작가가 쓴 글이 내포한 묘미에서 나오는 듯하다. 단편이지만 엄청나게 많은 단어가 나온다. 평소에 쓰지 않는 단어가 무척이나 많다. 이런 작품이 문학적으로 의미를 갖는다. 소설이 사회 현상을 알려주는 측면도 있지만 문학이 표현하는 단어의 명징함을 알려주는 도구로도 쓰인다. 단어를 사장시키지 않고 표현해서 오래도록 시간이 지나도 우리 곁에 살아남게 해주는 역할도 분명히 한다.

총 17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소설을 읽으면 초반에 적응 단계를 지나 중반부터 집중하게 되고 후반에 익숙하게 읽게 된다. 이 책은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어 오히려 앞 부분 단편들을 좀 더 집중하며 읽었다. 첫번재와 두번째 단편이 더 감탄했다. 한편으로는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것 같은 구성이라는 생각도 들긴 했다.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떼르띠우스'가 첫번째 소설이다. 우크바르라는 단어에서 출발한다. 이 단어가 친숙하지 않은데 어디선가 발견했다.

그건 백과사전이었다. '영미백과사전이었는데 실제로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1902년 판을 베낀 해적판이었다. 백과사전에서 본 단어였는데 이상하게도 영미백과사전 46권을 찾을 수 없었다. 46권에서 917페이지까지 있는데 그 단어는 921페이지까지 있었던 영미백과사전에서 봤다.  해당 책은 해적판이니 이걸 정확히 어디서 따질 수도 없다. 주인공의 기억력이 얼마나 좋은지 918페이지와 920페이지에 있는 단어도 기억을 할 정도니 아니라고 따지기도 힘들다.

원본인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있어야 할텐데 그도 아닌 듯하다. 우크바르라는 땅이 있다는 것이다. 이걸 근거로 온갖 삼라만상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거짓인지 진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단어를 근거로 온갖 지적 탐험을 해나간다. 이 단어가 있는 백과사전은 원본을 뛰어넘는 가치를 지녔다는 이야기가 된다. 해적판이 원본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충분히 가능하다. 희박해도 불가능은 아니다. 그 외에도 '알모따심에로의 접근' 이나 '바빌로니아의 복권'이 좀 더 흥미로웠다.

역시나 있을법한 내용을 근거로 작가의 상상력을 펼친다. 전부 그런 책이 있을 것이라는 논제를 밀어부친다. 진짜 그런 책이 있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내가 읽고 있는 건 소설이다. 소설에서 나오는 책이 진짜로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지 않다. 이미 소설이 허구다. 허구인 소설에서 나오는 어떤 내용도 현실을 반영할 수도 있지만 그 자체로 가상이다. 아르헨티나 작가라 쓰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 읽는데 가장 어려운 점이다. 단어는 우리의 사상을 지배한다.

우리가 모국어로 모든 걸 생각한다. 외국어가 확실히 익숙해지려면 내 생각 자체를 해당 언어로 해야 완벽하다고 한다. 그만큼 스페인류의 언어로 된 글이라 친숙하지 않은 단어가 많다. 난 1부가 훨씬 흥미롭게 읽었는데 정작 보르헤스가 유명해진 것은 2부에 쓴 소설이 포함된 이후라고 한다. 장편보다 단편이 좀 더 내용이 짧아 읽기 편할 수 있다. 막상 <단편들>을 읽는다면 그건 소설의 분량이 아닌  내용의 깊이가 아닐까한다. 단편이 길이가 짧을뿐이지 내용은 깊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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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식시오 - 주식 중독에 빠진 정신과 의사가 10번의 좌절 끝에 찾아낸 주식투자 심리의 법칙
박종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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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나 책 제목이다. <살려주식시오>다. 주식을 살려달라는 걸 이렇게 위트있게 제목으로 하다니. 저자가 직접 지은 것인지, 출판사에서 지은 것인지 몰라도 기발하다. 최소한 제목만으로도 흥미를 갖게 만드는 책이다. 더구나 책을 지은 사람이 정신과 의사다. 의외로 의사들이 주식투자를 많이 한다. 어떤 과에 있느냐에 따라 좀 다르긴 하겠지만 치과나 정신과 의사가 상대적으로 좀 많이 하는 듯하다. 이런 게 이야기하는 건 아무래도 책때문인 듯도 하다.

의사면서도 주식 책을 쓴 저자가 치과와 정신과가 있었던 걸로 기억난다. 정신과 의사는 만난 적이 없는데 치과 의사는 몇 명 만났는데 주식 투자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잘 하는 분도 몇 명 만났다. 정신과 의사가 지은 책이라 알려주는 내용에서 심리나 정신 문제에 대해 알려주는 부분에 대해 딱히 반박하기가 힘들었다. 다른 분야도 아닌 자신의 전문분야인 정신문제에 대해 주식투자와 함께 설명하니 내 경험치를 넘어선다. 분명히 이론을 장착하고 알려주는 걸테니.

책에서 저자가 설명한 바에 의하면 대략 10년 정도의 주식 투자 경험이 있는 듯하다. 주식 투자로 수익도 내고, 손해도 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히 다 알려주고 있다. 대체적으로 주식 책은 수익난 건 알려줘도 손해난 건 감추기 마련인데 다 밝힌다. 주식투자를 상당히 일찍 시작했다. 거의 학부를 끝냈을 때 한 듯하다. 나이에 비해서 다소 많은 돈을 벌고 있어 더욱 공격적으로 한 측면도 있어 보였다. 게다가 은행 대출까지 받아 투자를 했을 정도다.

초심자의 행운이 들어맞아 수익을 봤다. 그 후에 더 과감히 투자한 것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소득을 더 높이기 위해 간 병원에서는 제대로 환자 진료도 하지 않고 주식투자에 올인한다. 더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수익은 처참했고 병원에서도 환자도 제대로 보지 않는다며 짤렸다. 그 후에 더 한적한 지역으로 옮긴다. 그곳에 가면서 그동안 자신이 했던 투자에 대해 깊은 회의와 반성을 하며 HTS를 지워버린다. 1년 동안 뉴스도 보지 않고 서울로 올라가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딱 1년이 된 후에 계좌를 열었더니 전부 수익으로 전환되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주식 투자에 대해 기본부터 다시 다잡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투자에 있어 심리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멘탈이다. 멘탈이 거의 반을 넘어 80~90%까지 된다. 멘탈이라는건 하락했을 때 버티는 힘이다. 상승했을 때 매도하지 않는 인내다. 아무리 내가 해당 기업에 대해 조사를 했어도 하락 폭이 커지면 멘탈이 나가면서 초조하고 매도가 하고 싶다.

보유하지 않았을 때는 큰 관심이 없지만 일단 매수해서 내 기업이 되면 그때부터 내 마음도 함께 출렁인다. 이런 부분에 있어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이니 아주 훌륭한 정보를 줄 것이라 예상하다. 정보를 줄 것이라는 것보다는 본인이 했던 걸 알려줄 것이라 생각했다. 정신과 의사니 멘탈만큼은 확실히 흔들리지 않고 하지 않았을까하는 기대 내지 선입견이 있었다. 막상 책을 읽으니 전혀 아니었다. 학문으로 공부하고 남에게 알려주는 건 누구나 아주 훌륭하다.

중요한 것은 내가 했을 때도 남에게 조언할 때처럼 해 줄 수 있느냐다. 훈수는 누구나 잘 둔다. 자기 객관화가 될 수 있으니 가능하다. 내가 직접하면 그때부터는 관찰자 모드가 안 된다. 내 감정이 동조되면서 심리적으로 흔들린다. 이런 부분에 있어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훌륭히 한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정신과 의사지만 똑같다는 걸 알려준다. 이러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알려준다. 주식투자라는 게 정신과를 전문으로 하는 전문가도 똑같다.

책을 읽으면 그런 의미로 안도감도 든다. 전문가나 나나 투자를 할 때 심리적으로 어려운 건 똑같구나. 차이가 없다는 걸 확인하니 오히려 안심이 된다. 누구에게나 다 어렵고 힘들다. 책이 나올 때가 그래도 주식 시장이 꽤 좋은 편에 속했다.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에서 여러 면으로 볼 때 주식시장이 좋다는 느낌이 있었다. 지금같은 상황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하다. 아마도 어딘가에는 관련된 글을 썼을 듯하다. 유튜브같은 곳에 출연한 걸 얼핏 본 것 같기는 하다.

책에서 주식투자를 하려면 최소한 기본은 공부하라고 강조한다. 재무제표를 보는 것만으로도 상위 10%에 들어간다고 알려준다. PER, PBR같은 걸 배운 후에 주식투자를 해야 한다는 걸 강조한다. 저자도 처음에는 그런 걸 모르고 투자했지만 지금은 참고한다. 또한 차트에 대해서도 잠시지만 알려주면서 참고하라고 한다. 저자가 정신과 전문의답게 책은 주식 투자와 관련된 심리부분에 대한 설명이 많다. 주식투자를 할 때 아주 중요하고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주로 심리라 비슷한 이야기가 꽤 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투자에 있어 멘탈은 전부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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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ljb1202/222778263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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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달 시화집 일력 에디션 - 그림과 시로 빛나는 당신의 하루
윤동주 외 64명 지음, 클로드 모네 외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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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달력 중 매일 뜯어야하는 달력이 있었다.
한장씩 매일같이 종이를 뜯어야 했다.
아주 흔한 달력장 하나였다.
주로 은행에서 줬던 걸로 기억하지만 여러 곳에서 받았다.

상당히 부지런히 뜯어야 했다.
깜빡하고 놓치면 이미 지난 날에서 변하지 않았다.
집마다 있었지만 점포에 특히 많았다.
점포는 매일 부지런히 살아야 하니 가능했던 듯도 싶다.

이제는 완전히 사라진 듯하다.
달력마자도 얻기 힘들어진 시대다.
일력이라고 없다고 딱히 불편함이 느껴지지도 않는다.
이제는 날짜를 파악하는 게 너무 쉽다.

그런 영향이 큰 것이 아닐까싶다.
꼭 일력이 없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달력마저도 없다고 해서 생활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점차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도구에 사라진 유물이 되었다.

정확히 일력이라고 하기는 힘들어도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일력 에디션>이 나왔다.
년도별로 볼 수 있는 건 아니고 일력만 있다.
특이한 것은 유명한 그림과 시가 함께 곁들어졌다.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눈과 마음이 편해진다.

1년 내내 유명화가의 그림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여기에 시가 함께 있으니 더욱 좋다.
솔직히 시를 매일 읽게 될련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매일같이 페이지를 넘기면서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일력을 받고 처음에는 뭔지 정확히 몰라 냅뒀다.
책이라 생각하고 들쳐봤더니 그게 아니었다.
하루에 하나씩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상에 올려놨다.
유명 그림을 보고, 시를 읽을 수 있다는 생각에 결심했다.

어느 정도까지 버틸 수 있을련지 몰라도 계속 보기로 했다.
한 10년 정도 매일같이 일력을 한 장씩 넘긴다.
그렇게하면 그림을 딱 보기만 해도 알 수있게 되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오늘부터 나와함께 책상에 최소 10년 같이 갈 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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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법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51가지 심리학
폴커 키츠.마누엘 투쉬 지음, 김희상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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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인기가 있던 책이다. 심리학에 관한 책인데 독일 책이다. 독일에서는 심리와 관련된 책을 펴냈을 때 한국에서 출간되는 경우가 많다. 독일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책이 넘어 온 것일텐데 한국에서도 인기가 좋다. 독일도 인구가 많다보니 좋은 책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한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독일 책 분야는 추리소설이 아닐까한다. 다음으로 심리관련이다. 어디까지나 뇌피셜이다. <마음의 법칙>은 심리와 관련된 다양한 이론과 에피소드를 모은 책이다.

부제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은 51가지 심리학'이라고 표현되었다. 심리와 관련되어 이야기를 할 때 몇 가지 법칙으로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깊지 않은 대신에 다양한 이론을 짧고 간단하게 알려준다. 덕분에 여러 가지 심리를 알게 된다. 나는 이미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다. 책에 나온 예시같은 경우도 해당 실험을 직접 한 교수나 박사가 쓴 책을 읽었다. 디테일하게 어떤 식으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했고, 대조군까지 만들었는지 알고 있다.

그러다보니 책에서 다소 간략하게 알려준 내용은 좀 더 스킵하듯이 읽어도 큰 지장은 없었다. 막상 이 책을 읽는 사람은 그런 기초지식이 없으니 전후관계를 좀 더 알면 재미있게 읽을 듯도 하다. 심리라는 건 나라는 사람에게서 출발한다. 내 마음도 내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상황에 따라 하는 행동이 달라진다. 따뜻한 걸 만진 상태에서 사람을 만날 때와 차가운 걸 만졌을 때는 다르다. 단지 따뜻한 걸 만졌을 뿐인데 상대방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웃게 된다.

상대방이 나에게 한 행동이 다소 불친절해도 너그럽게 받아들인다. 상대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행동은 다소 뜬금없다. 충분히 누군가 날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다면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주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상대방이 따뜻한 커피를 두 손으로 들고 나와 이야기를 하면 저절로 호감이 올라간다. 내가 한 것은 딱 하나다. 따뜻한 커피를 줬을 뿐이다. 이 얼마나 손쉽게 누군가의 마음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이란 말인가.

감정은 다소 좁은 개념이고 마음에 따라 얼마든지 나를 비롯한 세상마저도 변화시킬 수 있다. 수많은 자기 계발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그 근본을 따져보면 심리 책에서 나오는 다양한 이론 중에 하나를 접목했을 뿐이다. '마음 먹은 대로 할 수 있다.' 이렇게 주장만 하면 그다지 와 닿지 않는다. 다양한 예시를 통해 보여주면 사람은 믿는다. 과거와 달리 지금의 심리학은 무조건 가설을 세우고 이론을 주장하지 않는다. 직접 실험을 통해 가설이 맞는지 보여준다.

여러 실험조건을 설정한 후에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본다. 각 사람의 반응에 따라 하나의 이론이 정립된다. 이를 발표하면 여러 관련 종사들이 또 다시 발전시켜 더 다양한 이론이 나온다. 이 중에서 자기계발 분야 종사자들이 자신들에게 끌어들여 발전시킨 것도 있다. 여기에 행동심리학이라 하여 경제와 심리가 접목되어 또다시 인간의 본능에 대해 알게 되었다. 무척이나 지혜롭고 이성적일 것이라 판단했던 인간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게 해준 소중한 학문이 되었다.

꼭 실험이 아니더라도 내가 한 행동에 대해 스스로 정의를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혼자지만 내가 한 행동을 누군가도 했다. 많은 것들이 쌓이면 이를 근거로 개념을 잡고 규정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법칙이 생긴다.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와 그 때 당시의 마음에 대해 설명해준다. 그것만으로도 안개처럼 뿌옇던 것이 선명해진다. 내가 그런 행동을 했던 것에 대해 이유를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깨닫게 된다. 또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된다.

문제는 그런 걸 배우고 안다고 해서 다시는 안 하는 것이 아니다. 또 다시 한다. 반복적으로 한다. 내가 멍청한 것이 아닐까 하면서 자책할 정도로 반복한다. 인간이 갖고 있는 본능이라 어쩔 수 없다. 아주 조금이라도 깨닫고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지만으로도 개선된다. 심리는 개인과 단체가 있다. 개인의 심리는 나를 중심으로 보게된다. 삶을 살아갈 때 자기 중심이 있어야 한다. 타인을 의식하지 말고 내가 사는 인생의 주인이 나라는 걸 의식하고 행동해야한다.

자기만족이 높은 사람이 훨씬 더 행복하게 살아간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통제가 필요하다. 내가 하는 모든 걸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면 만족도가 올라가는 건 너무 당연하다. 책 자체는 워낙 다른 심리학 책에서 알려진 부분이 대동소이하게 나왔다. 관련 책을 많이 읽은 사람에게는 다시 한 번 되새김질 하는 정도가 된다. 이런 분야를 잘 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신선하고 새로울 듯하다. 내 마음도 내가 모른다. 이런 책을 읽어가며 조금이라도 안다면 점차 발전하지 않을까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익숙한 내용이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모르면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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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동산 부의 역사 - 한반도 부의 흐름을 한눈에 살피는 부동산 입지 변천사
이상우.유성운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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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았다. 아주 예전부터 지금까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토지라는 것이 특별한 일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인간의 기록이 있던 때를 기준으로 한다면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개간사업을 통해 새롭게 만든 곳이 있긴 해도 대부분 원래부터 있던 땅이었다. 부동산에서 입지라는 표현을 한다. 입지는 지금까지 변한 적이 없다. 입지가 변한 적은 없지만 입지의 가치는 교체된다. 토지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최초 활용과 달리 인간의 필요성에 의해 입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터무니 없는 입지가 좋아지는 경우는 없다. 평지와 물이 근처에 있는 입지가 대부분 예전부터 활용을 했다. 현대 들어와 기술이 발전하면서 범위가 넓어졌다. 고대에 반드시 필요한 물을 이용할 수있는 근처에 정착했다. 조선시대까지는 범위를 넓히기는 쉽지 않았다. 지금은 물을 멀리서도 끌어올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달하면서 거주지가 확대되었다. 입지 가치가 달라진 이유다.

부동산에 있어 현재를 중요시하지만 인간의 본능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볼 때 과거도 아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현재에 들어 이렇게 부동산에 난리를 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신분제가 있던 시대고 왕정 시대라서 딱히 주택을 사고 팔거나 가격이 올랐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한다. 과거부터 이미 어느 정도 가격이 형성되어 거래되 되었다. 높을 때도 있고, 낮을 때도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 들어와 생긴 것이 아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곳은 어디나 그러했다. 자본주의는 좀 더 극대화 했을 뿐.

인간의 본능 자체가 변함이 없다는 건 <대한민국 부동산 부의 역사>를 읽어도 알 수 있다. 엄청나게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과거에도 똑같다는 걸 알게 된다. 교육, 직주근접, 교통, 자연환경, 도시계획. 총 다섯가지는 부동산을 공부할 때 제일 중요하다. 거주를 위해서나 자영업을 위해서나 똑같이 중요하다. 한국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닌 전 세계 어디를 가나 다 중요하다. 다섯 가지로 보면 거의 대다수 해당 국가에서 가장 중요 입지에 자리잡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교육같은 경우가 그렇다. 좋은 교육을 자식에게 해주고 싶은 건 어느 부모나 똑같다. 유독 극성인 부모가 모이면서 강남이 더욱 그 가치를 높였다고 한다. 강남이 지금처럼 최고의 입지가 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교육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40~50년 전만 해도 강남이 지금과 달랐을 때 교육 때문에 강남을 가진 않았다. 책에서는 다섯 가지 요소 중에 첫 번째로 교육을 꼽았다. 교육이 그만큼 주거지를 선택하는데 중요하다는 뜻이다. 학군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조선 시대도 아닌 고려 시대에 한양이 교육 특구라고 알려준다. 지금으로 치면 학원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어 시험을 치기 위한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과거 시험을 잘 보기 위한 노력인데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곳곳에 있었다 그곳에서 공부를 한 후에 과거 급제에 합격했으니 더욱 몰렸다. 선산이라는 아주 작은 마을이 있는데 이곳은 많은 과거 급제생을 탄생시켰다. 생각해보면 공자가 3번이나 이사를 갔다고 한다. 좋은 교육을 위해 이사갔다는 이야기는 최종 정착한 곳이 부모들이 선호한 지역이라는 뜻이다.

과거만 그렇게 알려주면 그저 교양으로 끝날 수 있다. 이를 현대로 접목하는 내용도 함께 알려준다. SKY로 대표되는 현재의 교육 열기는 부동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울을 비롯한 곳곳에 교육때문에 중요한 입지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 변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는 확고하다. 단순히 부동산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니고 책에서는 사회문제에 대한 저자의 사고도 함께 알린다. 그 부분에 대해 각자의 가치판단은 다를 수 있겠지만 꽤 중요한 포인트라는 생각도 든다.

일터에서 가까운 주택이 중요하다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조선 시대에도 그랬다는 것이 얼핏 의아할 수도 있다. 직주근접은 지금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당시에도 될 수 있는 한 궁궐에서 가까운 곳에 거주하려고 했다. 보통 사대문 안이 더 발달한 이유 중 하나다. 임금에게 가야 하는 데 오래 걸리면 안 된다. 드라마를 봐도 변고가 생기면 잽싸게 궁궐로 달려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궁궐과 멀리 떨어져 산다는 건 권력에서 멀어졌다는 뜻으로 읽어도 될 듯하다.

지금도 약간 그러지만 다양한 신분에 따라 사대문 근처에서도 거주를 했다. 종로가 상업 중심지인데 지금의 서촌 쪽에 주거는 피할 듯하다. 책을 읽다보면 이런 식으로 현대에서만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여러 가지가 예전에도 똑같았다.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달라지지 않는 듯하다. 보통 이런 책은 교양으로 읽게 마련인데 저자가 2명이라 각자 영역에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한다. 투자 관련은 구체적이지 않지만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앞 파트가 좀 더 재미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교양과 투자 지식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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