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확실히 아무 생각없이 읽다보면 놓치는 게 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책의 반 이상 읽은 후에 뒤늦게 깨달았다. 내가 읽고 있는 소설 속 인물이 2명이 주인공이 아니었다. 총 4명이 주인공이었다. 덕분에 좀 중간에 혼동되었다. 주요 인물이자 전체를 관통하는 인물은 토마시와 테레사다. 처음에는 토마시가 남자 주인공이고 테레사와 사비나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일이 아닐까했다. 여기에 역사적 맥락으로 체코에서 벌어진 일을 함께 알려주는 소설로 생각했다.

읽다보니 프란츠란 인물이 나온다. 토마시에 이름을 변경한 것이 아닌가했다. 프란츠와 있을 때 쓰는 예명식으로. 전혀 다른 인물이라는 걸 중반 이후에 앍았으니 내가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해야할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토마시라는 인물이 처음에는 대단한다고 생각했다. 외과의사라는 다소 좋은 직업을 갖고 다양한 여자를 만난다고 봤다. 여러 여인을 지속적으로 교체하면서 만난다. 그 와중에 테레사와 관계는 유지한다. 테레사는 이 점을 늘 불안하게 생각한다.

다소 쿨하게 받아들이려 하지만 결코 그렇지 못한다. 그런 여자 중에 사비나는 테레사도 만나기도 한다. 토마시는 자유롭게  살아가는 삶을 추구한다. 그가 추구하는 삶은 단순히 연애관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인생 전체를 관통해서 자기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느 한 여자에게 정착하기보다 마음가는대로 만나고 헤어진다. 그럴 수 있는 이유 증 하나는 의사기 때문이라고 본다. 꼭 그게 전부는 될 수 없어도 상당히 중요한 존재 이유가 된다. 스스로 자신의 몸 하나는 얼마든지 지켜낼 수 있으니까.

소설 배경이 되는 체코는 소련의 지배 하에 들어가게 된다. 그럴 때 자유롭게 살면서 살아도 되었는데 딱 하나의 일을 한다. 독자 투고로 현 상황에 대한 글이었다. 자유에는 권리 뿐만 아니라 책임과 의무도 함께 따른다. 이걸 할 것인지 여부는 개인의 판단에 따라 다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거 편집되어 언론에 실렸다. 별 문제 없이 넘어갈 것이라 생각했던 글은 두고 두고 토마시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워낙 확고한 직업을 갖고, 재능도 좋았던 토마시였다.

그런 토마시에게 누군가 접근한다. 글을 쓴 것 자체는 문제삼지 않는다. 다만, 그 글을 쓴 후에 발표할 때에 도와 준 사람들을 문제 삼는다. 아무 생각없이 대화를 하다 이건 취조라고 느낀 후 어떤 누구도 발설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했던 그에게 벌어진 일은 숙청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일이 안 생길 수도 있었다. 토마시는 체코를 떠났었다. 다시 돌아온 것은 테레사 때문이었다. 그렇게 볼 때 자유를 추구하던 토마시의 선택은 사랑이었을까, 책임이었을까.

테레사는 사진을 찍었는데 그가 한 사진은 소련 탱크를 찍고 그 앞에서 자유롭게 춤추던 청춘을 찍는다. 그가 찍은 사진을 잡지사에서는 좋게 보지만 돈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돈이 되는 사진을 제안하지만 테레사는 때려치운다. 자신의 자아를 추구하기보다는 사랑을 택했는지도 모르겠다. 택하지 않은 삶에는 토마시는 없었을 듯하다. 크게 부담갖지도, 고민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소련이 들어온 후 자신의 사진이 문제가 될까봐 전전긍긍하며 감추려고 한다.

신기한 것은 테레사는 토마시의 머리카락에서 다른 여성의 성기 냄새를 맡는다. 토마시가 몸 구석을 닦고 향수를 써도 머리카락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걸 기막히게 테레사는 안다. 솔직히 읽으면서 그 외에 다른 작품에서도 가끔 이런 메타포가 나올 때는 의아하다. 어떻게 해야 머리카락에서 그 냄새가 날 수 있는지 지극히 호기심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런 식으로 테레사는 토마시가 여전히 자신과 함께 있으면서도 다른 여자를 만난다는 의심을 지우지 않고 지낸다.

토마시의 또 다른 연인인 사비나는 화가다. 사비나 역시도 자유로움을 추구한다. 토마시와 사비나의 만남은 그렇기에 서로 부담없이 만나고 언제든지 헤어질 수 있는 하지 않았을까. 사비나에게 테레사가 와도 별로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비나는 테레사를 모델로 그림까지 그리려 한다. 테레사만 부담스러워 하지만 그마저도 사비나의 태도에서 묘한 동질감을 느끼고 더이상 신경쓰지 않는다. 사비나는 자신이 했던 모든 그림을 키치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달리 본다.

사비나가 미국에서 작품을 선보일 때 사람들은 소련에 대한 항거로 받아들인다. 자신은 그저 키치라고 생각했던 걸. 전체적으로 사비나는 굳이 꼭 소련이 아닌 자신의 작품 자체를 키치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작품이 좁게 해석되는 걸 경계했다. 사비나가 이야기 중 베트남에 간 이야기가 나온다. 베트남을 경유해야 하는데 베트콩이 숨어 있는 곳을 지나야 한다. 아무리 외쳐도 숨소리 조차도 들리지 않는다. 사비나는 죽음의 충동마저 들면서 뛰쳐나가고 싶어한다.

어떻게 보면 그게 바로 질식할 것같은 억압을 싫어하는 자유를 추구하는 삶의 태도가 아닐까한다. 누군가는 그런 상황에서 체제에 순응하고 가만히 있으려 한다. 그걸 참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에는 어느 순간 뛰쳐나간다. 죽을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행한다. 프란츠의 이야기는 내가 토마시와 혼동해서 그런지 딱히 기억에 크게 남지는 않는다. 토마시는 모든 걸 포기하고 시골에 들어가 테레사와 살아가는 삶을 택한다. 의사도 할 수 없어 노동자로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며 하루를 보낸다.

자유롭게 살다 아주 좁은 시골에서 누가 사는지도 알고 할 것도 없는 곳이다. 토마시가 어떤 생각으로 그곳에서 살았는지 소설을 알려주지 않는다. 테레사에게 집중해서 테레사의 고뇌 등을 알려줄 뿐이다. 정작 그런 삶을 살아갈 때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달리 선택할 것이 없는 삶이었는데 어떤 생각이었는지 궁금했다. 읽었을 때 체념은 아니었던 듯하다. 소설의 마지막을 볼 때 테레사와 토마시는 차라리 잘 된게 아닐까도 싶다. 그 후의 삶이 어떨지는 시간일 갈수록 자유를 마음 속에 품었던 사람에게 다가오는 게 달라졌을테니.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자유를 허하라.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누구나 할 말은 해야 한다.

함께 읽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미있는 소설인지 여부를 언제부터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별 건 아니고 소설이 시작하는 첫 문장이다. 첫 문장에서 얼마나 흡인력있게 날 끌어들이냐가 핵심이다. 대부분 히트한 소설이나 오래도록 사랑받는 소설의 특징이다. 그걸 알게 된 건 그 유명한 안나 카레니라의 법칙이다. 그 이후로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말한 소설은 전부 첫 문장에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도 역시나 마찬가지다. 첫 문장을 읽자마자 흥미가 동하면서 읽고 싶어졌다.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평생을 정색하고 살아온 아버지가 머리를 박고 진지 일색의 삶을 마감한 것이다.'

소설이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는 전혀 알 수 없다. 그저 아버지가 죽었다. 여기까지는 약간 호기심이 가는 정도다. 어떤 작품이든 뭔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에게 스토리를 풀어낼 수 있다. 아버지가 죽었다는 사실 자체로는 아주 약간의 호기심만 생긴다. 누구에게나 아버지가 있고 결국에는 죽는다. 이런 상황에서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죽었다고 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아버지가 그런 식으로 자신의 생을 마감했을 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 호기심 그대로 소설은 초반 3분의 1까지는 꽤 흥미진지하게 내용이 이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경험해 보지 못한 삶에 대한 소개다. 특히나 이제는 다소 낡았다고 하면 낡은 이데올로기와 관련된 이야기다. 다소 억울한 생각도 들 수 있겠다. 사람들은 빨갱이라고 하지만 본인은 엄연히 사회주의자다. 남들이 볼 때는 그놈이 그놈이겠지만 엄연히 이데올로기로 볼 때 완전히 다르다. 사회주의자가 그렇다고 사회 전복세력도 분명히 아니지만 한국에서 어쩔 수 없다.

아버지가 죽은 이후 딸이 장례식장에 오는 하객들과 함께 과거를 떠올리는 소설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사회주의 동료로 함께 숨어있다 나와 구례라는 마을에 정착해 살았다. 아버지의 고향이다. 그리고보니 이 소설 자체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위주라서 어머니에 대한 정보는 별로 없다. 아버지 고향인데 어머니에 대한 정보는 없다. 딸이 자신이 들은 이야기와 본 것을 적었다. 아버지는 빨갱이로 낙인이 찍혔고 실제로 감옥까지 갔다 오면서 관련된 가족이 함께 고초를 겪었다.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도 연좌제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그렇게 가족들에게 숨기고 싶은 인물이 되었다. 한 때는 자랑스럽게 아는 것도 많은 가족이었지만 그 이후 모든 가족에게는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하게 만든 인물이 되었다. 이러다보니 아버지도 모든 걸 포기하고 고향에서 살았다. 고향에서 딱히 반기진 않는다. 다만 워낙 작은 마을이니 거기서는 이데올로기보다는 더 중요한게 있다. 서로 어릴 때부터 함께 살아온 정이라고 해야할까.

빨갱이든 일제 앞잡이가 되었든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살았다. 누군가 외부 세력이 들어와 뭐라해도 그들은 차마 아무것도 못한다. 소설을 읽다 빵 터진 부분이 있다. 사회주의자라 어떻게 보면 밑바닥에서부터 민중을 위해 투쟁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그들이 한국 사회에서 적응을 하기 힘들다. 특히나 자본가 아들이었던 사람이 결국 자기때문에 폐가망신해서 노동을 해야 했다. 그랬더니 노동이 너무 힘들다고 고백한다. 그런 이유로 노동을 때려치운다.

그 고백에서 읽자마자 난 너무 재미있게 웃었다. 누구도 노동이 좋은 사람은 없지 않을까. 그걸 노동이 아닌 자신의 어떤 숭고한 작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그나마 열심히 한다. 이를테면 미술작품을 만드는 건 노동이지만 노동이 아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건 노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소설에서는 그런 장면이 초반에 꽤 많았다. 중후반부터는 좀 더 아버지와 주변 인물로 이야기가 확장되면서 재미가 덜했다. 사회주의자로 한국사회에서 산다는 것의 아이러니.

그런 모습이 책에 꽤 자주 나와 그걸 읽는 재미가 있었다. 대신에 아버지는 어떤 편견도 없이 사람을 똑같이 대한다. 학생에게도 예의없이 담배를 사람들 앞에서 피지 말라고 할 뿐이다. 그런 후에는 함께 맞담배를 핀다. 그 외에 어떤 사람과도 편견없이 대한다. 아버지를 좋아했던 딸은 시간이 지나 다소 대면대면 해졌지만 장례식을 계기로 아버지와의 추억과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로 하나씩 알아가는 내용이다. 소재가 특이해서 좀 더 재미있고 신기하게 읽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뒷 부분에도 웃는게 있었다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베셀인 이유가 있다.

함께 읽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동산 투자 필독서 30 - 진짜 고수들의 지혜와 경험이 담긴 명저 3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3
레비앙 지음 / 센시오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소개하는 책은 시중에 제법 많이 나와있다.

모든 책을 다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부동산 책을 소개하는 책은 처음 아닐까한다.

보통 책을 소개하는 책은 대체적으로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아니면 여러 책을 읽고 작가가 추천할만한 책을 선정해서 소개한다.

경제/경영 분야에서도 이런 종류의 책은 많지만 부동산 책만 전문은 처음이다.

부동산 책은 고전이라고 할만한 책을 선택하는게 힘들다.

다른 영역에 비해서 정책과 세금이 엄청난 영향을 받는다.

과거에 투자할 때 훌륭한 방법이 정책이 변하면서 별로인 경우가 많다.

이러다보니 부동산 책은 시의적절성이 어떻게 볼 때 더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부동산 책만 소개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참 대단한다.

<부동산 투자 필독서 30>은 부동산 투자를 할 때 도움되는 책 30권을 선정했다.

부동산 투자를 할 때 도움되는 책이라 부동산 책만 선정된 건 아니다.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오래도록 지속하지 못한다.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무척 많은데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마인드라 생각한다.

일단 부에 대한 자신의 마인드를 정립해야한다.

이 부분이 제대로 서 있지 않으면 작은 흔들림에도 포기하게 된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이 책은 부동산 책만 30권을 소개할 것이라는 편견을 깬다.

이런 종류의 책이 특정 분야를 선정할 때 해당 분야만 소개한다.

다른 분야를 전혀 소개하지 않는데 자기계발 분야 책이 3분의 1이 넘는다.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니 이렇게 택했으리라 본다.

반대로 볼 때 그 정도로 부동산 책을 선정하기가 힘들지 않았나싶기도하다.

2~3년 전에 좋다고 했던 책이 지금 정책에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근데, 재미있는 점은 이 책이 나온 후에 정책이 또 뒤집혔다.

정책에 따라 투자에 대한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면 책을 읽은 보람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정책 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책.

그런 책만 선정한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기본을 다룬 책이라 본다.

아쉬운 점은 소개한 책 중에는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책도 있다.

정말로 좋은 책이라 선정했겠지만 소개한 책을 직접 구해서 읽을 독자도 생각해야 한다.

충분히 해당 내용에 대한 소개와 내용을 알려줬다고 해도 그렇다.

결국에는 해당 책을 직접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도서관이나 여러 루트로 구해서 읽을 수 있다해도 어려운 건 맞다.

다행히도 나는 해당 책을 읽었기에 좋은 책이라는 건 동의한다.

부동산 책만 무려 500권을 읽었다는 저자가 엄선했으니 믿고 봐도 된다.

더구나 선정한 책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이 아닌 저자의 관점까지 함께 소개한다.

선정한 책을 읽는게 최선이겠으나 이 책을 읽어도 그 자체로 도움 될 듯하다.

그나저나 이런 책을 읽을때마다 내가 쓴 책이 없어 저절로 겸손해진다.

증정 받아 소개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다이제스트는 다이제스트일 뿐.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엑기스만 읽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 - 일자리, 인구, 교통망, 상권, 학군, 인프라, 재개발&재건축 총망라
김학렬(빠숑) 지음 / 길벗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어릴 때부터 서울에서 살았다. 딱히 서울 이외 지역을 가 볼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그건 아마도 어릴 때부터 내가 보던 곳이 늘 TV에 나와 그런지도 모르겠다. 대부분 서울 이외에 분들이 서울에 대한 로망이 있는 이유 중 하나다. TV같은 방송 매체를 통해 서울의 다양한 장소가 공개된다. 그곳에 연예인이 뭔가를 한다. 저곳이 어딘가 찾아보니 서울이다. 그런 경우가 많다보니 나도 한 번 서울을 가보고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나도 미국 뉴욕이나 미국, 헐리우드를 가보고싶다. 어릴 때부터 미국영화를 보면서 생긴 동경이다. 그와 비슷하게 서울이 단순히 한국의 수도이자 중심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난 한다고 본다. 서울이 다른 곳과 가장 큰 차별성을 보이는 점이다. 다른 것은 다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한데 문화만큼은 쉽지 않다. 경기도도 이런 점에서는 상당히 부족하다. 서울의 많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현대와 과거가 공존한 곳이 곳곳에 참 많은 것도 장점이다.

과거가 어느 순간 레트로와 함께 뜨기도 했다. 바로 옆은 최첨단 현대시설이 존재한다. 서울은 시간이 갈수록 공급이 힘들다. 더이상 뭔가를 건축할 땅이 거의 없다. 기존 토지에 뭔가를 해야 한다. 기존 토지에는 이미 많은 건축물이 존재한다. 기존 건축물을 멸실하지 않으면 전혀 방법이 없다. 문제는 기존 건축물에는 사람이 살고 있다. 그들이 어딘가 거주할 공간이나 영업할 장소가 없다면 무조건 멸실하기도 힘들다. 이런 점이 역설적으로 서울 부동산의 가격을 올리는 역할을 한다.

현재 한국은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예상보다 좀 더 빨라지긴 했다. 서울은 특히나 인구가 계속 줄고 있다. 최근 일도 아니고 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인구가 줄고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데 신기하게도 가격은 오른다. 그것도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인구는 줄어도 가구는 늘어난다고 한다. 그렇다해도 늘어난 가구의 대부분은 1인, 2인 가구다. 현재 주택 가격을 상승을 주도한 전용 84로 볼 때는 핀트가 안 맞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공급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서울에 더이상 공급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근데,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뭔가 설명이 부족하다. 여기서 보이지 않는 수요가 존재한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보이지 않는 수요가 존재하는 곳이 서울이다. 다른 지역은 거의 대부분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이동하는 것이 전부다. 서울만 유일하게 인구가 줄어드는 이유가 경기도로 빠지기 때문이다. 서울에 좋은 거주지가 제공된다면 인구는 늘어난다. 물론 서울로 입성하는 것은 그다지 쉽지 않다.

그런 서울이 지난 시간 어떤 경험을 했고, 향후 어떤 식으로 발전할 것인지에 대해 쓴 책이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이다. 책을 읽다 보니 나름 저자가 절대원칙을 시리즈로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부동산 투자부터 시작해서. 여기에 지역별로 세분화되어 설명을 하고 있다. 원래도 여러 지역을 설명하는 책을 주로 썼다. 누가 뭐래도 입지전문가라는 타이틀이 공식적으로 인정받는다. 인천에 이어 서울을 썼으니 다음은 경기도로 분권해서 2권으로 쓰고 광역시를 알려주고. 

이런 식으로 향후 책이 진행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에서 나는 '지난 10년간 서울시의 부동산 개발' 파트가 핵심이라고 본다. 서울이라는 지역과 공간이 어떤 식으로 변했는지 알려준다. 그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를 알려주는 힌트다. 서울에서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재개발과 재건축 말고는 답이 없다. 지금은 다른 표현으로 진행되지만 결국에는 기존 주택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 그렇게 볼 때 과거 뉴타운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는지.

이걸 알아 놓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뉴타운은 각자 성격도 달랐다. 먼저 진행되었는데 늦게 입주한 곳도 있다. 그런 진행 과정이 왜 생겼는지 알아야 도움이 된다. 결국에는 입지에 따라 가격은 쫓아가게 된다는 점도 알게 된다. 은평, 길음, 왕십리 뉴타운의 역사와 입주한 후에 가격 변동을 알아보면서 향후 서울의 다른 지역을 예측하는 것이 좋을 듯했다. 그런 면에서 책에서 4장이 난 제일 중요하다고 봤다. 책의 3분의 2는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을 기초로 설명한다.

서울은 구 자체로 도시급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그것도 모든 구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이런 점이 경기도와는 또 다르다. 경기도도 인구가 많은 시가 있지만 서로 떨어져 있다. 서울이 그런 면에서 향후에도 어쩔 수 없이 헤게모니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갈수록 교통이 더 중요하게 부각되는 건 필수로 보인다. 갑자기 학군이 달라지지 않아도 교통은 그럴 힘을 갖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또 다시 강남이 부각된다. 그렇게 서울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이 무거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서울에 대한 부동산 책

함께 읽을 책

내가 쓴 서울아파트지도

http://www.yes24.com/Product/Goods/897840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자는 됐고, 적당히 벌고 적당히 잘사는 법 - 격동의 흑역사 끝에 알게 된 보통 사람의 자본주의 생존법
풍백(임다혜) 지음 / 잇콘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작가에게 선물받았다. 싸인에는 이런 문구가 있었다. '핑크팬더님.. 적당히 일하고 많이 행복한 한 해 되세요!' 근데 사실 난 지금까지 정말로 열심히 살았던 건 딱 2번 인 듯하다. 하나는 대학 졸업 작품 전시회를 할 때다. 당시에 일주일 동안 몇 시간 잠 자지 않고 밤새면서 준비했다. 실력이 딸려 주로 뒷치닥거리를 하다보니 그랬다. 또 한 번은 뮤지컬 연습을 할 때다. 앙상블 연습을 했는데 아침에 눈 뜨면 연습장으로 가서 밤 늦게까지 연습을 했다.

2번을 제외하고는 단 한번도 열심히 산 적은 없다. 늘 적당히 살았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 2번도 내가 주체가 아니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 이후에는 언제나 정말로 어렵고 힘들 때도 천성이 좀 그랬다.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편이라 그런지 다음 날 지구가 망한다고 해도 일단 졸리니 자고 보자는 주의라서. 그 덕분에 거꾸로 볼 때 큰 돈을 벌지는 못했다. 대신에 어찌저찌 망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오고 나름 작가가 한 말처럼 행복하게 살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건 역시나 난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고 살고 있다. 스트레스 받을 일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본다면 이책의 제목인 <부자는 됐고, 적당히 벌고 적당히 잘사는 법>도 역시나 작가가 나에게 해준 행복하게 살라는 의미 아닌가한다. 책의 작가는 겸손하게 말하지만 본인 스스로 책에서 정의한 것에 의하면 부자다. 무엇보다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 부채가 없다. 거기에 서울에 동작구 흑석동(맞나??)에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순자산을 했을 때 10억 정도 되지 않을까한다. 한국에서 순자산 10억이면 10%에 들어간다. 이 정도면 겸손하게 이야기한 것과 달리 부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볼 때 또 다시 대단하다. 딱히 특별히 엄청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불구하고 말이다. 엄청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읽어보면 이건 확실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투자라는 시장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 머물면서 나름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을 지켜봤기 때문에 어떻게 흘러가는지 몸으로 체험했다. 이를 근거로 비슷한 상황과 사건이 생겼을 때 스스로 복기한 걸 근거로 움직였다. 그런 면에서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IMF 외환위기가 터졌을 때 난 아무 생각이 없었다. 우리 집을 포함해서 모두가 어렵다는 건만 알았다. 시간이 흐른 후 공부를 하며 당시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제대로 파악했을 뿐이다. 동시대를 살아갔으면서도 별 생각없이 청춘을 보내고 있었다.

워낙 20대까지는 경제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무지에 가까웠다. 그냥 내가 돈이 없고 어렵다는 생각만 했을 뿐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서는 1도 생각한 적도 없고 알아보려 하지도 않았다. 책을 읽어보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달러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당시에 알았다고 한다. 이건 정말로 놀라운 일이다. 나는 지금에서야 공부를 통해 어렴풋이 알았던 걸 이미 그 어린 나이에 공부하고 배우고 경험한 걸 기억하면서 반복하지 않도록 체화했다는 점이 말이다.

그래서 달러가 1,100원 정도 왔을 때 매수하고 1,200원 정도 왔을 때 매도해 팔았다고 한다. 그 외에도 부동산도 똑같다. 어렵지 않게 무척이나 쉽게 부동산을 취득하고 자산을 불린 것처럼 보인다. 아마도 의도적으로 여기 저기 발품팔아 현장 다닌건 거의 알리지 않았다. 분명히 부동산의 속성상 곧장 가자마자 사진 않았을 것이다. 엄마와 함께 여기저기 많이 다녔을 듯하다. 거기에 오랜 기간 시장을 봤기 때문인지 촉도 엄청나게 좋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주식 시장에 들어간 후에 느낌이 좋지 않아 전부 매도했다고 한다. 그 이후 지켜보니 역시나 주가가 빠졌다고 한다. 이건 단순히 경험과 촉만이 아니다. 스스로 감정을 엄청나게 잘 통제해야 가능하다. 나는 바보처럼 진득하니 매수한 후 보유하다 주가 하락에 힘들어하고 있는데 말이다. 특히나 본인의 20대부터 지금까지 경제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자신의 상황과 함께 당시에 벌어진 일을 생생히 알려준다. 읽다보니 스스로 좀 괜히 머쓱해졌다.

난 괜히 유식하게 세계 경제를 끌어들이며 사이클에 대해 다소 현학적으로 설명하는 <돈의 사이클>을 썼다면 작가는 아주 편하게 본인 상황에 맞춰 알려준다. 이렇게 쉽고 편하게 알려주니 머리에 쏙쏙 들어올 수밖에 없다. 읽다보니 블로그에 올렸던 사연도 나와 기억이 다시 떠오른 것도 있었다. 그 외에도 어떤 식으로 준비하고 노력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허황되지 않게 알려준다.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책에 나온 이야기로 볼 때 절대로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다. 근데, 충분히 노력하면 가능하지 않을까한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글자가 작아 읽기 힘들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친하게 지내요.

저자의 다른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