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 우리가 사랑이라 말하는 모든 것들 날마다 인문학 4
정지우 지음 / 포르체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류 역사를 통틀어 사랑은 언제나 난제 중 난제다. 도저히 풀 수 없다. 사랑의 종류도 너무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남녀간의 사랑부터 시작해서 동성간의 사랑. 여기에 사람과 동물과의 사랑도 있다. 심지어 사람과 사물과의 사랑도 있다. 사람에게 감정을 주고 받는게 너무 힘들다며 사물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 수많은 작품에서 사랑이 빠지면 더이상 할 말이 없지 않을까 할 정도다. 소설을 비롯한 많은 작품에서 사랑이 없다면 80% 정도는 사라질 듯하다.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좋은 것 중 하나는 시중에 나온 작품을 선택하면 된다. 우리 주변에 펼쳐지는 사랑도 있지만 밋밋한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작품에는 범성치 않은 내용도 있지만 아주 세밀한 감정 표현이 나온다. 우리가 일상에서는 알고 있지만 이를 표현하기 너무 힘들다. 글로 된 묘사를 읽은 후 정확히 내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는 책에 나온 내용을 근거로 사랑을 설명한다. 사랑을 설명한다는 점이 이상하긴 하다.

이성과 감정이 있다. 이성과 달리 감정은 설명이 불가능하다. 내가 왜 이러는지 이성적으로는 알겠는데 감정은 파악하기 힘들다. 평소와 달리 완전히 다른 행동을 할 때는 언제나 이성이 아닌 감정이 작용한 결과다. 사랑은 감정이다. 감정을 설명한다는 점이 모순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언제나 그 어려운 걸 한다. 느낀대로 할 수도 있지만 이걸 어떻게하든 설명하려 노력한다. 워낙 오래된 인류 역사 덕분에 말도 안 되게 감정을 어느 정도는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나도 모르는 내 감정을 작품을 통해 깨닫게 된다. 정확히 맞아 떨어지지 않지만 어렴풋이 알게 된다. 이 책은 인문학이라는 표현을 한다. 많은 작품 중 인문이라고 하면 소설도 인문이다. 여러 작가의 책이 소개되는 데 그 중에서도 특히 롤랑 바르트의 작품이 자주 나온다. 이름은 들어 봤는데 찾아보니 평론가이기도 하면서 기호학을 널리 전파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랑이 단순한 연인의 알콩달콩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렇다해도 사랑 이야기를 하는데 연인간의 사랑이야기가 빠지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부모자식간의 사랑은 고상하고 거룩하지만 좀 심심하긴하다. 또한 사랑은 참으로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다. 분명히 내가 손해를 보는 걸 알면서도 한다. 내가 바보가 된 것이 아닐까하면서도 한다. 이런 내 모습은 원래의 내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한다. 어느 곳도 평소의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은데도 내가 나를 보면서 스스로 당황하고 어색해하면서도 한다.

그렇게 볼 때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내게 이런 모습도 있다는 걸 확인한다. 내가 이런 생각도 할 수 있는 걸 알게 된다. 그런 말도 한다. 상대방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정작 사랑하는 건 내가 아닐까.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사실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남을 사랑하긴 힘들다. 또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내 모습을 내가 사랑한다. 나도 몰랐던 걸 알게 되면서 스스로 이런 내 모습에 놀라면서 더 보고 싶어 그렇게 행동하는지도 모른다.

사랑은 당사자들만의 일이다. 남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누군가를 사귀고 있다고 할 때 얼굴 표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곤란할 때가 있다. 도저히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되는 커플이기 때문인다. 남들이 모르는 비밀을 둘은 공유한다. 둘 사이만 서로에 대해 알 수 있는 비밀이 있다. 남들은 발견하지 못한 매력을 나는 알고 있다. 그 매력때문에 상대방을 사랑한다. 이런 식으로 남들이 끼어들 틈이 없는 공간이 생긴다. 그 공간은 둘 만이 머물 수 있다.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지만 서로만의 공간에서는 막강하다. 나라면 하지 못했을 걸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해내기도 한다. 사랑은 위대하다는 표현을 하는 이유다. 책은 매 챕터마다 영화를 하나 선택해서 사랑에 대해 설명한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면 아마도 밤새서 이야기할 수도 있는 꺼리다. 그런 사랑을 약간은 인문 관점에서 들여다보니 좀 까탈스럽지 않을까도 싶다. 인문과 결부되지만 사랑이야기라서 쉽게 읽을 수 있다. 공감도 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좀 더 넓은 사랑 이야기도 있었으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끝이 없는 사랑이야기

함께 읽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댈러웨이 부인 모던 컬렉션 시리즈 3
버지니아 울프 지음, 정미화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댈러웨이 부인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이다. 하룻동안 벌어지는 일이다. 댈러웨이 부인이 제목에 있으니 당연히 댈러웨이 부인을 기준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생각했다. 막상 소설을 읽으니 이게 꼭 그렇지 않았다. 댈러웨이 부인을 기준으로 다양한 인물이 나온다. 보통 이렇게 인물이 나올 때는 댈러웨이 부인의 관점에서 본다.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면 각자의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중심은 댈러웨이 부인이 된다. 이 소설을 그런 식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이 소설은 모더니즘 작품이다. 뭔가 거창하게 느껴지는데 의식의 흐름대로 소설이 전개된다. 이런 형식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대표적이다. 읽고자 욕심만 내고 엄두를 내지 못한 소설이다. <댈러웨이 부인>을 읽어보니 역시나 이유가 있었다.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읽었더니 소설의 내용을 쫓아가는 것이 힘들었다. 댈러웨이 보인이 파티를 주최하고 끝내는 것까지 전체 내용이다. 그럼에도 읽는데 어려운 이유는 단 하나였다.

소설에서 새롭게 인물이 등장하면 해당 인물의 관점에서 모든게 진행된다. 댈러웨이 부인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댈러웨이 부인의 생각과 시선에 따라 진행된다. 그러다 새로운 인물이 나오면 그 인물의 관점과 생각과 시선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한 마디로 댈러웨이 부인과는 1도 상관없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예를 들어 댈러웨이 부인이 누군가를 만났다. 그렇다면 보통 댈러웨이 부인 관점에서 상대방을 묘사하고 서로 사건이 진행된다. 상대방의 생각이 나올 때가 있어도.

이 소설은 그렇지 않다. 갑자기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면 그 사람 관점에서 모든 게 진행된다. 그렇다고 그 사람의 관점에서 댈러웨이 부인과 사연이나 생각에 대한 것도 아니다. 그런 부분도 나오긴 하지만 그때부터 자신의 생각이 흐른다. 댈러웨이 부인에 대해서도 아직 잘 모르는데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신의 생각을 독자에게 일방적으로 알려주기 시작한다. 그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알 틈도 없이 또 다른 인물이 나타난다.

또 다른 인물이 다시 자신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해댄다. 이러다보니 솔직하게 책을 다 읽었지만 이렇다하고 기억나는게 많지 않았다. 의식의 흐름대로 내용이 전개된다고 할 때 내가 제대로 의식이 없었나 보다. 그나마 제목에 등장했으니 댈러웨이 부인과 셉티머스가 제일 비중을 많이 차지한다. 댈러웨이 부인이 파티를 주최하며 사람들을 초대한다. 초대하지 않았지만 셉티머스가 러시아에서 돌아온다. 댈러웨이 부인과 썸이 있었는데 현재는 헤어진 상태다.

댈러웨이 부인이라는 표현처럼 현재는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한 상태다. 셉티머스는 다른 여자와 사귄걸로 나오는데 여전히 댈러웨이 부인에 대해 잊지 못하고 있다. 또는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댈러웨이 부인을 보는 순간 자신의 마음을 확인한다. 군인이었으나 현재는 낙오자라고 할 수 있는 상태였다. 셉티머스에 대해서는 꽤 길게 설명하는데 그마저도 다소 빠른 시간 내에 퇴장한다. 그러니 뭔가 특정한 인물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뭔가 적응 되기도 전에 다른 인물로 교체된다.

또한 초반 적응이 힘들었던 건 달러웨이 부인이라고 호칭이 나오지 않고 클라리사라고 한다. 풀 네임이 클라리사 댈러웨이 부인이다. 그러니 친근하게 부를 때는 클라리시고, 격조 있게 부를 때는 댈러웨이 부인이다. 우리가 소설이나 영화와 같은 작품을 볼 때 대체적으로 주인공과 주변 몇 명의 인물로 좁힌다. 그래야 작품을 보는 사람이 어렵지 않다. 우리가 누군가를 새롭게 알게 되면 한동안 그 사람을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각자 살아온 인생이 있기 때문이다.

모임에 갔을 때 바로 옆에 있었던 사람을 제외하면 기억도 남지 않는다. 그 사람마저도 이야기를 좀 했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다시 만나도 가물가물하다. 실생활에서도 이럴진대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더욱 심하다. 그러니 최대한 인물을 좁혀 설명한다. 그렇게 해도 주인공이나 기억한다. 이를 방지하는 건 비중있는 조연이거나 인지도 있는 사람이 출연할 때다. <댈러웨이 부인>은 그런 면에서 읽기 힘든게 당연하다. 내가 이 책을 읽어 단 한 명도 제대로 인지를 못하고 있다. 댈러웨이 부인이나 셉티머스도 그나마 이름이 자주 나와 기억하는 정도일 뿐이다. 실제로 그들이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이 책에 대해 이런 표현이 있다. '읽을 때마다 매번 새롭다.' 그럴 수밖에 없다. 보통 어지간해서 같은 책을 2번 읽는 경우가 없다.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내용을 굳이 또 읽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그렇다면 <댈러웨이 부인>은 또 읽을 필요가 없을까. 그 관점에서 본다면 또 읽어도 분명히 새로울 듯하다. 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읽을 때마다 새롭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본다. 워낙 명성이 높은 책이라 내가 읽었다는 건 분명히 인식한다는 점이 거부할 듯하다.

이 책을 읽으려고 도전할 때마다 너무 힘들게 읽었는데 또 읽어야 할까..하고 말이다. 한편으로는 댈러웨이 부인은 파티를 주최할 정도로 풍요로웠다. 자신에게 최대의 일이 바로 파티를 개최하는 것이었다. 그건 당시에 어느 정도 사는 집에서는 당연한 일과였다. 그게 꼭 무료한 삶을 버티는 힘은 아니라고 본다. 당시를 살아가는 삶 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된다. 언제나 맥락을 알아야 누군가를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댈러웨이 부인의 맥락을 제대로 몰라 어떤 사람인지 확실히 모르겠다.

함께 읽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 고전 - 날마다 내공이 쌓이는 고전 일력 365
이상민 지음 / 라이온북스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고전은 알고 있다.

누구도 고전을 읽지는 않는다.

고전은 과거부터 내려오는 좋은 말이다.

어느 정도는 우리 일상에도 고전은 침투(?)해 있다.

깊지는 않아도 자신도 모르게 고전 명언을 내뱉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나도 모르게 보고 들은 것들이 있어 그렇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할 정도로 친숙하게 고전은 나와 함께 있다.

막상 고전을 제대로 배우려고 하면 그 즉시 질려버린다.

일단 고전이라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한자다.

한자로 구성되어 있어 봐도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른다.

그나마 해석하는 책들이 있지만 그마저도 어렵다.

짧다고 하면 상당히 짧은 문구를 갖고 해석을 해준다.

책으로 이런 걸 접하려면 꽤 어렵다.

많은 페이지를 읽어내려면 그것 자체가 뭔가 안 맞다.

하나의 문구만으로도 몇 분만에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루까지는 아니라도 붙들고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는 문장이다.

최근에 일력이 다양하게 나온다.

그 중에 하나로 이번에 나온 책이 <하루 고전>이다.

하루에 하나씩 고전에 나온 문구를 읽을 수 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을 듯도 한데 그렇지는 않다.

일력에서 소개하는 문장이 매일 다르다.

어떤 내용은 금방 이해가 되어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어떤 내용은 얼핏봐도 한 번 읽어도 무슨 말인지 한다.

그만큼 일력을 통해 다양한 고전을 접할 수 있다.

다행히도 모든 고전에 따로 해석이 있다.

고전 문장을 보자마자 이해 되는 건 상관없다.

그렇지 않은 건 해석을 읽으면 이해가 조금 올라간다.

일력에는 꽤 많은 고전이 담겨있다.

너무 익숙한 사서삼경은 물론이고 다른 것도 많다.

이걸 일일히 찾아 정리하고 선택한 것도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너무 방대하기에 어떤 걸 선택할지는 오롯이 작가의 몫이다.

작가가 취사선택 한걸 우리는 읽는다.

일력이라 1월 1일부터 시작할 필요없이 오늘부터 해도 된다.

어차피 1년 동안 보고 끝내는 것이 아닌 두고두고 봐야 할테니.

여기에 있는 일력만 제대로 숙지해도 젠체도 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

뭔가 어려운 표현으로 누군가에게 말하면 괜히 날 달리볼테니 말이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젤리크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전히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는 기욤 뮈소다. 어떻게 보면 무척이나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보통 작가나 어느 정도 인기를 얻으면 후속작을 금방 내지 않는다. 표현상 못한다가 맞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전작의 명성을 이어가야 하는 스트레스는 무척이나 크다. 사람들의 기대치는 올랐을테고 이를 뒷받침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갈수록 후속작이 늦게 나오는 이유다. 그렇게 볼 때 기욤 뮈소는 해마다 신작을 들고 독자를 찾아오는 것 자체로 위대하다.

수많은 작가가 이게 잘 안 된다. 그렇게 볼 때 기욤 뮈소는 무척이나 성실한 작가다. 여러 곳에서 초대도 받고 유명한 작가라 바쁠텐데도 분명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원고를 쓸 것이라 추측된다. 그렇지 않고는 이렇게 신작이 나오긴 힘들다. 매 신작마다 두꺼운 팬 층이 있기에 인기도 좋다 초창기에 엄청나게 기욤 뮈소의 책을 읽었다. 패턴이 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재미있었다. 대중 소설이라 할 수 있으니 재미가 없다면 독자의 선택을 받기도 힘들다.

초기에는 주로 로맨스가 주를 이룬 후 추리 형식이 연결되었다. 또한 분명히 소설인데도 영상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묘사로 호평을 받았다. 최근에 소설을 일지 않다 이번에 나온 <안젤리크>를 읽게 되었다. 어떤 내용일지는 단 1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읽었다. 무엇보다 먼저 재미있었다. 흥미로웠다. 기욤 뮈소의 책에서 일관적으로 관통하는 주제는 가족이다. 이렇게 저렇게 해도 결국에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이 나오는데 그렇다.

읽다보면 연인 간의 사랑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귀결된다. 더구나 과거와 현대를 오가는 형식으로 이뤄지는데 꽤 스피드있게 교차되니 재미있다. 이번에는 내용이 일단 추리형식이다. 로맨스보다는 형사 시리즈처럼 느껴진다. 어떤 사건을 맡아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책 제목을 막상 읽은 후 잊고 있다보니 사람 이름이라는 걸 두번째 챕터에서 깨달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챕터 1에서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이러니 안젤리크가 제목인데도 완전히 잊고 있었다. 루이즈가 마티아스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마티아스는 현재 건강이 안 좋은 상황으로 상태가 좋지 못하다. 형사도 이제는 못하고 있었는데 루이즈가 부탁을 한다. 자신의 엄마가 자살했다고 결론이 났다. 경찰은 그렇게 결론냈지만 자신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 누군가 엄마를 살해했다고 믿는다. 그러니 마티아스에게 이 사건을 맡아달라고 한다.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곧 사건을 맡아 차근차근 사건에 접근한다.

루이즈의 엄마인 스텔라는 집에서 술에 취해 그만 밖으로 떨어지고 말아 죽고 말았다. 외부 침입의 흔적도 없다. 그렇다고 딱히 유서도 없다. 그러니 결론은 사고로 결론이 났다. 마티아스는 마지못해 집에 가지만 딱히 다른 점도 없다. 그저 이상한 것은 바로 윗 집에 살던 화가도 함께 사망했다. 하지만 그는 코로나로 사망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일 뿐 의심할 것은 전혀 없다. 이렇게 소설은 시작한다. 무엇보다 코로나가 소설 전면에 나온다는 점이 신선했다.

코로나가 우리 일상이 된 지 3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작품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마스크는 나오지 않는다. 소설은 많이 읽지 못했지만 이제 20년이나 21년이 나올 때면 마스크를 언급하지 않는다면 거짓이 된다. 그러다보니 소설에서도 마스크 이야기는 나오지 않아도 코로나로 인해 외출이 힘들다는 등의 묘사가 나온다. 또한 내 기억에도 있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가 물에 잠겼던 것이 소설에서 묘사되어 괜히 친숙하고 반가웠다.

소설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지 못한 반전이 나온다. 그것도 단순히 안젤리크가 출현할 때부터 급반전 하던 내용이 뒤에 가서는 인연이 없는 인연은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어떻게보면 기욤 뮈소 소설의 특징인데 그걸 잘 엮어 마지막에 연결하는 것이 놀랍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꽤 많은 고민을 하고 책을 쓰기 전부터 미리 설정을 했어야 할텐데 말이다. 막판에 지금까지 숨겨졌던 모든 사실이 밝혀지면서 소설은 끝이난다. 그런 점에 기욤뮈소 소설의 특징이자 재미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뒷 부분 이해를 위해 한 번 더 해당 페이지를 읽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역시 기욤 뮈소

함께 읽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리의 역습 - 금리는 어떻게 부의 질서를 뒤흔드는가
에드워드 챈슬러 지음, 임상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부분 사람들이 최근 몇 개월만큼 금리에 대해 크게 와닿은 적이 없을 듯하다. 금리를 거의 무시하며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금리가 직접적으로 내가 어떤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금리가 올라간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혹시나 올라간다고 해도 신경 안 써도 된다고 된다고 믿었다. 전문가들도 금리 상승에 대해 이야기할 때 심각한 어조는 아니었다. 금리가 올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금리를 거의 무시하고 살았다.

지난 몇 년 동안 금리를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낮았다. 금리때문에 뭔가를 결정할 때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금리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가 저금리로 그 이상의 수익을 내는데도 자신이 있었다. 이런 자신감이 팽배했다. 낮은 금리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처럼 보일 정도였다. 코로나와 함께 더욱 금리는 낮아졌다. 더이상 낮아지지 않을 정도로 낮아졌다. 코로나 직전에는 한국은 아니지만 마이너스 금리까지 갈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그러던 금리가 22년 봄에서 여름이 될 정도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금리가 오른다는 건 그럴 수 있다. 처음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던 금리가 1년도 안 되는 사에 2%p이상 상승을 했다. 전혀 체감하지 못했던 금리가 내 생활을 급습했다. 별로 부담없이 쓰던 낮은 금리가 갑자기 올랐다. 1~2번 오를 때는 이정도는 그럴 수 있다고 했지만 그 이후로 매월마다 오르니 체감되기 시작했다. 내야 할 이자가 2배가 되었다. 수익은 변하지 않았는데 지출이 갑자기 2배로 늘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금리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다. 금리라는 것이 우습게 보면 안 되는구나. 금리를 올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많은 사람들이 몸소 경험하면서 공포마저 들었다. 금리는 실제로 세상 경제의 중심이라고 할 수도 있다. 언제나 그렇게 배웠지만 이를 직접 경험할 일이 없었는데 최근에 다들 이론과 상관없이 알게 되었다. 이런 일이 최근에 처음 벌어진 일이 아니다.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정기적으로 반복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걸 잊거나 무시하면서 경제활동을 했을 뿐이다.

금리 이전에 먼저 이자가 있다. 이자는 최근에 생긴 게 아니다. 고대부터 이자 개념이 있었다. 화폐가 있은 다음에 이자라는 개념이 생겼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결코 아니다. 노예도 사실 이자를 갚지 못해 되었다. 물건을 빌리고 제 때에 갚지 못하면 이자로 자신이 갖고 있는 소중한 걸 빼앗겼다. 이런 것이 바로 이자 개념이다. 이자는 시간의 개념이다. 시간이 결부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누군가 빌린 후 갚을 때는 꼭 기한이 정해져 있다. 기한이 없다면 빌려주지도 않는다.

역설적으로 이자를 제한 할 때는 오히려 부자만 좋다. 사람들은 이를 잘 모른다. 이자를 제할 때가 역사를 돌이킬 때 몇 번 있었다. 이자를 제한하면 좋은 일이라 여기지만 아니다. 돈을 갖고 있는 사람입장에서는 상대방의 신용을 봐야 한다. 신용 없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긴 힘들다. 당연히 신용이라는 건 상대방의 자산과 관련이 있다. 자산이 있다면 좀 더 저리의 이자를 줘도 돌려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자를 제한하면 신용이 부족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려 하지 않는다.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과 똑같은 조건으로 이자를 받을 수는 없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니 이자를 제한하면 가난한 사람이 더 힘들어진다. 이렇게 이자는 시간의 개념이 결부된다. 금리라는 것은 지금까지 수많은 싸움이 있었다. 물가와 관련이 있느냐 여부도 아직까지 명확히 결정된 것은 아니다. <금리의 역습>은 저자가 코로나 이후 벌어진 사건을 토대로 집필했다. 코로나와 함께 저금리가 시작되면서 자산시장이 폭등했다.

분명히 이렇게 저금리에 따른 자산시장 폭등은 역효과가 나올텐데 이에 대해서 그다지 경고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저자는 그런 인식으로 책을 썼다. 과거부터 금리의 역사에 따라 하나씩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려준다. 현재는 금리를 물가와 연동하는데 물가 2%가 기준이 되었다. 폴볼커 때만 하더라도 2%는 신경쓰지 않던 숫자였다. 오히려 폴 볼커는 무시했다고 한다. 지금은 물가 2%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데 말이다. 이런 걸 보면 역사를 볼 때 생각지 못한 걸 알게 된다.

다행히도 책은 생각보다는 덜 어렵다. 이런 책이 대부분 어려운 편인데 역사적 관점에서 풀어주고 있어 녹록치 않지만 읽을만 하다. 사실 이 책을 꼭 읽지 않아도 이제 사람들은 알고 있다. 금리가 어떤 역할을 시장에 하고 있는지 크게 깨달았다. 분명히 누군가는 잊어먹는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점을 기억하고 지금의 상황을 꼭 잊지 말아야 한다. 책 제목처럼 지금은 금리의 역습시기다. 금리가 낮을 때 무리했던 사람이 누군였는지 드러나는 시기다. 이런 책을 읽으며 잊지 말아야 한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읽기 어렵긴 하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금리는 경제의 중심.

함께 읽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