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의 역사
리처드 실라.시드니 호머 지음, 이은주 옮김, 홍춘욱 감수 / 리딩리더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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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것에 있어 주저함이 있는 책이다. 한 눈에 봐도 쉽지 않은 책인데 책의 두께마저 절망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선택의 순간에 읽자는 생각을 1년도 더 된 예전에 결정을 했지만 결정을 하는 것과 직접 들고 읽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 차일 피일 미루다 이번에 도서관에 40일 정도 여유로 대여가 가능하여 빌렸는데 책욕심에 다른 책들도 열심히 대여해서 보다 그만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이 책을 볼까 말까 고민을 하다 읽을 수 있는데까지 읽자는 생각으로 읽다 결국에는 19세기까지 읽었다. 본격적으로 금리가 제대로 금융이라는 꽃을 피우기 시작할 즈음전까지 읽었다.

 

'금리의 역사'는 고대부터 시작한 방대한 서사시(?)이다. 시대에 따라 이자율이 어떻게 변하고 금리라고 할 수 있지는 않을지라도 비슷한 제도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금융적인 거래를 했는지 알려주고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연체를 하거나 이에 따른 신용불량자가 되었을 때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하는 행동에 대해 설명을 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돈을 주고 받고 이자를 주는 것에 대해 어떤 식으로 알 수 있었을까에 대한 의문이 남을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문서기록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는데 문서라는 것이 거의 대부분 갖지 못한 자보다는 가진자의 입장과 가진자들의 기록을 근거로 하기때문에 100% 정확한 기록이라고 할 수 는 없다.

 

이를테면, 책에는 거의 대부분 금리와 이자부분에 있어 일반 국민들의 자세한 거래는 알 수 없지만 왕이나 교황이나 국가들이 남긴 법정 이자율이라는 것을 근거로 해서 예측을 하기도 하고 기록의 부족함으로 정확한 금리는 알 수 없지만이라는 이야기로 시작할 때가 있다. 그렇다해도 역사중에 딱 한 부분만 짤라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몇 년이나 몇 십년도 아니고 몇 천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엄청나고도 크게 차이가 있지 않다면 이 책의 제목인 '금리의 역사'를 추적하고 알아보는 데 있어 큰 지장은 없다.

 

곡식의 씨앗을 빌려주고 추수한 후에 돌려 줄 때 빌려준 것에 근거하여 더 돌려받은 것이 최초의 이자라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당시에도 그런 개념으로 빌려주고 돌려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또한, 신용이라는 것을 근거로 빌려준다는 것을 잘 상상할 수 없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오히려 더 신용으로 빌려 주었다. 이웃에 무엇인가 필요할 때 아무런 대가없이 빌려 주었다가 후에 받는 행위는 분명히 상대방의 신용만 보고 믿고 빌려 준 것이다. 이처럼 신용에 따른 대출(?)은 역사가 엄청 길다.

 

함무라비 법전이 생긴 후에 본격적인 역사탐구에 있어 제대로 된 이자에 대한 역사가 시작된다. 이런 걸 보면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사소한 기록도 나중에는 다 역사가 된다. 이자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돈을 빌려 준 후에 얼마 이상 받으면 안된다는 기록을 통해 유추가 가능한 것이고 우리가 그리스 로마신화라는 표현을 하는 그리스 로마시대에는 이자가 상당히 고이자였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자라는 것이 국가나 은행이라는 개념의 단체를 통해 이뤄지기 보다는 거의 대부분 개인과 개인들이 물건을 주고 받거나 돈을 빌릴 때 생기는 벌금 형태가 강하다 보니 상당한 고이자였는데 그런 이유는 갚지 못할 때 생기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지금 우리가 보는 관점에서 이자가 높다는 것이지 그 당시에는 이자가 높다는 생각이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더구나, 이자를 갚지 못하면 노예가 되는 상황이니 이자가 높다 낮다의 관점보다는 갚을 수 있다 없다의 개념이 좀 더 강했으리라 본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라가 안정되고 부강할 때는 이자율이 낮고 흔들리고 한참 국가라는 개념으로 볼 때 건설중이면 이자율은 높다. 내가 살고 있는 시기가 언제냐에 따라 고 이자나 저 이자로 빌릴 수 있는 시기가 달라진다. 어찌보면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할 정도로 국가의 흥망성쇠에 따라 이자율이 변하니 부강한 나라에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러한 이자는 기독교가 유럽을 대표하는 종교가 되면서 고리대금을 죄악시한다. 살아남기 위해 유대인들은 고리대금업으로 진출을 하여 지금까지 금융을 장악하지만 일반인들은 이런 유대인들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갖게 되는 역사가 되어버린다. 중세에 센서스라고 하여 토지등에서 나오는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인데 분명히 이것도 이자개념이지만 그 당시에는 합법적인 일로 평생 받을 수 있었다고 하니 지금의 연금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이 시대가 시대인지라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이 여유있는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러다 종교개혁과 맞물리며 고리대금에 대한 개념도 갑론을박이 벌어져 결국에는 교리가 변화하게 된다. 중세시대에는 특별히 이자와 관련되어 기여(?)한 것은 거의 없다고 하는데 특이한 것은 이 당시에 템플기사단이나 성당기사단도 고리대금을 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십자가 전쟁에 참여한 존재로만 알았는데 고리대금까지 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한편으로는 이들도 귀족들의 연합체이고 오합지졸을 넘어 각 성의 성주들을 연합해서 불른 명칭이라 생각할 때 일견 이상하지 않게도 보인다.

 

르네상스 시대로 넘어가며 지금의 베네치아나 앤드워프같은 곳이 부상했다는 것이다. 르네상스시대부터 본격적으로 상업이 발달하며 그에 따른 돈이 필요하니 서로간의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지며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미있는 것은 이자를 받을 때 군주들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고이자라는 것이다. 얼핏보면 군주라면 신용도 믿을 만하고 군주들도 그처럼 많은 이자를 감수한다는 점에서 재미있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군주들은 확실한 신분일지라도 위험 요소가 너무 큰 존재이다. 그 이유는 군주들은 고이자를 감수하고 돈을 빌리지만 여차하면 돈을 갚지 않아 버릴 수 있다. 심지어 돈을 빌려준 사람을 추방할 수도 있다. 그러니, 고이자로 돈을 빌려도 상관이 없다. 이런 이유로 군주들에게 고이자로 대출이 행해졌다는 사실이 상당히 흥미롭게 재미있다. 지금이나 그때나 권력을 가진 자들은 똑같이 행동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차라리 그때는 고이자였는데 지금은 반대로 저이자로 빌려주고 돈을 막 퍼주기까지 한다는 점이 다르지 않나 싶다.

 

18~19세기가 되면서 유럽과 미국이 국가라는 개념으로 탄생을 하며 지금과 같은 금융에 따른 이자들이 거래되기 시작한다. 여전히 지금과 같은 중앙은행이나 국가의 통제하에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금융이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산업과 상업에 지대한 도움과 족쇄가 되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 당시의 이자율을 보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이자율이 5~6%라면 지금 관점에서도 그다지 높다고까지는 할 수 없는데 이 당시가 그랬다. 특히, 뒤로 갈수록 각나라들의 이자율은 점점 내려가면서 2%대까지 갔다. 이자가 낮다는 것은 지금도 그렇지만 돈을 마음놓고 빌려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는 뜻이다. 이런 분위기이니 사회 전체적으로 사람들이 돈을 빌려 무엇인가 하면서 산업이 발달하고 상업이 꽃을 피우면서 국가가 발전을 한다.

 

돈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저 이자가 재미없을지라도 돈을 빌려 무엇인가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없이 벤처정신으로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 당시에 유럽은 엄청난 발전을 거듭한다. 책에서는 각 나라마다 이자율의 변화에 대해 표로 보여주는데 어느 나라나 빠짐없이 동일하게 20세기로 갈수록 이자율이 낮아진다. 다만, 지금도 강대국이 더 이자율이 낮은 것처럼 당시에는 영국이 가장 낮은 이자율을 보여주는 국가였다. 이런 시기를 오랫동안 거쳤기 때문에 영국이 여전히 먹고 사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금융이 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할 시기가 되는 토대인 20세기 직전에 읽는 것을 멈췄다. 후에 다시 빌려 20세기부터 읽을 생각이다. 읽다보니 고대부터 그리스 로마까지는 나름 신기하기도 하고 새로운 걸 읽을 수 있었는데 중세를 넘어 18~19세기부터는 더 많은 자료와 페이지에 걸쳐 알려주지만 크게 보면 이자율이 변화하고 그에 따라 이야기인데 반복되는 이야기로도 보인다. 20세기로 넘어가면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금융이 산업을 지배하는 이야기까지 나올 것이라 판단된다.

 

솔직히, 읽는데 있어 중세까지는 재미있었는데 18~19세기는 재미없었다.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걸 읽는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그래도 읽으면서 몰랐던 몇 가지 지식도 알게되었으니 바로 이런 이유로 어렵지만 책을 읽는 것이 아닐까싶다. 

 

p.s: 반 정도만 읽어 리뷰가 좀 그렇지만 나중에 올리도록 하면 연결하겠습니다.

 

 

연관이 있기도 없기도 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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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 위험, 기회, 미래가 공존하는
피터 L. 번스타인 지음, 안진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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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어려운 내용인지 쉬운 내용인지와 상관없이 이상하게 읽히지 않는 책이 있다. 아무래도 어려운 내용이라 저절로 안 읽히는 것이지만 그래도 어렵다고 해도 의외로 재미있고 집중해서 읽게 되는 책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집중하려고 해도 이상하게 읽으면 읽을수록 딴 생각만 나고 읽는게 고역인 책이 아주 가끔 있다.

 

특히, 이번처럼 책을 읽어야 하는 시간상의 한계까지 있으면 더더욱 마음은 초조하고 읽히지는 않고 서서히 대강 읽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도 한 꺼번에 책을 왕창 빌리고도 다른 도서관에서도 빌려 그런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런 우를 범하고 말았다. 게다가 어려운 책을 몇 권 골라 더더욱 힘들었다. 솔직히 이 책을 300페이지까지는 집중해서 읽었지만 - 그래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지만 - 남은 200페이지 정도는 좀 날림으로 읽었다.

 

'투자 아이디어'라는 책과 어떻게 보면 연관성도 있고 비슷한 흐름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투자 아이디어'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책 '리스크'는 무척 고역스럽게 읽었다. 펀드에 대한 역사를 자세하게 알 수 있는 '투자 아이디어'는 읽으면서 펀드가 지금과 같이 다양한 용어와 체계가 만들어진 이야기에 푹 빠졌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로 '리스크'와 관련된 이야기를 과거부터 최근 현대까지 관련된 인물을 한 명씩 소개하는데 반대로 잘 들어오지 않았다.

 

리스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위험이라는 단어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리스크'는 위험이라는 단어와는 약간 핀트가 어긋난다. 차라리 불확실성에 근접한 의미다. 어찌보면 '블랙스완'이라는 단어가 최근 어떤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 '블랙스완'과 같은 연상작용을 하는 것이 리스크에 가깝지 않나 한다.

 

특히, 리스크를 단순히 위험으로 치부한다면 지금까지 리스크를 연구한 사람들에게는 억울한 일이 아닐까 싶다. 리스크를 알아내기 위해 확률부터 시작을 한다. 우리는 리스크를 숫자로 치환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의 위대함은 어떤 것이든 궁금한 것은 오랜 역사를 통해 밝혀낸다는 것이다. 위대한 천재가 나타나도 그가 갖고 있는 생각과 상상의 한계는 존재하기 마련인데 그러한 한계를 세대가 이어지며 다음 세대가 전 세대가 풀지 못한 한계를 하나 둘씩 격파해 나가며 발전해 온 것이 바로 인류 역사의 위대함일 것이다.

 

리스크라는 것을 측정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체념하고 순응한 사람들에 비해서 숫자에 푹 빠진 사람들은 리스크를 숫자로 풀어내서 해결하려 노력했다. 그런 끝에 나온 것이 확률이라고 할 수 있다. 확률이라는 것은 애매모호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숫자로 그보다 잘 나타내는 것은 없다. 

 

무엇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몇프로라는 표현이나 누군가 당선될 확률이 몇 프로라고 하고 표준오차 몇 프로 차이를 근거로 사람들의 생각을 유추하고 그에 따른 대비를 하면 대략적으로 큰 범위내에서는 실패하지 않는다.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 일기예보도 몇 프로라는 확률을 근거로 내일 날씨에 대해 예측을 한다. 

 

내가 주사위를 던져 숫자가 어떤 것이 나올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주사위가 총 여섯개의 숫자로 이뤄져 있다면 결국에는 6분의 1로 좁혀 진다. 어떤 숫자가 연속으로 나올수도 있지만 확률로 볼 때는 평균에 수렴한다. 다만, 그 평균이라는 것이 워낙 많은 던지기를 해야만 나올 수 있는 확률이라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확률과는 큰 괴리감이 생겨 잘 믿지 못할 뿐이다.

 

사람들이 어떤 숫자를 기입하거나 로또로 당첨될 확률은 똑같다. 연속된 숫자를 기입하거나 무작위로 컴퓨터가 선택한 숫자나 확률로는 똑같다는 의미이다. 그런 의미로 볼 때 신중하게 숫자를 고르거나 점을 쳐서 고르거나 하는 행동은 쓸데없는 행동이지만 인간은 어딘가 패턴을 만들기 좋아하고 의미를 부여하기에 확률을 무시하거나 믿지 못하고 자신의 직감을 믿는다. 자신의 직감을 믿고 행동할 때 직감대로 되면 그때부터 그는 확률이라는 걸 절대로 믿지 못한다.

 

아무리 위대하고 대단한 학자나 천재들이 확률을 연구하고 확률로 결과를 도출해도 그들의 결과를 사람들이 한 쪽 뒤로 흘려 버리는 것은 이러한 리스크의 측정불가능성에 있다. 아무리 리스크를 측정한다고 해도 측정할 수 없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리스크는 위험보다 불확실성에 더 가깝고 예측 가능하지 않다.

 

아마도 리스크 책에는 우리가 위대하다고 들었던 온갖 수학자들은 다 나오는 것 같다. 그들이 어떻게 숫자를 통해 세상을 바라봤고 그 숫자들을 통해 우리들은 유념하지 않았던 일들을 숫자로 풀어냈는지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를 해 주는데 이 부분에서 개인적으로 무척 지겨웠다. 조금은 필요없다고 생각되는 이야기까지 자세하게 다루다보니 책의 내용이 약간 산으로 가는 느낌도 들고 곁가지 이야기가 본 이야기보다 더 많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위대한 수학자 - 당시에는 철학자나 과학자에 가까웠을 - 들이 연구한 내용을 다루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태어난 이야기도 하고 자라온 환경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그다지 상관없다고 생각되는 에피소드까지 다루니 가뜩이나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내용에 더더욱 집중하지 못하고 집중도가 떨어졌다. 집중할만 하면 다른 사람이 나와 또 다시 곁가지 이야기하다 본론으로 들어오는 식이니 익숙하지도 않은 분야 - 특히 수학쪽은 나에게 쥐약이다 - 이야기라 읽는게 더욱 고역이 아니였을까 한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이런 책을 저술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경외감마저 든다. 리스크라는 주제를 갖고 온갖 사람들을 끌여들여 그들을 통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리스크라는 의미가 어떤 식으로 지속적으로 조금씩 발전하고 측정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어 이런 긴 이야기를 머리속에 이미 전체적인 윤곽을 갖고서 저술했다는 생각을 하니 존경마저 든다.

 

이 책의 제목은 '리스크'이고 리스크는 불확실성에 근접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볼 때 신기하게도 다른 책과 달리 유난히 이 책의 책 페이지 사이에는 머리카락이 많이 있었다. 이 책을 읽었던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그 사람은 엄청난 리스크를 동반하고 이 책을 읽은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 책을 계속 읽는 것이 지식에는 보탬이 되었겠지만 본인의 머리카락이 이렇게 엄청나게 책으로 쏟아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과연 끝까지 책을 읽으려고 했을까? 어쩌면 지식보다 머리카락을 보존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을지도 모른다.

 

'리스크'라는 책을 읽어 지식을 넓히는 것에 비해 '리스크'라는 책을 읽어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 더 큰 리스크라고 보인다. 지식을 넓히는 것은 너무 불확실하지만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사실은 명약관화한 진실이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없애는 것이 올바른 행동이라고 볼 때 읽지 않는 것이 '리스크'라는 책을 읽고 있는 사람으로 해야 할 행동이 아니였을까? 특히, 어떤 페이지에서는 거의 15페이지에 걸쳐서 계속 머리카락이 나올 정도라 읽으면서 그 머리카락을 계속 제거하며 읽었다.

 

이 책의 타이틀은 위험, 기회, 미래가 공존하는 리스크라고 한다. 이 책을 읽었던 사람은 책을 읽어 머리카락이 빠지는 위험에 빠졌고 스스로 머리카락이 이제 본격적으로 빠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기회를 얻게 되었고 이제는 포기하고 미래를 위해 흑채를 사고 두피를 가꾸는 등의 행동을 해야 리스크를 감소시킬 것이다. 

 

이 책을 읽었다고 내가 책에 나온 학자들처럼 리스크를 확률로 풀어낼 능력도 갖지 못했고 투자를 하기에 앞서 리스크를 측정할 수 있는 감각도 없고 오히려 책에 나온 것과는 정 반대로 대략적인 리스크를 감수하고 감각적으로 투자하는 것에 가까운 행동을 지금처럼 앞으로도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불확실성이 크다면 하지 않는 것이 잃지 않는 투자이다. 모르면 하지 않으면 된다. 남이 알지 못하고 내가 알고 있는 것에는 엄청난 기회가 존재한다. 그럴 능력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남들이 알지 못하고 나만 알고 있는 기회라는 것은 없다고 보는 것이 역으로 볼 때 실패하지 않는 지름길이다. 

 

리스크라는 책을 통해 고대부터 시작하는 역사를 배울 수 있지만 차라리 최근에 나오는 행동경제학 책을 비롯한 조금은 말랑말랑한 - 상대적으로 - 책을 읽어 리스크라는 개념을 아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을 듯 하다. 리스크를 감수한다는 표현을 썼지만 리스크를 제거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일 것이다. 아니, 올바른 투자의 자세라 생각한다. 

 

어지간해서는 집중해서 읽는 정독까지는 아니라도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날림으로 읽지 않는 스타일인데 하다보니 '리스크'는 후반 200페이지 정도는 좀 날림으로 읽어 읽었다는 표현을 한다는 것이 약간 낯뜨겁지만 그래도 후반 200페이지는 잘 알지 못했던 내용이 아니라 이런 저런 책을 통해 알았던 내용들이라 그걸로 괜히 위안을 삼는다.

 

 

저자의 다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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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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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쁜 사라마리아인들'은 우습지 않게도 국방부에서 유명하게 만들어 준 책이다. 어쩌면, 그 점을 이용한 어느 단체의 이득을 본 것일 수도 있고. 장하준의 책들은 특별한 이유없이 보지 않게 된 유명한 저자들의 책처럼 읽지 않게 되었다. 특히, '나쁜 사마리아인들' 같은 경우에는 워낙 유명해져서 나에게 차례가 오지 않았다. 읽을 수 있게 된 순간에는 워낙 유명한 책이라 책이 꽤 더러워지고 너덜해져서 괜히 잃기 싫어 이리 저리 미루다보니 이제서야 뒤늦게 보게 되었다.

 

유명한 책들을 뒤늦게 읽는 것에 대한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유명한 책에서 이야기하거나 주장하는 내용이 이미 다른 책을 통해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다른 책들을 통해 지식을 이야기하고 있어 특별하게 색다르다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읽어볼 만 한 가치는 있다. 내가 이런 말을 할 처지는 아니겠지만.

 

무엇보다 이 책을 읽다 문뜻 '맞다! 이 책이 불온서적으로 선정되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을 때 도저히 그 이유를 찾지 못했다. 오히려 위정자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도 많이 보이던데 내가 잘 못 읽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읽고 또 읽어도 - 그렇다고 두 번 읽었다는 것은 아니고 - 책에 나온 이야기에서 불온한 기미를 느끼지 못했다. 국방부에서 정했으니 우리에게는 북한이 주적이니 - 일본은 아닌듯 하다 - 좌파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 있을 것이라 판단되지만 무엇보다 내가 좌파의 사상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 위험할 수 있지만 절대로 좌파적인 사상은 없어 보인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사상에 대해 바로 알려주는 책이다. 신자유주의 사상으로 인해 잘못된 것이 무엇이고 그로 인해 세계 많은 나라들에게 입은 피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기업이 나쁘고 민영기업이 좋다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공기업도 좋다고 한다. 부정부패가 꼭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부정부패로 인한 부가 어디로 흘러가느냐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부분은 냉정하게 경제학자로써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인데 심지어 독재자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로 이야기한다. 이거 위정자들이 좋아할 만한 논리이다. 독재도 부정부패도 나쁜 것은 아니라고 하니.

 

어쩌면, 교묘하게 정책과 정치를 해야 하는데 너무 적나라하게 이야기를 해 줘서 진심이 밝혀져서 불편해졌나 싶기도 하다. 쓰다보니, 서평을 쓰면서 좀 위험하겠다. 끌려가고 싶지 않으니 여기서 그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

 

이 책이 나왔을 때 기억으로는 우리나라가 FTA로 나라 전체가 떠들썩 했을 때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부자나라들에게는 좋은 것이고 가난한 나라나 개발도상국에게는 불리한 제도라고 이야기한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우리나라는 그다지 변한 것은 없어 보인다고 볼 때 과연 그 제도를 체결한 것이 우리나라에게 이익이 되었으냐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답은 나오지 않았다. 좀 더 시간이 지나야만 알 수 있는 것이 이론과 다른 현실의 문제이다. 다만, 굳이 급하게 할 필요가 있었을까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문제로 보인다.

 

신자유주의 사상은 결국에는 부자나라들이 더 잘 살게 하려는 이론적인 토대가 된다. 신기하게도 그들이 주장하는 바가 다 맞는 것도 아니고 다 틀린 것도 아니다. 맞는 것도 틀린 것도 있다. 다만, 장하준교수가 이야기하듯이 틀린 부분에 대해서는 변경을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인정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이미, 역사를 통해 잘못된 점들이 많이 밝혀졌는데도 자신들의 이론적인 문제가 아니라 책에서 보면 문화나 민족과 같은 엉뚱한 것으로 몰고가고 있다.

 

우리나라같은 경우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보다 강했지만 신자유주의 사상에 나라가 움직였다. 또한, 많은 경제학자들이 시카고 학파라고 불리우는 이론을 교육받은 사람들이 다시 또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경제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제에 대해 제대로 된 공부를 한 적도 없고 그저 말랑말랑한 경제학 책이나 보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뭐라 할 수 없지만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라고 본다.

 

자신의 아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것에 모든 내용이 다 들어있다고 본다. 우리들이 아이들을 키울 때 일정 시간까지는 - 또는 자립할 수 있는 - 부모로써 보살펴 줘야만 이 아이가 제대로 성장하여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어떻게 삶을 살게 되는지 우리는 여러 프로를 통해서 지금도 일주일에 최소한 한 번은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국가도 자립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면 예전에 식민지 시대와 같은 나라가 될 수도 있다. 부자나라들이 예전과는 달리 주변 시선을 의식하고 더욱 교묘하고 세련된 방법으로 식민지화 하는지도 모른다. 먹을 것만 먹고 필요없는 것은 버리는. 자신들이 살고자 한다는데 무엇이라 할 수 없겠지만 책에서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한다. 과거를 볼 때 부자나라들이 지금과 같이 신자유주의로 무장해서 전 세계에 퍼뜨리지 않고 오히려 어느정도 자립할 수 있고 기다리고 도와줬을 때 자신들 나라에게 더 도움이 되었다는 실증을 보여준다.

 

그렇게 볼 때 당장 눈 앞의 이익을 볼 것인가와 좀 더 기다리고 함께 공존할 것이가의 문제일 수 있는데 사람도 그렇고 국가도 그렇고 기다리는 것은 힘들다. 특히, 당장 눈 앞의 이익을 참는다는 것은 힘들다. 더구나, 그게 개인이 아니라 집단이나 단체나 민족이나 국가라는 외피를 뒤집어 쓰면 더더욱.

 

우리는 현재 부자나라라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가난한 나라라고 하면 욕을 먹을 위치다. 그렇기에 더더욱 우리나라가 향후 세계속에서 어떤 나라가 될지 모르겠지만 국가라는 이름안에서 부자나라들의 이익과 욕망을 따라하지 않았으면 한다. 문제는 그러면서도 우리도...라는 명제에 대해 딱히 특별한 대안은 현재 없어 보이기는 한다.

 

대기업이 더 많이 벌기위해 더 많은 곳을 침투하고 문어발식으로 계속 확장하여 이익을 벌이면 그 이익에 혜택받는 사람들도 있지만 소외받는 사람들도 있다. 무조건 막는 것도 역차별이 될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대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버는 돈으로 또 다시 누군가는 그 돈이 돌게 되어있으니 말이다. 이런 문제를 국가나 세계나 어떻게 슬기롭게 잘 헤쳐가느냐가 결국에는 이 자본주의가 향후에 갈 방향인데 누구도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서로가 여러가지로 모색하는 전환의 시기에 살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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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 효과 - 《80/20 법칙》리처드 코치의 새로운 시대 통찰
리처드 코치 & 그렉 록우드 지음, 박세연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네트워크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 마케팅이 다단계 개념이 처음에 우리나라에서 전파가 되어 나도 모르게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다고 다단계가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다. 한 번 머리에 심어진 이미지를 지우는 것이 힘들 뿐이다.

 

같은 의미로 낯선이라는 의미도 그다지 좋은 의미로 쓰인다고 할 수는 없다. 더구나, 낯선사람이라는 말에는 나도 모르게 거부하는 단어로 들린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낯선사람이 나타날 때 아무래도 움추려들고 경계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그렇다면 낯선사람 효과라고 이야기를 하니 낮선사람으로 인해 좋다는 것인지 나쁘다는 것인지 제목으로 모르지만 광고문구를 보면 좋은 쪽으로 쓰일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책에서 기본적으로 이야기하는 개념은 허브, 강한연결, 약한연결이다. 우리들은 지금까지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좋은 쪽으로 사회가 흘러 왔다고 생각하지만 갈수록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보다는 약하게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에서 더 많은 기회가 나오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슈퍼커넥터라고 하는 뛰어난 연결자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갈수록 발전되는 이 사회에서 수 많은 기회들이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 그런 기회들을 우리는 우리와 아주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얻는 것이 아니라 연락처를 알고 아주 가끔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얻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는 바로 가까운 사람들은 내 주변에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고 처지가 비슷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주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는 바로 그들이 나와는 다른 분야에 종사하고 있고 내가 평소에 익숙하지 않은 시야를 선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책에는 수 많은 사례가 있다. 창업을 하고 나서 고생을 하고 있을 때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사람이 나타나 도움을 주는데 그런 사람들이 한결같이 내가 평소에 잘 만나지 않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사람의 추천을 통해 만난 사람이 내 사업과 연관되어 도움이 된 사례를 보여준다. 추천을 해 준 사람은 평소에 자주 만나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저런 모임이나 동호회같은 곳을 통해 평소에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던 사이였다.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 사람을 약한 연결이라고 표현을 한다. 기회를 연결해 준 사람을 슈퍼커네터라고 한다. 여기서 전제조건은 있다. 그건 바로 약한 연결이라고 하여 아무도 안 만나고 몇몇 사람만 만나면 안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평소에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인연을 쌓아야 한다는 거다. 파티 중독자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평소에 관심이 있거나 해 보고 싶은 동호회나 모임같은 곳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인맥을 늘려야 한다. 그들과 모든 것을 나눌 필요는 없어도 그들과 연락처를 주고 받고 1년에 한 두번이라도 연락을 할 정도의 사이는 되어야 한다. 이런 관계를 약한 연결이라 할 수 있다.

 

예전이 이런 이야기를 직접 실험 한 적이 있었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과 내가 연결이 되려면 몇 단계를 거쳐야만 하는지에 대한, 대략 6~7단계면 지구위에 있는 모든 사람과 연결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많은 실험을 통해 가능하다는 결론이 지금은 대세다. 여기서 중요한 사람이 바로 슈퍼 커넥터이다. 대부분 연결을 해 주는 사람들이 몇 단계를 거쳤을 때 거의 어김없이 이 사람들을 통해 연결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책에서는 허브라는 표현을 한다. 내가 속한 허브가 아니라 다른 허브에 속한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고 그 허브에 속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그 허브 한 가운데 있는 슈퍼 커넥터들인데 이 사람들이 외향적이고 파티 중독자가 아니라 그저 평소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던 사람들이라는 거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믿음과는 달리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우리를 믿지 못하고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가족들은 우리를 가장 잘 알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가장 많은 의심을 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친한 친구들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한 쪽면만을 보고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쪽을 보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다보니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이 사람들의 스펙트럼은 무척이나 다양하다. 평소에 내가 오프라인에서 활동할 때에는 거의 만나지 못할 사람들이다. 나와는 다른 분야이고 완전히 낯선 사람들이다. 하지만, 블로그를 통해 서로 말을 섞다보면 나도 모르게 상대방의 글을 읽으며 나와의 친밀성을 저절로 느끼게 되고 공통점을 발견하면서 만난 적도 없지만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들과는 결코 강하게 연결되어있는 것이 아니다. 약한 연결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비록, 아직 책에서 나온 것처럼 그런 기회나 도움을 받은 적도 없고 원해 본 적도 없지만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동감이 되었다.

 

특히, 무엇보다 그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지 않고 약간 움추려 있다고 하면 움추려 있던 생활에서 벗어나 서서히 보다 본격적인 기지개를 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더더욱 확고해진다. 대부분 모임에서 처음에 나 혼자 간다는 것에 낯설어 하고 낯을 가리지만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싫어하지 않고 좋아하고 - 많은 사람들보다는 소규모이지만 -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 흥미롭고 수다를 떠드는 것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과 이야기를 하며 내가 바로 슈퍼 커넥터가 되는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에서 나온 내용 중에 몇몇 단락은 굳이 책의 전체적인 흐름을 볼 때 꼭 있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조금은 '낯선사람 효과'와는 큰 연관성이 없다고 보였다. 연관성이 있어 내용을 넣었겠지만 책의 두께만 두꺼워지게 만들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가면 갈수록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저 스처지나가는 사람들도 있고 몇 마디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고, 어쩌다 만나 커피숍에서 가볍게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고, 동호회나 특정 모임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도 있고, 거의 매일같이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있고, 평생을 살면서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절대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매일같이 만나는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하고 그들에게 내 현재와 미래가 좌우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사람으로 인해 내 현재와 미래가 변할 수도 있다. 오히려 나라는 사람을 더 객관적으로 친하고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 사람이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발견하고 마음에 들어 나에게 색다른 제안을 할 수 있다. 그런 것이 가능한 사회가 점점 되어가고 있다. 비록, 책에 나온 미국과 우리나라는 상황이 조금은 다를지라도 충분히 가능하다.

 

오히려 점점 그런 쪽으로 변하기도 한다. 회사에서는 평범한 사원이지만 블로그에 취미로 올리는 사진으로 인해 기회가 되어 사진사로 변할 수도 있다. 블로그를 통해 댓글을 주고 받은 약한 연결이라고 불리우는 슈퍼 커넥터를 만나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기존에 강하게 연결되어 있던 사람들에게서는 절대로 얻을 수 없는 기회를 약하게 연결되어 있는 사람에게서 얻게 되는 거다. 이런 경우가 없다라고 절대로 말 할 수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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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읽는 기술, HIT - 역사, 이슈, 트렌드 경제공부는 경제저축이다 3
고영성 지음 / 스마트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경제는 미스터리와 퍼즐에서 미스터리라는 이야기로 책은 시작을 한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퍼즐은 풀 수 있고 해답이 있다는 의미가 되지만 미스터리는 풀 수 없는 문제라는 것과 동일하다. 우리가 미스터리라고 하는 것들은 모두 답이 없고 누군가는 믿고 누군가는 믿지 않는 일들이 다반사이다. 네로호의 괴물 같은 경우는 미스터리라고 한다. 버뮤다 삼각지도 미스터리라고 한다. 이런 것들은 과학적으로 어느정도 해결이 보이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 경우다.

 

이처럼 경제는 미스터리라고 이야기하면 실제로 경제에 대해서 굳이 알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라는 판단이 든다. 어차피, 답이 없는 데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꼭 답을 찾기 위해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닌것처럼 경제를 공부하는 이유도 단순히 어떤 답을 알고 정답을 풀기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면서 싫든 좋든 접할 수 밖에 없는 경제라는 미스터리를 조금이라도 배우고 느끼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무엇인가 정답을 알지 못하지만 어딘지 신비로운 미스터리한 사건이나 물체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더 알고 싶어 한다. 경제도 그런 차원에서 접근하여 알고자 한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경제를 읽는 기술 HIT'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경제라는 미스터리에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물론, 미스터리라서 어디서 부터 접근해야 할지 난감할 수 있고 어느 쪽부터 접근하느냐에 따라 미스터리에 대한 인상과 실체가 달라 질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경제에 대해 접근하기 위해서는 역사, 이슈, 트렌드라는 세 갈래 길을 통해 우리를 인도하는데 보다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역사이다.

 

경제라는 것이 이론에서 출발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일지라도 하루 아침에 느닷없이 '짠'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여러 사상이 나왔고 그 중에 현재 가장 주류를 형성하는 것이 '인간은 이기적이고 이성적인 동물이다'에서 출발한 고전학파와 신고전학파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그 역사를 알아야만 한다. 그러한 이론들이 뜬금없이 나타난 것이 아니다.

 

대체적으로 신고전학파에 대해서 그다지 좋지 않은 방향으로 이야기를 한다. 특히, 루소에서 시작한 신고전학파들의 이론이 왜 잘못되었는지를 설명하고 루소의 이야기는 일부에 지나지 않았는데 침대붕소했다는 이야기도 한다. 현재의 경제가 주류 경제학자들이 내세운 사상과 이를 결탁한 가진자들의 야합(??)으로 망가지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 책이 어떤 주장을 하거나 기존 경제를 뒤엎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우리가 현재 보고 있는 경제 현상에 대해서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들리는 것만 듣는 것이 아니라 그 실체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것들이 이런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예전에 알아야했던 것들을 알려주고 이제는 경제를 제대로 읽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 후반부는 설명을 한다.

 

보통 이책과 같은 경제서적들은 대부분 재미가 없다. 정보 획득의 차원에서 읽게 되고 모르는 것을 알게된다는 차원에서 재미 있는 경우가 있지만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재미는 아무래도 덜 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흥미위주의 음모론식의 책들이 조금의 재미를 주게 되는데 '경제를 읽는 기술 HIT'는 스토리텔링이 상당히 잘 되어 있다고 본다. 이미, 경제관련책들을 꽤 읽었고 경제 역사에 대한 책들도 읽어 그런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어도 책이 상당히 잘 구성이 되었다.

 

이것 저것 백과사전식으로 펼쳐 이것 저것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리고 큰 그림의 조각들을 하나씩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이 책이 구성되어 있다. 미스터리한 경제에 대해 우리에게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은 구성을 선사한다. 경제는 사실 어렵다는 말을 내가 할 정도로 알지는 못하지만 어렵다.

 

실제로 책 저자에게 격하게 동의하는 것이 수학에는 젬병인 나도 경제에 대한 책을 읽을 때 숫자와 관련된 두려움이 있었지만 경제는 철학의 일부라고 접근하면 그나마 숫자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진다. 대신, 수학과 같은 정답은 없어진다. 쓸데없이 숫자를 나열하고 보여줘서 그렇지 경제는 우리 실생활과 밀접하다. 그런 이유로 어느정도는 알아야만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저자가 설명한 것처럼 역사를 읽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각 사상이 왜 나왔는지 그런 사상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저절로 배우면서 조금씩 조금씩 경제에 대해 알게 된다.

 

갈수록 경제는 어려워지고 있다. 일개 성에서 통용되는 것들이 여러 지주들로 통용되고 어느덧 한 국가로 범위를 넓히고 다시 근처 국가로 확대가 된 후에 점점 퍼져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면서 경제를 아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슈퍼에서 알바하는 사람이 그리스의 경제문제가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알 수는 없다. 관련성에 대해 깨닫지도 못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내가 가 본적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이름만 들어 본 국가에서 일어난 일로 인해 내가 영향을 받는다.

 

경제를 알지 못해도 사는 데 큰 지장은 없다. 열심히 일하고 돈벌고 살면 된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열심히 살면서도 제자리인 이유다. 어쩔 수 없이 배울 수 밖에 없는 것은 최소한 몰라서 당하지는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혀 상관없는 일들이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고 대비하기 위해서 경제를 어느정도 배워야 한다.

 

책은 옛것과 새로 알아야 할 것들로 나눠져 있는데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가 조금 아쉽다. 이왕이면 아주 조금 더 내용을 진행했으면 했는데 적당한 선에서 멈춘 것이 아쉬웠다. 여러가지를 보여 주는 선에서 그친 듯한 인상이였다. 경제학자가 아닌 한계일 수 밖에 없기는 하다. 그래도, 경제학자들이 이런 책을 펴 내 좀 재미있게 설명하고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나라는 모르겠는데 우리나라는 왜 이런 책들이 경제학자나 관련 분야의 종사자들이 아니라 상관없는 - 저자가 경제지에 근무했다고 하지만 - 분야의 사람들이 펴내고 더 인기를 끄는지 좀 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책은 좋은데 경제에 대해 처음 공부를 하고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전작인 '지금 당장 경제기사를 공부하라'를 읽고 읽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기초와 기본에 대해서는 읽은 후에 이 책을 읽을 때 더 도움이 되고 머리에 들어오는 것이 많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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