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 일본의 실천적 지식인이 발견한 작은 경제 이야기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장은주 옮김 / 가나출판사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결국 일본도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일까. 최근 일본에 대한 책을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왜 아니겠는가. 인플레이션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해도 대부분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며 명목상으로 가격이 올랐어도 내 월급이 함께 오르다보니 착시현상으로도 더 많이 번다는 느낌이 든다. 반면 일본은 그런 경험을 최근 20년 동안 거의 해 보지 못했다. 몇 년이 지나도 가격은 그대로다. 월급도 변함이 없다.


인간의 본능에는 어딘지 역행하는 느낌이 아니었을까.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했을 듯 하다. 자꾸 과거를 회상하고 좋았을 때를 반추하며 지금과 무엇이 다른지 그때는 어떻게 했는지를 고민하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차이가 없다. 한국은 IMF 이후로 단 한 번도 좋았던 적이 없다. 다들 입에 달고 산다. 실제로 좋은 분야나 사람도 있겠지만 누구나 늘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한국은 계속 과거보다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한 것은 분명한데 말이다.


정작 일본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이해가 된다. 활력을 잃은 국가를 떠올리면 일본일테니. 정작 일본은 활력을 잃었을까. 내가 일본에 살아 본 적이 없어 모르겠다.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방송등을 통해 본 일본은 활력이 사라진 국가가 아니다. 그 안에서 사람들도 활기차게 살고 있고 노력한다. 실제로 한국에 비하면 분명히 다소 정적인 것은 맞다. 과연 한국만큼 역동적인 국가가 얼마나 될까도 고려해야겠지만.


일본을 접할 때 쇼와 몇년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 처음에는 이게 무엇인가 했다. 찾아보니 우리가 단기 몇 천년이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히로히토 천황이 생존할 때를 따지는 일본만의 년도다. 굳이 그렇게 책과 같은 공식적인 자료에도 쓰는 이유는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중에서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는 쇼와 30년대를 말한다. 대략적으로 1955년부터 1964년까지 시기를 말한다.


이 당시는 가난했다. 가난했지만 서로 돕고 도우며 나눠 먹으며 살았다. 한국으로 치면 정이 넘치던 시기였다. 비록 먹을 것도 부족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지 못했어도 다들 해 보자는 인식으로 가득찼다. 다들 가난했기에 빈부격차도 없었고 하면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도 넘쳤다. 시대를 볼 때 지금의 베이비부머세대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시기가 아닐까한다. 어차피 과거는 윤색되며 추억은 아름답게 각색되게 마련이다.

그 당시를 보면 거대 자본이나 대기업이 딱히 있었던 것이 아니다. 다들 소규모로 아끼며 살았다. 갖고 있는 것이 없으니 빈궁하긴 했어도 다들 웃으며 사고 팔았다. 이런 시대를 되돌아보며 '그때가 좋았지'라고 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그때로 다시 돌아가자는 것은 조금 이상하다. 일본은 디플레이션을 경험했고 쓰나미를 겪으며 참담한 기억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이제 무엇인가 해 보자고 했더니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다시 물거품이 되었다.


이런 불운과 불행이 겹치며 어떻게 보면 미니멀리즘으로 살아가자는 이야기를 이 책은 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가난했기에 희망이 있었다. 역설적으로. 가난이 어른을 만들다고 말한다. 젊은이들이 가난하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인류역사에서 당연한 것이었고 이런 사실이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다. 일본도 가난했던 쇼와 30년대가 있었기에 지금이 있을 수 있었고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내 생각은 뭐야!!였다. 결국은 과거가 좋다고 늘 어른들이 이야기했던 바로 그 이야기를 상당히 고품격으로 치장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다시 좋았던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지금과 그때는 너무 많은 것들이 다르고 변했다. 현재는 현재에 맞는 개선점을 찾아야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책에서 나온 소상인 개념은 찬성한다.


수많은 소상인들이 나와 큰 돈을 벌지 못해도 서로 이익을 낸다면 좋다. 한국도 대기업이 모든 것을 전부 가져간다. 무엇인가 될 만한 것이 있으면 미국은 그래도 정당하게 그 기업을 대기업이 돈을 주고 M&A로 인수한다. 한국은 거대 자본을 갖고 참여해서 단가를 후려치며 그 기업을 고사시키고 대기업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을 정부에서 막아야 한다. 소기업들이 할 수 있는 대다수를 대기업이 참여하지 못하게 해서 소규모 기업들은 그들대로 이익을 낼 수 있어야 현재의 대기업위주의 사회가 변할 수 있다. 


다들 대기업을 취직하려 하고 낙수 효과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모든 것이 대기업위주로 돌아간다. 이를 막기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것들만 공정하게 사회가 돌아가면 지금보다 취직률도 올라가고 조금 더 시중에 돈이 돌아가지 않을까.. 라는 비경제전공자의 생각이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할 분야가 있지만 너무 자잘한 분야까지 대기업이 치고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하지 않을까. 


이 책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는 내용이 그다지 들어오지 않았다. 책이 어떤 순서에 따라 체계적으로 내용을 알려주지 않고 조금 중구난방이다. 집필 중에 쓰나미가 발생해서 그렇다고 하지만 책 제목과 달리 정확하게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뭐, 소상인을 키우고 활발하게 만들자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우리도 그렇다. 그렇다고.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정확하게 뭘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덕분에 리뷰쓰며 생각했다.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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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 산촌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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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사장 분투기 - 창업은 신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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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 - 자발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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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 산촌자본주의, 가능한 대안인가 유토피아인가?
모타니 고스케 & NHK히로시마 취재팀 지음, 김영주 옮김 / 동아시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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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대한 하도 나쁜 이야기들만 나오고 있고 국내에 소개되는 출판물도 긍정적인 것이 없다. 그나마 몇 권 있었는데 그건 나중에 따로 소개하기로 하고. 도대체 부정적인 내용만 번역되어 소개되는 걸 모르겠다. 이미 일본은 망한나라고 인간이 살기 힘들다는 느낌이 들 정도지만 여전히 일본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것도 한국의 2배가 넘는 사람들이 일본에서 살고 있다. 


더구나 '잃어버린 20년' 표현을 할 정도인데도 여전히 일본은 전 세계에서 경제력이 손꼽히는 국가다. 이런 국가에 대해 이제 안 좋다. 우리도 그렇게 된다고 하는 것은 어딘가 조금 어패가 있다. 그보다 훨씬 어렵고 힘든 국가는 전혀 알려지지도 않고 말이다.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는 그래도 일본에서 대안적인 이야기가 나온다는 점에서 한 번 읽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점을 제외하면 딱히 읽어야 할 필요는 느끼지 못했다.


읽기 싫어도 가끔은 내가 모르거나 현재 갖고 있는 것과 다른 반대 방향이야기를 들어봐야 균형적인 시선이 생긴다. 그리하여 읽은 책인데 생각대로 딱히 재미는 없었다. 한 마디로 다시 시골로 가서 살자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머니 자본주의가 득세하며 - 자본주의 단어가 있는데 굳이 또 머니를 앞에 한 이유는 모르겠다 - 인간은 힘들었다. 승자독식인 세상에서 더 이상 희망은 없다. 과거 시골에서 자라며 공동체 삶을 살아간다.


너무 추상적이고 희망만 찬 이야기가 아니라 그에 따른 여러 이야기를 해 준다. 시골로 가면 수없이 많은 버려진 땅과 집이 널부러져 있다. 현재 활용되지 않은 이 땅과 집을 활용한다. 그것도 쓸모없이 버려진 땅을 개간하며 좋은 작물을 키워 대량이 아닌 소규모지만 품질 좋은 농작물을 재배해서 판매한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도 않다. 조금은 덜 쓰며 자급자족도 하며 살아간다면 '산촌 자본주의'를 이뤄낼 수 있다.


현대와 달리 과거에는 에너지를 산에서 얻었다. 산에서 나는 나무를 이용해서 에너지를 썼다. 지금도 얼마든지 이를 활용하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책에서 나온 것 중에 하나가 CLT(Cross Laminated Timber)산업이다. 이는 나무를 활용해서 주택등을 만든다. 오스트리아는 오래전부터 연구하여 현재는 CLT를 이용해서 주택도 짓는다. 그것도 5층 정도되는 주택을 건설했다. CLT로 건축한 주택은 일반 목조주택과 달리 내구성도 좋고 어지간한 지진에도 튼튼하다.

확실히 일본은 지진에 대한 트라우마가 강력해서 우리와 달리 제일 먼저 주목하는 부분은 지진에 강하느냐다. 아직까지 실제 지진을 겪지 않았지만 실험결과 충분한 내구성이 보였다. 이탈리아와 영국에서도 이런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책이 나온지 이제 3년 되었는데 아직까지 이에 대해 내가 전혀 모르는 걸 보면 혁명은 아니었나보다. 혁명이 날 정도면 시간이 지난 걸 감안하면 분명히 언론에서 한 번은 다뤘을텐데 말이다. 내가 몰랐거나.


오스트리아는 인구 1,000만 명 정도 된다고 하는데 일본 인구는 약 1.3억인데 과연 가능할까에 대한 의구심도 들었다. 일본 전체가 아닌 현재 버려진 주택과 토지를 이용하면 된다고 하겠지만 책의 논조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대안으로 제안하는 것이 아닌 일본 전체를 그렇게 탈바꿈하자는 거다. 아무래도 책이 NHK 다큐를 기반으로 하다보니 방송답게 다소 과한 측면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들었다.


시골에서 많은 청춘남녀가 도시로 이동했다. 그나마 시골 집 장남은 다시 시골로 돌아왔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없는 시대다. 일본은 이렇게 되다보니 시골은 갈수록 인구가 줄고 빈집이 속출한다. 채워질 가능성도 없다. 도시로 가면 돈은 벌 수 있어도 그만큼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아야 한다.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는 시골로 돌아오면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좀 적게 벌수 있어도 보다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한계에 다다른 머니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현재 도시만 살아남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건 사실 과거로 회귀다. 거꾸로 보면. 과거에는 다 도시국가였다. 그러다 영토가 확장되며 촌락이 생기며 널리 퍼졌다. 이제는 다시 도시로 모여들고 있다. 내 생각에는 산촌에서 사는 것은 고대로 돌아가는 것이니 도시가 차라리 과거로의 회귀에 맞는 것이 아닐까도 싶다. 세계적인 흐름에 오히려 역행하는 이런 이야기가 얼마나 맞을지는 모르겠다. 일부 사람들의 선택은 될 수 있을 지언정 대세가 될 수는 없어 보였다.


그래도 일본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는 나온다. '잃어버린 20년'으로 디플레이션을 겪은 국가이지만 여전히 일본은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국가라는 것 등이 그렇다. 20년 동안 GDP 총액이 늘지 않았지만 줄지도 않았다. 이것도 대단하다. 재미있게 각자 부정적인 것만 서로 떠드는지 일본에서는 대한수출보다 수입이 맞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한국은 늘 일본에 수출보다 수입을 많이 하고 있는 분명한 팩트가 있는데도 반대로 알고 있는 일본인이 많은 걸로 이 책을 보니 그렇다.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를 읽으며 내가 어떤 것을 얻기 원했는지 잘 모르겠고 무엇을 얻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이렇게 읽으며 일본에 대한 다른 면은 조금이라도 알게되었다. 그렇게 아주 조금이라도 머릿속에 들어왔으니 이런 것들이 쌓여 결국에는 균형잡힌 시선을 갖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누가 뭐래도 일본은 일본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대세가 되기는 절대로 힘들 듯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일본의 다른 모습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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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면 풍경 - 공기에 좌우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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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의 미래 - 절대 피해갈 수 없는 "위기"와 "기회"의 시대가 온다
홍춘욱 지음 / 에이지21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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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 책을 읽고 리뷰를 쓸 때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정말로 즐거운 마음으로 배우면서 읽었는데도 그럴 때가 있다. 이번 <환율의 미래>가 그렇다. 잠시 생각해보니 아마도 이렇게 좋은 책을 읽고 혹시나 내 리뷰가 누가 될까하는 마음이 크지 않았을까. 환율은 정말로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 실생활에 피부로 느낄 정도로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투자를 하는 사람도 환율은 눈여겨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내가 쓴 <부동산의 보이지 않는 진실>에서 환율에 관련된 이야기를 아주 기초적인 부분만 언급을 했는데 거의 대부분을 이 책인 <환율의 미래> 저자 홍춘욱씨에게 빚졌다. 꽤 많은 환율에 대한 책을 읽었지만 저자의 블로그인 시장을 보는 눈(http://blog.naver.com/hong8706) 에서 제대로 다시 공부를 했다. 그 후에 늘 불만을 가졌다. 난 분명히 달러/원인 직접표시법을 써야한다고 배웠는데 언론 등에는 늘 원/달러 표현을 쓴다. 아마도 국수주의가 어느정도 첨가된 표현이 아닐까 싶은데 여기서부터 환율의 어려움이 생긴다.


달러를 고정으로 한국 돈인 원이 움직임에 따라 환율 상승, 하락등의 표현을 할 때 비로서 이해가 될텐데 자꾸 달러/원이 아닌 원/달러로 표시하며 설명을 반대로 하니 가뜩이나 어려운 환율을 더 어렵게 만든다. 그런 면에서 명확하고도 확실하게 용어정리부터 분명히 밝히고 설명을 한다. 물론 내 생각에 이 책도 쉽지는 않다. 최소한 경제와 환율에 대해 평소 관심있고 공부한 사람은 어렵지 않게 쫓아 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다소 혼란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점을 우려했는지 저자는 지속적으로 환율 상승, 하락에 대한 부연설명을 해 준다.


경제와 관련된 글도 많이 쓰고 그런 사람들의 글도 많이 읽다보니 일반인(?)들과 달리 늘 환율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그나마 자주 글을 읽는 사람들은 책에서 언급한 여우쪽이다. 고슴도치는 한 방향으로 죽어라고 포지션을 잡고 사람들을 선동한다. 여우는 어떻게 보면 무색무취에 얍삽하다. 늘 세상은 변하고 어제 맞았던 것이 오늘은 틀릴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끊임없이 움직인다. 재미있게도 고슴도치와 여우는 <신호와 소음>에서 소개한 개념인데 고슴도치는 자신이 그런 적이 없다고 기억망각 개념까지 장착했다고 한다. 최근에 어떤 분이 그런 식으로 자신의 과거 인터뷰와 주장을 부정하는 걸 읽고서는 역시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저자인 홍춘욱씨의 강의를 들었다. 자신이 한국에서 최초로 인구론에 대해 언급했다고 고백했다. 그 당시와 달리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걸 지금은 알았지만 그 후에 과도한 인구론에 따른 폭락을 외치는 사람들이 등장하며 난감(?)하다고 했다. 실제로 2000년 후반에 외국에서 번역된 인구에 따른 폭락 책을 읽고 인구와 관련된 책을 2권 읽었는데 그 중에 한 권이 홍춘욱씨의 책이었고 당시에 저자의 강연도 들었다. 폭락론이 이토록 강력하고 강렬한 영향을 사회에 미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손실회피본능때문이라고 본다. 인간은 손실에 더 민감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인간은 그렇게 구조화되었고 천성과 태성이 그렇다. 이러니 폭락이라는 반응에 더 공포를 느끼고 편안함(?)을 느낀다. 어차피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더더욱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이 생긴다. 어차피 해도 떨어질 것을 굳이 노력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이 문제는 환율하고도 연결이 된다. 그것은 바로 세계경제의 바로미터가 환율이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 경제는 단 한 번도 좋았던 적이 없었다...고 믿는다. 한국은 계속 나락으로 빠질 것이라 믿는다. 일본이 아베노믹스로 경제적으로 좋아졌지만 여전히 안 좋다고 믿는다. 그나마 일본이 좋아졌다는 것을 안 사람들은 한국의 미래는 어둡다고 믿는다. 이제 곧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헬게이트가 열릴 것이라 믿는다. 한국도 무조건 금리를 올릴 것이다. 미국보다 약한 한국은 금리를 많이 올려 무조건 과도한 유동성이 사라지며 자산시장이 무너질 것이라 믿는다.


여기까지는 전통적인 경제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 사람들이 전혀 몰랐던 내용이 바로 <환율의 미래>에 나온다. 재미있게도 투자를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도 단순히 통화승수와 같은 것만 알고 중요하게 여길뿐 환율이 우리 삶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모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통화량이 늘어나는 것도 어렵지만 그나마 환율에 비하면 파악하기도 쉽고 단순하다. 환율은 무척 복합적이다. 크게 볼 때 미국, 유럽, 일본이라는 큰 축이 벌이는 다양한 헤게모니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여기서 또 중요한 것은 고정 환율제와 변동 환율제이고 채찍효과다. 여기까지 알면서 경제를 바라보고 한국상황을 보는 사람이 드물다. 물론 이 부분이 또 다시 전부일 수는 없다. 이렇게 복잡하니 개인이 이 모든 것을 파악하고 유추하며 예측까지 하는 것은 힘들다. 문제는 힘들면 힘들다고 고백하고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아주 초단순하게 상황을 만들어놓고 이미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그에 부합한 데이터와 통계를 들이밀며 사람들에게 설명한다. 이런 설명이 워낙 스토리텔링이 뛰어나서 사람들에게 잘 먹힌다.


나도 역시나 아무것도 모르고 깜깜한 밤 길을 아무 빛도 없는 곳에서 걷고 있지만 그나마 여러 책을 읽으며 균형감을 갖기 위해 노력한 것도 있지만 다행히도 이 책의 저자인 채훈아빠 - 이제 닉네임을 채훈우진아빠로 변경 - 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블로그가 아닌 인터넷 사이트부터 알았지만 (책에 소개되어 알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끔 글만 읽다가 블로그로 이전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을 읽는 눈'에 올라온 글을 읽으며 나름 중심을 잡게 된 것이 아닌가한다.


정확한 통계와 커밍아웃을 확인할 수 없지만 상당히 수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읽는 눈' 블로그를 보며 중심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끊임없이 균형잡힌 시선으로 통찰력있게 경제를 보여주는데 대부분 블로그들과 달리 제도권 현직에서 근무를 하고 있으니 더욱 신뢰(?)도 갔다. 그런 면에서 <환율의 미래>는 꾸준히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단 하나도 빼놓지 않고 읽은 사람이라면 - 직접 쓴 글뿐만 아니라 스크랩한 글까지 - 솔직히 새로울 것이 없다. 이미 익숙한 내용이고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걸 이번에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기승전결로 결합해서 읽게 되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어려운 환율을 상당히 쉽게 썼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물론 다시 한 번 언급하자면 상대적인 개념이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이 책보다 환율에 대해 쉽게 설명하는 책도 드물고 환율뿐만 아니라 세계와 연결된 한국경제까지 파악하게 만들어주는 책은 없다. 책 제목답게 세계와 한국 경제의 미래까지도 환율로 설명한다. 폭락론을 외치는 사람들에게도 조목조목  설명하는데 과연 이 책만큼 논리적으로 설득력있게 반박할 수 있을까.


최근 만났을 때 나에게 '우리 둘은 포르노같이 자극적인 책을 쓰지 못한다.' 그런 이유로 책이 많이 안 팔린다고 했는데 이번에 <환율의 미래>가 분야도 아닌 종합에서 거의 10위권에 근접한 것을 보면서 부럽기도 하지만 놀랍기도 하다. 책 분야와 내용이 그러기 쉽지 않은데 말이다. 그래도 이런 좋은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혀 참 좋다. 워낙 잘 나가는 책의 어깨위에 살짝 올라타자면 책을 읽으며 이번에 내가 쓴 <부동산의 보이지 않는 진실>의 환율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 경제와 향후 세계 경제의 향후 미래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며 접근하면 된다. 그 이후에 한국 사람으로 한국 부동산의 미래에 대해 알고 싶다면 내 책을 읽으면 된다. 난 솔직히 이번에 나온 내 책이 부동산 분야가 아닌 경제 분야가 되었으면 했다. 왜 똑같은 부동산이 제목에 들어가는데 경제로 분류되고 부동산으로 협소하게 분류되느냐말이다. 어디까지나 경제라는 큰 카테고리에서 바라본 책이었다. 아마도 <환율의 미래>와 <부동산의 보이지 않는 진실>을 함께 곁들여 있는다면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경제에 대해 다른 측면을 보게 될 것이다. ^^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환율이 어려운 것은 사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런 책은 무조건 읽자.


저자의 다른 책

http://blog.naver.com/ljb1202/161615620

http://blog.naver.com/ljb1202/185484845

http://blog.naver.com/ljb1202/178958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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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반양장) -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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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논쟁적인 책으로 펴 내는 것으로 한국에서는 인식되지 않을까 한다. 장하준의 책은 거의 예외없이 베스트셀러에 오르지만 그만큼 말들도 많다. 경제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정치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게된다. 경제가 우리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었고 확장되면 다시 정치와 연결된다. 그동안 펴 낸 책들은 전부 현실에서 벌어지는 경제현상에 대해 이면을 파혜치고 대안을 제시하다보니 전부 정치적인 색깔로 덧입혀졌다.


경제자체는 좌우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경제가 처음에 도덕과 철학에서 출발했고 그 이후에 정치와 결부되어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기에 정치와 뗄래야 뗄 수 없다는 사실은 맞지만 경제는 경제다. 경제학자들을 좌우논리에 따라 입맞에 맞게 편집하고 이념이 들어가서 문제일 뿐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것이 아니였는데 리뷰가 옆으로 좀 샜다. 이번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경제학에 대해 기본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 자신이 이 책을 읽어야 한다면 1,2장만 읽어도 된다고 한다. 최근 우리에게 벌어진 경제문제에 대해 간단하게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기도 하다. 우리 생활에 너무 밀접한 경제를 우리는 너무 모르고 살아간다. 경제학은 별의별 것을 전부 다 따지고 든다. 그럼에도 대부분 숫자가 들어간다는 사실은 어쩌면 경제학의 기본이지 않을까 한다. 경제 기본에 대해 알려주는 책은 꽤 많다. 이번에는 장하준의 이야기하고 구분짓는 경제에 대해 알아본다.


현대 경제의 출발은 생산량 증가에서부터 출발한다. 기존까지는 개인이 제품의 완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졌다면 대량생산이 되면서 분업화가 가능해졌다. 보다 효율적인 작업이 이뤄지며 생산성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생산량은 더욱 증가했다. 이렇게 더욱더 증가하는 선순환이 늘어났다. 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자본주의가 발달했다. 자유롭게 모든 것을 규제하지 않는 덕분에 자본주의가 각 국가에서 발달한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자유무역과 자유시장 덕분에 자본주의가 발달하며 국가가 더욱 강성해진다고 하는 이야기는 강대국이 약소국을 개방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유혹수단이었지만 그런 강대국조차도 처음에는 반대로 행동했다. 정부가 직접 지휘자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다. 정부가 모든 것에 손놓고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 적재적소로 영향력을 발휘할 때 경제는 더 잘 돌아갔다. 자신들이 약한 부분은 될 수 있는 한 국가교역에서 막아버리고 유리한 부분만 개방을 한다.

자국 기업과 경제가 성장할 때까지 정부의 이런 역할덕분에 지금의 강대국이 될 수 있었다. 이런 사실은 빼놓고 자신들이 강대국으로 모든 것을 다 자유롭게 한다고 했다. 하지만, 1870년부터 1913년까지 자유주의에 입각해서 약소국을 강제로 개방했지만 이는 식민주의와 불평등 조약으로 이뤄진 강제였다. 그 이후 미국에서 벌어진 대공항은 지금까지 세계가 경험하지 못했던 현상이었다. 이를 관세때문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보다는 정부가 균형재정을 한 결과였다. 정부는 당시에 과감히 재정적자를 보며 지출을 해서 돈이 시중에 돌게 만들어야 했다. 이런 사실은 이후에 알게 되었고 또 당시에는 금본위제로 통화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현대는 공항 비슷한 상황에는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재정적자를 감수하고 지출을 늘리며 통화공급을 하며 돈을 돌게 만들어 해소하려 한다. 정작 1945년부터 1973년까지 자본주의 황금기에는 자유주의도 계획경제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닌 혼합경제였다. 경제 정책과 제도를 개혁해서 정부의 역할이 증대되며 경제를 더 활발하게 돌아가도록 활력도 넣으며 기업들의 이익도 늘어났다.


그 이후 세계경제는 아시아가 커다란 경제성장을 하며 발전했는데 1997년 금융위기가 터졌다. 당시에 금융 부분에 문제가 생긴 것은 현실적이지 못한 기대감만으로 가격이 오른 자산 거품 탓이었다. 놀라울 정도의 경제성장은 자산 가격의 성장을 정당화하며 더 많은 대출을 당연시여기며 시중에 넘치는 돈이 자산 가격을 더욱 올렸다. 하지만 이런 자산 가격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돈이 빠져나간 결과였다. 이런 상황은 그 이후 미국이라는 선진국에서도 벌어진다.


경제 역사를 배우는 것은 의미가 있다. 경제 이론이 나온 배경은 당시 시대상을 나타내며 어떻게 시대를 바라보고 인간을 바라봤는지 알려준다. 시간이 지나며 이런 경제 사조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현대에 이렀다. 여전히 과거는 지나갔고 현재는 벌어지며 미래를 다가온다. 그에 맞게 경제사조도 계속 과거를 이어 발전하며 대안을 제시하거나 반성할 것이다. 여러 경제 사조에 대해 장하준은 다음과 같이 재미있게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고전주의 학파 - 시장은 경쟁을 통해 모든 생산자를 감시하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

신고전주의 학파 - 각 개인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잘 알고 행동하므로, 시장이 오작동할 때를 제외하고는 가만 놔두는 것이 좋다.

개발주의 전통 - 후진 경제에서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 놓으면 개발이 불가능하다.

오스트리아 학파 - 모든 것을 충분히 아는 사람은 없으므로, 아무한테도 간섭하면 안 된다.

(신)슘페터 학파 - 자본주의는 경제 발달의 막강한 동력이지만, 기업이 대형화하고 관료주의화면서 쇠락하게 되어 있다.

케인스 학파 - 개인에 이로운 것이 전체 경제에는 이롭지 않을 수도 있다.

제도 학파(신제도,구제도) - 개인이 사회적 규칙을 바꿀 수 있다 해도 결국 개인은 사회의 선물이다.

행동죽의 학파 - 인간은 충분히 똑똑하지 않기 때문에 규칙을 통해 의도적으로 선택의 자유를 제한해야 한다.


To be continue...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경제에 대해 다 다루기에는 좀 지면이 짧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경제에 대한 기본을 배운다.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5932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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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서스, 산업혁명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신세계
그레고리 클라크 지음, 이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멸망할 것이라 예측했던 맬서스 예측처럼 인구는 비교도 되지 않게 늘어났다. 하지만 인류는 살아남았다. 이제 과다한 인구 숫자로 지구의 종말을 예측한 것과 달리 인구가 즐어들며 멸망을 예측하고 있다. 수 백년 동안 인류는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지구의 미래는 우울하다.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에도 그렇다. 미래를 그린 영화는 어김없이 전부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사실 불행하지는 않다. 불행하다고 느낄진 몰라도.


이 책은 내 필터링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던 책이다. 책 추천에 관해서는 믿을 수 있는 홍춘욱씨 - 물론 추천한 모든 책을 읽지는 못한다. 어려운 것도, 취향에 맞지 않는 것도 있으니 - 가 올린 리뷰와 관련 글을 읽고 계속 노렸는데 절판이다. 우연히 도서관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럴 때 참 거짓말 살짝 보태 닭살이 돋는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한 기쁨이라니. 그렇게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마침 쌓아놓은 책 목록도 정리가 되었고.


생각보다 읽기 쉬웠고 흥미롭고 지루하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의외로 이런 책이 재미있다. 재미없고 딱딱하고 따분할 것 같지만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의 한계를 넓혀주고 이해하지 못한 세계를 보여준다. 매일 역사에서 배우라고 하지만 역사책을 읽는 것보다 이런 책을 읽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되고 지금을 알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인간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반복된다는 것을 깨달을뿐이다. 우리는 지금 똑똑하다고 믿을지 몰라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살아가는 것은 다 똑같다.


총 3파트로 나눠 올릴 예정인데 그 중에 첫번째 파트를 써 본다.


인류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이나 발견과 사조와 흐름이 많은데 그 중에서 산업혁명은 인류 역사에 있어 완전히 다른 세계를 출발시켰다. 한국 현대사에서 IMF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는 것처럼 인류역사는 산업혁명 전과 그 후로 나눌 수 있다. 산업혁명을 통해 인류는 소득 불평등은 감소시켰으나 사회간 불평등은 증가했다. 산업혁명 전보다 가난한 사람과 부자의 차이는 줄었다. 부자는 더 잘살게 되었어도 가난한 자도 이전과 비교되지 않게 먹고 살 수 되었다. 하지만 사회 불평등은 더욱 벌어졌다.


인간에게 소득은 생활수준을 결정하는데 그 어떤 사상이나 종교보다 강력하다. 사상과 종교가 생활수준을 높혀주지 못하지만 소득은 생활수준을 높혀준다. 1800년 전에 인구는 최저생계수준이상으로 살았다. 다같이 가난하긴했지만 일정 수준 이상으로 살았다는 의미다. 맬서스가 예측한 세상은 인구가 늘어나 식량이 부족할 것이라 봤다. 인류는 계속해서 인구가 늘어나고 줄었다. 인구가 늘어나면 생활수준이 낮아졌고 인구가 줄면 생활수준이 개선되었다. 산업혁명 전까지는.


유럽인이 불결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베르사이유 궁전이 사실 똥밭이었고 아무 곳에서나 대소변을 가리지 않았고 치마는 온갖 오물이 묻어 들고 다녔다. 루이 14세를 비롯한 당시 사람들은 목욕을 자주 하면 안된다는 상식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따로 화장실이 없으니 더러운 냄새를 없애기 위해 향수가 발전했다. 반면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는 청결의식이 강했다. 화장실도 따로 밖에 있었다. 변을 모아 독을 제외하고 거름으로 쓸 정도였다. 그만큼 청결의식이 강해 사망률이 유럽인보다 낮았다. 재미있게도 이런 사실로 인해 동아시아보다 유럽인이 잘 살았다.


산업혁명 전 사회는 토지가 절대적인 소득을 결정하는 요소였다. 토지는 한정된 자산이다. 아무리 생산성이 높아도 일정 수준 이상을 산출할 수 없는 한계를 갖는다. 산업혁명 이후에는 근면성실하며 노력하는만큼 얻을 수 있었던데 반해 이전에는 반대였다. 한정된 토지에 부지런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야했다. 무척이나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한정된 토지에 많은 사람이 농사를 지으면 일은 금방 끝난다. 남는 시간은 놀아야 한다. 결국 노는 사람이 많이  생긴다. 그래도 상관없다. 서로 서로 그래야 먹고 살 수 있다.


인구가 늘어나면 잉여인원이 생겨난다. 토지에서 산출되는 생산량은 한정되어 있으니 인구가 늘면 반드시 생활수준이 낮아진다. 이처럼 인구는 소득수준과 토지면적과 기술수준에 따라 결정된다. 인구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기술이 진보하더라도 인구만 증가하고 물질수준은 높아지지 않는다. 어차피 한정된 토지에서 산출량이 일정수준이상으로 높아지지 않으니 서로가 게을러질 수밖에 없다. 참으로 역설적인 상황이다.

1800년 이전은 이런 이유로 출생과 사망에 따라 생활수준이 결정되었다. 대체로 출생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당시에 출생은 그 변수가 없으면 대부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아가 태어난다. 출생 후에 이들이 오래 살지 못한다. 우리가 과거 평균수명이 적다고 해서 40세가 넘는 사람이 적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60~70세까지 살아간 사람도 많다. 영유아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시기를 넘어가면 노인이 될 때까지 살아갈 확률은 증가했다.


동아시아는 영양상태 불량으로 출산율이 유럽에 비해 낮았지만 이 부분이 생활수준을 크게 결정하지는 않았다. 출생률이 아닌 사망률이 결정적인 요소다. 1800년 이전에 유럽이 동아시아보다 살기 좋았던 이유는 이미 언급한 것처럼 불결이 하나의 요소였다. 청결한 동아시아는 상대적으로 사망률이 낮지 않아 인구가 늘어나 한정된 토지에서 생산되는 물질을 나눠가지니 생활수준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외에도 1350~1600년에 유럽을 휩쓸고 지나간 흑사병은 유럽의 생활수준을 올려준다. 한정된 토지에 흑사병으로 죽은 인구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급격히 올려줬다. 사과 하나를 3명이 먹어야 했지만 이제는 1명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 외에 당시 영유아 살해관습은 생활수준을 역시 높혀주었다. 당시 영유아를 강에 버리는 등으로 간접적인 살해로 평균수명을 낮게 만들었고 과거 평균수명이 낮은 이유는 이렇게 성인이 되기 전에 사망한 숫자가 많았다.


1870년 전에 부자가 출산율이 높았다. 이미 한정된 상황에서 부자 자녀가 많아지면 이들은 상류계층에서 내려간다. 부자가 적었던 이유다. 100평 토지를 자녀 3명이 나눠 가지면 30평 정도다. 이제 부자에서 탈락한다. 이처럼 토지가 전부였던 시대에 발전이 더딘 이유였다. 이러다보니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인구재생산이 높아져 이들 자녀가 매우 급속도로 늘어나며 사회계층이 하향이동이 이뤄진다. 끊이없이 반복되며 부자가 증가하지 못한다.


지금도 여전히 지대는 최고의 부가가치다. 인세, 저작권료 등은 전부 현대의 지대다. 산업화 이전 영국 농경사회 지대비율은 30~40%였다. 18세기 중국은 50%였고 함무라비 시대 바빌로니아는 소득의 3분의 1이 지대였다. 전체적으로 대부분 사회에서 지대는 20~40%였다. 상당히 높은 비율로 지대는 가장 강력했다. 현대에 와서 거주비가 갑자기 높아졌거나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라 이런 현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며 되풀이된다.


우리 예상과 달리 1914년 이전 영국에서 인플레이션은 2%를 초과한 적이 없다. 현대에 들어와서 인플레이션이 2%를 넘어 두자리까지 간 적이 있다. 그만큼 현대에 들어와서 급격히 경제수준이 높아지며 발전했다는 뜻이다. 이는 금리에서도 확인된다. 신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고리대금업이 발달했을 뿐이지 금리는 높지 않았다. 금리는 결국에 인플레이션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다시 낮은 금리라고 말하지만 예전에도 많이 경험했다. 인류는.


현대는 과거에 비해 안전하고 살기 좋은 세상이다. 그렇다고 과거에 살인이 일상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 살인이 시도때도 없이 벌어진것처럼 보이지만 13세기 중세 살인율은 1000명당 0.2명으로 0.7%였다. 14세기에 들어 살인율은 1000명당 0.12명이었다. 지금은 더욱 줄었다는 것이 통계로 알 수 있다. 인구가 늘어나 살인건수가 많아졌을 뿐 1,000명당 살인은 비교도 되지 않는다. 인류는 계속 살기 좋은 세상으로 나아간다.


과거에 토지가 전부였던 시대는 정착농경 사회로서 기본적인 자본 형태는 주택과 토지와 토지에서 나오는 산출력이 전부였다. 계속해서 되풀이하지만 이것인 전부라 맬서스가 했던 예측은 필연적이다. 그럼에도 인류는 계속해서 기술발전 없이도 자체적으로 자연스럽게 출생률과 사망률로 조절해왔다. 이런 사회가 이제 상거래와 생산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차츰 차츰 인구 재생산 능력이 경제적인 성공과 밀접한 연관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자본 규모가 커진 덕분에 이제 현대인의 미덕이 된 인내심과 근면성에 충분한 보상이 마련되었다. 이제부터 글자를 읽을 수 있는 능력과 숫자 체계는 드디어 미래를 위해 현재의 소비를 미루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소비의 지연은 이제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자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원천이 되었다. 드디어 산업혁명이 인류에게 다가오며 맬서스가 예측했던 한정된 토지에서 산출되었던 생산 한계를 극복하기 시작했다. 


To be continue...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정신 차리고 읽어야 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모르는 걸 알아가는 것은 즐거워.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445959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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