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아버지 - 세상의 모든 아버지에게 바치는 감사의 글
신현락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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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에 대한 추억 여행~

 

 

 

내 유년의 기억을 떠올릴 때면 늘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아련하게 피어난다.

아무래도 어머니 보다는 적은 기억이지만 나에게도 아버지는 늘 든든한 나무 같은 존재였지.

이 책을 읽고 있으니 빛바랜 사진첩을 넘기듯 내 어린 시절을 담은 흑백의 파노라마가 눈앞에 펼쳐진다.

 

 

저자는 남자인지라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유난히 많나 보다.

아버지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낸 걸 보면 말이다.

학교를 꾀병으로 조퇴하면서도 아버지 눈치를 살피던 일,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짝짝이 썰매로 놀 던 일 등이 그렇게 강렬한 기억이었나 보다.

 

나도 어릴 적 썰매를 타고 논적은 있지만 아버지가 만드신 건지, 재주 많은 오빠가 만들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도 아버지께서 만들어 주신 거겠지.

 

세세한 기억은 없지만 내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도 감사와 그리움이다.

따뜻함과 든든함이다.

 

일요일 아침이면 자식들 손잡고 교회 가는 길이 즐거움이었던 아버지.

늘 신문이나 성경을 손에서 놓지 않으셨던 아버지.

말 수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자식이 하고 싶은 것에, 가고 싶은 길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던 아버지. 자식의 일에 몸을 아끼지 않으셨던 아버지.

무섭지는 않았으나 엄했던 아버지, 하지만 미소는 세상에서 가장 환했던 아버지.

사육신의 후손임을 늘 자랑스러워하신 아버지.

가난했던 어린 시절이라 늘 자식들 먼저 먹이시던 아버지.

말보다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시던 아버지…….

누구보다도 걸음이 빠르고 힘찼던 아버지, 부지런 하셨던 아버지.

 

지금도 곁에 계시지만 건강하게 오래도록 곁에 계셨으면 좋겠다.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말이다.

자식에게는 부모님이 옆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지원군을 둔 셈이니까.

아버지, 고맙고 사랑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검정고시로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은 초등학교에 근무 중인 신현락 선생님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강의도 하고 글을 쓰기도 하는 선생님이다. 1992년 <충청일보>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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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 그대로 - 사람 관계에 대한 예능 잡설
윤성희 지음 / 네시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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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 그대로] 날것 그대로의 예능과 인간관계~

 

 

날것이란 본디 가공하지 않은 것이다. 익히거나 조리되지 않은 그대로의 것이기에 때로는 비릿하기도 하고 때로는 낯설기도 하다. 하지만 원래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가공된 것 보다는 더 신뢰가 가는 것이다.

 

 

책의 부제가 '사람 관계에 대한 예능 잡설' 이라는데 TV예능에서 날것 그대로 나올리는 없을 것이고 무엇이 날것 그대로란 말일까. 잘나가는 예능일수록 각본이 철저하다는 얘길 들었는데…….

 

저자는 예능 작가 15년 차인 윤성희 방송 작가다.

유재석의 <진실게임>, <일요일 일요일 밤에>,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등 예능의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면서 많은 예능인들과 함께 했다고 한다.

 

 

방송작가의 세계란 어떨까.

방송작가의 일이 그리 녹록치 않음을 잘 알고 있다. 글만 쓰는 작가가 아니라 방송을 위한 작가이기에 방송 시청률에 민감해야하는 작가다. 그러니 새로운 출연자를 발굴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 인터뷰하고, 늘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 그러면서도 재미있고 끌리는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은 일상이다.

 

핫한 이야기를 찾아 직접 전화를 하거나 직접 발로 뛰는 일도 일상이다. 스타가 될 재목을 알아보는 것도 그의 몫이고, 스타를 섭외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러니 방송작가는 글을 쓴다기보다는 프로그램을 위해 사람과 전화하고,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일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뉴 페이스가 등장하면 스캔해서 분석을 끝내는 시간이 누구보다 빨라야 하는 직업이다.

호기심 본능, 수다 본능, 스캔 본능, 엿듣기 본능, 끼어들기 본능 등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어떻게 보면 품위 없는 일이 태반이다. 코드가 맞지 않으면 절대 불가한 일이다.

 

방송으로 내보내기 전까지의 작업은 가공되기 전의 날것 이고, 그런 날것을 좋아하는 현 추세에 맞춰 막장 스토리보다 더 독한 인간사, 더 험한 말들로 도배된 세상을 화두로 내보내는 것도 작가의 몫이다.

 

 

예능에서 날것이란.....

예능의 날것이라면 리얼 버라이어티다.

예능과 다큐의 접목된 프로그램이 증가하면서 예능의 변신은 인간에 초점을 맞추고 관계를 조명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이를테면 <아빠! 어디가?>, <나 혼자 산다. <정글의 법칙> 같은 관찰 프로그램을 말한다.

 

 

인맥에서의 날것이란……

.

인맥은 곧 총알이다.

장르를 막론하고, 예능의 최고 자산은 사람이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인맥은 곧 총알이다.(…….) 특히나 예능 출연을 고사하는 톱스타들 중에서 몇 명은 친분이 있는 피디나 작가의 프로그램만 출연한다. (…….) 고로 예능은 끊임없는 사람 관리의 장르이다. 어떤 장치 없이 사람의 이야기에 의지하는 만큼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 유리해질 수밖에 없다. (본문에서)

 

오지랖이 마당발을 만들어 주면서 인생의 길을 찾아 주기도 한다.

이름을 아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사람, 반가운 사람이 된다. 그리고 인맥이 된다.

소소한 공통점을 찾는 것, 궁금증을 발사하면서 어색한 관계를 극복하는 노하우도 인맥으로 이어진다.

방송의 힘은 인맥이기에.

 

재능3에 사람관계가 7인 방송 일에는 늘 있는 그대로의 진실로 인맥을 관리해야 한다.

백 마디 말보다 더 따뜻한 위로는 스킨십이며, 서로의 입장을 인정하면 서로가 쿨~ 해진다.

때로는 굴욕도 감수하는 시대정신이 필요하며 관계에 있어서 답이 아닌 것만 지워나가도 된다.

인간관계야말로 진정한 리얼 버라이어티다.

 

방송에선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이 보물이다.

오디션이나 일반인 참여 프로그램의생명은 사람이다. 사람이 곧 재산이고 무기고, 보물이다. 누가 더 먼저 보석이 될 원석을 캐느냐가 관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벽 2시든, 4시든, 제작진의 미팅은 계속된다고 한다. (본문에서)

 

방송은 늘 인간이 화두다.

방송은 가공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 방송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반대로 시청자들은 날 것의 순수함에 목매기도 한다. 희소성의 법칙처럼.

진실로 날것은 편안하고 순수하며 신선하다.

그냥 각본 없이, 설정 없이, 카메라 의식하지 않고 평소대로 하는 것이기에 가장 신뢰가 갈 것이다. 자연스러움을 그리워하는 심리, 돌발 상황을 즐기는 사람들의 심리가 예능에서의 날것에 열광하는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사는 것 자체가 다큐고 예능이다.

자신의 무대에 선 배우처럼 사는 것이 인생이니까.

 

방송도 인간이 인간에 대한 스토리를 내보내는 일임을 새삼 느낀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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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uro - 단돈 삼만 원 들고 떠난 219일간의 세계 무전여행
류시형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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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단돈 십만 원 들고 떠난 219일간의 무전여행[26 Euro]

 

 

 

 

 

 

헐~무전여행이라니. 정말 대단한 용기다. 그것도 세계무전여행이라니. 돈이 없으니 먹는 것 잠자는 것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비가 오거나 아플 때는 잠자리가 중요한 법인데 어떻게 해결했을까. 도보로, 히치하이킹으로 염치불구하고 하는 여행에서 그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저자가 말하는 돈이 없어야만 얻을 수 있다는 경험엔 어떤 게 있을까.

정말 궁금한 마음으로 한 장씩 넘기며 읽었다.

 

 

-우리 딸도 지금 유럽 무전여행중인데...

 

 

국내무전여행 중 히치하이킹으로 만난 운전자의 말에 세계무전여행을 결심하게 되었다는 저자.

 

저자는 경희대학교 조리학과 출신의 여행중독자 류시형이다. 두 번에 걸친 국내무전여행, 219일 간의 세계무전여행, 김치버스 세계일주 프로젝트, 알래스카 오지탐사, 세계 여러 나라로의 여행.....

서른하나의 이력이 정말 화려하다.

 

 

 

저자는 2002년, 2003년 국내 무전여행, 2006년 세계무전여행을 했다고 한다.

돈 한 푼 없으니 노숙과 구걸, 굶주림과 구질구질한 모습은 각오해야할 텐데 어떻게 해결 했을까.

여행을 하면서 먹고사는 게 만만치 않음을 배웠을까. 아니면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재미에 맛 들였을까.

파리에선 파리지앵처럼, 런던에선 런더너처럼 살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요리 실력이 좋아서 기술이 한 몫 했을까.

 

 

 

 

출발 전에 타이항공 마드리드행 편도 비행기 티켓을 86만원에 사고 주머니에 환전한 26유로가 준비한 돈의 전부였다. 그중에서 첫날 유스호스텔 숙박비로 낸 12유로가 지출되었고, 귀국여행비를 벌려고 런던에서 20일 정도 일을 했다. 그 돈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대륙횡단기차를 타고 중국 베이징까지의 차비, 그리고 페리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교통비가 지출의 전부인 셈이다.

 

 

 

그가 만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가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낯선 동양인과 대화하고 싶은 사람들, 또래의 겁 없는 젊은이들, 말은 통하지 않지만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이었다. 때로는 집으로 초대해서 자신들의 사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고 자기네 문화라며 소개하기도 하고, 다른 지인들에게 소개해 주기도 하는 마음을 터놓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친구를 사귀는 자신만의 비법은 무엇일까.

여행에서 친구를 사귀는 그만의 규칙이라면 아무나 붙잡고 재워 달라고 하지 않기다. 대신 혼자 다니는 2030의 젊은 남자들에게 말을 걸어 마음을 터놓고 친구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200여 명의 친구를 사귈 수 있었고 그들로 인해 더욱 재미있는 여행이 되었다고 한다.

 

 

 

 

 

처음 도착지인 마드리드에서 숙소는 어떻게 해결 했을까.

사전계획상으로는, 마드리드행 비행기 안에서 마드리드 사람을 찾아 친분을 쌓은 뒤에 초대를 받을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세상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은가 보다. 별 소득 없을 때를 대비한 차선책은 유명 음식점을 찾아가 조리과 학생이니 무급으로 일하고 싶다고 말하고 숙식을 제공 받거나, 그도 아니면 공짜로 잠을 잘 수 있다는 프리 호스텔로 가서 숙박을 해결하는 거였다고 한다. 공항에서 중국인 커플의 차를 얻어 타고 마드리드까지 갔지만 그 고급식당에서는 쫓겨나고 프리 호스텔은 집창촌 같아서 결국 8유로를 들여 유스호스텔에서 첫째 날을 보낸다.

 

그 이후로는 히치하이킹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현지 문화를 체험 하면서 친구들을 사귀어 나간다. 노숙도 하고, 보트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하고, 캠핑카를 얻어 타기도 한다. 2인용 산악자전거 타고 풍경을 구경하기도 하고 축제 분위기의 선거유세장도 보고, 런던에서 귀국여행비를 벌려고 잡다한 일들을 하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파티 메뉴로 친구들에게 실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달랑 26유로와 편도티켓에 운명은 맡기고 떠나기가 쉽지가 않았을 텐데.

 

 

 

 

저자는 여행은 중독적이라며 또 다른 무전여행을 꿈꾼다고 한다.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실천의 단계로 나아가는 자의 용기, 정말 제대로 된 여행을 즐기려는 겁 없는 젊음이의 용기가 부럽다.

 

 

관광지만 눈에 담으려는 자와 현지인들과 몸으로 부대끼며 만나려는 자의 여행은 질이 다른 거겠지.

이 책은 사람냄새 물씬 나는 여행 이야기다.

돈으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젊은이들에게 돈 없어도 할 수 있는 게 많음을 보여주는 여행기다.

낯선 도시에서 새로운 이들과 정을 나누며 열정적으로 걸어가는 그의 여행에 활력이 넘친다.

 

이 책에는 그가 비자문제를 해결한 방법, 의사소통의 문제 등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는 세상엔 축제도 많고 따듯한 사람도 많고 유쾌함도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세상에 대해 벽이 많은 나에게 벽을 허물라는 조언 같다. 백지 같은 마음, 타블라 로사. 그 순전한 마음이면 세상은 통하는 걸까.

겁 없는 용기는 이십대의 특권인가.

두 다리와 열정, 설렘과 떠나는 자의 용기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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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쓴 글이 부끄러워 오늘도 쓴다 -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 에세이
최준영 지음 / 이지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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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인문학자를 만나다~[어제 쓴 글이 부끄러워 오늘도 쓴다.]

 

 

 

 

 

 

읽고 싶던 책을 만난다는 건 행운이고 기쁨이다. 거리의 인문학자라기에 어떤 분인가 궁금했는데 역시나 기대 이상이다.

 

 

흔히들 인문학에서 삶의 원형들을 찾거나 생의 의미를 찾고 희망을 얻고자 할 때가 많다. 하지만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노숙인들에게, 수형인들에게도 인문학이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저자는 그들의 수준에 맞게 , 그들의 눈높이에서 쉽고 친절하게 인문학을 들려준다. 인문학 강의 듣기가 그들에게도 당연한 권리라는 듯이.

 

 

스스로 비주류 강사라는 저자는 야학을 통해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을 들어갔기에 누구보다도 가난한 이들이 인문학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김구선생이 말한 문화민족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민족구성원 모두가 의식이 깨어있고 진리를 구하려는 열의로 가득한 민족 말이다.

 

마이너리티의 떠돌이 강사라고 하지만 그에겐 돈으로 매길 수 없는 고귀한 인품이 느껴진다. 수형자들을 마주하기가, 노숙자들을 마주보기가 편하지 않을 텐데 그는 전혀 꺼려하지 않고 오히려 기꺼이. 즐거이 그들과 함께 한다. 참된 지식인의 본보기를 보는 듯하다. 감동이다.

 

 

 

책 제목에서도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어제 쓴 글이 부끄러워 오늘도 쓴다는 말이 공감간다. 늘 글을 쓰고 나면 아쉽고 미숙하고 그래서 부끄러운 법이다. 개인적으로는 부끄러운 글이지만 자꾸 쓰다보면 마음이 좀 더 성숙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쓰는 편이다.

 

 

이 책은 저자가 1년간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들을 묶은 것이라고 한다.

저자의 말처럼 성실한 글쓰기의 자세와 미덕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오랜만에 읽은 따뜻하고 용감한 에세이다.

그의 인문학 강의를 듣는 이들의 마음에 따스한 온기가 번져가는 것을 보면 나도 듣고 싶어진다. 사랑한다는 말을 내뱉게 하는 인문학 강의를. 전국초청 1순위 대중 강연자라는 타이틀이 멋지다.

 

 

 

저자는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이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거지교수요, 저렴한 강사다. 성프란시스대학(최초의 노숙인 인문학 과정)을 시작으로 관악인문대학, 경희대 실천인문대학센터 등에서 노숙인, 여성 가장, 교도소 수형인들에게 글쓰기와 문학을 강의하는 인문학 실천가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에게 삶의 의미와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용기 있는 지식인이다.

2000년 문화일보에 시나리오 부문으로 신춘문예에 등단한 이후, 글쓰기와 강연, 방송출연, 방송진행을 해왔다. 현재는 YTN라디오에서 '인문학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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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 세 개 - 십대에게 보내는 9인 9색 멘토링 에세이
강수돌 외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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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멘토를 만난 순간들 [개똥 세 개]

 

 

 

사람은 어떻게 성장하나? 정말 나이만 먹으면 어른이 되는 것일까? 사람에게 허물이란 무엇일까? 나는 어떻게 내 허물을 벗어 낼 수 있을까? 개똥을 먹지 않겠다고 큰 소리를 쳤는데 바로 그 큰 소리가 내가 끊임없이 벗어 내야 하는 허물이 되었다. 나는 셋째 개똥 이전에 첫째 개똥, 둘째 개똥을 먹지 않을 수 있는지 자격을 나 자신에게 주기 어려웠다. (본문에서)

 

 

인생에서 멘토를 만난다는 것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누구는 준비된 자에게만 멘토가 보인다고 하고, 누구는 우연처럼 스쳐간다고도 하는데...

멘토는 굳이 사람의 형상이 아니어도, 책이나, 사건일 수도 있음을 이 책에서는 보여 준다. 어쨌든 필요할 때 멘토를 만난다는 건 부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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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회 명사 아홉 사람이 감수성 예민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십대들에게 보내는 멘토링 에세이다. 이 한 권의 책에서 힘과 용기를 얻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나온 책이다. 스스로 멘토를 찾아가는 여행을 떠나라고 격려해 주고 싶다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강수돌이다.

그는 '돈의 경영'이 아닌 '삶의 경영'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일에 힘쓰는 경영학 교수다. 학교 근처 귀틀집에서 텃밭을 일구며 자연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마을 이장을 하기도 한다. 그의 멘토는 선생님, 책, 현실 자체 였다고 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글씨를 또박또박 잘 쓴다는 칭찬에 공부와 일기 쓰기에 재미를 붙인 이야기, 에리히 프롬의 <소유나 존재냐>를 읽으며 올바른 삶에 대한 고민을 한 이야기, 독일 유학에서 만난 홀거 하이데 교수의 언행일치의 삶을 보고 풀뿌리 관점으로 현실을 보게 된 이야기 등이 흥미롭다.

 

중요한 것은 자기 행복과 더불어 늘 사회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 '꿈'도 비로소 완성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공동체적 개인' 이니까. 나의 행복과 사회의 행복이 일치하는 삶, 나 자신의 자유로움도 중요하지만 사회 전체의 공동선도 중요시하는 삶, 이게 진짜 '하늘의 뜻'이 아닐까? (본문에서)

 

전직 버스 운전기사였던 월간 <작은 책> 발행인 겸 편집장인 안검모가 멘토를 만난 이야기는 가슴이 뭉클하다 못해 아려온다. 변산공동체에서 가난한 아이들에게 공부와 글쓰기를 가르치는 이야기, 자신의 어린 시절에 겪은 가정폭력과 학교 선생님들의 폭력, 일찍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사회를 모르고 살았던 이야기, 그러다 골목길에 있는 주민독서실에서 책을 만나게 된 사연 등이 들어 있다.

 

올바른 역사를 알게 되니까 내가 못나서, 못 배워서 가나하게 살고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잃어버린 자존감을 찾았지. 노동자의 권리도 깨달았지. 버스 운전을 하면서 월급을 안 주는 못된 사장들과 싸우고 휴가도 찾아 쓸 수가 있었어. 내가 그런 책들을 보지 않았다면 나는 사장이 월급을 안 줘도 휴가를 안 줘도 굽신거리며 살앗겠지. (본문에서)

 

이 외에도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문학 강좌를 기획 운영하고 있는 고병헌 성공회대 교수, 연극배우이자 연출가인 김명곤, 인천 도시 생태 환경연구소를 운영하는 박병상, 청소년문학의 대가인 박상률, 무용가이자 예술 감독인 안은미, <아저씨>의 영화감독인 이정범, 언론인이자, 사회운동가인 홍세화 등의 멘토를 만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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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보면 멘토는 국경도 초월하고 형태도 초월할 수 있음을 배운다.

멘토가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방법으로 언제나 우리주변에 있음을 본다. 예전과 달리 내가 손 내밀기만 하면 되는 세상이다. 내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 된다는 뜻이다.

멘토가 뭔지도 모르고 살았던 어린 시절과 비교해 보면 요즘 아이들은 손만 뻗으면 얻을 수 있는 풍부한 환경에 놓여 있다.

이 책은 꿈과 희망을 찾아 멘토를 구하려는 십대들에게 다양한 분야의 아홉 사람이 보내는 멘토를 찾은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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