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날리어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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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키 히로유키라는 작가는 히가시노 게이고와 같은 작가에 비하면 솔직히 국내에서는 그다지 인지도가 높지 않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32년간 나오키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했고, 『청춘의 문』이라는 소설을 통해서 100만 부를 기록한 일본 문학계의 거장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2년 『타력』이라는 도서가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바람에 날리어』는바로 그 작가 이츠키 히로유키의 책이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그 어느 때보다 청춘이 고달프다는 현실 속에서 일명 3포세대로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향해 저자는 어떤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일까? 대학은 어느덧 모두가 거쳐야 하는 관문처럼 되어 버렸지만 정작 그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 사회로 나가기도 전에 우리는 빚에 묶이게 된다.

 

비단 일본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다행히 직업을 갖게 된 이후에도 어느 정도는 빚을 갚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은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그 이상의 시대에도 분명 다른듯 같은 어려움으로 그 시대의 청춘들을 힘들게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도 이런 일들을 거쳤으니 너의 어려움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그런 일을 겪은 이로써 지금 그 시간을 지나고 있는 이 땅의 수많은 청춘들의 어깨를 토닥여 줄 수 있는 이야기를 저자는 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지식을 뽐내고자 함도 아니고, 자신이 살아 온 일들로 젊은이들을 기죽이려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경쟁과 성공을 넘어서서 꿈과 열정을 잊지 말고 바람이 불면 바람에 몸을 맡기기도 하고, 바람에 흔들려 보기도 하면서 그 바람에 누을지언정 주저 앉지는 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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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그랬다 사계절 1318 문고 92
스테포 난쑤.톰 라이코스 지음, 한현주 옮김 / 사계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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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그랬다니... 뭘 그랬다는 거지?' 하는 의문을 갖게 했던 책이다. 이 책은 스테포 난쑤,톰 라이코스의 원작 희곡이다. 그렇다. 이 책은 희곡인 것이다. 그렇기에 희곡 대본의 형식으로 쓰여져 있는 책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경우 소설책처럼 이야기 형식이지 이렇듯 대본 형식의 책을 읽기란 흔하지 않은데 마치 한편의 연극을 보듯 읽은 책이기도 하다.

 

 

원작은 『The Stones』으로 책 내용은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게 극작가 한현주 작가가 새로이 각색한 책이다. 등장인물은 4명으로 중학교 2학년 민재와 3학년 상식, 29세의 형사 광해와 42세의 형사 정도이다. 특이한 지문을 보자면 민재 역을 맡은 배우가 광해를, 상식 역을 맡은 배우가 정도를 동시에 연기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는 점이다. 이외에도 무대, 음악적 배경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는데 이 상황을 생각하면서 읽으면 좋을것 같다.

 

 

누가 그랬던가,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고... 정말 시작은 장난에 불과했다. 여느 날과 다르지 않은 따분한 하루를 보내고 있던 중학생 민재와 상식이 육교 위헤서 자신들을 괴롭혔던 중국집 배달원에게 장난으로 돌멩이를 던지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평소 자신들을 괴롭히는 것에 대한 작은 복수라고도 할 수 있는 장난은 의외의 일로 번지는데, 그들이 던지 돌멩이가 육교 아래를 지나던 자동차의 유리에 맞게 되고, 운전자가 사망하는 믿지 못랄 일이 벌어진 것이다.

 

민재와 상식은 분명 이런 일을 의도하지 않았다. 단지 장난이였을 뿐이다. 하지만 그들의 장난에 누군가가 죽게 되고, 살인자가 된 두 소년을 형사인 정도와 광해가 쫓게 된다. 의도는 장난이였을지 몰라도 결과는 살인으로 이어진 일에 학생들과 형사들의 심리가 잘 묘사되고 있는데 과연 두 학생들을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독자들도 하게 만든다.

 

아직 어리고,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기에 그들에게 가혹하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어찌됐든, 어떤 일이나 그게 누구든 자신이 행동한 일에 대한 책임만은 회피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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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보검
김정현 지음 / 열림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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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황금보검'이라는 것을 솔직히 들어 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여기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나 다름없기에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때는 솔직히 이 책의 저자인 김정현 작가가 대한민국에 '아버지 신도롬'을 몰고 온 『아버지』의 작가와 동일하다는 점에 더 끌렸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검색을 해보면 이미 '황금보검'을 소재로 한 책이 이 책 이전에 나왔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황금보검'은 천년 고도이자 문화유산의 보고인 경주에서 신라무덤을 발굴하던 중 발견이 되었는데, 현재 보물 635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게다가 세계적으로도 유일하게 실물의 완현이 남아 있기도 한 유물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 또한 상당해 보인다.  

 

책표지를 보면 '황금보검'의 실물을 그림으로 묘사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확실히 그 모습이 이국적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중국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 자치구 서부에 있는 타클라마칸 사막의 키질석굴 벽화에서  이 '황금보검'과 아주 흡사하면서 패용 방법까지 같은 검을 보았다고 한다.

 

이 책은 소설책임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수만은 자료에 근거해서 쓴 책이라는 점에서 한편의 역사서를 읽는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황금보검'이라는 신라의 보물을 바탕으로 서라벌, 가야, 우산국, 지금의 독도와 대마도에 이르기까지의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1973년 경주시가 도로 공사를 시행했고, 하수구 배관을 붇기 위해서 도로를 파던 도중 많은 무덤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남자의 허리춤에는 '황금보검'이 가로놓여 있다고 하는데 만약 그 공사를 하지 않았다면 이 이국적인 문양의 '황금보검'을 볼 순 없었을 것이다.

 

신라와 황금보검의 조합이라니, 확실히 신선하고 내용을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책속에는 서역에서 초원길을 달려 동쪽의 황금나라인 신라를 찾아 온 서역의 왕자 씬스라로프와 가야의 상화 공주, 신라의 장군 유강, 대장부 이사부가 등장한다. 나라가 멸망 위기에 놓이자 씬스라로프는 말을 타고 신라로 향한다.

 

그때 씬스라로프는 자신의 신분을 증명해 줄 방법으로 '황금보검'을 차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신라에 도착한 그는 가야의 상황 공주의 도움을 받게 되고, 신수라라는 이름을 받게 된다. 이후 그는 신라 왕의 신임을 받는 동시에 신라의 장군이였던 유강 장군, 대장군 이사부와 함께 왜구와 맞서고, 우산국을 정벌하는 등의 활약을 보이게 된다. 그 사이 상화 공주를 사이에 두고 유강 장군과의 사이가 나빠지기도 하지만 그들의 사이는 결국 다시 좋아진다.

 

역사적 유물을 바탕으로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놀랍고, 『아버지』를 통해서 대한민국 국민을 감동케 했던 작가가 역사 소설을 통해서 새로운 면을 보여 준 점도 인상적인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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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눈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6
미쓰다 신조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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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더> 시리즈의 6번째 이야기가 벌써 나왔다. 매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읽었고, 6번째도 읽게 되었는데 맨처음 그 어떤 시리즈의 책들보다 왠지 더 무섭게 느껴졌던게 사실이다. 표부터가 개인적으로 으시시하게 느껴졌는데 소녀가 가면을 쓰고, 사슴뿔같은 것을 쓰고 있는 모습도 기묘했지만『붉은 눈』 이라는 제목을 보면 붉은 글씨체가 마치 피를 흘리듯 흘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을 읽기에 망설여지게 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첫 장을 읽는 순간, 폭풍 같은 갈등이 엄습한다!
악몽 속으로 끌려들어온 듯한 오싹함에 책을 덮고 싶은 마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을 알고 싶은 강렬한 호기심”

 

첫 장부터 고민하게 만든다는 문구를 보면서 솔직히 책을 읽기도 전에 무서웠던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편 소설 여덟 편과 엽편 소설 네 편이 수록된 이 소설에는 작가 미쓰다 신조의 실제적인 경험들과 관련해서 여러가지가 나온다는 점에서 마치 이 소설이 실제 경험담을 담고 있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로 이런 장치들이 이야기에 집중하게 하는 동시에 극적인 긴장감을 갖게 해서 좀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야기 중에 나오는 어떤 상황들에 대한 묘사를 보면 상당히 그것을 고스란히 상상하게 되는데 이게 은근히 무섭다. 첫번째 이야기「붉은눈」을 보면 바깥의 소리는 모든 것이 고요함 그 자체인데 집 안에서만은 묘한 소리가 들려왔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슥슥슥…… 하고 다다미를 훑는 듯한, 드드득드드득…… 하고 썩은 갈대발에 손을 얹은 듯한, 츠읏츠읏츠읏…… 하고 마룻바닥을 기는 듯한, 쿵…… 하고 봉당에 떨어진 듯한, 툭툭툭…… 하고 봉당을 걷는 듯한, 서서히 커지는 소리가 확실히 문을 향해 다가오는 느낌이…….(p.36)이 들린 다음 눈앞의 문이 소리없이 열리고나 집 안에서 희멀건 손 같은게 나온다고 이야기한다. 적막한 고요와도 같은 상황에서 말줄임표로 이런 극적인 긴장감을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고 이런 장면을 상상하다 보면 마치 일본 공포 영화를 보는것 같는 느낌이 들 정도이기 때문이다.

 

「붉은눈」에서는 눈 색깔이 다른 기묘한 소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소녀가 학교에 나오지 않은 날 이야기 속 나는 반장과 소녀의 집에 다녀 온 이후 무서운 꿈을 꾸게 되고, 이 꿈으로 반장은 죽게 되지만 무당이였던 외할머니 덕분에 무사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외에도 「괴기 사진 작가」편에서는 실존 인물이 나오기도 하고, 「뒷골목의 상가」는 작가가 『백사당』이라는 작품을 집필할 당시 취재한 이야기로 그 책에 포함시킬 생각이였지만 취재원이라고 표현한 야카게 씨가 그 일을 체험한 인물인 E 씨가 여전히 그곳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완곡하게 책에 실리는 것을 거절했다고 미리 밝혀두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런 표현이나 소재가 왠지 이야기에 대한 공포를 배가시키는게 사실이다. 마치 내가 직접 체험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느끼는 공포감과 같은 느낌일 것이다. 그렇게 볼때, 그동안의 시리즈들이 스릴러나 미스터리 장르에 머물렀다면『붉은 눈』은 가치 공포과 괴기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것이기에 무섭긴 정말 무서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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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고요 산책길 - 나무 심는 남자가 들려주는 수목원의 사계
한상경 지음 / 샘터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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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면 전국에 많은 수목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가본 곳은 거의 없어서 잘 알지도 못한다. 그런데 『아침고요 산책길』을 통해서 아침고요 수목원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고, 이 책은 그 책의 개정판이다. 역시나 여러 해가 지나도 아름다운 풍경은 여전한것 같다. 오히려 더 풍성해진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니 아침고요 수목원을 지금이라도 당장 갈 수 없는 나와 같은 사람에겐 힐링으로는 그만인 책이다.

 

게다가 이번 개정판에는 저자인 한상경 교수가 마음을 담은 십여 편의 글과 네 편의 자작시가 추가되었다니 한편의 그림같은 풍경과 잘 어울리는 글을 감상하는 묘미도 있을 것이다. 글 쓰기에 재주도 없고, 글 쓰기 능력을 하찮게 보는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고 있으면 절로 시상이 떠오를것 같다는 주제넘는 생각을 해본다.

 

[봄_ 축제의 서막]

  
 

 

[여름_대지의 향연]

 

 

[가을_ 하늘과 바람과 물과 땅]

 

 

[겨울_ 아름다운 귀로]

 

 

봄 · 여름 · 가을 · 겨울로 나누어서 아침고요 수목원에 피고 자란 꽃과 나무를 소개하고 있는데 계절이 바뀔 때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수목원의 풍경은 마치 다른 세상에 온것 같은 매력을 선보인다. 게다가 그냥 보기 좋게 꽃과 나무를 심은 것이 아니라 ‘고향집정원’, ‘무궁화동산’, ‘야생화정원’, ‘분재정원’, ‘하경정원’ 등과 같은 다양한 테마를 주제로 한 정원들로 꾸며져 있다는 점이 상당히 인상적인다. 그만큼 아침고요 수목원에 쏟은 정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라 할 것이다.

 

도시에서 살다가 노후는 전원주택에서 살아보기를 희망하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솔직히 그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는 것은 본인들이 더 잘 알 것이다. 그렇기에 그렇게 할수는 없더라도 그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기에 조금의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침고요 수목원은 경기도 가평 축령산(해발879미터)에 1996년 문을 열었다고 한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니 그 지역 사람들이 부러워지는 대목이다. 총 10만여 평의 대지에 약 6천여 종의 식물들이 심겨져 있다고 하는데 규묘가 어마어마하다.

 

이 책에는 그 수목원의 계절별 사진 100여 점을 담고 있으며, 실제로 나무와 꽃을 심고 키우고 가꾸는 사람의 입장에서 쓰여진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좀더 색다른 느낌이 드는게 사실이다.

 

실제로 저자는 세계 최고의 수목원이라 불릴만한 캐나다의 부차트가든(Butchart Gardens)과 선큰가든(Sunken Garden)의 아름다움을 경험했고 그 아름다움을 한국에서도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게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아침고요(The Garden of Morning Calm)’였던 것이다. 부차트가든을 가보진 못했지만 그에 뒤지지 않는 한국적 아름다움을 아침고요 수목원은 가지고 있는것 같다. 저자가 아침고요 수목원에 쏟는 정성 덕분에 우리는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으니 생각을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노력으로 일궈낸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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