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오소킨의 인생 여행
페테르 우스펜스키 지음, 공경희 옮김 / 연금술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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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기억을 모두 가지고 인생을 다시 산다면?"

 

평소 내가 생각해보는 일이여서 솔직히 책의 제목보다 그 아래에 있는 이 글귀에 더 놀랐던게 사실이다. '과거로 돌아가면,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 보다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겠다. 다만, 지금 이런 기억과 마음가짐을 가지고 가야 그 삶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절실히 노력할 것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리고 이 책에 등장하는 한 남자에겐 실제로 그런 두 번째 삶이 주어진다. 그의 인생은 온통 실패와 그로인한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는것 같다. 학교를 제때 마치지도 못했고, 군사학교에서도 마찬가지며, 도박으로 숙모의 유산마저 탕진했고, 사랑도 마치 당연한것처럼 실패한 남자. 그는 결국 온갖 실패를 견디다 못해 죽기로 결심하고 집을 나갔다가 마법사를 만나게 된다.

 

그는 마법사에게 이렇게 말한다. 만약 다시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이렇게 살지 않겠다고, "'금의 기억을 모두 가지고 인생을 다시 산다면' 결코 지금처럼은 살지 않겠다고 말이다. 그러자 마법사는 그를 학생시절로 돌아가게 만들어준다.

 

과거로 돌아가는 이야기는 더이상 낯설지 않은 소재이다. 이야기 속 주인공은 과거로 돌아가 현재인 자신의 미래를 바꾸려고 부단히 애쓴다. 하지만 그 일이 결코 쉽지 않음을 우리는 수많은 이야기에서 만나왔다. 

 

그렇다면 이 책의 주인공은 과연 과거로 돌아가 이제는 제대로 된 선택을 할 것이라는 자신의 바람을 이루었을까? 그의 선택과 그에게 주어진 두 번째 삶이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 대한 대답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우리는 느끼게 될 것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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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세 시, 그곳으로부터 - 서울의 풍경과 오래된 집을 찾아 떠나는 예술 산보
최예선 지음, 정구원 그림 / 지식너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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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 서울은 참 먼 딴나라 같을 때가 많다. 솔직히 무슨 일이 있어야 가는 곳이니 평소에 서울의 핫 플레이스다 뭐다 하고 이야기를 하면 해외의 유명 관광지보다 더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처럼 서울의 풍경을 담고 있다는 말이 참 낯설게 다가오면서도 궁금한 마음도 공존하는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 책이 단순히 서울의 유명 장소들을 담고 있기 보다는 오래된 집을 찾아 떠나는 예술 산보라는 이름을 걸고 있으니 잘은 몰라도 좋아는 하는 나에게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공존·애도·사유라는 테마를 통해서 서울 각지의 오래되었지만 예술적인 감상이 묻어나는 장소 곳곳을 소개하고 있는데, 공존에는 창덕궁·소설가 故 박경리의 정릉집·춘곡 고희동의 집·화가 박수근의 창신동집이 나오며, 애도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시작 공간과 나혜석의 수송동 시절을 만날 수 있으며, 종로3가에서는 기형도를 만나게 될 것이다. 마치 시간이 멈춘듯,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것 같은 느낌이 드는, 왠지 낙원보다는 폐허가 더 가깝게 느껴지는 곳도 나온다. 여기에 조각가 권진규의 아틀리에도 만날 수 있는데, 마치 전시회장 같은 분위기가 상당히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사유의 공간에서는 응축된 시간과 장소를 기억하며, 박완서 작가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서울, 학림당방과 명동의 주점인 '은성'을 만날 수 있는데 전혜린을 상기시키는 곳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녀는 젊은이들의 마음 속에 여전한 이미지로 남아있을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솔직히 전혜린이라는 작가에 대한 이야기는 얼핏 들어 알고 있는 정도라서 그녀에 대해 안다고도 할 수 없는 수준이라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학림다방을 통해서 조금은 그녀의 정신을 만날 수 있게 되었던것 같다.

 

서울의 번화가 보다는 왠지 더 고요하고 덜 대중적일것 같은 곳들을 담고 있는 듯한 책이여서 마치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오후 세 시, 그곳으로 향해 걷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간것 같아 그곳에 간 나의 모습이 가장 낯설게 느껴질것 같은 기분마저 들지만 기회가 된다면 오후 세 시에는 꼭 못가더라도 그곳으로 가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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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괜찮겠네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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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작가의 소박하지만 따뜻한 에세이라니, 참으로 흥미로운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센다이에서만 거주한다는 이사카 코타로의 일상이 주된 배경이 되면서 작가가 10여 년 동안의 생활에 대해 쓴 60여 편의 글을 담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매일 매일이 드라마틱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수많은 날들 중에서 그런 날은 오히려 몇 날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대단한 일도 없고, 재미있는것도 없지만 그속에서 작가의 삶과 인생관을 만날 수 있다면 이 또한 상당히 흥미로운 일임에 틀림없다.

 

매사에 꼼꼼하고 거의 모든 일을 잘하는 사람이기 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모습을 작가도 보여주는데, 그가 바로『골든 슬럼버』로 제5회 일본 서점대상과 제21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한 이사카 코타로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약한 허술하기까지 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어떻게 그렇도 치밀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는 것인지 흥미롭지 않을 수 없는데, 더군다나 작가는 일본 젊은이들이 가장 따뜻한 작가로 꼽는다니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인기 많은 작가가 되는 것도 사실 쉽지는 않겠지만 가장 따뜻한 작가로 꼽히기도 쉽지 않을 것이기에 이 책을 읽는다면 아마도 독자들은 이사카 코타로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이사카 코타로의 국내 첫 출간된 산문집이니 내용에 대한 기대감도 분명 클 것인데, 미스터리 소설 못지 않게 산문집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나의 평일 것이다. 솔직한듯 하지만 묘하게 정이가는 글들을 읽어내려 가다보면 작가의 이야기에서 많은 이들이 '나도 그런데'라고 생각하거나 이 책의 제목처럼 '그것도 괜찮겠네'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생각할 때 '그러면 안되지 않나'싶은 상황들을 '그것도 괜찮겠네'라고 순순히 동의 해준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토를 달 수도 있고,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비판적이고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긍정적인 자세를 통해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어쩌면 '나도 괜찮다'라는 위안을 얻을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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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배우는 신기한 세상 - 2,000가지가 넘는 신비하고 놀라운 사실들
스티브 마틴 외 지음, 이요안나 외 옮김 / 21세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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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우리의 삶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정확하기에 무엇인가를 대변하기도 하는데, 아마도 숫자를 셀 수 없었다면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범위도 지금보다 훨씬 더 줄어들었을 것이란 생각마저 든다. 『숫자로 배우는 신기한 세상』 그런 숫자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주는데, 어쩌면 전세계적인 통계라고도 할 수 있겠다.

 

더욱이 이 책속에는 무려 2,000가지가 넘는 신비하고 놀라운 사실들이 담겨져 있는데, 보물·식사·음악·동물·지역·날씨·전쟁·행성과 태양계·건축물·음식·스포츠·축제 등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들에 관련한 이야기를 담겨져 있기 때문에 마치 숫자로 배우는 백과사전인것만 같다.

 

 

책은 각각의 소주제로 나누어져 있는데, 두 페이지에 걸쳐서 하나의 소주제에 관련된 숫자와 배우는 신기하고 놀라운 사실들이 수록되어 있다. 어린이 도서라는 점을 감안해서 너무 유아틱하지 않은 일러스트가 적절히 배치되어 있고, 각각의 숫자는 위의 이미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크고 굵게 해서 포인트를 주고 있으며 그 숫자와 관련한 짧은 문장 안에 위치해 있어서 책을 읽듯이 천천히 읽어가면서 바로바로 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상식적인 이야기들을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숫자를 주인공으로 해서 정리하고 있는 책이라고 봐도 좋을 것인데, 책의 내용을 이용해서 퀴즈를 내는 형식으로 놀이를 해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숫자들은 이 책이 아니면 따로 찾아보지 않았을 내용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신기하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느껴지는 내용이기도 하다. 어쩌면 어른들조차 알지 못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일지도 모르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숫자가 있구나, 이 정도구나'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이다. 지식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재미난 사실을 알아간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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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세계 작가 그림책 9
존 로코 지음, 이충호 옮김 / 다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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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저자의 어릴 적 실제 경험이 바탕이 된 것으로 어느날 엄청난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데, 월요일에 내리기 시작한 눈은 점점 더 많이 쏟아져서 학교 수업마저도 일찍 마쳐야 할 정도였다. 그렇게 누나와 함께 주인공은 무릎까지 쌓인 눈을 헤치고 집으로 돌아왔고 눈은 이후 밤새도록, 마치 영원히 그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리기 시작한다. 

 

 

 

화요일에도 눈이 많이 내려서 현관문이 열리지 않아 창문으로 나와야 할 정도였고, 눈 속에서 힘들지만 즐겁게 놀게 된다. 셋째 날이 되자 아빠는 삽을 들고 제설차가 올 때를 대비해 도로로 이어지는 길을 만들기 위해 눈을 치우게 된다. 그 사이 나와 누나는 눈 속에 굴을 파서 비밀을 방을 만들며 논다.

 

하지만 사흘이 지나도 제설차는 오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음식까지 떨어지자 너무 많이 내리는 눈이 걱정되지 시작한다. 결국 금요일이 되던 날, 북극에서 살아남는 법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라켓을 설피처럼 활용해서 여섯째 날(토요일) 썰매까지 준비해서는 필요한 물품들을 쪽지에 적어서 길을 나서게 된다.

 

 

 

가게로 가는 역시나 눈 때문에 갇혀서 필요한 물건을 사지 못하는 이웃들의 물품까지 대신 부탁을 받게 되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결국 빌스 슈퍼에 도착한다. 몹시 지치고 배도 고프고 추웠지만 자신이 맡은 중요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썰매에 물품을 싣고 해가 지기 전에 물건들을 나눠주기 위해서 힘껏 달린다. 결국 부탁받은 물건들을 모두에게 전하고 어스름이 내린 시간 무사히 집에 도착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활약을 이야기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핫초코를 가족들과 나눠 마신다. 하지만 여전히 마을에는 제설차가 필요했는데, 다행히도 일요일 아침 마을에 제설차가 도착해서 엄청나게 쌓여있는 눈을 치우게 되자 어른들은 다행이라 가슴을 쓸러내리지만 아이들은 내일쯤 학요에 갈 것이 살짝 아쉽기도 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 이야기는 1978년 2월 6일 월요일, 미국 동북부 뉴잉글랜드에서 역사상 손꼽히는 거대한 눈보라가 일어났던 실제 사건 당시 저자가 테니스 라켓을 묶고는 집에서 1.5km 이상 떨어진 가게에 다녀왔던 경험을 담고 있는 것이다.

 

참 대단하다 싶다. 설피를 만드는 정보도 알고 있고 몸이 가벼워서 걷기 쉽긴 했겠지만 다른 이들을 부탁까지 받아서 그 먼길을 무사히 다녀왔다니 놀랍도록 용감한 어린이가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서 어려운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침착함과 용기를 아이들은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다림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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