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어처리스트
제시 버튼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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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어처리스트』는 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이는 미니어처가 이야기의 주된 소재로 작용하는 작품이다. 이 책의 저자인 제시 버튼은 영국출신의 작가이자 배우로 작가의 길을 걷기 전에는 낮에는 개인비서로 일하고 저녁에는 배우로 일했던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로 이런 나날을 보내던 그녀의 인생을 바꾼 것은 2009년의 여름 휴가였다.

 

이때 그녀는 네덜란드에 있었는데 국립박물관에서 이 소설의 핵심 모티브인 미니어처 하우스인 '페트로넬라 오트만의 캐비닛 하우스'를 보게 된 것이다. 박물관 등에 전시된 다양한 작품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동시에 그 작품의 주인이나 그것에 얽힌 이야기 등을 상상해보기도 하는데 제시 버튼 역시도 이 미니어처 하우스를 보면서 소유자인 페트로넬라의 이생을 상상하던 중 그 상상을 소설로 써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결국 4년에 걸친 자료 조사 등의 노력 끝에 이 책이 탄생했고 놀랍게도 영국에서는 조앤 롤링의 신작보다 더 많은 부수가 팔려나가는 진기록을 세운다. 나아가 이 작품은 그녀에게 다양한 상을 수상하게 하는 영광을 안긴다.

 

 

가히 황금시대라 불릴만큼 화려했던 17세기 후반 암스테르담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열여덟 살이 된 넬라 오트만은 자신의 고향인 아센덜프트에서 요하네스 브란트와 결혼식을 올린다. 그 직후 그는 사업 때문에 급하게 돌아가야 했고 결국 그들의 신혼집이자 요하네스가 사는 브란트의 대저택으로 넬라는 혼자 짐을 꾸려 도착한다.

 

요하네스는 황금시대의 암스테르담에서도 가장 성공한 무역 상인으로 넬라는 어려웠던 생활에서 벗어나 행복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고대하며 암스테르담에 오게 된다. 그러나 도착 직후부터 어딘가 모르게 자신을 냉혹한 눈초리로 지켜보는 듯한 요하네스의 여동생 마린에서부터 하녀들까지 앞으로 이곳에서의 생활이 녹록치 앟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만들고 그날 밤 결혼식 이후 처음으로 만난 남편 요하네스 역시도 그녀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다.

 

어딘가 어둑한 분위기의 대저택에서의 생활은 편치가 않았는데 그러던 중 넬라는 요하네스로부터 미니어처 하우스를 결혼 선물로 받게 된다. 마치 그 시대를 대표하듯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놀랍도록 화려하고 정교하기까지 한 미니어처는 그 값어치도 상당했다.

 

넬라는 남편이 선물한 미니어처 하우스를 채우기 위해 물품을 의뢰하게 되는데 이때 그녀가 주문하지 않았던 것들이 도착하게 되고 이것이 단순한 오배송이 아닌 앞으로 일어난 일들을 예고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간혹 예쁜 미니어처 하우스를 보게 되면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는데 이 책의 모티브가 된 미니어처 하우스의 경우에는 화려함을 둘째치고 너무나 정교해서 오히려 무섭게 느껴질 정도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미니어처 하우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련의 기묘한 사건들, 요하네스가 법정에 서고 마린에게 일어난 일들은 물론 결국 넬라 자신의 미래를 예고하는 부분까지 동화적인 요소를 미스터리한 분위기에 잘 녹아낸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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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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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전까지 어우동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이란 과연 이 책의 내용이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후대에 전해지는 이미지와는 달리 그녀의 집안은 놀라운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 

 

어우동의 아버지는 세종대왕 연간에 과거에 급제하여 경관직과 외직을 거친 고관대작이였고, 어머니 또한 부유한 세족 출신의 귀부인이였으며, 오빠는 친가와 외가의 기질을 물려 받은 귀공자였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바깥에서 바라보는 사정이였고, 실제로는 요샛말로 콩라루 집안이였다. 아버지는 어릴때 겪은 안질로 애꾸눈이 되어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병신이라 불렀고, 어머니는 화냥년이라 불렸으며, 오빠는 미친놈으로 불렀으니 말이다. 

 

그 사이에서 제대로된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어우동은 진정으로 사랑을 하는 법도 몰랐다. 그렇기에 오빠가 결혼을 한것처럼 빨리 결혼을 해서 이 집을 나가고 싶었고, 그렇게 되었을때 진심으로 기뻤다. 결국 그녀는 영천군의 별자(저자)인 태강수 이동과 혼례를 치른다.

 

그러나 이동은 기생 연경비에 빠져서 그녀와 짜고 딸 하나를 낳은 어우동을 쫓아낸다. 결국 딸과 함께 맨몸으로 쫓겨난 어우동은 따로 집을 구해서 나오게 되고, 어린 딸과 어릴 때부터 함께 했던 여종인 장미, 유모와 함게 살게 된다.

 

그 시대의 보통의 여성들과는 달리 어우동은 바깥세상이 궁금했고, 여종의 옷을 바꿔입고 구경을 나갔는데 이 일이 자신의 발목을 잡아 시댁에서 쫓겨나게 되지만 이후 그녀는 여러남자를 만나면서 자유롭게 정분을 나누게 된다.

 

정조관념이라고 없어 보이는 그녀지만 그녀 본인이 지닌 아름다운 매력은 그녀의 자발적인 행동과 함께 주변의 사내들이 꼬이게 만들었다. 고관대작의 딸에서, 왕실의 여인에서 이렇듯 노류장화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세간의 사람들로 하여금 좋지 못한 소문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3년 정도의 시간동안 무려 열여섯 명이 넘는 남자들과 관계를 맺었다고 하니, 정숙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하지만 고작 스무살에 누명으로 소박을 맞은 그녀가 스스로 이제는 새로운 삶을 살겠다 하여 ‘현비(玄非)’라 이름 붙이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려고 했지만 결국 세상은 그녀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성종 11년 간통사건으로 잡혀서 교형에 처해지게 된다.

 

그녀는 분명 그 당시의 여인으로서는 결코 하기 쉽지 않는 행동을 보여주었고, 이는 그 당시의 윤리와 부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세상의 비난을 받게 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그녀의 삶을 추적하면서 그녀를 통해 그 당시 여인들의 인권과 같은 현실을 보여주고자 했음이 아닐까 싶다.

 

따뜻하지 못했던 가정에서 시작된 불행했던 어린시절은 결혼 이후에도 이어졌고,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자유에 대한 갈망은 결국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였고, 자신을 파멸의 길로 이끌었던 것이다. 이 책이  ‘조선 여인 3부작’의 마지막 편이라고 하는데 『채홍(彩虹: 무지개)』, 『불의 꽃』과 함께 읽어 봐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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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G를 찾아서
김경현 지음 / 서울셀렉션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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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마치 로드무비와 서부극을 합친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인데, 주인공은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 주 교외의 사립고등학교인 노스필드에 재학중인 지훈(쥐)이라는 열일곱 남학생으로 그는 압구정 출신 조기유학생이다. 그는 미국에서 하라는 공부 대신 여자 친구인 페이지를 임신시키고, 점점 페이지의 배가 불러오자 애리조나에 있다는 나바호족 산파를 찾아 떠나게 된다.

 

지훈의 엄마인 영미는 아들이 정학을 받은 사실을 알고 학교까지 찾아오지만 아들은 학교에 없고, 여자친구과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으며, 심지에 일요일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퇴학을 당하게 생겼다. 영미는 홀로 지훈을 미국 의사로 만들어 보자는 꿈에 그 고생을 하며 키웠는데 아들의 행동에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일단 아들을 찾아야겠기에 지훈의 학교로 오게 되었고, 미국에 살고 있는 사촌동생 켱킴과 페이지의 할아버지인 토마스와 함께 이들의 뒤를 쫓게 된다. 켱킴은 자신도 생각하지 못한 순간 사촌누나인 영미와 페이지의 할아버가 모는화물트럭에 앉아 지훈을 찾아나서게 되었는데 사실 그녀는 지훈의 문제보다 자신 앞에 산재해 있는 문제들-논물표절심사, 이혼서류 처리 등등-에 정신이 없는 상황이였지만 어느 순간 일단 가자 싶은 마음을 갖게 된다.

 

여기다 페이지의 할아버지인 토마스는 전적으로 페이지를 믿었다. 혼자서도 잘 해내고, 똑똑한 아이라고 생각했었다. 게다가 이제는 화물운송일을 그만 두려고 하려던 참이였는데 영미와 켱킴이라는 인물이 나타난 페이지가 임심했다는 사실을 알려온 것이다. 그렇게 토마스는 이 두 한국인의 여정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사실 지훈은 유학생활이 쉽지가 않다. 엄마 영미의 기대를 자신이 이뤄줄 수 있을지도 의문일 정도로 영어조차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공부잘하고, 예쁜 페이지자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말한다. 자신의 문제만으로도 머리가 아픈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페이지의 말대로 애리조나로 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페이지 주변의 인식과는 달리 행복하지 않았던것 같다. 그때 지훈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겼고, 그녀의 목표는 이제 그 아기를 지키는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겉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의 앞에 문제들이 놓여있지만 지훈과 페이지의 도망으로 인해서 모든 관심이 둘을 쫓는 것으로 변해버린다. 이렇게 둘은 애리조나로 떠나고, 이 둘을 영미, 켱킴, 토마스가 쫓고, 지훈과 페이지가 트럭운전사 휴게소 주차장에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던 한국인 유학생 출신 애린을 구해줌으로써 재스퍼라는 포주가 쫓는 것이다.

 

이들 각자는 힘겨운 상황에 놓여 있었고, 서로를 이해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매사추세츠에서 애리조나 플래그스태프에까지 사천 킬로가 넘는 거리를 달리면서 단지 자신들이 쫓아야 할 사람들에게 도착하는 것 이상의 것에 도달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이 책에는 적당한 긴장감도 있고, 로드 무비같은 흥미로움도 있고, 대장정의 과정 곳곳에 자리한 위기와 나름의 감동도 존재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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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 다 타버린 몸과 마음이 보내는 구조 요청
크리스티나 베른트 지음, 유영미 옮김 / 시공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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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주목받는 증후군이 있다. 그것은 바로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라는 것인데 단어 그대로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모두 다 터버린것과 같을 정도로 소진되어 극심한 피로를 느끼는 상태인데, 우울증과는 또다른 차원의 증상인 것이다.
 

오히혀 번아웃 증후군이 우울증을 동반하고, 이런 상황이 심각해지면 자살로까지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증상인 것이다. 왜냐하면 개개인이 겪는 문제라고는 하지만 이것이 점차 심각해지다보면 가정과 직장, 사회적인 차원에서 간과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는 자신의 모든 것이 소진되어 버린 번아웃이라는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또 괜찮아지는 회복탄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의 저자인 독일의 유명한 학술 기자 크리스티나 베른트는 실제로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서 그 비법을 알려주고 있는데, 이런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성을 그런 차원에서 보면 될 것이다.

 

즉, 회복탄력성을 생성되는 과정에 대해서 다양한 측면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그런 분석에서 발견한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비교적 과학적인 접근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지수, 평균 근무 시간, 근무 환경, 사회전반적인 분위기들을 생각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겪는 번아웃은 실로 심각할 것이다. 게다가 우리 사회의 경우 이런 심리적인 문제를 상담하는것 조차도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서 제대로 할 수 없기에 더욱 힘든 상황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며, 이것은 곧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질수도 있기에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회복탄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번아웃의 사례들, 반대로 이런 번아웃의 상황에서도 높은 회복탄력성을 보이는 사람들의 공통점, 그렇다면 이런 회복탄력성이란 어떻게 생성되는지, 이런 모든 내용들을 통해서 자신이 처한 번아웃의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가 반드시 해야하는 7가지까지, 저자는 차례대로, 체계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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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이 아닙니다
이승아 지음 / PUB.365(삼육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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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조회수 420만회, 약 2천만 명이 감동받았다는데, 솔직히 나의 경우엔 그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기에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길래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은 것인지 궁금해졌던것도 사실이다.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 화니하니의 일상을 담고 있는 파워 블로거(http://blog.naver.com/prs1026 ) 이기도 한 이 책의 저자는 대학교때 만난 남편과 17년을 부부로 살았고, 이후 남편과 젊은 나이에 이별을 했다고 한다.

 

그녀는 남편과의 이별을 통해서 자신이 소유할 수 있는건 하나도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데 가족이건, 연인이건, 친구이든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경험해 본 사람들이라면 분명 공감할 만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그토록 많은 이들이 저자의 글에 감동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남겨진 사람은 또 어떻게 살아지는것 같지만 사실은 그속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 아픔과 슬픔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그 용기가 사실 많이 힘들기에, 자신에 대한 다짐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강한 자의로 이겨낸것 같아, 그녀와 같은 아픈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녀의 행보는 분명 용기있는 모습으로 비춰질수도 있을 것이다.

 

남편과의 사진도 곳곳에 수록되어 있고, 관련된 추억도 담겨져 있어서 몰입하게 되다가 남편에게 일어난 슬픈 일에 직면하면 함께 슬퍼하게 되는것 같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결국엔 죽게 된다지만 이별은 언제나 갑작스럽게 다가온다. 예상치 못한 순간,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말이다.

 

또한 중간 중간 적혀 있는 명언들은 짧지만 저자의 이야기와 함께 어울어져서 더해져서 그 짧은 글이 백마디의 말보다 더한 울림을 선사하고, 책속에 수록된 일러스트가 그런 감동을 배가 시키고 있어서 슬프지만 그 슬픔을 담담하게 잘 묘사하고 있어서 인상적이다.

 

이 책은 저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기와도 같은 글을 담고 있다. 하지만 누구라도 경험할 수 있는 일이자, 이미 경험했거나 그녀가 겪은 일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할 것 같다. 그게 이 책의 가장 큰 감동일 것이다.

 

저자의 아픔에 공감을 하면서 동시에 그속에서 평소라면 깨닫지 못할 삶에 대한,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가치를 꼭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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