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황홀 - 우리 마음을 흔든 고은 시 100편을 다시 읽다
고은 지음, 김형수 엮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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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시점이 되면 국내 취재진은 어느 대문앞으로 모여든다. 그곳에서 국민 시인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는 고은 시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리라. 하지만 매해 기대와는 달리 고은 시인의 수상 소식이 들려오질 않아서 안타깝기 그지 없는데, 그건 아마도 고은 시인의 시에 담긴 그 정서와 감정을 외국인들이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서가 아닐까?

 

어느 정도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 국민성과도 연관해서 접근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으니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고은 시인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그 어느 노벨 문학 수상작에 뒤지지 않는 문학적 감동을 선사해준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고은 시인의 시인 생활 56년의 발자취가 담겨져 있는 책인 동시에 우리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명구 100선이 수록되어 있는 책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고은 시인을 국민시인이라 영국의 BBC라고 한다. 그렇게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는 고은 시인이다.

 

시의 전문을 실은 것이 아니라 100편의 시의 한 구절을 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몇 문장에서도 삶의 철학이 느껴지는 것은 고은 시인이 시에 담고자 했던 그 감정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는 물론 대중가요인 <세노야>의 가사도 고은 시인의 작품이라고 하니 짧은 글에서도 충분히 그것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총 다섯 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는 구성인데 차례대로 사랑, 삶, 상처, 치유, 희망과 관련한 시를 담았다고 한다. 여기에 김형수 문학평론가가 해설을 덧붙이고 있는 경우도 있어 고은 시인의 시를 직접적으로 읽는 것과 함께 그것에 대한 의미까지도 자세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매력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시의 전문을 읽고 싶다는 아쉬운 마음은 분명 있기에 개인적으로 고은 시인의 시집을 소장하고 있는 경우라면 그 마음이 덜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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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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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샤를 페로의 동화 『푸른 수염』의 현대판 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멜리 노통브는 이 책을 통해서 푸른 수염에는 에스파냐의 귀족인 돈 엘레미리오 니발 이 밀카르를, 푸른 수염의 아내에는 벨기에 여자 사튀르닌을 대입시켰다.

 

돈 엘레미리오는 자신의 혈통에 자부심을 느끼는 인물로 자신의 선조가 프랑스로 망명한 이유로 본인도 파리에서 망명 중이다. 파리 7구에 있는 저택에서 살고 있는 그는 근 20년째 집안에 있다시피 한데, 그의 집 방을 세 놓았고, 그동안 들어왔던 8명의 세입자는 현재 실종 상태이다. 그런 상황에서 아홉번째로 사튀르닌이 들어 오게 된 것이다.

 

사튀르닌은 젊고 아름답다. 그리고 벨기에 사람으로 현재는 파리에서 지내며 미술학교 보조 교사로 일하고 있으면서 친구인 코린 집에 얹혀 산다. 그러던 그녀가 엄청난 조건의 월세 광고를 보게 되고, 월세마저 저렴한 무려 8명의 여자들이 행방불명된 저택으로 들어 가게 된다.

 

그곳에는 돈 엘레미리오는 계란과 황금에 집착하는 마흔넷의 남자가 있다. 그는 사튀르닌에게 저택의 어디든 가도 좋지만 암실은 절대 가지 말라고 말한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가 보다. 게다가 잠겨 있지 않지만 열지 말라니 이건 열라는 말인가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처음 본 순간 돈 엘레미리오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그녀는 그와 함게 시간을 보내고, 대화를 하면서 그에게 빠져든다. 그럼에도 불안한 심리는 분명 어느 정도는 있었을 것이다. 뻔한 결말이 예상되는 이야기이지만 아멜리 노통브는 자신만의 감각으로 『푸른 수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샤를 페로의 동화와는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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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의 기억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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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중심은 도심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실버 아파트에 홀로 살아가는 히나코라는 여성이 있는데, 그녀는 결혼을 했다가 다른 남자를 쫓아 집을 나갔던 인물이기도 하고, 이제는 행방이 묘연한 여동생 아메코과 함께 살아가는듯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가상의 동생이다.

 

가상의 여동생과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현재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만 유부남인 남자를 쫓아 어딘가로 떠났던 여동생은 현재는 어디에서 사는지, 혹시 살아는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이런 히나코의 집에는 이웃에 살고 있는 단노 류지라는 남자가 종종 찾아 온다. 그리고는 그녀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물어댄다. 그가 히나코에게 찾아 오면 그녀는 결국 과거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밖에 없고, 이런 이야기는 앞으로 나올 여러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어울어져서 커다란 하나의 공통적인 분모를 보여준다.

 

비교적 나이 든 노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실버 아파트에서 그들보다 젊은 나이로 홀로 살고 있는 히나코의 입주민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하다. 실제로 단노 류지의 아내는 히나코에 대한 각종 소문들을 알려주기도 한다. 

 

또다른 이야기 속에는 어린 자신을 버리고 다른 남자를 찾아간 마사나오가 나오는데, 이는 히나코를 종종 찾아오는 둘째 아들의 형이라는 것을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알게 된다.

 

그리고 히나코를 찾아오는 단노는 40여년 전 자신이 저지른 살인사건을 안고 살아간다. 고향에서 여자친구의 집을 다녀오던 중 엄청난 빗속에서 한 남자를 차로 치고, 시체를 유기했지만 이후 어디에서도 이 사건을 알려지지 않았고, 그 피해자는 영원히 실종자로 남아 있을 것임을 생각하게 된 이후부터 단노는 실종자 수를 잊을 수 없고, 어쩌면 이런 일들로 인해서 히나코의 여동생에 대해 궁금해 하는게 아닐까 싶다.

 

여기에 부모님을 따라서 캐나다에 간 열두 살의 나쓰키라는 소녀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쓰키는 일본 학교도 다니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마른 체형의 고지마 선생님을 알게 된다. 고지만 선생님은 어른이지만 어른답지 않게 나쓰키 자신의 말을 믿어 준다고 생각한다. 고지마 선생님의 잠깐 흘리듯 하는 말에서 우리는 그녀가 히나코의 여동생임을 알게 될 것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여러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서술되지만 그들은 곧 하나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들의 추억, 아픔, 고통을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런 각자의 마음을 상대는 알지 못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다만, 이야기가 과거 아내가 찍은 불미스러운 사진에서 자신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히나코)를 연상시키는 마사나오가 아내를 만나려고 하지 않자, 마사나오의 아내가 히나코를 찾아오겠다고 말했고, 이를 기다리는 히나코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는 점에서 과연 이 인물들이 안고 있는 문제가 어떻게 마무리 될지를 알 수 없어 조금 허망했던 결말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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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신화가 말을 하다 1 : 신과 인간의 공존 그리스로마신화가 말을 하다 1
박찬영 지음 / 리베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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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신화를 다룬 책은 이전까지도 많이 있었고 아마도 앞으로도 많이 출간될 것이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이미 많이 출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스토리가 흥미롭기 때문인데 마치 파도파고 끝이 없어 쏟아지는 이야기가 보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특히나 책을 쓸 때 어떤 주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똑같은 이야기도 여러 형식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중에서도 『그리스로마신화가 말을 하다』는 30가지 코드와 300가지 명화로 말 그대로 얽히고설킨 그리스로마신화를 초보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쾌하게 풀이해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스로마신화의 경우 워낙 방대한 신들이 등장하고 이들의 관계 역시도 부부에서 부모와 자식 등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그들의 관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몰아서 제대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이 책은 1권 '신과 인간의 공존'과 2권 '영웅 이야기'로,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데도 상당히 유익할것 같다.

 

 
 

 

이미 많이 다뤄졌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한다고는 할 수 없을텐데 이 책은 무려 300가지의 명화를 활용해서 흥미를 자아내고 이해도를 높인다. 아울러 명화 감상이라는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도 하다.

 

최근 스토리텔링 방식이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는데 이 책의 경우에는 명화 스토리텔링을 표방하면서 그리스로마신화 속 신들을 명화 속 주인공으로 만나봄으로써 마치 그들의 생생한 모습을 만나는것 같으 기분마저 들게 한다. 게다가 내용도 어렵지 않게 쓰여져 있으며 한 편의 문학작품을 읽는것 같은 스토리텔링 방식이라 그 어떤 이야기보다 흥미진진한 그리스로마 신화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신과 인간의 탄생을 시작으로 티탄족을 몰아낸 제우스와 형제들, 그리고 올림포스의 12신이 된 제우스의 2세들, 사랑과 복수, 인간과 신, 일탈 등의 30가지의 코드로 풀이해내기 때문에 고전에 충실하되 현대적 감각을 입힌 책이기 때문에 그리스로마신화를 제대로 한 번 읽어보고 싶고, 그러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읽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해주고 싶은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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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그대에게
이래경 지음 / 디딤돌이야기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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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 은라영은 지극히 평범한, 조금은 귀여운 인물이다. 그녀의 부모님은 라영이 어릴 때 이혼하셨는데, 아버지는 알콜중독자로 학교에 가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가져다 주려다 달려오는 차로부터 라영을 지키려다 돌아가셨다.

 

결국 재혼한 엄마의 집으로 갔지만 라영은 자신이 죽게 했다고 생각한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라도 자신은 행복해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자신에게 너무나 잘 대해주는 새아빠도, 동생들과도 어울리지 못한다.

 

그런 라영은 어느날 다니는 학교에는 행정학과 90년 역사를 빛내는 지성과 미모를 겸미했다는 이환과 얽히게 된다. 눈길에 넘어지려던 자신을 붙잡아 주기도 했던 그는 자신이 자는 오피스텔의 맞은편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새로운 가족 속에 융합되지 못했던 라영은 결국 혼자 살았고, 엄마는 수시로 한의사인 새아버지가 지은신 한약과 일하는 아줌마가 만들었을 게장을 가져다 주지만 라영은 거의 먹질 않는다. 그리고 환은 라영과 이런 저런 일들로 얽히면서 라영의 집에서 게장을 게눈 감추듯 먹고, 사이좋게 한약을 나눠먹는 사이가 된다. 그리고 둘은 결국 사귀는 사이가 된다.

 

예사롭지 않아 보였던 환의 집안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였고, 결국 라영을 반대하지만 라영은 그동안 새아빠가 보내준 용돈을 모은 돈으로 환의 꿈이기도 했던 여행지로 둘이서 떠나게 된다. 그리고는 몇 년을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결혼을 해 딸을 낳아 한국으로 돌아 와 행복하게 산다.

 

이야기는 과거 환의 회상으로 돌아가는데, 아버지의 외도와 어머니의 자살로 방황을 하던 환이 만신창이가 되어 길에 쓰려져 있던 그때, 자신에게 다가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어줍잖은 충고를 건내고 갔던 이가 바로 라영이였던 것이다.

 

라영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대학생이 되어 다시 만난 라영을 환은 단번에 알아 보았고, 그때부터 좋아하지도 않는 게장과 한약을 먹으며 라영의 곁을 맴돌았던 사실이 밝혀진다. 이 책은 지나치게 뛰어난 남자 주인공과 평범해 보이지만 비범함을 간직한 여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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