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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런 가족
전아리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8월
평점 :
『어쩌다 이런 가족』이라는 제목 그대로 어쩌다 이런 가족이 되었을까? 무엇이 이 가족을
표면적으로는 조용하지만 그 속은 들끓게 만들었을까? 요즘 드라마에서 기발하다 못해 충격적인 소재가 등장하는 막장이 유행이라고 하는데 이 책에는
단순히 막장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야기의 주된 흐름은 이 집안의 미운 오리 새끼인 둘째 딸 서혜란이다. 그녀는 대단한 부모님과
두 사람의 좋은 유전자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언니 서혜윤에 치여서 제멋대로의 삶을 사는 대단하고 엄청난 부를 가진 집안의 철부지 막내딸로
그려진다.
어머니 유미옥은 대대로 교수집안에 대학교 이사장 딸로 태어나 자신은 유화를 전공하고
유학생활까지 한 뒤에 아버지 서용훈과 결혼해 갤러리를 운영중이며 그런 어머니와 결혼한 아버지 서용훈은 대대로 의사 집안에서 자랐지만 자신은
경영학을 전공한 뒤 젊은 시절 출판사 편집장을 지낸 후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사업을 키워 이제는 장난감과 유아용품이 이에 영화 산업과 건축업에까지
확장하고 있는 가문 대대로도 부유하고 대단했지만 스스로의 능력도 놀라운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 자신도 어머니 말씀대로 따르며 살아온 유미옥은 유학시절 만났던 자신과는 다른 삶의 구한과
불같은 사랑에 빠지지만 구한의 집안이 벼락부자로 졸부가 되었던 것보다 더 빠르게 망한 후 한국으로 돌아가는 그와 헤어지고 이후 유미옥은 집안에서
이어주는 서용훈과 결혼한 것이다.
유미옥의 어머니는 그녀가 구한과 연애를 하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고 이후 사고를 당해 코마
상태에 빠진 구한을 특실에 입원해 생명유지장치를 연결해 그를 주기적으로 보러 가는 것으로 서용훈과의 결혼을 허락한다.
부모님은 큰딸 서혜윤을 인공수정으로 낳았는데 이는 태어나는 시기까지도 맞춰서 출산하기
위해서이다. 이처럼 출생부터 남달랐던 그녀의 삶은 부모님이 짜놓은대로 외부적으로는 똑똑하고 참한 이미지로 살아간다. 그러나 자신의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열정은 그녀로 하여금 이해하기 힘든 상황으로 이끌고 그 과정에서 이제껏 만났던 남자들과는 다른 진욱을 만나게 된다.
혜란은 외할머니가 똑똑한 언니만 낳아 잘 키우기를 강력히 이야기했던 상황에서 의도치 않게
태어나 뛰어난 언니에 가려져 사랑 받지 못한 채 어떻게 보면 그녀 역시도 언니 못지 않게 힘든 삶을 살았던 존재다.
한 지붕 아래 4명의 가족들이 이렇게 제각각의 이야기를 안고 자신의 개성대로, 따로따로
살아가던 어느 날 언니가 자신의 00 동영상이 유출되었다고 이야기 하면서 대외적으로, 내부적으로도 큰 소리 한 번 나지 않던 집안이 발칵
뒤집어진다.
아버지 서용훈은 그동안 자신이 사업을 해왔던 방식대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오히려 일은
꼬이고 혜란은 이번 기회를 통해 평소 자신이 원하던 바를 얻기 위해 이 문제에 뛰어든다. 이렇게 제각각의 이유로 이 가족은 처음으로 소리를
높이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진심을 알아간다.
나름의 반전이라고 하면 이 모든 것을 계획한 사람일 것이고 흥미로운 전개를 거쳐 마지막엔 모든
일이 잘 해결되고 각자는 해피엔딩을 맞이하면서 재미를 선사한다. 전반적으로 빠르게 읽힐 정도로 가독성은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