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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는 코끼리가 살아요 ㅣ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15
크리스티나 본 글, 칼라 이루스타 그림, 장지영 옮김 / 책속물고기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동물원에서 공연을 하는 코끼리가 탈출해서 시내를 돌아 다니다가 음식점으로 들어가서 출동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때는 왠지 코끼리라는 동물이 주는 느낌은 무서움이였다. 침입자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에 귀엽다거나 하는 느낌은 경험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우리 동네라고 밝혀진 곳에 코끼리 한 마리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 코끼리는 사뭇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표지 속에서처럼 꽃들 뒤로 살포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코끼리의 모습은 나름 귀엽기까지 하니 과연 이 코끼리를 둘러싸고 우리 동네에서 벌어질 일은 무엇일지 기대되지 않을수가 없다.
이 책의 시작은 어느날 우리 동네에 코끼리 한 마리가 불현듯 나타난 것에서 부터이다. 그 코끼리의 나이가 몇 살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주인은 누구인지 등과 같이 코끼리에 관련된 그 어떤 정보도 알지 못한 상태이다.
건물 사이로 유유히 지나는 코끼리의 검보라빛 모습은 살짝 위압감이 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리친다. "경찰관을 불러요!" "소방관을 불러요!" 하고. 사람들은 그만큼 갑작스레 나타난 코끼리로 인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다.
결국 경찰관이 출동하고, 소방차가 코끼리에게 가지만 그 누구도 코끼리를 멈추지는 못한다. 그렇게 마을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코끼리를 따라서 소방관들이, 경찰관들이, 구급차가, 기자들이 뒤쫓게 되고, 그 모두 뒤를 동네 사람들이 따라간다.
결국 코끼리는 공원에서 멈추게 되고, 분수대의 물을 마시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뿌리기도 한다. 코끼리를 잡기 위해서 모두가 고군분투하는 사이 이 모습을 기자들은 전국에 방송한다. 그리고 이런 코끼리의 모습을 보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동시에 코끼리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생긴다.
자유분방하지만 귀여운 모습의 코끼리를 두고 사람들은 고민하게 되고, 다양한 의견들이 나온다. 사람들은 결국 주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릴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그사이 그 코끼리가 아직은 어린 수컷 코끼리라는 것이 밝혀진다.
사람들은 그 코끼리에게 '봄날'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공원은 봄날의 집이 되어서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법을 배우게 된다.
어느날 서커스 단장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봄날이 자신의 코끼리라고 하면서 데려 가려고 한다. 하지만 봄날은 그 사람을 싫어하고 동네사람들은 그 사람이 주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쫓아 버린다. 그렇게 사람들은 봄날을 지켜준다.
이후 사람들은 봄날이 외로워하지 않도록 암컷 코끼리를 한 마리 데려 온다. 그리고 이름을 봄꽃이라 지어준다. 그렇게 봄날과 봄꽃은 자라게 되고, 둘 사이에 작은 봄날과 봄꽃이 태어나게 된다. 이후 동네에는 좋은 일들만 생기게 된다.
봄날은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 가족이 없었던 걸까? 왜 우리 동네로 왔을까 하는 많은 궁금증들이 생긴다. 하지만 봄날의 등장으로 우리 동네 사람들은 공통된 관심사를 갖고 봄날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코끼리 가족과 동네 사람들이 함께 어울어져 살아가는 모습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렇기에 이 책은 재미도 있고, 동물의 입장을 생각해보게 하는 교훈적인 내용까지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