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할배>의 F4 할아버지들이 방송에서 이것이 마지막일지 모르는 여행을 한다는
기분으로 여행을 한다는 말씀들을 들을 때마다 왠지 숙연해지고, 조금이라도 젊을때 많은 곳을 보러 다니라는 말씀을 잊지 않고 하실 때마다 여행을
하고 싶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는 것은 이유가 아니라 핑계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런데 여기에 <꽃보다 할배>에서의 할배들 보다 더 대단한 두 사람이 있다. 그들은
바로 린 마틴과 팀 마틴이라는 부부다. 이들은 린이 70살이 되던 해인 2010년 보통 사람들로서는 생각하기 도 힘든 일을 저지르게(?)
되는데, 집을 팔고, 살림살이 주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따로 보관을 해두고 정리를 한 것이다. 그리고는 세계 여행을 하면서 남은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는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기에 이르고, 3년 동안 유럽과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를 여행한
이야기를 이 책에 담고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일명 집 없이 여행을 하며 사는 홈 프리 라이프(Home Free Life)의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평생에 있어서 한번의 해외여행을 해보기도 쉽지 않은데 이 두 사람은 여행의 수준을 넘어서서
살아 본 셈이다. 기회가 되면 유럽 여행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에게, 꽃보다 할배 이후 배낭여행과 유럽 여행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세상을 여행하면서 세상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담은 이 여행 에세이는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시키지도 않고, 읽을
거리를 제공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 새로운 삶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다.
보통 젊었을때 고생하고 노년 후 부부가 세계의 좋은 곳들을 돌아다니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꿈은
꿀 수 있지만 이들처럼 현재 가진 모든 것을 전부 처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에서 떠난 여행이니 그 각오나 결의에 있어서도 남달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솔직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집이 단순히 주거 공간으로써의 기능에 그치는 것이 아니기에 집을
처분해서 그것을 여행 경비에 쓴다는 것, 사는 곳이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떠돌이 생활이나 다름 없는 삶을 살기 위해 첫걸음을 떼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린과 팀 부부는 실천을 했고, 멕시코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를 여행하고, 대서양을 횡단한
뒤 터키와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아일랜드, 모로코, 캘리포니아에서 포르투갈에 이르는 여행을 하기에 이른다.
쉽지 않은 결정을 했을 두 사람이지만 결심 이후 이들은 착실히 실행에 옮겼고, 그 과정에서
만난 그 나라와 그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면목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책의 각장에는 마치 인생에 있어서의 좌우명으로 삼아도 될 만한 내용이
소제목으로 등장하는데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고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모습과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닌가 싶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을텐데, 두 사람은 현재 그것을
실행 중에 있고, 시간이 제법 흐른 뒤에도 아마 그것을 열심히 실행하고 있을것 같다. 린과 팀은 2015년에 아시아를 여행할 계획이고, 한국에도
꼭 와보고 싶다고 하니 가까운 시일에 두 사람이 건강한 모습으로 여행 중이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