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기억의 도시 - 건축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공간과 장소 그리고 삶
이용민 지음 / 샘터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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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여행하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할 것이다. 어떤 테마로 뉴욕에 접근하느냐에 따라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모습들이 보이기도 하고 알고 있던 모습도 새롭게 다가오는데 이번에 만나 본 『뉴욕, 기억의 도시』는 총 3장에 걸쳐서 '건축'이라는 테마를 통해 세계 최고의 도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뉴욕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한 때는 일시적으로나마 뉴요커일 때가 있었고 건축도시디자인을 전공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자연스레 건축가의 시선으로 바라 본 뉴욕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진다. 더욱이 책을 따라가다보면 뉴욕의 랜드마크 같은 건축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기에 더욱 흥미롭다.

 

 

가장 처음 나오는 이야기는 뉴욕이 지금의 초거대 도시, 다양한 건축물들이 도시 전체에 뿌리내리다시피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게 하는 그 시초 같은 이야기로 실제 건축물이 지어질 당시의 이야기는 물론 관련 규제나 현재의 모습 등을 잘 담아냄으로써 독자들에게 원래 그 건축물이 어떠한 목적으로 건축되었는가를 알려준다.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자연스레 건축가에 대한 이야기도 따라올 수 밖에 없는, 어떻게 보면 불가분의 관계로 책에서는 다양한 건축가들이 자신의 상상을 실현시키는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시간순으로 이렇게 뉴욕시를 채우게 된 건축물들의 역사와 같은 이야기를 보았다면 2, 3장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이것이 뉴욕 시민들의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뉴욕이라는 도시 속에서 라이프 그리고 그속에 묻어나는 예술적인 부분들이 건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며 마지막으로 건축을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서 다양한 스토어, 주거 공간 등을 소개하며 이것이 뉴요커들의 삶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또는 반대로 어떤 영향으로 그 공간들이 발전해 왔는가를 보여준다.

 

뉴욕의 지금의 건축물들로 채워지기까지의 도시 역사를 마주하는 책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 건축과 공간을 만들고 이용하고 때로는 새로운 트렌드로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는 것 역시 사람들의 라이프 그리고 욕구와는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건축가의 시선으로 바라 본 흥미로운 건축 인문학적인 뉴욕 탐사를 다룬 책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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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상실 - 해결되지 않는 슬픔이 우리를 덮칠 때
폴린 보스 지음, 임재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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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상실’ 이론이라는 말도 『모호한 상실』이라는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경우이다. 모호하다는 것은 결국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바인데 이 이론을 정립한 폴린 보스 박사는 가족심리학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불리며 동시에 이 책은 폴린 보스 박사의 20년간의 연구 결과가 집약된 책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폴린 박사가 주장하는 모호한 상실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해결되지 않은 슬픔’을 말하는 것일테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형태의 상실을 경험하게 된다. 가족 구성원의 죽음에서 오는 이별도 있겠지만 실종은 물론 친구나 연인간의 이별, 배우자와의 이혼 등도 속하고 다른 곳으로 이주도 포함되는 등 실로 광범위하고 다양한데 이는 현대에 와서 그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종류도 다양해진 것 같다. 

 

가히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 같은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상실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고 그 상실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먼저 실제 사례들을 통해서 어떤 모호한(해결되지 않는) 상실이 있는지를 알려주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책에서는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호한 상실 상태에 놓인 사람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 속에서 앞으로 조금씩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해결되지 못한 상실의 아픔 속에 침잠하게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그속에서 벗어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는 것은 결국 그 행위를 통해서 조금씩 치유와 현상복위 나아가 미래를 향한 긍정적 설계 또한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폴린 박사가 책을 통해서 말하는 다양한 사례의 모호한 상실들은 생각지 못한,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부분들 역시 당사자에겐 커다란 상처와 상실의 아픔으로 남을 수 있음을 보여주기에 그런 사례들 속에 놓인 사람들이 경험하는 절망들에 대해 어떤 문제적이거나 병적인 부분으로 분류하지 않고 해결되지 않은 상실의 상황이라는 것을 이해하고자 하는 부분이 참 인상적으로 다가온 책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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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섬 제주 유산 - 아는 만큼 보이는 제주의 역사·문화·자연 이야기
고진숙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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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을 많이 한 건 아니지만 제주를 여행함에 있어서 어떤 역사적 지식이나 문화/사회학적 지식 그리고 지리학적 지식을 가지고 여행을 가진 않았던것 같다. 주로 관광지를 중심으로 여행을 했고 보고 체험했고 또 먹고 그리고 쉬다 돌아온게 전부이다. 그렇기에 『신비 섬 제주 유산』을 보면서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제주는 정말 조족지혈(鳥足之血)이였구나 싶어진다.

 

이 책은 제주의 유산을 다방면, 다각도로 알려주는 책이며 무엇보다도 1년 52주 매주 새로운 테마로 신비의 섬 제주의 진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무려 500쪽이 넘는 책에는 알찬 내용이 많이 담겨져 있다. 제주의 역사 2천 년이나 되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서 제대로 알게 되었는데 그 2천 년 역사는 물론이거니와 문화와 자연을 관광이 아닌 탐구하듯, 꼼꼼하게 담아내고 있는데 제주하면 자연스레 떠올리게 될 익숙한 키워드들에 대한 보다 자세한 그리고 사료를 바탕으로 한 깊이있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제주 여행을 가면 길에 보게 되는 돌 하르방도 남달라 보일것 같고 관광지로 알려진 오름이나 해변도 그 의미가 남다를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딱 이 책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특히 제주는 한국사를 공부할 때도 다소 그 비중이 적었던게 사실인데 이 책은 다양한 사료들, 처음 보는 것들이 대부분인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점도 참 좋았던것 같다. 

 

역사, 자연, 문화라는 키워드에 맞춰서 각 달마다 그 달에 제주에서 특별한 사건이 있었다면 그 이야기를 좀더 자세히 알 수 있고 아니면 그 시기와 관련한 내용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또 테마, 키워드와 관련해서 그것을 볼 수 있거나 기념하는 장소를 알려주니 참고해서 여행 계획을 짜봐도 좋을것 같다.

 

 

특히 이 책이 흥미로웠던 부분은 우리가 당연하게 알고 있었던 제주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이나 덜 알고 있는 부분을 제대로 알려주고 더 많이 알려준다는 점과 전혀 몰랐던 내용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점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에는 알아가면 갈수록 제목처럼 제주는 참 신비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용의 깊이나 담고 있는 정보량 등을 생각하면 이 정도면 그냥 여행이라기 보다는 상당히 의미있는 학술 관련 답사라고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책에서는 각 월마다 ‘0월 제주 답사’라는 코너를 통해서 월말 정리격으로 그 달마다 어떤 여행을 하면 좋을지를 가이드해주고 있는데 참고로 이 글을 남기는 9월을 기준으로 보면 ‘9월 제주 답사’는 돌담 여행이 그 테마라고 할 수 있겠다. 

 

흔히 제주를 삼다도라고 하는 이유에 속하는 돌, 그 돌을 이용한 제주 돌담과 관련해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검은색인 현무암만이 있는게 아니라 회갈색의 조면암과 붉은색이나 회청색을 띄는 용암석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이런 제주 돌담을 볼 수 있는 장소와 그 장소를 표시한 지도가 수록되어 있으니 9월 제주에 가게 된다면 작가님의 추천처럼 제주 돌담을 찾아 걸어보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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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 깊고도 가벼웠던 10년간의 질주
척 클로스터만 지음, 임경은 옮김 / 온워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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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세대'라는 말이 유행하던 때도 어떻게 보면 90년대 즈음일것 같다.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기성세대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일종의 파격적인 세대의 등장은 그 이후에도 다양한 이름으로 그 시대를 대표하는 존재가 되었는데 돌이켜보면 90년대는 정말 풍요로운 시대가 아니였나 싶기도 한데 흔히 말하는 낭만이 살아있던 시대이며 개성이라는 이름의 다양성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던 시기이기도 했던것 같다. 

 

척 클로스터만의 『90년대』는 바로 이 시대의 세계적인 이슈들을 소개하면서 동시에 90년대만의 특성을 담아내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았던 한 사람으로서 뭔가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사실 90년대를 살던 시절에는 저자의 이야기들이 크게 와닿지 않았을 것 같다. 지금 돌이켜보고 저자가 그때의 문화나 사회 현상 등을 어떤 용어로 규정하고 평가하니 그런 부분들이 보인다고 할까?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1990년대로 돌아가 그 당시 내가 즐긴 문화들을 이렇게 텍스트로 보니 내가 아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누군가에겐 역사 속 한 페이지이고 정말 이런게 있어서 하고 되묻겠지만 난 그 시대를 살았으니 그땐 그랬지 싶어지는 것이다. 

 

다만, (지금도 그렇지만) 딱히 트렌드에 민감해서 유행을 쫓는 사람이기 보다는 관망하는 정도의 사람이라 세부적으로 들어가 다양한 콘텐츠를 예로 들면서 다소 단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그 시대의 현상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조금은 낯설지만 시대적 평가라는 차원에서 읽어보게 된 경우이기도 하다. 

 

미국 작가가 쓴 1990년대라는 점에서 세부적으로는 미국이라는 나라 안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세계적으로 굵직굵직한 사건들이나 그 분야에 조금만 관심이 있거나 기본적인 상식이 있는 경우라면 모르지 않을 내용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그리고 한 시대를 장식한 이야기들의 보고 같아 덕분에 과거를 회상하고 나름 추억에도 잠겨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흥미로운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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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홍라희 컬렉션 - 강력하고도 내밀한 취향
손영옥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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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건희 회장의 사후 유언이 일부 공개되면서 평소 그가 소유하고 있는 컬렉션에 대한 언급도 있었는데 이후 이 컬렉션을 중심으로 미술계에서 전시회를 꾸리기도 했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졌던 기억이 난다. 

 

몇몇 도시에서 이건희 회장의 컬렉션들을 전시할 공간을 추진하고자 했던 기억도 나는데 당시 컬렉션들을 모아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고 나 역시도 관련 도서들을 여러 권 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만나 본 『이건희. 홍라희. 컬렉션.』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아니 오히려 그 선대로 올라가고 좀더 범위가 넓어졌다고 해도 좋을 컬렉션 이야기를 담아낸다.

 

 

단순히 컬렉션만이 아니라 이런 수집이 가능하게 했던 부분을 들여다보는 책으로 삼성가의 제1대 컬렉터인 故 이병철 회장의 컬렉션에서부터 시작해 그 컬렉션이 후계자이기도 한 아들부부에게로 이어지는 과정과 그 컬렉션을 물려받기 위해 이건희, 홍라희 부부가 어떤 관련된 공부를 했는지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은 소위 우리나라 최고 재벌가의 미술품에 대한 사랑과 수집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었던 책이라 상당히 흥미롭고 귀한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근현대 미술사를 만나볼 수 있는 것도 의미있고 동시에 그런 미술품의 창작자인 예술가들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도 만나볼 수 있었다. 

 


미술품이 수록된 책이다보니 자연스레 각 미술품에 대한 작품 설명은 물론이거니와 창작자에 대한 설명도 만나볼 수 있어서 어떤 의미에서는 미술작품 전시회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나는 기분도 든다. 

 

사실 책을 통해서 처음 들어보는 예술가도 있었고 따라서 처음 접하는 작품도 많았던만큼 실제로 작품을 전시장에서 볼기회가 생긴다면 이 책을 통해서 알게된 내용을 바탕으로 감상이 가능할테니 더욱 남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이건희 회장 부부의 컬렉션을 담아낸 책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해도 귀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으니 흥미로울 책이지만 그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수록된 작품만큼이나 읽을거리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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