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의 행운
매튜 퀵 지음, 이수영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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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저마다 상처를 간직하고 살아간다. 그것이 크고 작든 누구라도 하나쯤은 간직하기 마련인 상처를 가진 이들이 이 책에서도 등장한다. 바솔로뮤는 무직에 치매인 어머니를 모시는 것으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고 그나마 도서관을 다녀오는 것이 다르다면 다른 일일 것이다. 그리고 성직자라는 신분과는 거리가 멀게도 늘 술을 먹고 있는 신부 맥내미, 자신에게 있어선 가족이나 다름없는 고양이를 잃은 후 그 슬픔을 이겨내지 못한 채 치유 상담 모임을 찾게 된 맥스, 세상과는 담을 쌓은 채 살아가고 있는 도서관 사서가 직업인 엘리자베스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을 데리고 작가 매튜 퀵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상당히 궁금해지는데, 더욱이 매튜 퀵으로 말할것 같으면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총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던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작가이며, 이 책은 ‘배우 리처드 기어에게 보내는 열일곱 통의 편지’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쓰였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기대하게 만드는 책임에 틀림없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우울해 보이는 이야기이지만 그럼에도 분위기가 가라 앉지 않는 것은 그런 이야기 마저도 유쾌한 흐름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아들인 자신을 영화 배우인 리처드 기어로 착각해서 그렇게 부르고 자신도 리처드 기어인 척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그 상황에서 웃음을 자아내고, 리처드 기어에게 미안해지자 자신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제로 리처드 기어에게 알리고자 편지를 쓴다는 점도 뻔하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흥미로운 것이다.


그리고 앞서 소개된 네 명은 각자의 목적에서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그것이 다소 엉뚱한것 같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게 된다면 그들의 도전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다소 정신적인 아픔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것을 이겨내는 모습을 함께 보여줘서 왠지 마이너리그들의 작지만 큰 이겨냄을 읽게 되는 책이 아닐까 싶다. 즉, 세상에 속해 있지만 세상 사람들로 이해 받기 힘든 이들을 누군가는 낙오자라 부를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자신들도 그속에서 살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대표하는 영화제작사인 드림웍스에서 판권을 소설이 출간되기도 전에 사갔다고 하니 과연 어떤 모습의 영화로 만들어 낼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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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팻 캐바나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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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는데 2008년 10월 21일 아침 영국 유수 매체들에 실렸다는 한 여성의 부고를 보면 과연 이 사람이 누구길래 ‘런던 문단의 별이 지다’라는 제호가 붙었고, 수많은 작가들이 추모사가 쓰였는지 궁금해진다. 실제로 그녀는 런던 문단의 별이였지만 작가는 아니였는데도 말이다.

 

그녀는 영국의 전설적인 문학 에이전트의 팻 캐바나였다고 한다. 이렇게 말해도 솔직히 누구지 싶은 생각이 드는데 그녀의 남편이 바로 2011년 국내에 소개되어 큰 관심을 이끌어낸 '영연방 최고의 문학상 맨부커상 수상작'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작가인 줄리언 반스였던 것이다.

 

남편인 줄리언 반스의 명성과는 별개로 그녀 자신은 문단 사교계의 호스티스였으면 수많은 문인들을 발굴하거나 후원 하는 등의 일을 함으로써 자신의 이름을 남기기에 충분했던 사람이였던것 같다. 시간이 제법 지났다면 지났고, 여전히라고 말한다면 아직은 얼마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는 아내의 죽음 이후 불리언 반스가 자신과 아내에 대해 유일무이하게 썼다는 회고록인 동시에 자신의 개인적인 내용을 담은 에세이가 바로 이 책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이라고 한다.

 

이런저런 사정을 알지 못하고 책제목을 봤을때는 소설책이지 안을까 싶었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를 알고 보니 왠지 이 책의 제목부터 마음을 애잔하게 만드는것 같다. 갑작스러운 아내의 죽음 이후에도 일제의 인터뷰를 거절한채 작가로서의 본분을 다하듯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와『그림자를 통해』를 펴냈다고 하니 이 책의 의미가 바로 그것이 아닐까 싶다.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에는 제각기 다른 세 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첫번째 이야기 '비상의 죄'와 두번째 이야기 '평지에서'는 19세기 후반의 실존인물인 영국인 프레드 버나비와 프랑스인 사진가 나다르, 여배우인 사라라는 세 인물의 비행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중 먼저 나다르에 주목하게 된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가 죽음과 함께 땅속에 묻히자 땅 위의 삶을 견디기 힘들어 하는데 그것이 왠지 줄리언 반스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영국인 군인 버나비와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의 사랑 이야기도 등장한다.

 

마지막 '깊이의 상실'에서는 줄리언 반스 자신과 아내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거리에서 갑작스레 쓰려져 뇌종양 판정을 받은 후 37만에 아내와 이별을 했던 반스가 느꼈을 상실이 어떠했을지 알것 같다. 예기치 않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낸 사람들이라면 알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큰 아픔인지를 줄리언 반스는 두 차례 걸친 다른 이들이 겪은 사랑의 상실을 이야기한 뒤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것이 감정을 조절하는것 같으면서도 더 크게 와닿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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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등에 베이다 - 당신과 내가 책을 꺼내드는 순간
이로 지음, 박진영 사진 / 이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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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서교동에서 '유어마인드'라는 작은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왠지 부러워진다. 본인이 이 책의 저자이면서 자신도 충실한 독자이기도 하다는 말이 상당히 흥미를 끄는게 사실이다.

 

특히 책속에 소개된 책들을 디스플레이 해놓은 것이 인상적인데, 단순히 책장 위에 놓아 두고 사진을 찍은 것이 아니라 마치 야외의 곳곳에 놓고 찍어서 그런지 그 책이 유독 돋보여 좋은 시도인것 같다. 참고로 이 사진들은 ‘Hidamari’ 시리즈를 확장한 것이라고 하는데 생소한 부분이라 뭐라 설명을 할순 없지만 도쿄를 비롯한 치바, 이즈 반도, 나가노 등에서 촬영되었다는 것을 알려두는 바이다.

 

 

 

책에는 총 25종이 넘는 책이 나온다. 각각의 책에는 저자가 붙인 주제가 적혀 있는데 솔직히 몇몇 권을 제외하고는 과연 이 책들이 대중적으로 읽는 책인지는 잘 모르겠다. 넓은 공간에 살포시 놓인 책이여서 그런지 그냥 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 들어서인지 더 낯설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치 책이 하나의 설치예술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가장 처음으로 나오는 책은 너무나 유명한 『꼬마 니꼴라』이다. 3권이라고 적혀 있긴 하는데 솔직히 맨처음 이 제목을 보게 된다면 누구라도 장 자끄 상뻬가 그리고 르네 고시니가 쓴 그 『꼬마 니꼴라』를 생각하게 될 것인데 사실 이 책에 등장하는 『꼬마 니꼴라』는 '김모세 구성, 이규성 그림'의 새로운 책인 것이다.

 

책표지를 보면 아이들이 보는 개구쟁이 주인공들을 담고 있어서 과연 그림이나 내용에서는 얼마만큼의 차이가 나는지 궁금해서 읽고 싶어지기도 한다.

 

『책등에 베이다』는 독서 감상문처럼 책의 작가에 대한 소개도, 줄거리도 나오지 않고, 작품의 의미도 찾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책속에는 그 책의 본문에서 읽을 수 있는 많은 분량이 그대로 인용되어 있기도 해서, 확실히 이전에 본 책들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마치 저자는 형식에 구애를 받지 않고 이 책을 쓴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책을 보고 떠올린 생각을 적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니 이로써 하나의 책을 통해서 느끼는 감상과 그 표현은 다양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렇듯 저자가 간략하게 정리한 독서노트를 읽는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 이 책이 비교적 얇게 느껴지는 생각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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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별안간 아씨 - 전2권 별안간 아씨
서자영 지음 / 고즈넉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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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로 따지자면 분명 사극인데 내용은 현대판 로맨스에 해당하는 퓨전 로맨스가 요즘 인기다. 일부는 드라마 제작으로 이어져서 원작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 역시도 영화사, 드라마 제작사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조선시대판 마이 페어 레이디'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고, 스토리를 보면 영상으로 제작해도 충분히 매력적인 이야기가 될 것이기에 개인적으로는 드라마로 만들어지는게 더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시대적 배경은 정조가 세손으로 있던 시절로 3대가 멸문지화 [滅門之禍]를 겪는다고 해도 모자라지 않을것 같은, 당시로써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데 더욱 놀랄 일은 그 일을 사주한 이가 훗날 정조가 되는 세손으로 그는 서얼들을 세력화하고 싶은 마음에 천재지만 서얼이라는 신분으로 자신이 가진 재능을 펼치지 못하는 서자 강형수와 공모하여 노비 덕비를 요조숙녀로 만들어서 양반들을 속이면 서얼허통법을 통과해 주겠다고 말한다.

 

실제로 정조는 자신이 보위에 오른 후 실제로 정조는 자신이 보위에 오른 후 즉위 초기에 서얼허통법을 통과시켰다고 하는데, 책은 그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되, 노비가 요조숙녀로 변신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동시에 능력을 평등하게 펼쳐 볼 수 있도록 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정국을 다스릴수 있는 왕이 되고자 하는 이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세 사람이지만 결국 권력이든, 신분이든 그것들에서 자유롭고, 평등할 수 있기 위한 목적이 맞아 떨어져 함께 대국민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양반 사기극을 펼치는, 무모하다면 무모하고 기발하다면 기발한 일을 저지른 것이리라.

 

하지만 어디 그게 쉬울까? 좌의정의 아들인 최규식에게 시집을 가는 것이 최종 목표인 덕비는 요조숙녀가 되기 위해 온갖 것들을 배우는 며칠만에 도망을 쳤다가 잡혀 오기도 한다. 마치 하루 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긴장과 초조함의 나날이였을 것이다. 과연 이 세 사람은 자신들의 목표를 이룰수 있을지 결말은 읽을 이를 위해 남겨 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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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 - 지친 영혼을 위한 여유로운 삶
피에르 쌍소 지음, 강주헌 옮김 / 공명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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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것이 대세인 요즘 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조금 더 빨리를 외치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는데 그 사이에서 느림을 생각하는 것은 마치 시대에 뒤쳐지는 것처럼 느껴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그래서 나 역시도 그렇게 살아야 할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기에,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기는 커녕 뒤쳐지지 않을까를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요즘인데 과연 피에르 쌍소는 왜 느림의 가치를 생각하라고 말하는 것일까?

 

이와 한편으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바로 그 빠름이 과연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가하는 문제이다. 만약 그렇게 사는 것이 본인은 정말 행복하다면 이 책의 저자인 사회철학자 피에르 쌍소가 말하고자 하는『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가 크게 와닿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돈이나 성공을 위해서 주변과 함께 그저 달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소중한 삶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될지도 모른다.

책을 읽기 전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는 특이하게도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에서 유독 독보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건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유독 느리게 사는 것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이 불러일으키는 반향이 그 만큼 큰게 아닐까 싶다.

 

느림이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는 말은 결국 우린 그런 선택을 거부하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그건 아마도 그럴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대답으로 돌아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일단은 그런 반문없이 이 책을 한번 읽어 보자는 마음으로 선택해서 읽게 된다면 느림의 미학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 싶다.

 

시간의 압력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을 것이고, 한가로이 걸어 본적이 언제인지는 생각도 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기 보다 나의 말하기가 더 중요할 것이고, 보고서나 리포터가 아니고서야 마음을 담은 글쓰기를 하는 사람 또한 많지 않을 것이다. 그외에도 이 책에서는 느림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와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느림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한가지 생각해 둘것은 절대 느림을 게으름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여유로움을 챙기고 그속에서 삶의 행복을 찾을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느림과 빠름이 적절한 조화야말로 가장 좋은 삶의 선택일 것이기에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삶의 속도를 유지하는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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