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팅게일의 죽음 니나보르 케이스 (NINA BORG Case) 3
레네 코베르뵐.아그네테 프리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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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빠른 시간에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덴마크 적십자 소속의 간호사 니나 보르로의 주변으로 그녀가 돕는 사람들이 사건에 연루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번 니나 보르 시리즈의 세번째 이야기인 『나이팅게일의 죽음』에서는 우크라니나에서 망명한 나타샤 도로셴코라는 여성이 등장한다.

 

그녀가 덴마크인인 전약혼자의 폭력을 견디지 못해 죽이려 했다는 이유로 교도소에서 2년간 수감되고 그녀의 딸인 리나는 니나 보르로가 돌보고 있다. 그녀는 우크라이나의 심문을 위해서 이송중 탈주를 하고, 경찰은 나타샤가 리나를 보러 올 것이라 생각하고 적십자 난민 캠프에서 지키고 있다. 

 

니나가 리나를 지키고 있던 밤에 정체불명의 괴한이 캠프에 나타나고 나타샤의 정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나타냐를 둘러싼 진실이 궁금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대기근 속에서 살아가는 올가와 옥사나인 두 자매의 이야기가 함께 등장하는데 실제로 1920년 우크라이나에서 스탈린의 정책으로 발생했던 대기근이자 홀로도모르의 모습이 두 자매의 이야기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전작들에서도 그랬지만 스릴러 소설이 단지 흥미가 아닌 사회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의미있는 시리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시대를 달리 한 두 이야기가 교묘하게 연결지어 있고, 이 둘의 이야기가 각자로 흘러가는듯 하지만 결국엔 이 책을 독자들에게 반전을 선사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배경은 분명 덴마크이지만 국제 사회의 문제들이 덴마크 내에서 벌어지는 모습으로 그려놓아서 오히려 덴마크 내라는 사실보다는 그속에서 문제를 겪는 이민자, 망명자들의 이야기가 비중있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가 단순히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목적으로만 이 책을 쓴 것이 아니지 않을까 싶어 만약 다음 시리즈들을 출간한다면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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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자매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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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리고 표지에 끌렸던 책이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신작이라는 점도 작용을 했을테지만 무엇보다도 표지에도 그려져 있듯 『도토리 자매』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던 것이 가장 컸다.

 

살다보면 뼈에 사무치는 외로움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다. 주변이 사람이 없거나 많다는 것에 상관없이 외로울때 누군가를 붙잡고 그냥 내 외로움을 토로하고 싶을 때가 있는 것이다. 바로 이렇듯 외롭고 고독한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비밀스러운 홈페이지가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도토리 자매'인 것이다.

 

참 특이한 것이, 무작정 이야기하고 싶고, 무슨 이야기든지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럴 사람이 없을때 도토리 자매에게 메일을 보매면 답장이 온다는 것이다. 세상이 이런 홈페이지가 있으면 비밀을 지키기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쩌면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는 것일테니 영원히 비밀스럽게 남아 있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도토리 자매입니다.

이 홈페이지 안에만 존재하는 자매죠.

별거 아닌 얘기를 나누다 보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일, 없으세요?

언제든 우리에게 메일 주세요.

어떤 내용이든 괜찮습니다. 정해진 틀 안에, 정해진 글자 수만큼이라는 규칙은 있지만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답장은 꼭 보내겠습니다.

- 도토리 자매 올림”

 

세상에 정해진 틀, 정해진 글자수를 맞춰서라도 보내고 싶어진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답장을 보내준다니 과연 내 메일에 대해 어떤 답장을 보내줄까 싶어서라도 보내고 싶어질것 같다. 돈코와 구리코가 바로 도토리 자매인데 그녀들이 이 일을 하게 된 이유를 보면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이집 저집을 떠돌아다니면서 저마다 다른 분위기에 위축되기도 하고, 이별을 하기도 하는 등의 일들을 겪게 된다.

 

두 사람이 그런 일들을 겪었기에 비록 모르는 사람일지언정 고독을 치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어떤 이야기에도 답장을 해주겠다는 '도토리 자매'를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돈코와 구리코에서 따온 돈구리(일본어로 도토리라고 한다.)로 여기엔 어린시절의 추억이 담겨져 있기도 해서 왠지 따뜻하면서도 귀여운 이름이구나 싶어진다.

 

그래서 그녀들이 보내는 답장이 그냥 한 통의 답장으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누군가가 나의 마음에 시간이 걸려서라도 답을 보여준다면 이메일로 이야기를 하는 것과 답장을 받는 것에서도 충분히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도토리 자매'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이야기속에서만이 아닌 지금 우리 주위에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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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좋아진 날
송정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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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좋다. 당신이 좋아진 날이라니 그 말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셀레임 가득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에 자신만만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콩깍지가 씌었다는 말처럼 사랑을 하면 이성과는 별개의 감정이 발동을 한다. 그래서 내 마음대로 되지도 않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 놓을 수 없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느 유명한 사람의 사랑에 대해서라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바로 우리의 주변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기게 더욱 공감이 간다고 생각한다.

 

〈이숙영의 러브FM〉의 인기 데일리 코너 ‘내 안의 그대’에서 소개되었던 우리의 가슴을 뒤흔든 사랑 이야기들 중에서 송정연 작가가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것만을 따로 뽑아서 이 책에 담은 것이다. 조금의 정리와 작가 자신의 '리플 에세이'를 덧붙이기도 했다고 한다.

 

 

요즘은 가끔 듣지만 예전엔 라디오를 참 많이 들었다. 선곡된 노래가 나오면 테이프를 준비해 두었다가 타이밍에 맞춰 녹음을 해서 한참을 듣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라디오를 듣다보면 그 프로그램의 메인이 아니더라도 기다리며 듣는 코너가 있기 마련인데 이 책에 담긴 내용들도 바로 그런 코너를 통해서 전파를 탔던 사랑 이야기가 활자로 다시 한번 우리 곁으로 온 것이다.

 

총 34편의 스토리는 평범하지만 현실 속 사랑 이야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많은 이의 공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였을 것이다. 사랑의 모습이 하나가 아니기에 34편의 사랑 이야기는 각기 다른 모습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해도 좋을것 같다.

 

서로가 함께 하는 사랑만이 사랑이 아니듯, 비록 혼자일지라도 그래서 상대가 내 마음을 모르고 있더라도 사랑일 수 있다. 그래서 사랑의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지녔다 싶으면서도 결국 하나의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이런 모습은 우리가 다른 이의 사랑에도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것 같다.

 

나의 경우엔〈이숙영의 러브FM〉을 들어 보질 않아서 이런 코너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는데 이렇게 책으로나마 만날 수 있어서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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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빛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5
이누이 루카 지음, 추지나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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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여왕의 강림!”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수식어가 붙어 있는 책이여서, “세상에서 가장 애달프고 구슬픈, 무서운 이야기”는 도대체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누이 루카라는 작가의 글을 읽어 본 적이 없는것 같아서 솔직히 이런 대단한 수식어가 과연 정당한 표현인가 싶은 궁금증 조차 짓기가 힘들지만 '미스터리 더 시리즈'의 전편들을 읽었을때 재미있었기에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그렇게 느꼈던것 같다.

 

표지속 파란 빛을 띠는 눈동자가 묘하게 두려움을 자아내는 이 책은 내용도 이 표지와 관련되어 보인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데쓰히코는 가족과는 떨여져서 혼자 큰어머니의 집에 피난을 오게 된다. 그렇게 바닷가 마을에서 어머니를 그리며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나날들이 이어지고, 다카시라는 친구가 생긴다.

 

다카시는 얼굴 왼쪽 절반은 큰 반점이 있는데 이런 특별한 외모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데 큰어머니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다카시의 어머니가 임신을 하고 있을때 가난해서 먹을게 없자 해안가에 떠밀려 온 상괭이 고기를 먹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괭이는 그 마을에서는 신령님의 사자라 여겨지기 때문에 아무리 배가 고파도 먹어서는 안되는 것이였는데 그걸 먹어서 저주를 받은 것이라는 말이 있었다. 그리고 데쓰히코만 아는 다카시의 비밀이 있는데 갯반디가 자신의 눈 속으로 들어 온 이후 죽을 사람을 목격하면 바다반딧불이가 눈속에서 반짝여서 눈이 푸른빛을 띈다는 것이다. 그것은 서서히 죽을 사람의 경우엔 약하게 빛이나고 갑작스럽게 죽을 사람의 경우엔 더욱 환하게 빛이 난다는 것이다.


무섭게 느껴지는 이야기다. 비밀을 알고 있는 데쓰히코가 다카시의 눈에서 그 빛을 발견했을 때의 느낌이 어땠을지 상상도 하기 힘든 흥미로운 이야기다.

 

1, 2부로 나누어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눈·입·귀의 고전적인 분위기의 글이고 이·귀·코는 현대적인 분위기의 호러를 경험할 수 있는 특이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신체 부위, 즉 감각이라고도 말 할 수 있는 6가지의 단편 모음집으로 <여름빛>에 이어 <쏙독새의 아침>는 한 청년이 경험하는 유령 이야기이고, <백 개의 불꽃>은 두 자매의 이야기이다. <이>는 한쪽 팔을 잃은 친구과 함께 식사를 하는 내용이 의외로 괴기스럽게 표현되어 있고, <Out of This World>는 최근 문제가 되는 아동학대와 관련된 소년들의 이야기이며, <바람, 레몬, 겨울의 끝>는 인신매매와 관련된 이야기로 냄새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읽는 특이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가 함께 전해진다.

 

이처럼 사람의 감각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신체 부위를 활용해서 호러의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특이하면서도 흥미로운 동시에 이런 장르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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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잔의 칵테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이덴슬리벨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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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도 보질 못했고, 『안경』도 보질 못해서 그곳에 어떤 음식들이 나오는지를 모르겠지만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음식들이 있었나 보다. 각각 시나몬롤과 과일시럽 빙수가 나온다고 하는데 이 책에는 제목 그대로 '칵테일'이 나온다.

 

역 앞의 후미진 곳에 위치한 스낵바 '히바리'엔 힐링푸드 '칵테일'이 있는데 『무지개 곶의 찻집』『당신에게』『쓰가루 백년 식당』의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가 전하는 힐링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전작들에서도 그랬지만 잔잔한 분위기의 모리사와 아키오식 힐링은 의외로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정신적인 위로를 찾아 모여들 듯, 우연히 드른 히바리에서 사람들은 허기를 달래는 것과 당시에 치유를 받는데 총 6가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만년 대리의 가장인 혼다는 변화를 줄 목적으로 헬스크럽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무려 2미터가 넘는 게이 곤다 데츠오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바로 스낵바 히바리의 주인이자 마담으로 곤마마로 불린다.

 

이외에도 그 존재가 묘한 섹시한 미녀인 전문직 여서인 미레, 슌 군으로 통하는 고교생 슌스케, 치과의사라는 직업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금발의 소프트모히칸 헤어스타일을 하고 다니는 시카이, 광고대행사의 사장으로 음담패설을 늘어 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8세의 스에쓰구, 마지막은 히바리의 주인인 곤마마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자신과 히바리를 찾아와 사람들이 고민을 상담하기도 하고, 그속에서 치유를 얻어 가지만 정작 자신도 그들과 다를바 없는 고독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드라마 <심야식당>을 보면 전직 야쿠자가 아니였을까 싶은 주인이 오로지 심야에만 운영하는 식당이 나온다. 찾아 온 손님이 간직한 사연에 등장하는 음식이나 그에게 어울릴듯한 음식을 메뉴에 없어도 만들어 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는 그를 보면 과연 정체가 무엇일까 싶은 생각을 했던게 여러번이다.

 

그는 과연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심야식당을 운영하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줄까 싶었는데 『여섯 잔의 칵테일』을 보면 곤마마도 그 사람 같은 느낌이 든다. 손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위로해 주시만 정작 자신은 괜찮은건지 생각하게 되는 그런 사람 말이다.

 

그럼에도 심야식당을 보면서도 그랬지만 히바리와 같은 곳이 있다면 정말 한번 가보고 싶어진다. 내가 간직한 것들을 다른 이들처럼 치유받을 수 있일지도 모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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