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생활 다이어리 - 나만의 아지트를 꿈꾸는 청춘들을 위한 카툰 에세이
다카기 나오코 글.그림, 박승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의 독립생활에 대한 작지만 소소하고 솔직하면서도 적나라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성들이라면 자기만의 싱글라이프를 꿈꿔 본적인 있을 것이다. 오롯이 나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생활하고픈 마음이 내게도 있었다.
대학을 가게 되었을 때가 그랬고, 지금 아이들과 복닥거리는 요즘 또 한번 독립생활을 꿈꾸고 있다.

저자 역시도 졸업을 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을 업으로 삼고자 마음 먹으면서 부모님과 가족들이 있는 고향집을 떠나 도쿄로 와서 난생 처음 독립생활을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모두가 그렇듯 저자도 독립생활에 대한 로망을 갖고 집 구하기부터 시작해서 집 꾸미기, 실제 혼자서 생활하기 등등의 실질적인 이야기를 자신의 업이자 특기이기도 한 일러스트로 솔직하고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저자 자신의 생활담을 소개했듯이 이 책은 독립생활에 대한 비교적 현실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다. 보통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독립생활에 대한 로망을 저자도 물론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문제들과 애로사항 등을 사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독립생활이 결코 꿈과 로망으로만 존재하지 않는 현실적 문제들이 직면해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려 준다.

실제 저자는 8년 정도 전에 도쿄에서의 집을 구하고자 하지만 비싼 월세와 무직상태, 보증인이 필요한 여러 조건들로 인해서 도시에서는 적당한 집을 구하기가 어려워 도쿄 교외에서 독립생활을 시작한다.
현관에서 집안의 전체 모습이 보이는 이곳에서 첫 독립생활을 하게 되면서의 생활을 소개하고, 꿈을 안고 무작정 상경한 요즘의 젊은이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아픈 청춘들의 모습을 이제는 추억처럼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힘든 시절도 지나보니 다 추억이고, 때로는 그립다고들 하지만 실제 저자의 일러스트를 읽다보면 독립생활이라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금전적인 어려움에서부터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혼자라는 것에 대한 외로움까지. 어디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부모님의 울타리안에서 두분의 보호를 받던 때와는 달리 모든 책임을 자신이 져야하기에 더 그런지도 모른다.
이런 감정들과 현실적 문제들이 잘 나타나 있다. 저자 특유의 재치와 코믹으로 버무리고 있긴 하지만 한편으론 안쓰러워 보이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실제 촬영한 사진도 여러 페이지 나오는데, 비교적 저자는 요리를 잘 하는 것 같다. 보통 독립생활을 하게 되면 잘 안챙겨 먹거나 사먹는 것이 대부분인데, 저자는 의외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주, 잘 요리를 하는 것 같다. 사진들 속의 이미지는 저자가 만든 것들이다. 그리고 확실히 손재주가 있는 듯, 혼자서 DIY한 가구들도 제법 있는 듯 하다. 귀찮아서 힘들어서 안 할만도 한데 저자는 참 잘도 만들어서 사용하는 듯 하다. 아마도 저자의 성향이 이런 걸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적어도 독립생활에 확실히 적합한 인물 같기도 하다.



책을 보면 이렇게 요리 레시피도 간간이 나온다. 저자가 정말 좋아한다는 여러 재료들을 이용한 요리들이다. 저자는 레몬을 좋아한단다. 단순히 요리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 생으로 먹는 것도 좋아한다고 하니 진정한 매니아다.




그림 하나하나가 전부 저자의 실제 삶들이다. 가감없이 모두 보여주는 것 같다. 독립생활이 좋다고 고집하지도 않고, 독립생활이 외롭고 힘들다고 부정만 하지도 않는다. 실제 자신이 살아 본, 살아오고 있는 부분들에서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있다. 저자의 다른 책들을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 이번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출간 된 적이 있다는 <150cm 라이프> 도 궁금해진다.
TV 속의 싱글 라이프는 대부분이 화려하다. 얼굴까지 비치는 대리석 바닥이 쫘악 깔린 고급 빌라에서 모든 전자제품을 빌트인으로 채우고, 넓은 거실창 앞에서 와인한잔 하는 라이프는 정말 지극히 일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연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래서 이 책이 더 기발한지도 모르겠다. 독립생활을 꿈꾸는, 독립생활에 대한 로망을 가진 사람들에겐 너무 가혹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헛된 꿈을 꾸게 하지는 않을 듯 하다. 꿈과 현실이 항상 같을 수만은 없듯이 현실 속에서 꿈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오늘도 고군분투 하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서 꿈이 현실이 되는 생생한 과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을 말하다 1 - Navie 240 사랑을 말하다 시리즈
이지아 지음 / 신영미디어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때로는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정말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정말 우연히 만난 인연들이 세월이 흘러 운명으로 다가오니 말이다.

그리고 그 운명의 서클 바깥에 있는 사람은 그 운명 속으로 들어 오고 싶어하기도 한다. 그러다 자신은 그 속에 인연이 없음을 깨닫게 된다. 빨리 깨닫게 된다면 여러 사람들이 덜 힘들겠지만 그 깨달음을 부인할 때는 여러 사람이 혼란 스럽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혼으로 괴로워하는 해빈에게 우현은 친구로서 위로를 해준다. 하지만 사람의 일이란 것이 자신은 절대적으로 선의에서 행한 것이라해도 가끔은 운명의 장난과도 같이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고통의 소용돌이로 밀어 넣기도 한다.


 

기분전환으로 나간 물놀이에서 해빈이 사고로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되고, 그것을 구한 것은 근처에 놀러 왔던 의사와 의대생이였던 재혁 부자였다. 사고의 트라우마로 해빈은 그때의 기억을 모두 지워버리고, 우현은 마치 자신이 그녀를 구한 것처럼 되어 버렸다.


 

그 일로 지금까지 그의 사랑은 당당할 수 없다. 그가 해빈에게 키스는 커녕 뽀뽀 한번 하지 못한 채로 남매같은 사이로 남아야 하는 이유다. 10여 년 전의 사실을 해빈에게 솔직하게 고백하고, 자신의 과오를 용서받을 때에만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우현이다.


 

사랑하면서도 말할 수 없고, 표현할 수 없어 그저 오빠같은 친구, 가족같은 사이로만 남아 있는 우현이다. 그러다 그 사건의 또다른 당사자인 재혁이 등장한다. 우현이 의식적으로 지우고자 했던 재혁의 등장은 우현을 더욱 당혹케 한다. 그날의 트라우마로 재혁을 기억하지 못하는 해빈이지만 재혁은 해빈을 보는 순간 그녀를 기억해 낸다.


 

그리고 어느날 부터인가 해빈이 자꾸만 그의 눈에 들어 온다. 아버지의 제의로 부친의 병원에서 교수로 있게된 재혁은 그의 제자로 나타난 해빈과의 연애를 제안한다.


 

한편 해빈은 오랜 시간 함께한 우현을 사랑이라 믿고 있다. 진짜 사랑을 해보지 못해서 일지도 모른다. 그러는 사이 우현이 같은 병원의 간호사와 사귄다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오랜 짝사랑을 가슴에서 접는다.


 

그런 그녀에게 다가온 사람은 바로 재혁이다. 재혁을 만나면 어디선가 가슴이 뛰는 것 같다. 그 옛날 그녀의 심장이 멈춰버렸을 때 그 심장을 다시 뛰게 한 사람이라는 것을 심장이 먼저 알아 본 것일까?


 

자신의 과오로 해빈에게 고백하지 못하는 남자, 우현. 그런 우현을 사랑한다고 믿지만 정작 재혁에게 끌리는 여자, 해빈. 긴 시간을 돌아 다시 만난 해빈에게서 여인의 향기를 느끼는 남자, 재혁.


 

10여 년이 흘러 그때 그곳이 아닌 한강대학병원이라는 곳에서 다시 만난 세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돌아갈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만한 그녀 - 가시꽃
임은경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통 신데렐라 스토리처럼 가난하고 빽없지만 씩씩한 캔디형 여자가 재벌 3세 만나서 신분상승하는 스토리는 많이 들어 봤고, 읽어 봤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설정면에서는 완전히 반대인 셈이다.

 

가진 거라고 자기 자신밖에 없는 우주혁과 모든 걸 가졌지만 마음이 없다는 그녀, 이유란.

그 흔한 출생의 비밀도 남자 주인공인 주혁의 단골 스토리가 아니라 유란의 몫이고, 재력이 빵빵한 가족들로부터 사랑하는 연인을 지키는 것도 어찌보면 여자 주인공 유란이다.

 

엄마의 사랑으로 태어났지만 정작 자신은 그 사랑을 믿지 않는 유란과 고아로 자랐지만 언젠가 다가올 사랑을 기다리고 있던 남자 우주혁이 드디어 만났다.

 

자신의 재력에도 눈하나 깜짝 안하고, 오히려 자존심을 챙기는 주혁이 조금은 신선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얼마나, 언제까지 그 잘난 자존심을 지켜내는지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그 남자를 사랑하게 될 줄은 몰랐나 보다. 아니, 그건 어디에도 계획된 일이 아니였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출생신분을 들먹거리는 하이에나 떼들로 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살아야 했던 유란은 오로지 자신의 존재 자체로만도 빛을 발하는 그의 따스함이 부럽고, 갖고 싶어졌다.

 

그 빛이 자신의 얼어버린 가슴을 녹여 주기를 그녀는 바라게 된다. 스스로가 얼마나 잘났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진짜 잘난 여자 이유란과 스스로는 유란에게 사랑과 따뜻한 위로 밖에는 줄 것이 없다는 자신의 분수를 너무나 잘 아는 남자 우주혁의 사랑은 과연 어떻게 될까.

 

주혁으로 인해 진짜 웃음이 뭔지 행복이 뭔지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사랑 앞에서도 오만한 여자.

사랑하니깐 자신은 괜찮다는 그녀가 행복하다면 자신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솔직한 남자.

 

최고가 아니면 갖지 않는다는 유란을 위해 자신이 최고가 되겠다는 주혁의 사랑이 시작된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 다른 사람들은 사랑을 LOVE라고 말하겠지만 내게 사랑은 바로 이유란 너라고."(p.34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푼젤 - Navie 241
요조 지음 / 신영미디어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내일을 사는 게 꿈인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절박한 이에겐 오늘하루 살아내는 것이 꿈이자 삶의 목표인 경우도 있다.

라푼젤. 동화 속 라푼젤이 탑 속에 갇힌 채 자신을 구해 줄 왕자님을 기다리는 공주라면, 현실 속의 보컬리스트 라푼젤, 우리는 그 누구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는 단단한 요새 같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엄마를 너무 사랑했지만 그 사랑이 집착으로 변한 아버지가 남겨준 건 우리라는 이름과 당뇨병, 그런 아버지의 사랑이였던 엄마가 그녀에게 남겨준 건 창백하리만큼 하얀 피부와 그와는 극도로 대비되는 붉은 입술, 새까만 눈동자다.

우리는 내일을 바라지 않는다. 내일엔, 미래엔 무엇을 하겠다는 꿈도, 목표도 없다. 그저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아내는 것이 최우선일 뿐이다. 자신의 과거와 평생을 가져갈 당뇨라는 미래에 그 누구도 함께 끼워넣고 싶지 않은 것이 그녀의 마음이다.

그런 그녀의 삶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며 기어이 들어 오겠다는 남자 이건.

뛰어난 요리 실력만큼 빼어난 외모로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남자. 그런 진짜 남자가 그녀에게 관심이 있단다. 자신의 누나가 살던 집으로 이사 온 날 처음만난 문간방에 세들어 사는 우리와의 만남은 그저 최악이였다.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무단침입한 것 같은 우리가 못내 성가시던 이건이였건만, 우형이라는 친구와 나란히 앉은 모습이, 그에게 웃어 주는 미소에 욕심이 나기 시작한다.

서른 하나, 스물 두. 9살 차이도 우리를 향한 불편한 호기심을 막지는 못한다.

그녀가 자신으로 인해 행복했으면 좋겠고, 그런 그녀로 인해서 자신이 행복하고 싶다.

'재수없다' 는 그녀의 말이 '사랑한다' 는 말로 들린다는 이건의 우리를 향한 달콤한 레시피가 시작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콤하게 채우다
김진영 지음 / 스칼렛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혼을 약속한 남자와 내 절친이 자신을 동시에 배신한 것을 안 순간 가장 화나는 것 무엇일까?

날 사랑한다고 그러니 결혼하자고 서로 약속된 상황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 절친과 바람난 남자.

나의 정혼자인줄 알면서도 그와 자고선 그의 아이를 임신하고 오히려 못 헤어진다 자살소동을 벌이는 내 절친.

순식간에 두 사람 사이에 끼여서 방해자가 된 채로 그들에게 제대로 내 분노의 표출도 못한 채 가슴 속으로만 그 분노를 삭히는 나.

과연 누가 가장 바보스러운가...

 

자신의 정혼자와 절친의 배신으로 사랑이라는 것에 회의적으로 변한 여자 오영서.

사랑앞에 누구보다도 당당하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며 그녀를 변화시키는 남자 강윤후.

 

"나는 아직 누군가를 만날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어. 마음에 담았던 사람을 잊는 일도, 그 사람의 마음이 변해서 결국 날 배신하게 되는 일도, 정말이지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아. 네가 겁쟁이라고 비웃어도 어쩔 수 없어. 난 그게 제일 두려워..."  라고 말하는 그녀에게 윤후는 말한다. "그래요. 나, 당신보다 네 살이나 어려요. 그러니까 당신처럼 겁먹지도, 당신처럼 두려워하지도 않을 거예요.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건, 내 마음이니까. 그것까지 막지 말아요. ... 생각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아." 라고 말이다.

 

사랑이 사람을 강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약하게도 만들고, 이별은 그런 사람을 더욱 위축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간 사랑의 배신으로 고통스러운 그녀에게 윤후는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저 그녀 스스로가 윤후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다림으로 배려하고 한결같음으로 고백한다. 진실된 마음의 배려와 표현이 바로 사랑의 참 모습이 아닐까.

 

상대가 내 마음 같지 않다고 어린애마냥 당신도 나와 똑같아져 달라고 조른다고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전혀 터무니없는 상대를 대상으로 한다면 못 오를 나무에 상처만 내는 것이겠지만, 상대 역시 나에게 마음이 있다면 결코 포기하지 말지어다. 어쩌면 영서와 같이 당신의 상대는 당신의 꾸준한 두드림을 기다리고 있는 지도 모를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