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와 티파니에서 아침을 - 첫번째 싱글걸에 대한 혼란과 떨림의 이야기
샘 왓슨 지음, 노지양 옮김 / 이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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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드리 햅번은 이미 유명인사다. 그녀의 영화를 못 본 사람들이라고해도 옷 좀 입는다는 사람은 햅번룩이라는 말은 안다. 그 햅번룩을 탄생시킨 영화가 바로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다. 틀어 올린 머리, 검은색 원피스, 다소 굵은 듯한 진주목걸이에 얼굴을 반이나 가리는 선글라스까지.
책의 표지이미지가 바로 햅번룩이다.

오드리 햅번엔 대한 전기나 그녀를 소재로 한 책은 이미 새로울 것이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책은 확실히 다른 차원에서 접근한 노력이 돋보인다.
출판사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오드리와 티파니에서 아침을> 은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의 원작자인 카포티와 주연배우였던 오드리 햅번을 중심에 두고 다른 시선에서 보는 영화의 메이킹 스토리임과 동시에 최초의 싱글걸에 대한 기록이다." 라고.

실제로 이 책을 읽어 보면 오드리 햅번을 내세우고 있긴 하지만 이번엔 그녀가 주인공이 아니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탄생하기까지 그녀가 어떠한 경력과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리고 영화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그와 관련된 배우, 제작자, 감독, 원작자 등등을 포함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한편의 메이킹 필름 같다.
그래서 이 책이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다. 단순히 그녀에 대한 전기를 기대했다면 의외의 발견을 하게 될 것이고, 이 책의 의도를 알고 읽은 사람일지라도 그 구성이나 담긴 내용에 새로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이란 영화에서 그녀가 이전까지 존재하던 여배우와 여성의 성역할, 사회적 지위 등에 대한 관념을 바꾸어 놓았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서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외모에서 풍기는 소녀같은 순진무구함 뒤에 숨겨진 그녀만의 여성적 매력이 잘 표출되기까지 그녀의 주변에서 그리고 그녀 스스로가 노력한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간간히 그녀를 기억하는 여러 인물들의 코멘트도 들을 수 있고, 너무 유명한 영화의 장면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메이킹 과정에서 그녀가 소녀에서 숙녀, 그리고 한 여자로 성숙해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영화와 그녀의 인생 스토리가 간간히 섞이면서 오드리 햅번을 새로운 관점에서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1950년대와 1960년대의 영화산업에 대한 정보와 함께 그 당시의 유행의 흐름, 여배우의 이미지, 그리고 여성에 대한 인식 등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이야기들이 영화의 메이킹 필름에 기록되어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 책이 기존의 책들과 다르고 앞으로도 차별화될 책인 것이다.
오드리 햅번에 대해서, 그리고 오드리 햅번이기에 가능했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에 대한 이전과는 다른 시각에서의 접근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적극 추천할 만하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종이의 질을 조금 반들반들한 것으로 했다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싶다. 오드리와 티파니에게 재생 종이는 조금 아쉬운 결합이 아닐 수 없다. 책표지도 좋고, 내용도 좋은데, 저 이쁜 흑백사진이 좀 더 좋은 종이에 인생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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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애 - Navie 247
김민 지음 / 신영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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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2세, 재벌 후계자는 로맨스 소설에서 남자 주인공의 어쩌면 뻔한 직업 중 하나이다. 하지만 여자 주인공의 경우 연예인인 경우는 있었으나 잘나가는 연예인의 매니저는 드물었던 것 같다.

자신의 아버지가 세운 엔터테인먼트를 자금난으로 인해 사채업에게 빼앗기다시피 인수해 주고, 일라는 그곳에서 계속 일하고 있다.

애초에 소속사의 운영에 관심도 능력도 없는 사장이라는 사람은 소속사의 어린 배우들을 어떻게든 스폰서와 연결시켜 보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그날도 그런 상황에서 일라는 어린 배우를 지키고자 자신의 작은 몸으로 그 드잡이를 막아내고 있고, 그런 소란들로 인해 그곳에 함께 있던 치윤은 나와보게 되는데...

어딘지 모르게 그 눈빛이 살아있는 일라에게서 치윤은 호기심을 느끼게 된다. 사실 일라와 치윤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라가 매니저하고 있는 배우 수혜의 광고 계약을 맺은 회사의 상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로맨스 소설의 여느 여자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일라 역시 치윤의 호기심과 관심을 수혜 때문이라 생각하지만 치윤은 수혜와 만나면 만날 수록 오히려 일라에게 눈길이 간다.

결국엔 뭐 두 사람이 사귀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되지만 그 과정이 흥미롭진 않다. 잘난 치윤의 일라를 향한 마음에서 우러난 소속사 사장에 대한 나름의 복수나 되갚음이 있고, 치윤은 일라를 위해서 아예 소속사를 차리기까지 하니 말이다.

그녀의 바람대로 일라가 매니저 일을 1년 동안 계속 할 수 있게 해주고, 나중엔 그만 두겠다는 약속까지도 받는다. 일라는 더이상 한 소속사의 매니저가 아니라 그가 속한 상위 1%의 그룹에 그녀 역시 속하게 될테니 말이다.

남자 주인공의 매력도 그닥 어필되지 않고, 여자 주인공은 더욱 그저 그런 밋밋한 캐릭터인 것 같아 읽는 내내 여러 모로 아쉬운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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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2 - Navie 240
이지아 지음 / 신영미디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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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아픈 엄마를 두고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서 해빈 자신과 엄마를 버리고 떠났다. 그뒤로 해빈은 아픈 엄마를 낫게 해주고 싶어서 의사가 되었고, 이젠 그런 해빈 앞에 지난 날 떠났던 아버지란 사람이 나타났다. 신장 이식이 필요한 상태로 말이다.

아빠의 새 부인이자, 그녀에겐 새 엄마이기도 한 여옥은 자신들과의 사이에서 난 아들은 내버려 두고 그의 딸이라는 이유로 당연히 해빈이 신장이식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착한 계모도 많이 등장하더구만 사랑을 말하다에서는 여지없이 나쁜 계모다.

그렇게 나쁜 계모가 있으면 착한 의붓 딸이 또 등장하는 법. 해빈은 주변의 만류, 특히 재혁의 우려 속에서도 딸이니깐 그렇게 해주고 싶어진다.

그 사이 해빈은 재혁과 함께 살게 되고, 재혁은 해빈에게 있어서 이젠 완전히 집 같은 존재이다. 보호 받고 있는 듯한 든든하고 따뜻한 보금자리 같은 그런 곳 말이다.

그리고 우연한 계기를 통해서 해빈은 10여 년 전 자신을 소용돌이 속에서 구해준 사람이 바로 다름아닌 재혁임을 알게 된다. 우현은 사고로 척추신경이 손상되고, 이를 위해서 미국에 가려고 한다. 해빈은 예전에 엄마의 죽음 후 힘든 상황일 때 우현과 우현의 엄마가 그녀에게 힘이 되어주었음을 기억하기에 결코 우현을 혼자 보낼 수가 없다.

재혁은 해빈에게 프러포즈를 하려고 했지만 떠날 수 밖에 없는 그녀를 알기에 고백할 수도 없다. 그런 해빈의 마음을 우현도 알기에 우현은 해빈 몰래 출국을 해버리고 해빈은 그 사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상을 상주로서 치뤄낸다.

여러 가지 일들이 동시에 일어나는 혼란스러운 상황들 속에서도 재혁은 꿋꿋하게 해빈의 곁을 지키며 그녀를 보호한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아름다운 모습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사람이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그 순간에 더욱 위로가 되고, 함께 해줄 수 있는 그런 것이 사랑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재혁은 진정한 사랑을 해빈에게 전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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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르 강의 푸가
안 들라플로트 메드비 지음, 정기헌 옮김 / 뮤진트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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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인데도 전체적인 모티브나 분위기가 너무 나의 정서와 잘 맞는 것 같다. 요즘은 아무리 남자가 육아와 가사에 참여하고는 있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그 두가지에서 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실제로 육아를 위해 부부중 누군가가 전담 역할을 해야할 때 당연히 그 몫은 아빠가 아닌 엄마인 경우가 많다.

 

소설 속의 클로틸은 10여 년간 엄마로서, 아내로서, 자식으로서의 일을 해내고 있었다. 그러다 쌍둥이들이 입학하게 되면서 뭔가 새로운 일을 하고자 마음 먹게 된다. 더이상 애들에게만 매여 있지도 않아도 괜찮을 자신만의 시간이 생긴 것이다. 아마도 집안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느낌이다. 나중에 애들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나도 내 인생을 살아야지 하고 말이다. 실제 그렇게 하는지 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그날을 꿈꾸며 힘들고 지친 오늘 하루를 견뎌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들은 사랑스럽고 소중하다. 그렇기 때문에 희생과 헌신이라는 말 밖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는 긴 시간을 엄마들은 인내하는 것이다.

 

"정신없이 어질러진 집 치우면서 사는 것 이젠 못하겠어. 열심히 치워 봐야 고개만 돌리면 금세 또 엉망이 돼 있는 걸. 마치 집 안 곳곳에 숨어 잇던 혼돈이 알을 깨고 나오는 것 같아. 그런 날들의 연속이야.....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테야. 남이 시키는 일 말고. 그런데 날 봐. 나한테 누가 일을 주기나 하겠어?"

 

감정을 엄마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엄마가 세상의 전지전능한 신인것 마냥 자신들 앞에 닥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거라고 믿던 아이들은 이젠 더 이상 없다. 아이들은 점차 엄마의 품을 떠나 또래의 무리 속으로 들어가고, 남편은 사회적 지위를 굳히기 위해 더욱 바빠질 뿐이다.

 

클로틸 역시 두 쌍둥이를 보내고선 후련함과 동시에 약간의 허무감을 느끼는 이유다. 아마도 모두가 공감할 만한 대목이다. 그렇게 나름대로 자신의 제2의 인생을 위한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클로틸은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바로 아침에 학교에 데려다 준 딸 마들렌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사라진 딸을 찾아 퀴르 강가를 애완견 보와 함께 헤매다 강 건너편에서 마들렌을 발견한다. 그저 할아버지댁에 가기 위해 학교를 나왔다는 아이의 말에 그녀는 일단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지만, 그 순간 자신이 목소리를 잃어버렸음을 알게 된다.

 

그녀는 목소리를 잃고 회복하기 위해서 치료를 받으러 다니다, 말은 못하지만 오히려 노래는 부를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전까지 생각지도 않았던 새로운 분야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찾은 것이다. 평소의 모습을 잃음으로써 그녀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될 그녀 자신의 운명을 만난 것이다.

 

하지만 클로틸이 음악과 노래에서 자신의 인생을 발견하고 더 나은 모습을 향해 가는 일들에 주변 사람들은 달라진다. 그녀의 남편 벵상은 평소처럼 그녀가 평온한 모습으로 자신을 기다리는 그 일상이 깨진 것을 참지 못하고, 그녀의 친구 알릭스는 콜로틸의 행복한 삶을 통해서 자신이 느끼던 대리만족적 행복이 깨진 것이 싫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 아틸레르는 딸이 목소리 잃고 목소리의 회복에 집중하지 않은채 오히려 노래를 더 부르는 것이 못마땅하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서야 찾은 자신의 인생을 결코 포기할 수가 없다. 예전의 클로틸이 더 이상 아닌 것이다. 그녀는 이젠 '그 누군가'가 되고 싶은 것이다.

 

모든 여성은 항상 두 배의 고통을 지불해야 한다. 하나는 자신이 가진 것 때문에, 다른 하나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 때문에.(p.211)

 

처음엔 잘 견디는 것 같던 세 사람은 그녀가 노래에 집중하면 집중할 수록 더욱 그녀를 이해할 수가 없고, 그녀의 큰 아들은 이전과는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과 엄마의 모습에서 그 간격이 커지면 커질 수록 엄마를 더 이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녀는 말을 하지 못하는 주변의 차가운 시선들과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는 냉담함 속에서 더욱 힘들다. 왜 엄마는 행복해져서는 안되는가 말이다. 왜 엄마는 가족들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이라는 것을 절대진리인 마냥 그렇게 계속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약간의 분노와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착한 여자 콤플렉스는 이제 좀 벗어 버리는 게 어때! 네가 노래를 해도 주변 사람들은 아무것도 잃을 게 없어. 무언가를 얻으면 얻었지. 아직도 모르겠어? 너를 그토록 의심하게 하고 괴롭게 만드는 그 '저음' 은 바로 네가 평소에 말할 때 사용하는 그 목소리야!"(p.137)

 

그녀가 자신의 소신대로 자신의 삶을 살기로 하고 아마도 평생의 처음이자 마지막일 용기를 내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진다. 자신의 꿈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는 순간 온 우주가 자신을 돕는 것처럼 주변의 사람들도 점차 그녀의 달라지는 모습들을 인정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달라진 그녀의 모습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고, 결국엔 그녀의 그 모습들이 '예전의 클로틸'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 아님을 알게 된다.

 

본인 한명이 변한다고 세상은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달라진 자신의 삶으로 나머지 인생은 분명 이전과는 달라진다. 인생의 어느 순간 터닝 포인트가 있기 마련이다. 그 계기가 어찌 되었든지 간에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처음엔 나의 달라진 모습에 나의 가족과 친구들은 거부감을 느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그들의 바람대로 산다면 어느 순간 정말로 난 사라지고 없다. 내가 없다면 결국 모든 것이 없어지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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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생활 다이어리 - 나만의 아지트를 꿈꾸는 청춘들을 위한 카툰 에세이
다카기 나오코 글.그림, 박승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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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의 독립생활에 대한 작지만 소소하고 솔직하면서도 적나라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성들이라면 자기만의 싱글라이프를 꿈꿔 본적인 있을 것이다. 오롯이 나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생활하고픈 마음이 내게도 있었다.
대학을 가게 되었을 때가 그랬고, 지금 아이들과 복닥거리는 요즘 또 한번 독립생활을 꿈꾸고 있다.

저자 역시도 졸업을 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을 업으로 삼고자 마음 먹으면서 부모님과 가족들이 있는 고향집을 떠나 도쿄로 와서 난생 처음 독립생활을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모두가 그렇듯 저자도 독립생활에 대한 로망을 갖고 집 구하기부터 시작해서 집 꾸미기, 실제 혼자서 생활하기 등등의 실질적인 이야기를 자신의 업이자 특기이기도 한 일러스트로 솔직하고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저자 자신의 생활담을 소개했듯이 이 책은 독립생활에 대한 비교적 현실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다. 보통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독립생활에 대한 로망을 저자도 물론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문제들과 애로사항 등을 사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독립생활이 결코 꿈과 로망으로만 존재하지 않는 현실적 문제들이 직면해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려 준다.

실제 저자는 8년 정도 전에 도쿄에서의 집을 구하고자 하지만 비싼 월세와 무직상태, 보증인이 필요한 여러 조건들로 인해서 도시에서는 적당한 집을 구하기가 어려워 도쿄 교외에서 독립생활을 시작한다.
현관에서 집안의 전체 모습이 보이는 이곳에서 첫 독립생활을 하게 되면서의 생활을 소개하고, 꿈을 안고 무작정 상경한 요즘의 젊은이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아픈 청춘들의 모습을 이제는 추억처럼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힘든 시절도 지나보니 다 추억이고, 때로는 그립다고들 하지만 실제 저자의 일러스트를 읽다보면 독립생활이라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금전적인 어려움에서부터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혼자라는 것에 대한 외로움까지. 어디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부모님의 울타리안에서 두분의 보호를 받던 때와는 달리 모든 책임을 자신이 져야하기에 더 그런지도 모른다.
이런 감정들과 현실적 문제들이 잘 나타나 있다. 저자 특유의 재치와 코믹으로 버무리고 있긴 하지만 한편으론 안쓰러워 보이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실제 촬영한 사진도 여러 페이지 나오는데, 비교적 저자는 요리를 잘 하는 것 같다. 보통 독립생활을 하게 되면 잘 안챙겨 먹거나 사먹는 것이 대부분인데, 저자는 의외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주, 잘 요리를 하는 것 같다. 사진들 속의 이미지는 저자가 만든 것들이다. 그리고 확실히 손재주가 있는 듯, 혼자서 DIY한 가구들도 제법 있는 듯 하다. 귀찮아서 힘들어서 안 할만도 한데 저자는 참 잘도 만들어서 사용하는 듯 하다. 아마도 저자의 성향이 이런 걸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적어도 독립생활에 확실히 적합한 인물 같기도 하다.



책을 보면 이렇게 요리 레시피도 간간이 나온다. 저자가 정말 좋아한다는 여러 재료들을 이용한 요리들이다. 저자는 레몬을 좋아한단다. 단순히 요리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 생으로 먹는 것도 좋아한다고 하니 진정한 매니아다.




그림 하나하나가 전부 저자의 실제 삶들이다. 가감없이 모두 보여주는 것 같다. 독립생활이 좋다고 고집하지도 않고, 독립생활이 외롭고 힘들다고 부정만 하지도 않는다. 실제 자신이 살아 본, 살아오고 있는 부분들에서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있다. 저자의 다른 책들을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 이번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출간 된 적이 있다는 <150cm 라이프> 도 궁금해진다.
TV 속의 싱글 라이프는 대부분이 화려하다. 얼굴까지 비치는 대리석 바닥이 쫘악 깔린 고급 빌라에서 모든 전자제품을 빌트인으로 채우고, 넓은 거실창 앞에서 와인한잔 하는 라이프는 정말 지극히 일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연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래서 이 책이 더 기발한지도 모르겠다. 독립생활을 꿈꾸는, 독립생활에 대한 로망을 가진 사람들에겐 너무 가혹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헛된 꿈을 꾸게 하지는 않을 듯 하다. 꿈과 현실이 항상 같을 수만은 없듯이 현실 속에서 꿈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오늘도 고군분투 하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서 꿈이 현실이 되는 생생한 과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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