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부커 수상작 Lincoln in the Bardo 를 읽기 시작했다. 티벳 불교에서 죽은이들이 환생과 진짜 죽음 사이에서 머무는 공간이 'Bardo'라고 한다. '연옥'과 비슷한 이 특별한 공간에 오랫동안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적어도 독자에게 자기 소개를 그렇게 하지는 않으면서) 머물러있다. 백 명이 넘는 인물들이 쉴 새 없이 떠들고, 한 편에선 링컨 대통령 시기의 기록들을 배치해서 기록들과 주변 인물들이 엇갈려 쏟아지는 느낌이다.

 

링컨의 아들, 그가 아끼고 사랑한 아이 윌리가 죽었다. 껑충한 키의 어색한 몸짓의 대통령이 모든 관례를 무시하고 장례 후 아이의 무덤에 찾아와 이미 식어버린 아이의 몸을 꺼내서 품에 안는다. 그가 우는 모습을 주위의 '인물들'이 보고 '이런 적은 없는데....이미 상자에 담긴 우리를 이렇게 찾아와서 따뜻하게 안고 슬퍼하는 사람은 없었지'라며 놀란다. 나 역시 그랬다. Bardo의 링컨 쥬니어는 아직 천사를 따라가지 않았다. 선배들이 하는 '이제 갈 길 가야지' 라는 조언을 듣지만 윌리는 아버지를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 '신과 함께'에서 김자홍이 어머니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싶다고 하던 장면이 생각난다. 죽은 사람들은 늘 못 다한 말이 있다. 자, 링컨의 아들 윌리가 아버지를 다시 만나서 말을 할 수 있을까? ... 이제 1/4 읽었을 뿐인데 책이 어려워서 조금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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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하나 둘 씩 떨어지는 눈송이에 날씨를 '눈'으로 적기는 애매했는데 밤새 눈이 더 내려 쌓여있었다. 날씨 연관 소설 읽기, 로 은희경의 단편집.

 

'프랑스어 초급 과정' '독일 아이들만 아는 이야기' 읽었다. 겁이 많고 소심한 여자 주인공들, 자신과 가족들 사이에 생겨난 삐걱거림을 가만히 쳐다보다 일어선다. 별일이 더 생기지 않기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따라갔다. 상투적인 상황이나 사고로 이어질 뻔할 때, 소설은 끝난다. 그래서요? 어떻게 된거에요? 제목이 주는 인상과 아주 다른 이야기, 그러나 흔하게 내 옆과 내 안에서 생기는 이야기. 공격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덤덤하게 상처 받는 마음들. 세 번 째 읽는 은희경 작가의 책. 능숙한 작가의 세련된 말솜씨에 이끌려 가며 읽는다. 꾸민듯이 깔끔한 소설.

 

알라딘에서 새해선물을 받았다. 컵도 다이어리도 마음에 든다. 자, 이제 새해 결심을 적어봐야지. 작심사흘씩 세 번이 지났으니 연습도 충분했다.

 

* 매일 아침 서재글을 하나씩 올린다.

* 매일 단편 1편 이상, 혹은 책 1권씩 읽는다.

* 다이어리에 매일 3문장을 적는다.

* 막내 공부를 매일 돕는다.

* 책장 정리를 한다. 올해 덜 사고 더 내놓겠다. (어제까지 6권 샀고 2권 선물로, 18권 중고로 보냈음.)

* 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보고 계시죠? 라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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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1-10 0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누가 뭐 맛있게 먹고 재미있게 사는 거 보는 게 너무 좋아요. 그런점에서 좋아요 하나 드렸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18-01-10 08:17   좋아요 0 | URL
그 좋아요, 감사히 받겠습니다! 맛있는 거 먹고 재밌는 책 많이 읽을겁니다. 올해.
그런데 다이어트나 운동, 이런건 새해 결심에서 뺐어요. 지난 9일간 그걸 다시 확인했죠. ㅎㅎ

2018-01-10 0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부만두 2018-01-10 12:58   좋아요 0 | URL
오늘부터 하면 되지롱~~~ 아직 우리에겐 356일이 남았다구!

psyche 2018-01-10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일 유부만두 서재는 저녁 먹은 후에 들어오는 걸로..
새해 결심같은거 안한지 오래였는데 유부만두의 결심를 보니 나도 할까 하는 생각이 드네. 뭔가 좀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반성만 맨날 ㅜㅜ

유부만두 2018-01-10 12:59   좋아요 0 | URL
그런데 서재글 올리기와 3문장 적기 말고는 거의 예전의 계획과 비슷해요. ㅎㅎㅎ
너무 크고 어려운 계획은 세우지 않기로 했어요. 매일 조금씩.
언니, 호떡으로 반격하시는 거에요?!?!

psyche 2018-01-10 13:33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가 올린줄 모르고 올렸던건데 앞으로 계속 반격을! ㅎㅎ

라로 2018-01-10 16:03   좋아요 0 | URL
제말이요. ㅎㅎㅎㅎ

라로 2018-01-10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근 보고 있지요!!! ㅎㅎㅎㅎ

저는 이 글이 염장을 지르는 것에도 불구하고 넘 사랑스러운!!!
우선 제가 너무 좋아하는 유부만두 님의 글을 매일 볼 수 있다는 것!!! 저 뿅~~~갑니다, 유부만두 님 글에!!! ㅎㅎㅎㅎ
그리고 유부만두 님 막내는 너무 좋겠다요. 지성인, 엘리트인 엄마가 공부를 매일 돕는다니!!!!!!! 우리 해든이도 보내고 싶어요. 유부만두 님 댁으로 유학~~~~ ㅠㅠ
막내 아들 너무 부럽네!!!! 좋겠다 막내는. 전생에 뭘 구했기에 유부만두 님을 엄마로 해서 태어났을꼬!!!!

유부만두 2018-01-11 09:30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이런 무지막지한 근거없는 칭찬은 ....
왜이러시는겁니까?! 김치전을 보내드리겠습니다! ㅎㅎㅎ

우리 막둥이가 하도 공부를 안해서 엄마가 끼고 가르쳐 볼라고 새해결심을 했어요.
어제도 영어 숙제를 하면서 (학원 안다니고 학습지만 겨우 합니다) 엄마, ‘알다가 뭐야? ‘ ‘노우‘ .... ‘뭐?! 그건 아니라는 거쟎아!‘ ..하하하하 Know 를 아직 크노우로 읽더라는 겁니다. ㅜ ㅜ

비연 2018-01-11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어 보입니다.... 점심 먹고 왔는데.. 사실 국수가 땡겼는데 말이죠.
메뉴에서 품절로 떠서 ..(ㅜ) 참치볶음밥 먹고 왔더니 마음부터 허합니다...

유부만두 2018-01-12 08:50   좋아요 0 | URL
국수보다는 밥이 더 든든할 것 같지만, 입맛이 땡기는 편이 더 마음도 속도 채워주나봐요. 오늘은 어제 보다 더 춥다는데 따뜻한 점심 챙겨 드시길 바랍니다.
 

스티븐 킹의 It에 이렇게 귀여운 장면도 나온다고 남편이 알려준다.
Seeya later, alligator. 하면 After awhile, crocodile. 하고 받는다.

우리말론 ‘천만의 말씀’에 ‘만만의 콩떡’으로 받는 거 같다니까, 그건 할머니들이나 하는 말장난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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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1-09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eeya later, alligator! ㅎㅎ

유부만두 2018-01-09 10:17   좋아요 1 | URL
After awhile, crocodile!

라로 2018-01-09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분 왜이리 귀엽!!!

유부만두 2018-01-10 08:14   좋아요 0 | URL
원래 귀엽.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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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
미하엘 엔데 지음, 프란츠 요제프 트립 그림, 선우미정 옮김 / 길벗어린이 / 2004년 1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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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개정판
캐서린 패터슨 지음, 최순희 옮김, 정태련 그림 / 대교출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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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시간의 주름- 3단계
매들렌 렝글 지음, 오성봉 그림, 최순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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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떠오른다- 문지아이들
수잔 쿠퍼 지음, 김서정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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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번역과 평론을 하는 김서정이 쓴 어린이 판타지 문학에 대한 책이다. 주로 다루는 작품은 '나니아 연대기' '삐삐 롱스타킹'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등인데 여러 19세기 이후 유럽 작품들을 소개하며 전래동화와 판타지 동화를 이해하도록 정리해 두었다.

 

왜 책을 읽는지, 어린아이 독자가 좋아하는 동화 요소는 무엇일지, 어른들의 역할은 무엇일지 생각해봤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함께, 혹은 숙제 시키느라 옆에서 읽은 경험과 요즘 그냥 내가 좋아서 읽는 동화는 다르게 마음에 남는다. 얇은 책이지만 저자의 문장과 책 구성은 조금 뻑뻑하다. 그래도 저자의 판타지 사랑은 의심할 수 없다. 멋진 동화책 목록들을 만나서 좋았는데 번역본이 없는 것들도 꽤 된다. 내가 초등(국민)학생 이었을 때, '빨간머리 앤'과 '소공녀' '작은 아씨들' 정도만 읽고 서둘러 어른 책으로 넘어갔다. 그 때 조금 더 판타지 동화를 읽었더라면, 하고 아쉬운 생각이 든다. 친구집에서 한 챕터씩 빌려 읽었던 '나니아 연대기'가 그래서 더 소중하다. 다시 읽어봐야지 하고 챙겼다. 그리고 저자가 어린시절 인상 깊게 읽었다는 그림책은 제목이 바뀌어 나와 있었다. 이 책 역시 챙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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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8-01-09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책인데 누군가 예의 없는 사람이 밑줄을 그어놨음. -_-

목나무 2018-01-09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초딩때 권법소년 시리즈를 읽었어요. ㅎㅎ;;; 그래서이라 지금도 판타지영화보다는 무협영화가 더 좋아요. ㅋㅋ

유부만두 2018-01-09 09:44   좋아요 0 | URL
ㅎㅎㅎ 어린시절의 무협지 독서가 지금의 설해목씨를 키운건가요??!!

라로 2018-01-09 15:14   좋아요 0 | URL
저도 판타지보다는 무협지 특히 만화로!! 그거 찾고 싶은데 가끔 답답해요. 제가 처음 읽은 만화 무협지요. ㅎㅎㅎㅎ

psyche 2018-01-09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타지도 좋아하고, 아이들 책도 좋아하는 내가 읽어봐야할 책인듯 ^^

유부만두 2018-01-09 09:45   좋아요 1 | URL
판타지 동화를 맘껏 사랑하라는 이론적 근거를 얻었어요. ^^

라로 2018-01-09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교양없는 사람들 같으니라구!! 저도 얼마전에 도서관에서 시험 관련 책을 빌렸는데 물에 젖어서 쭈글쭈글!! 정말 사람들 개념이 없어요. ㅠㅠ
그런데 여기서는 무슨 벌금을 물리는 것 같아요. 제가 빌린 책에 기록이 되어 있더라구요. 언제 책이 이렇게 되었다 뭐 이런. 그러니까 지금 빌렸가는 사람의 책임이 아니다. 고요. 한국엔 더 뻔뻔한 사람들이 있으니 빌렸가는 사람들이 신고하는 제도가 필요한듯. 암튼

유부만두 2018-01-10 08:16   좋아요 0 | URL
어린이 책엔 오물이 많아요 .... ㅜ ㅜ 코*지 같은 것들이 붙어있어서 제가 신고도 하고 그랬어요. 우리 모두 도서관 책을 깨끗하게, 곱게 읽읍시다.
(귀퉁이 접기도 했던 과거의 저, 반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