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아람 작가의 어린시절을 함께한 계몽사 세계명작 대신, 내겐 계림문고와 삼성당 시리즈가 있었다. 십 년 쯤 차이. 특히 빨간 머리 앤을 좋아했는데 인터넷에서 찾은 책표지와 삽화가 낯익다. 같은 이야기를 최근에 나온 책으로 읽을 땐 그’맛’이 나지 않았는데... 일요일 아침, 잠시 추억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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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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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7-09-30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중당 문고라니... 이 책 어떤지 궁금하다. 그건 그렇고 추석 연휴 동안 건투를!

유부만두 2017-10-02 18:45   좋아요 0 | URL
연휴가 길어서 은근 더 힘드네요. 매일 매일 조금씩 장보고 있고요. 드디어 내일 시댁갑니다!
 

그래서 ... 선택한 소설 중 하나가 '갱년기 소녀'였어요. 표지도 너무 예쁘고, 제목도 가슴 저리게 와닿고.

 

<일반적인 범주를 벗어난 듯한 작품 속 인물들이 사소한 대화와 충동적인 행동을 계기로 범죄로 치닫는 과정은 일본 서브컬처 특유의 오타쿠 혹은 동인 문화가 겹쳐지며 어디선가 충분히 일어나고 있을 법한 현실성을 띤다. 이들의 갈등이 주로 가정에서 비롯된다는 점과 꿈과 현실의 괴리에서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폐쇄적인 커뮤니티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면 작품은 현대 일본 사회에서 중년 여성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를 담아낸 사회파 미스터리로 읽히기도 한다.> 알라딘 책소개입니다.

 

제가요. 책을 아주 심하게 좋아하고, 그래서 '기사단장 죽이기' 읽다가 리츠 크래커에 케쳡 찍어 먹기까지 하는 오타쿠이며, 또한 갱년기 준비생으로서! 아주 호의적인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어요. 아, 이 책은 소개글과 제목에서 주는 인상과는 다른 면을 보여주는겁니다. 여섯 명 각각의 (나이대는 30대 초반 부터 50대 중반까지) 개인사와 질투, 그리고 멍청함을요. 외모고 뭐고 등장인물들 하나같이 다 모질라요. 팬질도 열심히 하는지 모르겠고요. 전 그들의 순정만화 '잔'을 향한 열정을 보고 싶었거든요. 나이가 뭔 상관이고, 서브 컬쳐면 어때요. 그런데,! 오타쿠로서의 팬질, 그리고 그들의 구심점일 '잔'은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갱년기도 뻔한 기존의 아줌마 시기로만 정해 놓았고요. 온갖 비열한 감정과 행동을 갱년기에, 아줌마에, 저소득층 비혼여성에게 씌워놓았더라구요. 차라리 동호회 사람들 사이의 질투극으로만 소개를 했더라면 좋았겠죠. 추리극이라기에도 모질라....갱년기가 소녀의 마음과 표지로 다가왔기에 하아.... 그렇게 낚인 독자는 마음이가 마이, 아주 마이 아픕니다. 왜 중간에 덮질 못했니. 끝까지 읽고 이러케 욕하고 싶었니. 아니. 갱년긴가봐. 추석이 오쟈나. 어뜨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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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7-09-29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제목과 표지에 낚일뻔....

유부만두 2017-09-29 22:47   좋아요 1 | URL
기대가 커서 실망이 큰건지, 화려한 포장에 홀랑 넘어간 건지.... 그랬어요.

2017-10-06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안읽어야겠네요. 제목에 혹했는데

유부만두 2017-10-06 18:10   좋아요 0 | URL
제목이 기가막히죠?!

persona 2022-06-29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과 표지에 읽고 싶다고 찜했는데 유부만두님 글이 딱! 있네요. ㅎㅎㅎ 아 제목과 표지 진짜 사랑스러운데 ㅠㅠ 읽고싶어요 체크를 빼야 한다니 ㅠㅠ ㅋㅋㅋ

유부만두 2022-06-29 22:19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표지와 제목이 내용에 배신 당했어요. ㅋㅋ
 

명절이. 길고긴 연휴가.

 

시댁에서도 더 오래 있게 되겠지. 따로 여행 계획도 없고, 연휴 직전까지 야근을 거듭하는 남편은 쉬고 싶어 할텐데. 아이들은 어쩌지. 장도 넉넉하게 봐둬야하는데, 아직 때가 아니야. 그러니까, 지금은 들어온 애매한 선물들을 정리하고, 배송일을 잘 봐서 책주문을 하는거지. 연휴 동안 읽을 책이 없다면 불안해서 전을 다 태울지도 모르고 미끄덩거리는 토란을 바닥에 쏟을지도 몰라. 고기랑 전감은 월요일에 사는 게 낫겠지. 겹치는 메뉴는 지금부터 피하고. 아, 지금 내 정신 상태는 명절 직전의 불안증이니까, 일단 페이퍼를 좀 써보기로.

 

이런게 의식의 흐름일지도.

 

명절 직전에 맘만 바쁘고, 약속도 많고, 책도 더 사고 있습니다. 어제, 오늘 좋아하는 동화 작가와 동화 평론가의 강연을 근방 도서관에서 찾아들었고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함을, 답보다는 질문을 찾아야 함을, 아이들의 '도덕적 의무'로 짓눌린 어깨를 고민했습니다. 몇 번이나 울컥, 했는지 몰랐어요. 그러니까 강연 듣는 동안, 난 엄마 면서 또 어린이 였으니까요. 강연 선생님께 '유부만두' 닉넴으로 인사드리면서 (아, 정말 닉넴을 멋지게 지었어야 했다고 수년째 후회를 거듭거듭...) 잘했어요, 도장 받는 기분으로 사인을 받았죠.

 

마음 편한 작가와의 만남은 별로 없죠. 아마. 주로 저녁시간, 홍대 근방의 문학행사엔 제 나이대의 독자는 좀 걸리적거리는 아줌마니까요. '애들 밥은 챙기고 왔냐? 남편이 허락은 하더냐?' 라는 말도 들어봤는데, 뭐 그러면서까지 애들 맡기고 남편이랑 약속 정해서 (행사를 기다리면서 책을 다시 읽고 얼마나 설레는데) 두근거리는 맘으로 문학행사를 갔는데, 사실 그 자리에서 겉도는 기분이 드는건 어쩔 수 없어요. 작가들도 거의 다 아저씨들이니까 뭐랄까, 아줌마 독자가 '순수한' 팬으로만 보이고 싶지만 철없고 흉해 보일까 조심하게 되고요. (왜?!) 여성 작가의 행사에서도 더 젊고 당당한 독자들에게 괜히 주눅이 들었어요. 아, 오늘 왜이리 징징대나....

 

그래서 어제, 오늘, 내나이 또래의 엄마/아줌마를 겨냥한 행사가 편안했는지도 몰라요. 아, 그렇지만 미묘한 게 있지요. 보통 엄마들 대상의 강연에선 강사분들이 (책 저자분이나 교수) 아줌마들을 아주 아래로 깔고 강연을 시작하거든요. 예전에 일반인 대상 강연에서 한 교수'님'께서 불성실한 강연 내용과 태도로 시간을 때우기에 환불 받은 적도 있었어요. 일반인, 거기에 '아줌마' 청중은 더 싸게 후루룩 도매급으로 넘어갑니다. 무식하고, 책 안읽고 (저기요, 책 안 읽는다면 여기에 왜 왔겠어요?!), 드라마나 보고, 어려운 건 모른다고 넘겨짚고 정말 유치하고 안웃긴 농담으로 강연이랍시고 합니다. 하아.....그걸 보고 앉았자면, 아, 난 뭐냐, 싶을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어제 그리고 오늘 강연은 안그랬어요. 청중을 무시하지도 않았고 불편하게 만들지도 않았어요. 편안하게 강연 내용에 집중했고요, 내 시간을 충만하게 만들어서 뿌듯했어요. 그러니까, 전 책을 조금 더 주문해 보기로 해요. 택배 기사님께 죄송한 마음으로 이 페이퍼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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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7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8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8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제 마음과..이리 동일? ㅎㅎㅎ 언제부턴가 저긴 내 자리가 아니야 하는 마음으로 북토크에 안가게 되더군요.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실 것 같은 자리만 참석..ㅎㅎ 암튼 저도 택배 아저씨한테 미안한 마음으로 장바구니 챙기고 있습니다. 건투!^^

유부만두 2017-09-28 09:23   좋아요 0 | URL
그쵸. 편안하지 않은 자리에선 온 마음으로 문학행사를 즐기기 어렵더라구요. 쑥님의 택배 상자가 연휴를 잘 채워주길 바랍니다. 건투! (하아~ 이러면서도 또 한숨 나와요. 전전전전전 국국국국 설거지 백만가지...와 착한사람 연기하기;;;;;)

psyche 2017-09-29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에 있다면 이런 저런 문학행사 가보고 좋았을텐데 라고 부러워 했는데 듣고 보니 그런 면이 있을 거 같네. 그나저나!!!! 길고 긴 추석연휴 잘 버텨내길

유부만두 2017-09-29 22:48   좋아요 0 | URL
‘순수한‘ 마음으로만 ‘단순하게‘ 보이지 않으니까요. 나이가 여기 저기서 길을 막기도 하고요.

길고 긴 연휴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벌써 지치고요....

psyche 2017-09-29 23:43   좋아요 0 | URL
페북처럼 sad 버튼이 있어야할 듯.... 좋아요를 누르자니 좀 그렇잖아
 

주인공 콘스탄스 콥 양은 180센티미터가 넘는 거구다. 맘에 든다. 꺆꺅거리며 기절하지 않는다. 체격에서, 시선에서 눌리지 않는다. 그래도 삼십 대의 미혼 여자라 남들의 '걱정'을 들어야한다.

 

동네 부자 망나니와 차사고로 맞부닥치고, 배상을 요구하다 협박을 당하고, 법정 싸움과 수사, 혹은 탐정일을 해내며 남들도 돕는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를 돌아본다. 제목에서 상상한 것처럼 내 집은 내가 지킨다, 라기 보다는 이런 저런 설명과 보호가 붙지만 당당한 그녀가 좋다. 저자인 에이미 스튜어트가 8부작으로 기획하는 콥스 양 시리즈의 첫 이야기. (아, 좋아! 일곱 권이 남아있다!)  밀레니엄 Girl 시리즈의(여주인공의 활약상 이라지만) 여성에 대해 과하게 잔인한 폭력 스토리 보다 마음에 들었다.

 

 콥스 양 시리즈 1권의 교훈, 법률문제에선 전문가를 찾기, 개인 정보는 함부로 내주지 않기, 외판원이나 (기타 타인에게) 함부로 문 열어주지 않기. 재미있는 책은 하루 해를 잡아먹는 것 잊지 말기.

밑줄 사진은 스포 방지를 위해 일부를 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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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7-09-25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끌린다!

유부만두 2017-09-25 13:10   좋아요 1 | URL
재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