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入門

 

 

 

"아~ 녀석!!은 오늘도 하루를 또 넘겨주었군!

고맙게도 하루씩이나!"

 

 

시간이란 그릇 안
계란 노른자와 흰자가
원심분리기에 빙빙돌 듯
감정의 즙이 가장자리로 흐르고 있는 것을 눈치채다

 

 

 

팽팽한 시간의 그릇에
물과 기름이
유화되듯 뒤섞이리라는 것을 안다
뭔가 다른 일상과 다른 무엇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거울 속에 빠져나갈 출구가 있었고
빠져나가고 있는 나의 뒤통수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걸 말이다


 

 

 

이대로는 아닐 것이라는 것
어떻게 될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분명 달라진 모습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것을

삶의 격이라는 프리즘으로
지난 사건들이 되새겨지면
남루하기 그지 없는
이해할 수 없던 '나'의 行格들이
간추려지는 것이다.

왜 분리되거나 자리잡지 못해
배회한 것인지도 
이대로 머물 수 없다는 일
이대로 머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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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자신감은 언제 들어왔나
자신감은 왜 드나든건가
자신감은 무엇으로 가나

 

 

보이는 쪽으로만
가는 쪽으로만 가다

 

 

그만
시작한 곶을 잊었다

 

그만
시작할 꽃을 잃었다

 

그만
시작한 곳도 눈감다

 

 

난무亂霧

 

 

활자에 묻어있는 감정들이 핀다
감정의 꽃들이 여기저기 핀다
꽃은 유혹한다
'봐주세요. 제발
제발 봐주세요.'

 

 

활자에 묻어있는 감정들은 본다
감정의 거울꽃을 본다
거울은 보여준다
'예뻐 예뻐 예뻐'
'예쁘다고 예뻐'

 

 

때와 장소도 기다리지 않는 곳
언제, 어떻게, 왜
기대하는 동안이
무너져 사라져버린 터

 

 

마음으로 그려질 수 없는 곳
감정의 깃발만 시도때도 없이
팔랑거리는 곳,
보려하지 않으려해도
볼 수 밖에 없어 봐야하는 곳

 

 

감정기계가 토해내는 일상들
재활용이 될 수 없는 조화다
버린 꽃이 너무 많다
어찌할 수 없는 감정들의 폐처리장

 

 

말을하되 말하지 않는다
전하되 아무것도 전하지 못한다
자욱한 안개 속에 보이는 것이 없다
자욱한 안개 안은 잡히는 것이 없다

 

 

낙엽(가을)

 

 

너로
다가서는 인식표인 줄 알았다
그런데
범칙금 딱지같다
불쑥
날라와 기억을 밟고 간다

 

이렇게

한켠으로
미뤄둬 쌓인 마음들에
마른 바람이
불을 붙였다

 

 

'미뤄둔 것은 언젠가 사랑을 한다'에
밑줄을 긋는다

 

 

님에 데인다
화상이다

 

 

중심의 근력

 

 

흔들린 적이 없다고 한다
흔들려 본 적은 있으나
흔들리고 싶지 않다 한다

 

 

기댄 적이 없다고 한다
기대본 적이 있으나
기대고 싶지 않다 한다

 

 

걷고걸어 힘든 적 없다고
힘들 수 없다며 걷고걸어

 

 

람에 몸을 맡겨 흔들 흔들
기우뚱기우뚱  사이시옷으로
마음을 뉘일 것을
뉘인맘을
또 기우뚱기우뚱거릴 것을

 

 

취한 이들이 왜 비틀거리는지
성한 이들의 마음이 왜 비틀거리는지
비틀거리는 것엔
중심보다 더 단단한 자장이 있다

 

 

기대야만 생기는 힘들
기대야만 생기는 마음들
기대야만 생기는 모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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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꿈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묻는다
꿈이 뭐니
넌 뭐가 되고 싶어
뭘 하고 싶어

 

 

어른들은 아이에게 묻지 않는다
꿈이 몇이나 되느냐
넌 되고 싶은게 뭐뭐뭐냐
하고싶은 것들이 뭐냐

 

 

어른들의 수명이 줄었다
사회적 수명 말이다
정작 사회는 어른들에게 물어야 한다
꿈이 뭐냐
좋아하는게 뭐냐
하고싶은 게 뭐냐고

 

 

어른들은 갸우뚱해야 한다
꿈이 녹슬지 않고 죽지 않았다고 말해야 한다
좋아하는 것이 이것저것 저것이라고 해야한다
아이에게 꿈을 짜내라고 하기전에
해야할게 많다. 요구할 것도 많다

 

 

생물학적 삶이 아니라

사회적 장수를 사회에 요구하고 꿈꿔야 한다.

 

 

 

볕뉘. 친구와 차수를 옮겨 얘기를 더 나눈다. 아직 술기운이 남아 여기상태다.  참 생각도 많고 하고싶은 말들도 꼬리를 물기도 하는 때이다.  가끔 몸의 들뜬 상태, 평소에 닿지 않는 말들이 스며들 때가 좋기도 하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는 욕심은 끝이 없을 것이다. 일반고가 아니라 대안학교를 챙기고, 국내가 아니라 유학이 더 낫다고 말이다. 맹모 삼천지교를 탓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잉이다. 아이들이 몸이 아프고 나서야 공부가 다가 아니라고 깨닫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한다. 팔이 안으로 굽듯이 부모된 도리로 자식은 챙겨야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부모가 내려놓아야 한다. 조손가정이나 결손가정의 아이들을 생각해야 하고, 특별한 아이가 아니라 함께 자라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면 내려놓는 것이 맞다.  그래야 잘 큰다. 부모가 자신의 사회적 삶을 살고 기획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아붓는 것이 맞다. 아이들 삶을 살아주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계부, 계모. 그래 맞다. 그런 소리 듣는 것처럼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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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뉘.  지난 마음결을 긁어 모으다보니, 정리해보고픈 충동이 생긴다.  이것 저것 부끄러운 것 투성이지만 시간들을 모아 집이라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다보니 신경쓸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닌 것 같다. 마음들을 모아 파일로 곁에 둔다. 하지 않은 것보다는 낫다 싶다.  속내를 전할 용도로 먼저 쓰일 듯싶다. 그 이상은 마음이 부풀어 외려 마음결만 상하게 할 것 같아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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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엽층

 

 

 어떻게
 왜
 자꾸만

 

 너의
 가는 길이
 궁금해지는 건

 

 

 어떻게
 왜
 자꾸만

 

 나의
 가는 길이
 궁금해지는 건

 


 어떡해
 왜
 자꾸만

 

 사는 삶이
 궁금해지는 건

 

 그래도
 단
 한나절
 산삶과
 살 삶을 섞다

 

 어떡해
 자꾸
 살 삶과
 산 삶이
 날이 새도록 섞다

 


 어떡해
 우리
 산 삶과
 살 삶이 애틋해

 

 

 한달이 섞도록
 삶을 부비고
 헤집고 상처를 덧내

 

 

 한해
 두해
 세해
 그렇게 켜켜로 쌓여
 

 쾌락을 발굴해내듯
 삶이 줄줄이 얽혀
 나오는 것이라


 

 어떡해 어떻게
 삶이 무성해
 섞어 문드러져
 화석연료처럼 쓰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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