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시공간적 제약이 일상을 숨쉬고 있다. 당연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과 답변이라는 이분법의 테두리는 많은 것을 놓친다. 한강작가의 빛과 실이라는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처럼, 질문, 새로운 질문들은 많은 것들을 품에 안으면서 여러 가능성들을 찾아간다.
다소 당황스러운 책이었다. 나에겐. 장별로 편차가 느껴지며 대학원생 리포트같은 느낌도 있어 온전히, 일관되게 집중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바라드의 팬으로서 다음의 문구가 숨쉬는 몇몇 편들을 그래도 인상깊다는 말을 전한다.
기억은 단순히 인간 마음의 주관적 능력이 아니라, 인간과 마음은 세계의 시공간물질되기spadetimemattering 풍시경 landtimescape의 일부다. 기억은 세계의 구체성, 즉 반복적으로 재구성되는 퇴적된 역사성의 지울 수 없는 흔적으로 세계의 세계되기 속에 기록된다. 111
과학과 정의, 물질과 의미는 때때로 교차하는 분리된 요소가 아니다. 이 둘은 떼려야 뗄 수 없이 서로 융합되어 있으며, 어떤 사건도, 아무리 에너지가 넘쳐도 둘을 분리할 수 없다. 화학적 처리나 원심분리기, 핵폭발로도 분리할 수 없다. 137
절단은 의지적 개인이 아니라 우리가 일부인 더 큰 물질적 배열에 의해 주체적으로 제정된다. 우리가 물질을 제정하는 데 참여하는 절단이 중요하다. 사실 윤리는 기하학적 계산이 아니다. 타자는 결코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으며, 타자와 우리는 우리가 제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바로 그 절단을 통해 공동 구성되고 얽혀 있다. 절단은 사물을 함께 그리고 따로 자른다. 절단은 외부에서 제정되는 것이 아니며 단번에 제정되는 것도 아니다. 89
바라드가 시간 회절에 관한 논문에서 언급했듯이 새로운 것은 비결정적이다. 즉 새것과 낡은 것은 서로 공존하며, 여러 시간성 속에서 서로 분리할 수 없이 얽혀 있다. 이것은 또한 우리가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은 항상 이미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회절은 방법론으로서나 물리적 현상으로서나 새로운 것의 시간성을 낡은 것과 연속성에서 단절로 간주하지 않는다. 이는 반복적으로 존재하게 되는 시공간에 대한 심오한 경험이며, 우리에게는 계속해서 두꺼운/지금으로 출현하는 것이다. 79
빛의 속도는 상수이기 때문에, 우리는 더 멀리 있는 물체를 볼 때 더 깊은 과거를 들여다보고 있다. 예를 들어, 가장 가까운 별인 태양을 볼 때 우리는 8분 전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다. 즉 과거에 일어난 일을 현재 보고 있는 것이다. 별자리를 바라볼 때, 우리는 현재에 여러 다른 과거를 목격하며, 그 중 일부는 다른 것보다 더 먼 과거를 목격한다. 따라서 별자리는 과거 사건의 특정 배열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는 다양한 시간성의 구성, 즉 존재하고 있는 별자리의 이미지를 의미한다. 57
볕뉘
유령학이다. 시간교란과 시간회절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정치 사회의 현실만이 아니라 세계가 그렇다. 기억은 세계의 일부다. 마음과 인간도 나누어질 수 없다. 끊임없이 교란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