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윤석인 지음 / 오늘의책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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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해인 수녀님의 글에 침잠했던 시절이 있었다.폭풍과 같던 격정의 청년기, 그 어둡고 불안하던 시절에 환한 해살 비친 앞마당 꽃밭을 가꾸던 누님같은 수녀님의 진솔한 글들은 내 마음의 불안을 거두어 주기도 하는 듯 했다.그러다 스물 안팎의 시절엔 마르크스와 엥겔스, 그들의 사회주의와 한국 경제, 세계 경제, 힘의 논리와 사회주의, 끝없는 시위와 주의 주장, 결국 패배하고 다시 울다가 일어서 승리하고, 다시 패배하고... 사회주의 는 무너져도 뭔가 희망은 있어야 하는데박노해씨는 노동 해방을 이름으로 삼았으면서,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했고, 김지하는 생명의 사상을 부르짖었다.세상이 격동하고, 삶과 죽음이 희비가 엇갈리고 의미조차 불투명할 때, 역시 세상에는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대통령 당선자는 1면에서 갖은 행보를 보이는데, 현재의 대통령은 레임덕의 심한 덫에 걸려 헤매는 모습이 안쓰럽다.윤석인 수녀님의 치열한 삶에 대한 갈구와 노력이 사랑스런 책이었다. 누군들 좌절하지 않았으랴. 그러나 수천, 수만의 사람이 좌절할 때 주변의 한 두 사람의 힘으로 일어선 꿋꿋한 손들을 본다.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오체가 있고, 윤석인 수녀님의 그림이 있다.수녀님의 인제에 대한 소묘를 보면 눈물이 난다.얼마나 앉고 걷고 뛰고 약동하며 소용돌이치는 동작들이 그리웠으면 그리도 열심히 그려봤을까.이젠 조용히 하느님과 조응하며 살고 있을까.아님 아직도 왜 저를 이런 그릇에 주셨느냐고 원망하실까.수녀님, 열심히 생활하세요.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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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0 -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0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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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교 시절, 영어 사전을 a부터 외우고 하던 어리석던 풍경이 있었다. 사전 a에 보면 Rome was not built a day.란 구절이 등장한다.그러면, 로마만 하루에 안 이뤄지나, 우리 나라도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데... 투덜투덜 했고,간혹 아무 역사관 없는 사람들이 쓴 글들이 국어 책에 등장했는데 로마는 그 자신의 부패와 사치, 낭비, 쾌락의 추구로 인하여 자멸하고 말았다.. 운운하는 글들이 있었다.그러나, 시오노 나나미가 보여준 로마의 역사는 그렇지많은 않았다.로마. 그 시작은 보잘것 없어도, 팍스로마나의 영광은 장대하였다. 그리고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정점으로 하는 로마의 영웅들, 또한 케이스 바이 케이스의 귀재들인 로마의 숱한 법들, 그러나 우리 나라가 죽어도 못 따라 갈
융통성(그리스 문화에 대한 융화), 공공적인 노블리스 오블리제 .결국은 기독교 세상에 짓밟혀 로마는 쾌락과 환락의 망할 놈들로 기록되고 말았지만, 시오노 나나미는 무슨무슨 박사도, 학자도 아니면서정말 로마 매니어로써 우리를 '로사모'(로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로 일어서게 한다.아름다운 세뇌의 힘이여, 사랑스런 시오노 나나미.정말 고마움을 깊이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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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하루 빛깔있는책들 - 불교문화 123
돈연 지음 / 대원사 / 199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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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의 제일 경치 좋은 곳에 가면 군 부대와 사찰이 있다는 말이 있다.우리 나라의 사찰, 즉 절은 종교 단체만이 아닌 문화 유적이 되어 있어, 종교와 상관 없이도, 국사 시간에 절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배우고, 수학 여행이면 절로 떠나기도 한다.절마다 있는 대웅전이며 법고, 범종, 목어(이 책에 나오는 운판이 뭔지는 모르겠다.) 등을 보고 이것들이 무엇을 뜻하는 건지 잘 알지 못하면서 지나치곤 했다.그리고 식당에 자주 붙여 놓은 '관자재 보살....'운운하는 반야심경도 이 책에 보면 쉽게 풀이 되어 있다.절에 가서 감로수 한 잔 마시면서도감사하며 합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고마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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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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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가 우리 나라 사람이 되어 바라본 우리 나라에서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바로 군대문화였나 보다.그가 만났던 많은 남학생들이 군대에서 배운 폭력적 언행을 일삼았고, 적대적 여성관을 가졌으며, 사회에서 폭압적 사용자가 되었기 때문이다.그는 많은 선진국들의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나도 대학교 시절, 성남의 문무대라는 곳에 가서 1주간 훈련을 받았다.그 때는 총 쏘는 법과 분해법을 배운 게 참 신통했는데,내가 쏜 총에 맞아 죽는 것은 토끼나 멧돼지가 아니라, 세계를 지배하려는 악의 무리 외계인도 아니라,세계를 지배하려는 팍스 아메리카나의 어메리컨도 아니라,바로 우리 동포의 나의 핏줄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양심적 병역 거부와 병역 대치의 효율성을 정말 우리 나라에서 깊숙히 생각해야 할 때임을 절실히 깨달았다.외국인이기에 남의 문제를 쉽게 얘기할 수도 잇었겠다.뜨거운 감자이지만, 소파 개정의 문제도 나왔으니군사 축소와 병역 대체의 길도 아울러 논의될 수 있는 열린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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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선감의록 - 만화로보는우리고전
신응섭 / 능인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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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등학생들은 서점에 가면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들이 숱하게 널려 있다.정말 읽지 못한 책들이 서점의 벽면에 가득 진열되어 있는 것이다.그런데, 사실 그 책들은 어느 학교나 도서관에 가득하고, 가정에도 세계 명작이니, 한국 명 단편이니, 시선이니 하는 책들은 수두룩하다.단지 아이들이 읽기 싫어하고, 도서관에서도 대출 실적이 아주 낮다는 것이다.이런 고교생들에게 만화를 읽혀 주자.창선감의록은 2003학년도 수능에 나온 지문이다.이 고전 소설의 가장 중요한 해법은 짧은 지문에 나오는 열 세명의 인물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건데,만화라도 읽은 아이라면 정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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