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 - 드림북스 7
플라톤 / 홍신문화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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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부처, 공자, 소크라테스를 세계 사대 성인이라 부른다. 그 시초가 누구였든, 이 네 분의 철학은 깊이가 대단한 것이다.우리나라에 이 중에서 예수가 가장 세력이 클 것이고, 부처는 역사에 비해 세력이 미약하고 불교계의 노력이 적어 보인다. 공자는 우리 나라로 건너 오면서 상당 부분 변질되었고, 결국은 그 단점이 불그러져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까지 하였다.소크라테스는 어떤 종교도, 믿음도 아니다.철학시간에 잠시 등장할 뿐인 소크라테스가 왜 4대 성인에 꼽을까. 그 이유를 우리가 쉽게 파헤칠 수는 없다. 플라톤은 그의 스승이 죽음을 맞기 전의 변명(이 번역이 어색하다, 진술 정도)을 글로 남겼는데, 여기서 그 실마리를 볼 수도 있다.

우리는 보통 '너 자신을 알라', '악법도 법이다' 외에는 그이 위대함을 모른다.그러나 이 '변명'을 읽다 보면 소크라테스의 '따지는' 방법을 간파할 수 있다. '따지는' 것이 철학의 시초인 것이다. 결국 그는 미움을 사서 죽게 되지만, 민주주의와 배심원제도처럼 어리석은 집단이 따로 있을까. 소크라테스는 '하늘의 일에 머리를 스고 땅 밑의 모든 일을 탐구해서 약한 주장을 억지로 강하게 만든다는 죄목으로 피소된다. 이 변론에서 그는 '무엇인가 아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에 비해,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므로 내가 더 지혜롭다'는 논지를 편 후, 재물, 지위, 명예에만 마음을 기울이고 정신을 훌륭하게 하는 데는 마음 쓰지 않는 자세의 어리석음을 비판하였고, 이 나라(도시국가 아테네)라는 것은 마치 덩치가 크고 혈통이 좋은 말과 같아서 크기 때문에 오히려 둔하여, 깨어 있으려먼 무언가 따끔한 등에 같은 존재가 있어야 하는데 자신이 그런 필요한 존재라고 역설한다.

그는 자기에게 속해있는 것들에 마음을 쓰기 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마음을 써서 선량하고 사려깊은 사람이 되고, 나라에 속한 것에 마음을 쓰기 보다는 나라 자체에 마음을 쓰도록 본질을 꿰뚫으라고 권고한다. 그리고 죽음에 임해서 죽음을 면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고, 비굴함을 면하기가 훨씬 어렵다고 하였다. 그것은 죽음보다 더 빨리 달리므로.
그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죽은 뒤는 무, 아니면 윤회인데 무와 같은 깊은 잠은 행복한 것이고, 다른 무엇으로 태어나 신과 탐구하는 삶은 더 유익한 것이라고 하여, 죽는 것이 오히려 성가신 일을 면하는 좋은 일이라고 하여 죽음을 회피하지 않은 것이다.우리에게 좀 낯설고, 오히려 오해에 파묻힌 서양의 신화와 철학들이 쉽게 깨달음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사실 이 책은 일반인들에게는 좀 어려울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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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과 치료 - 아침나라 건강총서 8
도노 도시오 지음 / 아침나라(둥지)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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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시종 느낀 생각은 이 글의 저자인 도노 도시오 님이 평범한 의사가 아니라, 정말 환자를 사랑하는 전문가르는 생각이었다.그 분야의 프로란 이야기다. 어느 책이나 고혈압에 대한 책의 목차는 비슷하다. 처음에는 병리적인 설명이 나오고 나중에는 치료 요법이 소개되고 그 내용도 거의 동일하다. 다만 도노 도시오 님은 고혈압을 지금 당장 치료해야 할 질병이 아니라 평생 관리하여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역시 적게 먹고(특히 염분을), 많이 걷고, 많이 웃는 긍정적 삶이 고혈압의 치료임은 분명하다.스트레스의 연속인 현대인의 삶에 고혈압은 어쩌면 하느님이 주신 은총일지도 모른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 건강을 유지하고, 늘 즐겁게 생활하는 것이 현대인의 삶의 목표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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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구디의 호랑이
R.K나라얀 / 태일출판사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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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소읍, 말구디. 어느 동물원에는 지혜로운 호랑이가 죽음을 앞두고 명상에 잠긴다. 어리석은 시절의 집착과 미망을 뒤어 넘고 스승의 가르침에 다라 진리를 바라보는 호랑이는 책을 읽는 우리의 눈을 틔워 준다.우리는 얼마나 작은 것에 집착해서 큰 것을 잃고 있기 일쑤인가.왜 작은 것에 집착해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으르렁거리며 싸우고만 있을까.우리가 추구하는 권력, 명예, 그리고 돈. 이런 것들의 허망함을 이겨내도록 도와주는 시원한 샘물을 마신 기분이다.사이버 세상에서라도 권력을, 명예를, 돈을 마음껏 누리고 싶은 우리 어리석은 인간에게, 호랑이의 눈을 통해서 말하는 나라얀의 지혜는 현대인의 오만함과 어리석음을 겸손과 지혜의 눈으로 가르치는 바로 그것이다.로또 복권 열풍으로 쇠약해져가기만하는 우리의 심신을 서늘한 죽비 소리로 날카롭게 날이라도 세울 일이다.깨어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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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에게 묻는 20가지 질문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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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한 집착으로 사직해서 로마인을 영원한 애인으로 삼은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인 이야기'를 꿰뚫는 참고서를 출간했다.1년에 한 권씩 나오는 로마인 이야기는 읽으면서 잊어버리는 것이 수두룩 했는데, 이 질문들과 대답을 읽으면서 세계사 공부를 하듯이 로마사의 요점과 정리로 요약되어 있다. 시험에 잘 나오는 점들은 키 워드로 묶여 있기도 하고. 애정이 이렇게 재미로 엮이기도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로마인들의 다신교 사상이 남긴 팍스 로마나의 평화, 보편주의와, 악의 축인 팍스 아메리카나와 기독교의 편협한 이기주의의 비교는 답답하던 가슴을 시원하게 털어 주었다. 고마워요, 시오노 나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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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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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우리에겐 좀 낯선 프라하의 봄 시절을 배경으로 토마스, 테레사, 사비나, 프란츠의 사랑과 성을 이야기하고 있다.역사의 격동기에 소외당하고 무시 당하기 쉬운 인간의 개인적 삶이 얼마나 허전한 것인가. 얼마나 가볍게 느껴 지는가를 화두로 소설을 전개하고 있다.작가는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에 따라 어떤 잔인함이나 아름다움도 세월이 가면 그림자로 남는다는 것을 시인하면서도, 우리 존재의 가벼움, 인생의 덧없음, 그리고 반복적이면서도 반복되지 않는 삶에 대하여 저항감을 느끼고 있는 듯 하다.밀란 쿤데라의 아래 말은 책을 덮고 나서도 자꾸 머리를 휘감는다.

'마술처럼 신비스런 것은 필연이 아니고 우연이다. 사랑이 잊을 수 없는 것이 되자면 처음 순간부터 우연들이 사랑 위에 내려앉아 있어야 한다. 마치 성자 프란츠 폰아시시의 어깨 위에 내려앉은 새들처럼.' 우리 존재의 삶은 정말 보잘것 없고 가벼울 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 삶 자체가 가벼울 수있을까.우린 하루 하루를 이렇게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데...우연히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이 역사를 이룬다는 것을 믿고 사는데...역사의 규정은 무겁고, 우리의 삶의 편린은 가벼운 것.체코와 슬로바키아가 나뉘어 평화롭게 살아가듯,
역사의 규정만이 무겁고 우리의 삶은 가볍지만은 않다.오히려 우리의 하루 하루가 정말 의미잇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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