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
남영신 지음 / 까치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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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는 삶의 가장 중요한 '도구'이다.

한국어로 생겨진 '생각내용'과 '음성영상'을 가지고 생각을 하고, 그걸 표현해서 의사 소통을 한다. 그렇지만, 어느 나라 사람이나 제 나라 말을 정확히 바로 쓰는 사람은 드물다.

남영신 선생님은 훌륭한 '국어 학자'다. 그렇지만, 개떡같은 한국의 교수 사회에서는 그를 '학자'로 취급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개 '학계'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참 더러운 사회다. 구정물 속에 뒹구는 구더기 같다.

남영신 선생님의 이 책은 국어 교사, 글을 많이 쓰는 사람, 국어를 가르치거나 국어로 작품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 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영어 시간에 아무 생각없이, '은/는, 이/가'는 주격이다...라고 배운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분명히 '은/는'은 주격 조사가 아니다. 한정의 뜻이 가미된 '보조사'이고, 주격은 아니지만 문장의 주제어가 되는 말들이다.

이 책을 읽는 일은 자상한 할아버지와 함께 국어에 대해 묻고 답하는 '공부 시간'이 되었다.

어떤 소설가가 '내용'과 '문장'을 다르다고 했는데, 남영신 선생님은 하루키를 인용하면서 그 말을 비판한다. <어떤 식으로 살 것인가 하는 것은 어떤 식으로 쓸 것인가 하는 것과 대충 같다.> 그렇다. 바르게 쓰고 아름다운 말을 살려 쓰는 일은 바르게 살고 아름다운 삶을 사는 일과 잘 소통하는 일이다.

간혹 네모난 글상자(보태기) 안에 자유롭게 이야기들을 쓰신 부분도 있다.
이런 칼럼들을 읽어보면 선생의 서늘한 정신을 만날 수 있다.

한국어 바로 쓰기 공부... 마침이 없는 그야말로 공부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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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한글
김미경 지음 / 자우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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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조금 맘에 안 든다. 한글은 대한민국의 글자가 아니다. 북조선의 글자이기도 하고, 연변조선족자치주의 글자이기도 하다. 그건 나중의 문제라 치고...

이 책의 지은이는 국문학도가 아니다. 그래서 이런 책을 과감하게 내놓을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한국의 학계라는 데는 뭔지 모를 케케묵은 보수성과 애국심을 띤 이들로 가득하기 때문인지도...
영문학도에게서 이런 책이 나올 수밖에 없는 한국의 현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한글의 창제는 기록적인 일이었다. 물론 그 이전의 '금속 활자'도 마찬가지고.
그렇지만, 이 외따로 떨어진 중국 문화의 부속 국가에서 한글을 사용한다는 것은 너무도 큰 저항에 부딪혔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창조자와 창제 원리, 창제 의도가 기록되어있는 문자인 한글의 한계를 잘 파헤친 책으로 보인다.

조선 초기, 세종이란 임금은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그 이전의 할아버지, 아버지들은 살육을 일삼은 살인마들이었다. 역사책에 기록된 왕권 강화의 미명은 살인의 연속이었고, 결국 태종의 아들들은 다음 임금 자리를 고사하기에 이른다. 셋째 아들이면서 임금 자리에 오른 세종의 가장 큰 숙제는 '정치적 정당성 부여'를 위한 '세뇌작업'이었을 것이고...

그래서 의식은 고려 사람이던 당시 사람들에게 '불교'를 무시하지 않음을 보이기 위해 새 불경을 간행하고, 조선 건국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해 '용비어천가' 같은 책을 만들어야했다. 그에게 한자 아닌 <우리 문자>의 필요성은 그만큼 절박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세종, 문종, 단종, 세조에 이르는 한글 쓰기는 <연산군>의 잘못을 지적하는 벽보 사건을 기화로 하여 한글로 된 책을 불사르는 등 한글 사용 탄압이 시작되었다.

한글은 만든 지 560년 된 글자지만, 실용화된 것은 해방 이후일 것이고, 그것도 해방 이후에도 각종 신문이나 학술 서적에서는 한문의 사용이 '가진 자들의 잉크 표식'처럼 사용되다가, 1988년 한겨레신문의 창설 이후 점차 학술 서적들도 한글 전용으로 돌아서게 되었다.

10년 전, 인터넷 세상은 영어 세상이란 착각을 하기도 했지만, 우리가 쓰는 인터넷 세상엔 영어가 없이도 잘만 돌아 간다.

한글의 뛰어남은 현대 언어학자라면 부인할 수 없다.
우선, 자음의 생김이 조음 기관을 본딴 문자라는 뛰어난 점. 
또 자음이 너무 많지 않고, 비슷한 음운은 가획의 원리로 창제했다는 점.
그리고 모음은 천지인의 세 부호를 이용했다는 점(그런데 외국인들에겐 가로세로 선으로 보이나보다.^^),
무엇보다도 <음절> 단위로 표기하게 했다는 점(무식한 사람들은 한자를 본따서 네모칸 안에 표기한 것이 단점인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등 그 우수성은 대단하다.
그 우수성이 현대 한글 문화를 꽃피웠을 것이다. 창제된 지 수백년간 잠재되어있던 문자가 어느 날부터 활짝 꽃피운 문자도 참 드물 것이다.

한때 우스개인지 폄훼하는 말인지 세종이 변소간에서 창호지 찢어진 모양을 보고 만들었단 소리도 있었지만, 그만큼 한글의 자형이 쉽다는 뜻도 되겠다.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한글이 없었다면 이 사회의 민주화와 <학구열>이 이만큼 일어날 수 있었을까? 도구에 불과하긴 하지만, 문맹과 해독자 사이의 간격은 어마어마한 역사와 철학을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못가지는 차이를 가질 수도 있다.

한자라는 문자가 가진 난독성과 엘리트주의적 속성을 가진 문자에 오랫동안 얽매였던 과거를 과감하게 부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있다. 그러나 곧 그들은 무덤으로 갈 신세라 별로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더 두려운 것은 역사의 가변성을 믿지 못하고 오로지 영어만이 살 길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의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한국의 저자들이 그간 살핀 이야기들이 소개되지 않은 것들이다. 특히 '에필로그'를 '프롤로그'로 적어 놓은 것은 '한글'로 쓰긴 했지만, 우리말이 아니었기 때문에 일어난 우스운 결과가 아닐까 생각하면 쓴웃음만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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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6-21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뚱하게 "뿌리깊은 나무"라는 소설이 생각나서요.
일단, 보관함으로 보냅니다.

몽당연필 2007-06-21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문에 힘써야하는 곳에서도 학문에 힘썼던 세종대왕, 역시 존경스럽습니다.
언제 제 손에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일단 찜합니다. ^^

글샘 2007-06-2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뿌리깊은 나무는 좀 지루했습니다.^^
몽당연필님... 학문을 넓히고 학문에 힘쓰고 학문을 닦는다던 우스개가 있었군요. ㅋㅋ 아무리 시대적 필요성에 의한 것이었다 해도, 이런 문자 체계를 만든 그분들은 정말 천재였나봅니다. ^^

향기로운 2007-06-21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도 그렇지만, 에필로그와 프롤로그.. 지적하신대로 우스울수도 있겠네요^^ 한글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글이 세계다른 언어들을 그나마 가깝게 표현 할수 있다고도 해요. 그것만보아도..머^^ 암튼, 글샘님 덕분에 국어와 한글에 대한 책이 날로 늘어납니다^^;; 참, 좀전에 책 도착했어요. 어제 도착하는 날이었는지, 포장이 너덜너덜해졌지만, 책은 깨끗하게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책을 받아들고 두꺼워서 속으로 언제 다 읽는다지..걱정했더니, 페이지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요^^;; 시험끝나고 바로 접수합니다~^^* 잘 읽을게요~~~^^

드팀전 2007-06-21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의 고유문자가 있다는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고 자랑스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조상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지요.그렇지만 '한글'은 다양한 문자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전 어느 문자가 더 과학적이다 더 뛰어나다 라는 것에 대해 의문이 생깁니다.그 사회의 문화와 역사가 만들어 놓은 모든 문자들이 인류의 유산 아닐까요.물론 언어도 포함해서.여기서 '우수성''과학성'이런 걸 이야기하는 것이 결국 '등수'를 매겨서 서열을 세우는 진화론적인 관점 아닐까 싶어요.그리고 국수적인 태도로 이용될 가능성도 있어보이구요..
예전에 학교다닐때 '한굴'은 모든 발음을 다 표현할 수 있고 또 형용사를 예로 들어 그 다양함을 우수함이라고 선생님들이 무지 자주 이야기했습니다...그런데 한글로 표기못하는 발음 허벌나게 많습니다.z 발음 못하잖아요.f 발음도 그렇고..불어로 가면 더 그렇지요.단어도 형용사는 어떤지 모르겠고 어휘면에서도 한글이 최강은 아니더라구요.물론 어휘라는 것이 문화적 다양성이 열려있는 언어들이 많을 수 밖에 없지만...
제가 한국인이고 한글을 사랑하지만 한글은 여러글자 중에 하나라고만 여기고 싶습니다.

글샘 2007-06-21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기로운 님... 마지막에 프롤로그를 달아 놔서 웃긴다고 한 거였어요 ^^ 소금꽃나무는 좀 놀라운 책이에요. 잘 읽어 보시길...
드팀전 님... 늘 그놈의 1등이 문제지요. ㅎㅎㅎ 한글이 최고라는 뻥이 저런 애국주의를 타면 좀 곤란하지요. 그렇지만 과학적이고 신기한 건 사실이에요. ^^ 제가 그놈 덕에 먹고 살길 하지만. 저는 저 애국주의를 정말 두려워하는 사람입니다. 전에 맞춤법이란 제도 자체가 문제다 했더니 완존 친일파 매국노 보듯 하더라구요. 환갑도 넘은 양반들이...

석란1 2007-06-27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저희 아이 방과후 학교에서 부모교육시간에 우리글에 대해 배웠습니다. 부모들 대상으로 초등 1년에 입학하는 자녀들에게 글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하는 문제로부터 시작된 공부였지요.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우리글에는 우주가 있답니다. <한글을 만든 원리>라는 책도 괜찮더군요.

글샘 2007-06-27 20:15   좋아요 0 | URL
그런 것도 있군요. 그래도 소방차는 타지 마세요^^
한글을 만든 원리는 정말 생각할수록 신기합니다.
아이들에게 수업할 때도 원리를 가르칠 수 있어서 참 즐겁습니다.
드팀전님 의견처럼 한글 최고, 한국인 우수, 민족성 뛰어남... 이런 짓하는 인간들이 우려먹어서 그렇지, 한글이 과학적인 것은 언어학자들이 인정하는 바입니다.
그렇다고 한국어가 최고인 것은 물론 아니지요.
어느 나라 언어든 그 언어만의 특성이 있으니까요.
 
글쓰기를 위한 4천만의 국어책
이재성 지음 / 들녘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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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꽂이엔 문법에 관한 책이 너댓 권 있다.

그 문법책들을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지만^^ 대학 다닐 때 배운 것도 있고, 가끔 궁금한 것을 찾아볼 때 쓰곤 한다. 그렇지만, 나는 문법에 약하다고 늘 자신감이 없다. 중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칠 때, 문법 단원이 나오면 미리 예습을 열심히 하건만, 스스로 궁금한 것들이 많았다.

왜 해와 달은 고유명사가 아닐까?
왜 외,위는 단모음일까? 나는 거의 이중모음으로 발음하는데...

뭐, 이 외에도 숱하게 궁금한 문법 사항들은 끝도 없이 많았다.
결론적으로 제대로 된 문법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 대학 시절 어느 선생님이라도 제대로 된 문법책을 다섯 번 정도 읽으라고 가르쳐 주셨더라면... 하긴, 제대로 된 문법책이란 것이 있었다면 그런 숙제를 내 주기도 하셨겠지.

표준국어문법론이란 책을 사서는 그 머리말에 맞춤법에 어긋날 말들이 여럿 보이는 걸 보고는 책에 별로 애착이 가지 않았다. 그래도 내용을 그 넘이 개중 나은 기분이다.(전공이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

2년 전에 국어교사 임용시험을 채점하러 간 적이 있다. 합격하면 곧 국어 교사가 될 사람들이 문법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그러고는 시험을 치는 배짱이라니...

문법 학자들이 낸 문법서들은 지나치게 어렵다. 다 읽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고등학교 문법 교과서는 정말 성의 없다.
임용 고사 준비하는 이에게 이 책 한 권 정도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야기를 쉽게 풀어가기도 하려니와, 아이들에게 수업할 때 어떻게 하면 쉽게 접근할까를 고민할 때 이 책이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문법에 약하다고 생각하는 나같은 국어 교사들에게도 이 책은 읽힐 만하다.

아이들이 문법을 어려워한다면, 이 책의 부분 부분을 읽게 해 줘도 도움이 될 것 같다.(사실 중학교 책의 문법은 무지 어렵다.^^ 오히려 고딩들은 문법을 무시하고 말이지.)

다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엔 책표지가 없어서 저자의 이력을 몰랐는데, 찾아보니 연세대에서 강의하고 있는 모양인데, 좀 어설픈 부분들이 눈에 띈다.

이중 모음에 대한 설명을 모음과 모음의 결합으로 이야기하는 태도는 좀 우습다.
이중 모음은 단모음으로 발음할 수 없는 모음인데, 반모음들과 결합하여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지, 모음과 모음을 결합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특히 이 책의 제목에 <글쓰기를 위한>이라고 붙인 것은, 논술 시장을 겨냥한 명백한 판촉만을 위한 <사기>라고 생각한다. 문법 하나도 몰라도 글쓰기하는 데 지장없다. 맞춤법에 좀 틀리게 쓰거나 사투리를 소리나는 대로 쓰는 것이 오히려 구수한 문학적 장치가 되기도 하려니와, 맞춤법이 없던 시대에도 문학은 유구한 전통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 잘 쓰는 아이가 맞춤법이 엉망진창인 아이를 나는 본 적도 없고, 문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문장들이라고 해도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 것은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문법책임을 분명히 하지 않고, 국어책이라 이름붙인 것도 그렇고, 저자가 수시로 공부하지 않아도 따져보면 되는... 하는 기만적인 태도는 이 책의 가치를 반감시키는 큰 단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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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7-06-19 1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실 문법은 좋은 문장 속에 다 들어 있는데 일부러 찾아 공부하려다 보니 어려운 건 아닐까요? 좋은 글을 찾아 읽고 좋은 글을 쓰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게 문법일 텐데...

글샘 2007-06-19 1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문법에 맞는 올바른 문장과 독자에게 더 감동적인 문장은 같은 게 아닐텐데 말이죠. 암튼 이 책은 문법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지, 글쓰는 사람에게 필요한 책은 아니었답니다.
 
바른말 고운말 - KBS 아나운서와 함께 배우는
KBS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회 지음 / 한국방송출판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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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건 커밍아웃(드러내기)일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수학 샘들은 수학을 좀 잘 푼다. 대학에서 수학을 계속 배웠을 테니깐.(물론 대학의 수학은 고교 수학이랑 완존 다르다더만요...)
영어 샘들은 영어 단어를 좀 많이 안다. 대학에서 영어 단어 계속 외웠을 테니깐...

근데, 국어 샘들은 맞춤법을 배워 본 적이 별로 없다. 요즘 임용고사를 치긴 하지만, 거기 맞춤법이 그닥 중요한 종목이 아니기 때문일까? 아니, 맞춤법이란 어려운 종목을 제대로 공부할 만한 기회가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정말 개인차가 큰 것이 맞춤법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인권 백서(白書)는 왜 '백서'를 쓸까?
그리고 섭씨(C)와 화씨(F)는 왜 그렇게 부를까?
묘령의 아가씨는 몇 살일까?

날마다 우리 입에서 우리말이 뒤죽박죽 튀어나오지만, 막상 질문에 답하지 못할 것들은 정말 많다.

이 책은 국어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어렵지 않게 읽어볼 만 하다.
내용도 충실하고 억지를 부린 면이 많지 않아 보인다.
아이들을 기르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 뒤적이면서 퀴즈를 내셔도 좋겠다.

섭씨는 Celsius가 정한 온도의 눈금으로 녹는점을 0도, 끓는점을 100도로 환산한 눈금이고
화씨는 Fahrenheit가 정한 눈금으로 녹는점을 32도 끓는점을 212도로 환산한 눈금이란다.

통째로 맘에 안 드는 국기에 대한 경례에서 맞춤법에 틀린 부분은?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나는 결코 다짐하지 않겠다. 쳇!).... '자랑스런'이 틀렸다. 자랑스럽다는 '자랑스러운'으로 활용해야 옳다.

군색하다/ 궁색하다는 구별해서 쓸 말. 군색하다는 옹색하다. 일이 뜻대로 안 된다는 뜻이므로, '군색한 변명'처럼 쓴다. 궁색은 가난하다는 말이다. 궁색한 변명은 '가난한 변명'이란 말도 안 되는 것.

어깃장을 놓다의 '어깃장'은 광, 부엌문 등에 질이 좋은 나무를 쓰지 못해서 비틀어지거나 휘어지지 않도록 문에 대각선으로 나무를 붙였다고 한다. 이걸 어깃장이라고 한단다. 여기서 일을 어그러지게 하거나 훼방하는 뜻으로 쓴다는 것. 하나 배웠다.

'씨도 안 먹힌다.'는 말은 '씨줄'과 '날줄'에서 나온 말이란다. 세로실이 '날'이고 가로실이 '씨'니깐, 씨실이 잘 먹히지 않아 옷감 짜기가 힘들 때 쓰는 말로, 요즘은 '말도 안 되는 소리' 로 쓰인다.

영남과 호남에서 嶺과 湖는 무슨 고개와 강일까? 영남은 대관령이 아니라, ㅋㅋ 조령의 남쪽이고, 호남은 금강의 남쪽이란다. (옛날엔 금강을 호강이라고 했단다.) 서울 인근을 경기라 했으니, 경기와 호남 사이쯤이 <기호>지방인 것은 당연지사.

맨날 헷갈리는 말, 갱신과 경신. 기록은 경신하고, 민쯩, 여권은 갱신한다.

백서... 영국 정부의 공식 문서를 white book으로 부른단다. 흰표지를 했다고. 그래서 정부의 공식 보고서를 백서라고 부른다고.

'흥청'거리다의 '흥청'은 '운평 運平'에서 나온 것이란다. 연산군때 기생 제도로, 여러 고을의 노래하고 연주하는 기생을 뽑아 대궐로 들어온 사람들을 興淸이라고 했다고... 흥청망청, 흥청거리다... 역시 룸싸롱 분위기가...

문제의 시건장치... 잠금 장치로 써야한다. 일본어로 시정(施錠)으로 자물쇠를 설치한다는 말에서 나온 말이라는데, '정'자는 자물쇠니 옳게 쓴 예다. 그런데, '건(鍵)'은 열쇠이니 '열쇠를 설치한' 시건장치는 어불성설인 것.

그 사람 옷걸이가 좋아서 무슨 옷이든 잘 어울려...에서 틀린 말은... 옷걸이. 옷을 입은 맵시는 <옷거리> 옷걸이는 옷을 거는 도구.

묘령의 단어, 묘령의 여인... 묘령 妙齡은 '여자 이십 전후의 나이'라고 한다. 그래서 여인과는 좀 어울리지 않는 말. 방년이 꽃다운 나이라는 말.

임대와 임차... 빌려주는 사람은 임대업을 하고, 빌리는 사람은 임차하는 것이지. 가게를 임대해서 장사할 순 없는 것.

'기별'이란 말은 奇別인데, 조선시대 왕명 출납기관인 승정원에서 전날 처리한 일을 반포하는데, 이 일종의 관보를 '기별'이라 했다고, 그것을 적은 종이도 '기별' 그래서 기별이 왔느냐. 기별도 안 간다... 이렇게 쓴대용.

외래어 하나. 머리카락에 희게 물들이는 것을 '브릿지'라고 하는데, 영어로 옳은 표기는 <블리치 bleach>라고.

맞춤법에 맞게 쓰고, 경우에 따라 옳은 말을 쓰는 가장 빠른 길.
의심나면 사전 찾아보고, 항상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공부에 왕도는 없응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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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가 있다 4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우리말 바루기 팀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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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에서 '우리말 바루기' 팀을 구성하여 이 책을 낸 것이 벌써 네 권째다. 그놈의 '팀'이란 말이 우리말 바루기와 어울리지 않으나 시대가 하수상하니 봐줄까 한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한국어는 정말 어렵다.
특히 그 올바른 맞춤법이나 옳은 용례를 헷갈리지 않고 쓰는 일은 힘들어도 정말 힘들다.

이런 책을 자주 접하면서 관심을 놓지 않는 길만이 우리말을 잘 쓰는 길이겠다.

우리가 잘 쓰는 설레이다, 날씨가 개이다, 목이 메이다. 길을 헤매이다, 나쁜 버릇이 배이다... 등의 말은
설레다, 개다, 메다, 헤매다, 배다...로 써야 한다. 나도 알면서 잘 틀리는 말이다.

217쪽에 이런 퀴즈가 있다. 다음 중 표준어가 아닌 것을 고르시오.

ㄱ. 잎     ㄴ. 잎새     ㄷ. 잎사귀     ㄹ. 이파리

나는 정답을 딱 찍었다. 왜냐면 ㄴ은 표준어처럼 쓰이기 때문에... 정답은 ㄴ이다. 쳇.

상고대도 아름다운 말이다. 호숫가나 고산 지대의 나뭇가지 등에 밤새 내린 서리가 하얗게 얼어붙어 눈꽃처럼 피어있는 것을 가리키는 말.

인용, 원용의 구별도 재미있다. 그대로 가져다 베껴 쓰면 인용, 빌려다가 자기 주장의 근거로 삼으면 원용이란다.

공짜와 무료는 어떻게 다를까? 제공받는 사람은 공짜지만, 무료는 주고받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나타내지는 않는다. 즉 박물관을 무료로 제공하고, 공짜로 관람한다고...(헷갈리나?)

조우와 해후, 조우는 우연한 만남을, 해후는 오랫동안 헤어졌다 뜻밖의 만남을 의미한다. 그냥 '만남'으로 쓰면 틀리지 않을 수 있다.

일본에 1년 나갔다 온 제자 녀석이 '완소남, 훈남' 이런 말을 못 알아 듣는다. 재미있다.

언어란 이렇게 급격히 바뀌어 가는 것이다. 인터넷에선 나날이 새로운 말들이 생겨난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알아야 좀더 잘 가르칠 수 있으니, 읽고 또 읽을 일이다.

이 책의 '옥에 티'
1. 머리말 7쪽, 2008학년도부터 적용되는 8차 교육과정... 운운은 어불성설이다. 교육과정에 대해 모르면 입 닫고 있으면 2등은 한다.

2. 13쪽에서 '제일 차 세계 대전'이라고 썼는데, '제일, 제이...'는 차례를 매길 때 쓴다. 제삼 차 세계 대전을 바라는 이가 아니라면 그저 <일 차 세계 대전>으로 쓰는 것이 옳다.

3. 160쪽의 맛뵈기 사진이 하필이면... '사용하신 이쑤시게 버리는 곳'이란 사진을 갖다 붙였을까... 이쑤시개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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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5-28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결코 쉽지만은 않을 거라 생각이 들긴 하지만 저에게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은 엄청 든답니다. 그래서 탱스투